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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학생부 기록은 교사의 역량

"선생님, 교과 세부능력 사항에 달랑 두 줄만 적어 주고, 그것도 다른 아이들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똑같은 내용이에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최근 어느 3학년 학생의 분노에 찬 하소연이다. 이 말을 들은 순간 한편으로는 학생에게 미안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해당 교사에 대한 실망을 금할 길이 없었다.

 

당락 좌우하는 초미의 관심사

 

학부모들은 매년 어떤 교사를 만나는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일반고 대다수 학생이 수시전형으로 대학진학을 하기 때문이다. 담임교사나 교과 담당 교사를 잘 만나는 게 수시합격의 비결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래서 여러 교육활동 중에서도 특히, 학생부 기록을 자상하고 성의있게 작성해 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럼에도 학생의 불만이 반복되는 원인은 두 가지다. 우선, 교사가 학생부 오류 점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경우다. 학교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학생부 기록을 교차점검하며, 학생들에게 직접 확인하기도 한다. 그런데 일부 교사는 동료 교사와 학생들에게 보여주기를 거부하거나, 의도적으로 학생부 점검 시기를 넘겨 마감 시간에 작성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있다. 학생들도 이의 제기를 꺼린다. 해당 교사가 이를 불쾌하게 여길 것을 염려해서다. 그래서는 안 된다. 중대한 오류도 교사가 전보하거나 퇴직한 뒤에는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교과 성적과 함께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과 행동발달사항을 바탕으로 정성평가하므로, 학생 활동을 정확히 관찰해 글로 기술하는 교사의 역량이 중요하다. 그래서 국어 교사가 유리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문학적 글쓰기와 실용적 글쓰기는 다르다. 학생부 기록은 실용적 글쓰기다.

 

경험상 교사들이 고칠 점이 몇 가지 있다. 먼저, 한 문장이 너무 긴 경향이 있다. 열정이 지나쳐 학생의 좋은 점을 많이 나열하려다 보니 문장이 길어지고, 에세이나 소설로 둔갑하기도 한다. 가급적 짧게, 한 문장 한 요소로 작성하길 바란다.

 

과욕 금물…단문으로 논리 있게

 

문장 속 군더더기도 줄여야 한다. 지나친 친절은 때로 불필요한 요소로 작용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나치게 많은 사실을 열거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학생을 위하는 마음에 글자 수 제한을 꽉 채울 정도로 빈틈없이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문법적 오류 가능성이 커지고, 행동 사항도 만물백화점식으로 나열돼 오히려 장점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진다. 앞에서는 학생의 적극성을 장점으로 꼽고, 뒤에선 소극적 행동을 지적하는 비논리적 구성도 주의해야 한다.

 

글쓰기는 학생 교육활동에 있어 가장 정교한 소통 방법이다. 교과·생활지도뿐만 아니라 글쓰기 능력도 교사의 필수 역량이다. 실용적 글쓰기에 좀 더 노력해, 학생을 위해 밤낮으로 고생하고도 원망을 듣는 억울한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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