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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3년 달라진 교직문화, 과제는?

역사적 격동기의 경제·정치상황을 분석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방안을 밝힌 <변화하는 세계질서>의 저자이며 전설적 투자자인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부와 권력을 결정하는 8가지 결정요인으로 교육을 첫 번째로 제시하고, 제국의 부상과 쇠퇴가 왜 어떤 식으로 발생하는지를 8가지 요인을 분석하여 빅 사이클로 설명하고 있다.

 

즉 새로운 질서는 부상하는 시기를 거쳐 정점에 이르고 이후 쇠퇴하여 또 다른 새로운 질서가 나타나게 되는 것으로, 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부상 시기에는 교육수준이 높고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으나, 정점 시기에는 교육과 기반시설의 수준이 하락하며, 쇠퇴기에는 상당한 갈등과 큰 변화 그리고 새로운 대내외 질서의 수립으로 이어지는 투쟁과 구조조정의 고통스러운 시기를 갖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빅 사이클 관점에서 보면 해방 이후 새로운 질서가 도입되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경제적 성장과 함께 교육입국(敎育立國)의 성과를 거두는 부상의 시기가 있었다. 아울러 희망찬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하기 위해 1995년에 5.31 교육개혁을 단행하여 학교 자율화의 기틀, 교육법 체계 정립, 평생학습 개념 도입을 통해 교육패러다임을 바꾸는 정점기의 조짐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신자유주의 열풍 속에 교육의 시장화를 초래하고 수요자 중심 교육을 표방하면서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삼아 오히려 개혁의 동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최근까지 10~20여 년간은 성과보다는 과정을, 그리고 수월성보다는 보편성을 강조하는 진보적 성향의 교육정책들이 추진되었다. 이로 인해 진보·보수진영 간의 대립은 심화되었고, 정권이 바뀌면 교육정책이 즉각 바뀌는 혼란을 겪는 쇠퇴기의 조짐이 있었다. 


최근 3~4년 전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각되다가 무방비 상태에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블랙홀에 빠졌고, 이로 인해 새로운 질서의 도전을 맞이하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AI 등의 에듀테크나 원격교육체제를 학교교육에 도입하는 정책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으나, 팬데믹 기간 동안 모든 교실에서 자연스럽게 운영되었고, 정말 짧은 시간에 콘텐츠와 과제 중심에서 실시간 원격수업으로 발전하는 기적을 보였다. 

 

이후 2022학년도에는 학년 초를 제외하고 모두 대면교육을 실시하면서 그동안 지체된 기초학력이나 생활지도의 문제점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선생님들이 늘어났다. 동시에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사례 증가, 학생수 급감으로 교육재정교부금 지원 축소와 교원 정원 대폭 감축 등이 추진되면서 학교의 경영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세계 질서 변화의 주요 요인인 교육의 측면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어느 정도 극복하여 노마스크 환경으로 접어들려고 하는 지금, 그리고 미래사회가 갈수록 불확실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참고하여 향후 교직문화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에 대해 먼저 진단하고, 이에 따른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첫째,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맞는 교육환경 개선과 이를 운영하기 위한 교사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밀집도가 높아 감염 위험이 높았던 학교는 불가피하게 짧은 시간에 AI 등의 에듀테크나 원격교육체제를 도입하게 되었고, 이후 빠른 속도로 발전시켜왔다. 특히 새로운 원격교육을 위한 콘텐츠 개발 및 실시간 수업을 위해 교사들은 서로 협력하였고, 학생 교육을 위한 학습공동체 활동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앞으로 일상적으로 매년 일어나는 황사·미세먼지·폭우 등의 자연재해로 인해 학교 출석이 불가능할 경우에도 휴업 대신 원격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성과를 낳았다. 최근 MS나 구글이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6와 같은 첨단 에듀테크를 교육활동에 도입하는 것도 과거 나이스 사태와는 달리 매우 부드럽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 교육이 가능한 교육환경이 교실현장에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이를 활용할 선생님들의 경우 원격교육은 충분히 경험하였으나 AI·챗GPT와 같은 첨단 에듀테크에 대한 접근이나 활용 경험은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당장 도입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학교교육이 시대적 요청에 앞장서 나갈 수 있도록 교실환경 개선, 에듀테크를 적용한 교육자료의 개발, 교사 역량 강화를 위한 교사연수 기회 확대 등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코로나 팬데믹 이후 노마스크 환경에서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예상하고, 교육구성원이 지혜를 모아 함께 극복하려는 인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코로나로 인해 등교하지 않고 원격수업을 받던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왔다. 이전엔 당연하게 여겨졌던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 책상에 앉아 공부하기 힘들어하는 학생, 오랜 마스크 생활과 재택학습으로 친구들이나 선생님과 소통이 어려운 학생 등 이들이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그동안 중단됐던 학교행사(현장체험학습·학부모공개수업·운동회·학예발표회 등)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요구가 높아졌다. 그동안의 답답함을 고려한다면 타당한 주장이나 아직 완전 해제된 상태가 아닌 까닭에 무조건 과거로의 회귀는 쉽지 않다.

 

또한 현재 초등학교를 다니거나 앞으로 입학할 학생들이 2010년 이후 출생한 ‘신인류’라고 별칭 되는 알파세대7라는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 이전의 이러한 교육정책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면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특히 대표적으로 학교폭력 등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 숙박형 테마여행이나 수련활동, 운동장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써야 하는 전통적인 가을대운동회 등과 같은 집단적이고 강제적인 형태의 교육활동은 시대정신에 맞는 것인지 검토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또한 최근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생활지도·학교폭력·교권침해 등의 문제가 단순히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잦은 팬데믹으로 인한 일상적 경험이 부족한데 따른 것인지 면밀히 살펴보고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본다. 

 

셋째, 코로나 기간 중 가장 심각하게 부각된 학생들의 기초·기본교육의 강화와 함께 최우선으로 정서적 회복을 서둘러야 한다.


원격수업으로 집중력이 약한 학생들에게서 학력저하 현상이 부각되고, 친구관계의 단절로 인한 정서적 문제는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의 연구결과를 보면 비대면수업 장기화는 국가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쳐 GDP 대비 3.8% 손실8이 있다고 한다.

 

또한 비대면수업에서 정서적인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견해이다. 이에 코로나가 약화된 이 시점에서 학교에서는 당분간 학력 보완을 위한 기초학력 신장이나 정서적 회복을 위해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나 단체에서는 기초학력 신장을 위해 평가를 강화하고 그 결과를 학교별로 공개해서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기초학력을 신장시킨다는 이유로 성적을 올리기 위한 획일적 방식의 수업이나 평가 강화, 그리고 평가결과 공개로 이어진다면 매우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보인다. 오히려 이 시대에 맞게 단순한 이해나 지식적인 내용은 선생님들의 계획하에 AI 등 에듀테크를 활용하여 개별적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주어야 한다.

 

또 인지적 능력 향상과 함께 정서적 결손 부분에 대한 회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병행하여야 한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 학생들의 경우 장기간의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정서적으로 어떤 결손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부모나 선생님들이 세심하게 살펴 보살피는 일이 기초학력을 올리는 것보다 선행되는 것이 마땅하다. 

 

넷째,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과 교직원의 감염예방을 위한 학교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학교는 많은 수의 사람이 모인 집단인 만큼 코로나 방역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예민성의 차이를 수용하면서 모두의 안전을 위한 학교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감염 위험으로 학교급식까지 거부하는 학부모,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에 예민한 학생·교사가 있는가 하면 “그렇게까지 안 해도 괜찮아~”라며 무감각하고 느슨한 사람도 모여 있다. 따라서 각각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오래전에 스웨덴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추운 겨울인데 점심시간에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워 담요를 덮고 밖에서 재우고 있었다. 이에 이렇게 하면 학부모들의 항의가 들어오지 않느냐고 했더니 해당 교사는 우리나라는 원래 추운 나라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기후에 적응하도록 키워야 하고, 이런 일로 학부모들이 민원은 제기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합의된 방식으로 교육할 경우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협조해 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물론 학부모의 협조를 위해 학교에서 미리 합의하는 과정과 안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코로나 팬데믹 이후 노마스크 환경으로 가면서 그동안 쌓인 학교교육의 제반 문제점을 살펴보고 안정적 교육여건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미래사회의 불확실성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인한 새로운 사회 질서 형성과 교육적 요구, 학생수 급감에 따른 교원 정원 대폭 감축과 교원양성기관의 위상 추락,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침해와 민원 발생 증가와 함께 각자도생의 교직환경에 직면해 있다.

 

또 방역 및 청소 인력 외에 기초학습 지원 및 스마트교육 지원 인력 등 계속되는 비정규직 인력 추가는 기존의 각종 교육공무직원 등을 포함하면 학교장의 학교경영을 위한 조직의 통솔 범위를 훨씬 초과한 상태이다. 여기에 원격수업 등으로 학교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약화되면서 학부모들은 공교육기관보다는 맞춤형 소규모 학급운영이 가능한 대안교육이나 사교육기관들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코로나 시기였던 2021학년도나 완화되어 거의 대면수업을 했던 2022학년도 사립학교 입학경쟁률이 연속으로 더 높아지는 현상과 최근 사교육기관 중 맞춤형 소인수 학급운영 학원이 더 늘어나고 있는 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아이를 하나만 낳는 추세가 강해지다 보니 아이 하나를 제대로 기르자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아지면서 교육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지 않고, 학원들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의 질을 높이면서 세분화하는 방법을 선택해 학부모의 수요를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학생수 급감에 따라 공교육 기간에 공급되는 교사 정원도 대폭 축소되고, 이에 따라 교대나 사대 학생 정원도 감축될 수밖에 없어 공교육 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국교총(2023.1.17.) 보도자료에 따르면 교원 86%가 학생 문제행동 및 교권침해 시 즉시 제지 위한 교실 질서유지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교원 77%가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중 아동학대 가해자로 신고당할까 불안해하고 있고, 본인 또는 동료가 신고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45.7%에 이른다.

 

이러한 영향으로 보직교사나 초등학교의 경우 민원이나 문제학생이 있는 학년 기피, 중등의 경우 정교사의 담임 기피 현상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욱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고, 이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매우 큰 손실로 나타날 것이다. 이에 교육당국과 교원단체, 현장교원들이 힘을 합쳐 안정적 교육환경을 만드는 일에 동참하여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시설이나 예산, 심지어 교과서·지도서까지 학생교육 관련 일체를 공급받는,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고객 선택권이 없는 온실조직에서 생활해 왔다. 그러다 보니 우리도 모르게 편의주의적인 생각과 안주하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하지만 그 위험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는 서로 협력하여 스승의 길을 멈추지 않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이 시기를 훌륭히 이겨냈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의 노마스크 환경을 맞이하게 되었다. 우리는 위기에 강한 저력있는 교사들을 보유한 교육강국이다. 새로운 변화 속에서 교육적 요구를 스스로 탐구하고,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변화 모습들을 놓치지 않는 발전적 교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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