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출판시장에 등록되는 어린이 책은 5천여 종 이상이다. 이 수많은 어린이 책 중에서 우리 학교도서관에서는 교과연계도서와 학생들의 수준과 관심을 고려한 다양한 주제의 책 1천여 종을 구입하고 있다. 학생 수만큼이나 다양한 책이 들어온다. 그러나 이 많은 책 중에서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너무 많은 정보는 하나도 없는 것과 같다. 책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맞는 책을 선택할 줄 아는 안목을 키워주는 것이 필자의 교육목표 중 하나이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도서관을 소개할 때, 도서관은 보물창고라고 알려준다. 재미있는 책을 읽은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도서관이 보물창고가 맞다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아직 책과 친해지지 않은 학생들은 책은 보물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도서관에는 3만여 권의 책이 있는데, 이 중에서 내가 보물처럼 좋아할 만한 책이 단 한 권도 없을까?” 하고 물으면 “책이 그렇게 많다면 그중에 한두 권쯤은 있겠죠”라고 대답한다. 사서교사와 함께하는 독서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단 열권을 읽더라도 스스로 보물 같은 책 한두 권은 꼭 찾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보물의 가치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 사파이어도 누군가에게는 작은 돌멩이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에게 어느 때나 읽어도 유익한 책은 없다. 나에게 맞는 책이란 읽으면서 내가 즐거워지는 책이고, 내가 처한 상황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권장도서 목록의 책 또는 누군가 추천해준 책을 읽었을 때 만족스럽지 못했던 경험이 있었는지 묻자 대부분의 학생이 재미없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나의 고민을 책 속에서 발견했을 때, 나와 웃음코드가 맞는 책을 읽었을 때, 숙제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책을 만났을 때 등 자신과 잘 맞는 책은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달라진다. 나의 상황을 인지하고 책을 고를 수 있어야 즐거운 독서생활을 할 수 있다.
수업의 전개
나에게 필요한 책, 내가 좋아하는 책을 알기 위해서는 그동안 책을 읽은 경험이나 내 상황을 인지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4차시 온라인 수업을 구성하였다. 마침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첫 단원이 ‘읽을 책을 정하고 내용 예상하기’이므로 통합수업을 준비해도 좋다.
1·2차시에서는 목적에 맞게 책을 체계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을 배우고, 3·4차시에는 독서 성격유형 테스트를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장르에 대해 배우고 나의 성격에 맞는 책을 찾는 재미있는 시간으로 구성하였다. 독서 성격유형 테스트는 생각이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매년 다른 결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매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