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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본질적 행정업무, 이제는 폐지하자

교사가 교직에 들어올 때 가졌던 포부는 각자 다르겠지만 공통적인 부분은 바로 나로 인해 학생들의 모습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업방법과 교재연구, 학생평가와 평가 결과의 환류 및 개별지도방법, 생활지도 및 학생·학부모와의 관계 맺기를 공부하고 전문성을 쌓는데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학교에 부임하여 맞닥뜨리는 현실은 사뭇 다르다. 우유급식과 교과서 주문·정산으로 시작해 CCTV 관리 및 몰카 탐지, 미세먼지 및 정수기 관리와 돌봄강사들의 강사비 계산, 덧붙여 급작스럽게 내려오는 각종 교육통계 조사 및 보고까지 수업 개선과 교실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에 쏟기 위한 시간을 좀먹는 비본질적 행정업무에 매몰된다.

 

교원과 행정직원 간 갈등 계속돼

교총에서 지난해 실시한 교원행정업무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행정업무를 상급기관으로 이관하는 방안과 학교업무표준안 개발이 가장 필요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현재 시‧도교육청별로 학교행정지원센터에서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단위학교에서 교원과 행정직원 간 업무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앞서 말한 업무 외에 학교 공기 질 측정, 저수조 청소 등 위생관리 업무 등 본질적인 교육활동에서 벗어난 업무에 대해 학교 구성원 간 갈등과 당사자가 포함된 노조 간 갈등이 지속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한 혼란으로 교원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없고, 갈등에 노출된 학생들에게 피해가 오롯이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경남지역에서 학교 공기 질 측정 업무 등 환경 위생관리 업무에 대해 교원과 행정직원 간 갈등으로 문제가 심화된 바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지역교육지원청에서 학교 위생 관리 업무를 시범적으로 지원한 결과 교장·교감, 보건교사, 행정실 직원 모두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이에 경남교육청은 학교 위생관리인 먹는 물 수질 검사, 저수조 청소, 교내 소독 업무를 관내 모든 교육지원청에서 담당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 교육청 차원의 노력과 함께 교육부의 노력과 정책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교육활동 전념할 환경 마련 시급

부족한 행정인력과 행정실의 비협조, 모호한 업무 분담 기준으로 교원은 매일 행정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집중해야 할 학생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앞서 제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행정업무가 가중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학교 행정보조인력 및 행·재정적 지원 부족’이 꼽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행정실과 교사의 업무구분을 명확히 해 교사가 맡지 않아야 하는 업무를 명확히 지정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육청이나 지원청에서 할 수 있는 업무의 이관도 병행돼야 한다. 보여주기식 교육청 사업도 전격적으로 폐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추가만 되고 없어지지 않는 학교의 각종 행정업무를 담당할 추가인력의 확충도 절실한 상황이다.

 

교사의 손이 강사비 계산서류가 아닌 아이들의 손을 잡고, 교사의 눈이 공기청정기 필터가 아닌 학생들의 얼굴로 향할 때 학교는 다시 한번 힘찬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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