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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미래 인성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다

제59회 전국초등교육연구대회 수상작

◆관계성 회복 ‘8 ROUND’ 수업을 통한

뉴노멀 시대 R.O.U.N.D 이루기

 

올해 대회는 인성교육 부문 작품이 돋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상황이 늘면서 학교 현장에서 체감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관계 맺기의 부재와 생활 지도의 어려움 등을 연구 소재로 삼았다.

 

노현서 경기 한별초 교사는 상호 소통이 줄고 관계 맺기의 방식이 변화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친구 관계의 부재, 부모 자녀 사이의 무관심, 교사와 학생 간 불신 등 무너져가는 관계성에 대해 고민했다. 노 교사는 “미래 사회의 요구는 기존 도덕 교과서에서 행해지던 덕목이나 가치관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면서 “교육 환경도 이런 트렌드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인지 심리학자인 조반니 프라체토의 심리 법칙 8가지를 초등 교육과정에 맞게 변형해 관계성 회복 8단계 수업을 구안했다. 8가지 관계의 영역은 의미, 선택, 유지, 깊이, 방향, 해결, 보상, 재발견 등이다. 이를 통해 관계(R)를 맺어 타인을 관찰(O)하고 이해(U)하며 이 세상에 필요(N)한 사람으로 성장(D)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국어 교과의 ‘시의 표현,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 시 속 인물의 마음 상상하기’와 통합(봄) 교과의 ‘나를 소개합니다’를 관계의 의미를 탐색하는 ‘나는 세상이 있어요’로 재구성하는 식이다.

 

노 교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뉴노멀 시대의 인성교육은 관계성 회복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저학년부터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관계성 교육 프로그램 또한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삼천리 화려교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신민경 대구비슬초 교사는 교실에 불어닥친 위기를 계기로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실태 분석을 위해 KEDI 인성 검사를 시행했지만, 검사 결과에 의문이 생겼다. 문제의 중심에 있던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신 교사는 “높은 인성 지표와 낮은 인성 행동 사이에서 의문이 가시지 않아 교육 공학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6학년 정도가 되면 사회가 바라는 쪽으로 점수가 높게 나오도록 거짓 대답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걸 알았다”고 전했다. 이어 “교사가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조언받았다”고 덧붙였다.

 

인성교육진흥법을 토대로 슬로우 교육과 8대 인성 덕목(정직, 책임, 자아 존중, 배려, 소통, 예, 효, 협동)을 적용해 수업 계획을 세웠다. 무궁화는 ‘무’한대로 성장하는 나의 꽃이 피었어요, ‘궁’리하고 넓혀가는 우리의 꽃이 피었어요, ‘화’합하고 밝아지는 세상의 꽃이 피었어요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무’에서는 화가의 작품으로 인성 덕목을 접할 수 있게 구성했고, ‘궁’은 토론과 인문학 등을 통해 소통하는 내용을, ‘화’에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삶에 적용하는 내용을 다뤘다.

 

신 교사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변화를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뛰어났다”고 귀띔했다. 이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정과 학교 교육이 연계되지 않을 때는 학생의 생활 태도를 개선하기가 힘들었다”면서 “가정과 연계한 장기 프로젝트를 실행해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인문학 온실에서

튼튼한 인성나무 기르기

 

김진한 서울거원초 교사는 인성교육에 인문학을 접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다양한 경험의 기회가 줄었고, 삶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하면서 바른 인성까지 기를 방법을 고민하다가 인문학에서 그 답을 찾았다.

 

김 교사는 “인문학 하면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삶 속 여러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초등학교 3학년생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며 “원격 수업(ON)과 등교 수업(室)을 재구성해 의사소통 역량(Talk)과 공동체 역량(Relationship), 심미적 감성 역량(Emotion), 자기관리 역량(effort)을 갖춘 인성나무로 열매 맺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책 ‘아홉 살 마음 사전’을 활용해 말의 소중함과 상황에 따라 어떤 고운 말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학생들 스스로 고운 말 사용하기 프로젝트를 계획, 실천하는 식이다. 문학을 통한 의사소통 역량 기르기다.

 

김 교사는 “소감문을 통해 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삶을 간접 체험하고 이야기하며 감동하는 수업에 흥미를 갖고 원한다는 걸 느꼈다”면서 “인문학과 인성교육을 연결하려는 열정과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노력 덕분에 학생들의 마음이 움직였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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