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이후 편지에 사용된 우표는 대부분 그에게 있다. 국내에서 그만 소장하고 있는 우표도 많다. 그의 수집분야는 `전통우취'. 전통우취는 한 나라의 보통우표를 수집 대상으로 하되 우표 자체의 인쇄공학적인 연구와 우표의 우편사업상의 역할과 사용 실태 연구 등을 포괄하는 것이다.
명판, 색도표시, 인쇄판, 천공, 용지, 에러, 위조 등 특수한 모든 것들을 연구 분류하면서 수집한다. 단순히 우표 자체만을 수집하는 것은 아니다. 우표가 우편사업상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파악하기 때문에 당시 통용된 각종 액면의 우표가 발행 목적에 따라 우편물에 제대로 붙어 있는 봉피도 수집하게 된다. 한 나라의 보통우표를 수집한다는 점에서 기념우표를 수집하는 `테마틱 우취'와 구별된다.
그가 수집한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우편사의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하게 된다. 해방당시엔 현재처럼 정부가 우표를 찍어낸 것이 아니라 민간회사에서 발행됐다. 대한민국 제1차 보통우표는 조선서적과 서울고려문화사 2곳서 제작했다.
또 이 당시엔 편지에 도착지의 인(印)도 찍게 돼 있었다. 전주일보사가 서울에 있는 미국대사관에 보낸 띠지를 통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전쟁 하루전 황해도에서 경남진주로 보낸 편지가 25일만에 전달된 내용, 우편요금 인상후 우표가 제때 발행되지 못해 별전을 찍은 것, 48년까지는 서기를 사용하다 49년부터는 단기로 표기한 내용 등 그가 수집한 우표를 보면 시대별 우편 사업과 사회 내용을 알 수 있다.
깊이 있게 연구하는 분야이고 그 때문에 더욱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우표수집의 매력이다. 그의 우표수집은 대학생이던 70년에 시작됐다. 물론 함부로 버려지는 우표가 안타까워 모으는 단순한 수집이었다. 74년부터 본격적인 수집에 들어갔다. YMCA 수집클럽에 들어가 활동했고 이후 `邱郵會'라는 단체를 결성해 초대 회장을 맡았다.
현재는 정통부가 주관하는 전국우표전시회의 심사위원과 한국우취연합회 이사도 맡고 있다. 그의 작업은 쉬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인류가 자초한 재앙으로 파괴된 도시에서도 편지를 배달하는 영화 `포스트맨'의 집배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