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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제를 배우는 이유는 합리적 선택을 위해서죠”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 펴낸
김나영 서울 양정중 교사 인터뷰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1. 알람시계가 고장나서 새로 사려고 한다. 크기도 기능도 동일한 시계를 집 앞 A마트는 2만 원, 30분 거리에 있는 B마트는 1만 원에 팔고 있다. 둘 중 어느 마트에서 구매하는 게 합리적일까?
 

2. 이번에는 태블릿PC가 필요하다. A마트는 80만 원, 30분 거리에 있는 B마트는 79만 원에 팔고 있다면, 어디에서 살 것인가? 
 

 

 

언뜻 보면 쉬운 수수께끼 같은 이 질문들은 수능 모의평가에 나온 문제다. 답은 무엇일까? 사실 정답은 없다. 두 질문 모두 B마트를 선택할 때의 편익은 1만 원이고 비용은 30분의 가치로 볼 수 있다. 자신에게 30분의 가치가 1만 원보다 크면 A마트를, 적으면 B마트를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다.
 

“실험경제반 첫 수업 시간에 항상 이 질문을 합니다. 흥미로운 건 많은 학생들이 1번 질문에서는 50%나 싼 B마트에서 구매한다고 하지만 2번에서는 할인이 적으니 A마트에서 구매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함께 경제 공부를 하면 점차 할인율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죠.”
 

14년째 경제공부 동아리 ‘실험경제반’을 운영 중인 김나영 서울 양정중 교사가 그동안 학생들과 진행한 수업 내용을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한 책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을 펴냈다.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경제적 사고를 길러 보이지 않는 가치를 찾아내는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었다.
 

“교실은 중고차 시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예술품 경매장이 되기도 해요. 그 안에서 학생들은 각각의 경제 상황과 역할에 몰입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 원리를 체득하고 경제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실험경제반’이라는 이름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기초적인 경제 이론들을 재미있는 실험과 게임을 통해 경험하며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힌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였어요.”
 

경제적 사고는 이론과 논리의 영역인 수학적 사고를 실생활 영역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경제적 사고를 하면 세상을 논리적으로 바라보고 그 이면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고려해 다각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힘도 생긴다. 김 교사는 경제를 가르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으로 아이들의 경제적 사고가 깊어지는 순간을 꼽았다. 
 

그는 “‘교복 가격이 왜 비싼지 알겠어요!’, ‘독서실 하루 요금이 비싼 게 한계 효용 체감과 관련 있군요?’ 하면서 생활 속 숨은 경제 원리를 발견하고 신이 나서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며 “학생들이 그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게 경제적으로 이해되고 돈의 이동과 흐름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책은 희소성과 기회비용, 한계 효용과 한계 생산부터 시장의 수요와 공급, 독과점 등 다양한 경제개념을 담은 것은 물론 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학 개념도 주제에 따라 Q&A 형식으로 풀어냈다. 경제 속에 스며든 수학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개념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김 교사는 벌써 다음 책도 구상 중이다.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결정하는 심리‧사회‧문화적 요인들을 찾고 개인의 선택 문제를 더 확장해 우리 사회와 전 세계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선택의 문제를 다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진정한 의미의 ‘합리성’이란 냉철한 이성과 타인을 배려하는 따스함이 조화를 이룰 때 실현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각자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자신이 추구하는 합리성을 찾을 수 있도록 더욱 업그레이드된 실험경제반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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