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인천시교육청이 인사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거나 법원으로부터 징역형 등을 선고받은 공무원들을 비호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해직교사 부당 특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시교육청 한 모 전 비서실장(현 정책안전기획관)은 직위해제 없이 직을 유지하고 있다. 징계도 받지 않았다. 징계위원회는 추후 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연(사진) 서울교육감 측근 인사라고 봐주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20일 이민종 서울교육청 감사관은 한 전 비서실장의 직위해제 및 징계위 개최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별다른 해명은 없었다.
서울교육청 법률위반공무원 처리 기준에 따르면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으로부터 비위 처분 결과가 통보되면 법률위반 내용의 경·중 및 동기, 정황, 고의 여부, 평소 품행 등의 경위를 감안해 접수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징계의결요구 등 처리를 하도록 명시됐다. 징계의결요구 등 처리를 보류하고자 할 때에는 징계시효가 도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명시적 의사 표시(내부결재)를 해야 한다.
앞서 지난달 24일 한 씨는 조 교육감과 함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로부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국가공무원법위반죄로 기소된 바 있다.
인천교육청은 무자격 교장공모제(내부형B) 비리와 관련한 1심 재판에서 징역형 등을 선고받은 4명에 대한 징계를 보류했다. 인천교육청 징계위는 항소심까지 보고난 뒤 결정한다는 이유인데, 이 역시 일반 교원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징계보류 결정이 난 4명은 2심에서 무죄로 뒤집기가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설령 무죄를 받더라도 비리에 가담한 정황이 있기에 교육청은 징계를 내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상훈 인천교육청 대변인은 “외부위원까지 포함된 징계위에서 내린 결정이라 따로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징계위원장을 맡았던 장우삼 부교육감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시의회 일정 등을 이유로 통화가 어려울 것 같다’고 미룬 끝에 해명하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일선 교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원들은 경찰조사만 받아도 직위해제에 징계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징계까지 ‘코드인사’, ‘정치적 판단’을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교사 박 모 씨는 “교육청의 원칙없는 행정,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결정은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있는 교사들만 허탈하게 만들뿐”이라며 “교육감은 아무리 자기 사람이라 하더라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