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과연 학교의 실상은 어떨까.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회장 박건배)는 18일 무너져 가는 학교 현장을 지탱하고 있는 학생, 교사, 학부모 세주체가 한자리에 모여 대책을 찾아보는 행사를 마련했다. '21세기의 희망 청소년 그리고 학교'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주제발표와 토론에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김관일군(고려대 1년)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교실붕괴의 원인중 가장 근본적인 것이 수직적 사회에서 수평적 사회로의 변화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위를 향한 존경과 신뢰, 아래를 향한 신의와 사랑의 관계는 이제 희미하게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김군은 이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학교느는 좋은 선생님들이 많이 있고 넓은 운동장이 있으며 인성교육까지 학원에서 받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김군은 "교육이 살아나고 청소년이 살아나려면 그 열쇠는 학교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학교의 주인은 우리 청소년'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석지은양(성남내정중 2년)이 설명한 학생과 교실의 모습은 현재 학교의 현실을 보여줬다. 아침이면 습관적으로 학교에 가고 수업이 시작되도 선생님이 고함치고 매를 들때까지 소리지르며 놀기에 여념이 없다. 학교에서 공부를 한다는 생각보다 아무 생각없이 친구와 놀다간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다. 학원에 가서 미리 예습을 하고 학교에 오기 때문에 선생님의 수업을 귀기울여 듣지 않고 존경스러워 하지도 않는다. 반복학습으로 인해 학습효과가 상승한다는 것이 학생들의 생각이다. 석양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수적인 선생님들과 너무 개방적인 학생들이 의견을 한 걸음씩 양보하고 △학생들 스스로의 적극적인 생활 △스승과 제자, 동료간의 예의 지키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양은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학교는 우리의 또다른 집이며 우리가 성인으로 성장하는데 발판이 되는 소중한 곳"이라며 "우리가 학교의 주인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 덧붙였다. 김정훈 서울장충중교사는 "교사가 학생에게 지식만을 전달하려는 전수자인 동시에 대입을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아쉽다"고 전제하고 "정년단축과 명예퇴직으로 떠나간 빈자리를 젊은 교사가 메우기에는 아직 때가 이르다"고 설명했다. 김교사는 "그러나 살신성인의 희생정신으로 어린 새싹의 생명을 건지고 자신의 목숨을 던진 선생님과 젊은이가 있는한 우리의 미래는 밝다"며 "청소년들이 이상과 희망을 포기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