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력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각종 언론에서는 연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교총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구호 수준이 아닌 학력격차 해소를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 57만 교육자는 정부에만 맡길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한 번 더 학생 생활지도와 학습 지원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교총은 비대면 교육이 장기화하면서 학력격차가 심화하는 것은 물론 취약계층의 교육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공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인 학생 학력 보장, 학습결손 방지에 힘을 모아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교총은 “여러 설문,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교육 환경 변화로 중간 성적 학생들이 사라지고 하위권 학생이 증가하는 등 학력 격차, 교육 불평등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정부와 교육 당국의 대책은 학교·교원의 헌신에 의존하는 구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부 시·도교육청이 학생의 기초학력을 알아보는 기초학력진단조차 서열화를 조장하는 일제고사로 폄훼, 시행을 거부하거나 축소한 점, 기초학력보장법에 관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방치되고 있는 점도 꼬집었다. 교육이 정치·이념에 휘둘리는 사이 학력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학습결손까지 빚고 있다는 이야기다.
코로나19 시대,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원 확충이 반드시 선행돼야 함에도 이렇다 할 대책조차 내놓지 않는 교육 당국도 비판했다. 교총은 “수업 내실화와 대면 수업 시 방역 등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원 확충이 근본 대책임에도 교육 당국은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회와 시·도교육청은 되레 교육공무직만 양산하는 법안, 정책들을 추진해 갈등을 초래하고 학교 교육력 약화의 원인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격교육 시 학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의 학습을 도울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돌봄휴가제 활성화 지원과 제도 마련을 요구했지만, 피부에 와 닿는 것이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교총은 “학력 진단과 평가를 폄훼하고 거부하는 교육청 등의 무책임, 불통 행정을 바로 잡고 국가 차원의 일관되고 통합된 학력 진단·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가 차원의 학력 진단·지원을 명시하고 학교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기초학력보장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학생 개별화·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정규 교원 확충 ▲비본질적 행정업무 경감 ▲무분별한 교육공무직 양산 정책, 법제화 중단 ▲돌봄교실 지자체 이관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등 근본적인 정책, 입법 추진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전국 57만 교육자들에게 협력과 동참도 호소했다. 교총은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한 근본대책 마련을 위해 총력을 다해 관철해내겠다”며 “전국의 교육자들은 정부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감염병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스승으로서의 본분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며 “변치 않는 열정으로 학생 생활지도와 학습 지원에 최선을 다하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