[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수년에 걸쳐 제주도 내 교원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민원을 내고 고소‧고발을 일삼은 학부모들이 결국 구속됐다. 이들의 계속된 민원에 제주A초는 학사행정이 마비되는 등 극심한 행정마비를 호소한 바 있다. 교총 등 교육계는 “늘어나는 악성 민원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효과뿐만 아니라 그동안 교권을 사수하겠다는 일념으로 교총과 17개 시도교총이 발로 뛴 협치의 결과”라며 환영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과 업무방해,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들 학부모 부부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부부는 2014년부터 초등학생 자녀를 이용해 학교를 상대로 상습적이고 고의적인 민원을 제기하고 교원들에게 허위사실로 고소‧고발을 수차례 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허위진단서로 35회에 걸쳐 3300여 만 원의 보험액을 부당 수령하는 한편 자녀에게 강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고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보험사기와 아동학대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무고, 명예훼손, 업무방해,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현재 자녀들은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히 A초 교직원들은 수년 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들은 자녀의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의 정당한 학사업무에 무리한 처리 방안을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자 수백 건의 민원을 냈고 관련 교직원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 소송도 계속 냈다.
민원 처리와 경찰‧검찰 조사에 학사행정이 마비됐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교장과 담임, 부장교사는 정신과에 다니며 약물치료를 받기도 했다. 교사들의 교육활동이 위축되면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는 물론 학부모들까지 학교 전체가 고통을 호소했다. 이들은 이밖에도 5년 동안 자녀 전학으로 도내 3개의 학교를 옮겨 다니면서 이전 학교에서도 유사한 상습, 반복적인 고의 민원과 교직원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을 일삼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교총은 2018년 10월 “악성 민원으로 인한 교육의 황폐화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강력 대응해왔다. 해당 사건을 ‘교총 교권수호 SOS지원’ 1호 사안으로 선정해 학교와 교원들에 대한 법률적 지원은 물론 시위와 항의 등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총은 그동안 제주도교육청 앞과 국회 앞 기자회견은 물론 국회 앞에서 교권 3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도 벌였다.
교총의 줄기찬 요구에 결국 제주도교육청은 학부모의 상습‧고의 민원을 전담할 민원대응단 TF를 구성하고 민원인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답변서를 쓰는 등 해결에 나섰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관련 글이 올라오면서 사회적인 공감대를 얻어내기도 했다.
김동석 교총 교권복지본부장은 “그간 학교현장에 확산됨에도 당연한 학부모의 권리로 잘못 인식돼왔던 악성민원에 경종을 울린 당연한 결과”라며 “학교와 교원의 어려움에 무관심했던 교육당국을 기자회견과 항의방문을 통해 일깨우고 교권3법 개정 실현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을 계기로 사실과 다른 악성민원에 참지 말고 교총의 도움을 받아 반드시 고소‧고발해 대응해주길 바란다”며 “교총은 법률상담과 소송비 지원을 통해 현장 악성민원 근절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