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 땅에 금수강산에/…고구려 세운 동명왕 백제 온조왕 알에서 나온 혁거세 만주벌판 달려라 광개토대왕 신라장군 이사부/… 역사는 흐른다.”
21일 오전 서울 한남초등학교(교장 김장회) 6학년3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라는 노래가 교실 전체에 울리기 시작했다.
"자, 여러분이 지금 부른 노래에는 동명왕, 광개토왕이라는 고구려인이 나오지요. 분명 ‘한국을 빛낸’ 위인들이라고 했는데, 중국은 고구려를 왜 자신들의 역사라고 하는 걸까요. 오늘 우리는 고구려가 우리 역사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해요.”
김봉석 담임교사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제안하며 ‘고구려사 바로알기 계기수업’의 문을 열었다. 교재는 한국교총이 제작한 ‘고구려 고분 벽화 속의 고구려인의 생활 모습‘. 김 교사는 이 수업지도안 제작에 참여했다.
“벽화에는 당시의 생활 모습과 문화가 담겨 있어요. 그럼 어느 나라가 더 고구려의 풍습을 이어 받았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거에요.”라고 서두를 꺼낸 김 교사는 그 첫 번째 ‘증거’로 ‘장천 1호분’의 씨름을 예로 들었다. 고구려에도 현재의 씨름과 유사한 경기가 있었다는 것.
또 ‘쌍용총의 치마 인물도’는 고구려의 의상이 현재의 한복과 닮았으며, ‘안악 3호분’의 떡시루와 온돌 등을 통해 생활 풍습이 같다는 점을 파워포인트와 동영상 등을 통해 보여주며 강조했다.
“중국에 씨름 없지요? 중국 사람들이 한복 입나요? 중국에 온돌 없어요. 조선족들은 온돌을 지금도 쓰고 있거든요. 벽화를 보면 고구려의 의식주 문화가 우리의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요? 그래서 고구려는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역사인거에요.”
김 교사의 설명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김다솜 양은 “TV를 보며 고구려가 진짜 우리 조상인지 혼란스러웠는데 벽화를 보면서 이젠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했고, 윤가빈 군은 " 벽화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는데 왜 중국은 고구려가 자기네 역사라고 우기는 것인 지 기분 나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1년 전 한국으로 유학 온 몽골의 나산 바트 군과 몽골에서 살다 온 이민우 군도 “중국에는 정말 씨름이 없다. 한국과 뿌리가 같은 몽골에는 씨름과 유사한 운동이 있다”면서 “몽골에 돌아가면 고구려가 한국의 선조라고 알릴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의 의견을 들은 김 교사는 국수적 애국주의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당부의 말로 수업을 마무리했다. “고구려사를 왜곡했더라도 중국을 나쁜 나라로 말하거나 영토를 다시 빼앗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갈등은 있지만 21세기를 함께 살아갈 ‘친구 나라’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수업 중 윤주희 양이 ‘고구려인에게 쓴 편지’ 한 토막. “수렵도에 나오는 말을 타고 계신 아저씨에게. … 지금은 사냥을 할 수 없지만 수렵도를 보기만 해도 아저씨의 용맹함이 느껴져요. 아저씨의 용기를 이어받은 우리들도 아저씨처럼 씩씩하고 용기 있게 우리 역사인 고구려사를 지킬게요.”
“단군할아버지가 터 잡으시고/ 홍익인간 뜻으로 나라세우니 대대손손 훌륭한 인물도 많아/…역사는 흐른다 역사는 흐른다 역사는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