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 ‘걷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별한 운동 장비나 기술 없이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라는 점에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다. 이런 걷기의 효과에 주목해 ‘바르게 걷기 운동’을 진행하는 학교가 있다. 경북 영주에 있는 봉현초다.
소백산 아래에 자리한 봉현초는 경북교육청 작은 학교 가꾸기 시범학교, 교육부 지정 전원학교로 선정돼 걷기에 최적화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박천국 교장은 “운동량 부족으로 학생들의 기초체력이 약해지고 스마트기기에 빠져있는 모습을 보고 학교에서 바르게 걷기를 지도하자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바르게 걷기 활성화 선도학교’로 지정된 봉현초는 학교생활 틈틈이 걷기 활동을 한다. 매일 등교 후 20분씩 학교 곳곳을 가볍게 걷고 나서 수업을 시작한다. 매주 화요일, 목요일 중간 놀이 시간에는 계단 오르내리기를 한다. 석 달에 한 번 이상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교 근처 솔향기 마을 둘레길을 걷는다. 학생, 교사 등 모두 함께 걸으면서 계절의 변화를 감상한다. 마을 둘레길을 걸을 때는 작은 비닐봉지를 들고 나선다.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담으면서 걷는 ‘쓰담 걷기’ 활동을 위해서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플로깅’을 봉현초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이다. 조깅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인 플로깅은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교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국립산림치유원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다스림’ 데크로드를 걸으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명상을 경험하게 돕는다.
박 교장은 “보통 자신이 걷는 방법이 가장 편한 것은 맞지만, 바른 자세가 아닐 수도 있다”면서 “바르게 걷기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서 천천히 걷는 방법, 빠르게 걸을 때 발이 땅에 닿는 순서, 오르막길·평길·내리막길의 걷는 자세 등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과 맞닿아있는 주변 환경과 특색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인근 지역에 소문이 자자하다. 전교생 70여 명 가운데 40명 이상이 ‘자유학구제’를 통해 봉현초로 온 학생들이다. 자유학구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큰 학교와 작은 학교를 자유학구로 지정해 큰 학교에서 작은 학교로 입학이 가능한 한 방향 학구제다. 박 교장은 “작은 학교의 강점을 살린 교육 환경 덕분에 전학 오려는 학생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아침에 등교하면 걸으면서 살짝 땀을 흘리고 수업에 들어갑니다. 물론 처음에는 힘들어했어요. 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초체력을 기를 수 있을 뿐 아니라 함께 걷는 즐거움을 알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지요. 자연스럽게 스마트폰과도 거리두기가 가능하고요.”
봉현초는 교직원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연수와 바르게 걷기 UCC 제작도 계획 중이다. 박 교장은 “관련 연수를 통해 전문성을 키우고 지속적으로 바르게 걷기를 지도하려고 한다”면서 “우리 학생들이 바르게 걷기를 일상화해 건강한 성장을 이루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