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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플레·급식확대 추진…영양교사 '이중고'

기존 단가로는 질 유지 어려워
삼겹살 대신 뒷다릿살로 대체
방학 중‧아침 급식 등 ‘골머리’
상승분 반영 등 예산 유연해야
단가 모니터링…시‧도별 관리도

 

연일 치솟는 물가에 식재료 가격도 올라 2학기 학교급식에 비상이 걸렸다. 기존 단가로는 평소 수준대로 식단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선 영양교사들은 삼겹살이나 앞다릿살 대신 저렴한 뒷다릿살을 사용하거나 육류 대신 수산물로 대체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예산을 추가로 올리지 않으면 2학기 급식 질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대로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금과 같은 상승률이 최대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당장 2학기 급식을 운영해야 하는 학교 현장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김정미 경기 광휘고 영양교사는 “체감 물가는 10~20% 정도 올랐고 특히 육류 가격이 많이 비싸졌다”며 “돼지불고기에 부드러운 삼겹살이나 목살을 사용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앞다릿살에 뒷다릿살을 섞다 보니 잡내가 나고 질겨지면서 음식의 질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식용유 가격이 너무 올라 튀김류는 꿈도 못 꾸고 뭇국에 소고기를 넉넉하게 넣은 적이 한 번도 없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한탄했다.
 

영양교사들은 1학기 때와 비슷한 수준의 급식을 제공하려면 적어도 지금보다 10% 이상 급식단가를 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 A영양교사는 “한 끼 단가가 3200원 정도인데 소규모 학교라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며 “후식류는 거의 제공하지 못하고 급식 기본계획 권장 사항에 나와 있는 주 2회 이상 과일 제공도 주 1회로 줄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장마철이라 야채값도 오르고 면이나 양념류 등 전반적인 식재료비가 올라 그에 맞춰 메뉴를 바꾸고 단가에 맞게 품목을 변경하다 보면 식단을 짜는데 배 이상의 작업 시간이 걸린다”며 “급식비를 올리지 않으면 2학기 땐 동일한 급식질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국 각지에서 방학 중 급식이나 아침 급식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것도 영양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광주에서는 이정선 교육감이 방학 중 무상급식 공약을 걸고 추진을 논의했다가 현장의 반발로 시범운영으로 전환됐고 경기도에서도 임태희 교육감이 초등학생 아침 급식 제공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A영양교사는 “지금은 방학 중 급식이 아니라 차라리 그 예산을 학기 중 점심 급식에 투입해 급식 질을 정상화하는 게 훨씬 더 시급한 상황”이라며 “방학 중에는 전체 학생의 10분의 1도 등교를 안 할 텐데, 소수를 위해 큰 규모의 급식실을 운영하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어 “급식 전문가인 영양교사들과의 협의는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다”며 “방학 중 급식이나 아침급식은 현장의 의견 수렴이 더 많이 필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세출 자율성 확대 등 교육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B영양교사는 “서울은 다행히 추경으로 171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매년 이맘때면 교육청의 추경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며 “다른 예산과 달리 학교급식은 물가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도록 유연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요한 문제로 보고 지원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시도별로 1인당 평균 급식단가를 모니터링하고 식재료 수급 동향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입수‧공유함으로써 급식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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