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이상미 기자] 교총 등 교원단체의 반대에도 교육부가 올해 교원평가를 실시를 강행하고 하반기에 평가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교총이 “2021년 교원평가 시행을 철회하라”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교육부는 22일 올해 교원평가를 실시하는 대신, 학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코로나19 특수성을 반영한 학생·학부모 만족도조사 예시 평가 문항 마련·제공 △동료교원평가 미실시 △학생·학부모 만족도조사에 모바일 기기 활용 △욕설 등 부적절한 서술형 답변 사전 차단 시스템 개선 등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총 등 교원단체들이 그동안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올해 교원평가 실시를 유예해달라고 건의해왔으나 강행 방침을 밝힌 것이다.
교총은 “매일 600명~700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지금은 코로나19 극복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교원평가를 유예하고 학교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며 교원평가 시행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교총은 “등교가 확대됐지만 현재 학교는 여전히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고 평가를 위한 공개수업, 학부모 참관, 평소의 학생상담 및 생활지도 등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어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런 가운데 관성적으로 교원평가를 시행하면 평가자에게 부실한 평가 자료가 제공되고, 참여율 저조로 평가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평가의 실효성, 신뢰성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평가 방법을 개선해 학교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교원평가가 일단 실시되면 평가 내용 심의를 위한 위원회 소집·운영, 평가 준비, 학생·학부모 안내자료 제작·배포 등 교원들에게는 사실상 평가 제반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평가 부담과 관련 행정 잡무는 자칫 학생 교육과 방역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올해 하반기 교원평가 제도 개선 추진에 대해서는 교원평가 본래 취지인 ‘교원 전문성 향상’을 최우선 척도로 현행 방식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총은 “학생, 학부모 만족도조사의 5점 척도 방식은 교원에게 전문성 신장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교단 갈등만 야기한다”면서 “교육 활동에 대한 실질적 피드백 제도로 교원평가가 획기적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의 교원평가 개선안은 교원평가가 실질적으로 교원의 전문성 함양, 실제 교실수업의 질 향상으로 직결되는 평가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기본적인 평가 방식 등은 교육부가 제시하되, 학교 구성원들의 합의에 따라 평가항목·피드백 방식을 선택해 평가를 진행하고, 이에 따른 자율연수 등을 시행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
또, 평가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5점 척도 응답 방식’을 폐지하고 단순히 ‘만족도’를 측정하는 답변 보다 문항의 내용에 맞는 정보를 담은 ‘다양화된 응답 방식’을 구성함으로써 교원들이 피드백 받아 실제 전문성 향상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방안이다.
교총은 “이미 교원평가는 평가 결과에 대해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등 교육계 전반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형식적인 평가로 전락했다”면서 “근본적으로 교원평가가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피드백 중심의 상호작용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평가체계를 전면 재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