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4.11.18 (월)

  • 맑음동두천 10.9℃
  • 구름많음강릉 16.0℃
  • 맑음서울 14.0℃
  • 맑음대전 13.2℃
  • 맑음대구 13.6℃
  • 구름많음울산 17.4℃
  • 맑음광주 14.1℃
  • 맑음부산 19.2℃
  • 맑음고창 11.3℃
  • 맑음제주 19.9℃
  • 맑음강화 12.4℃
  • 맑음보은 11.3℃
  • 구름조금금산 7.5℃
  • 맑음강진군 15.9℃
  • 구름조금경주시 14.7℃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문화·탐방

구운공원 야생화 노랑 물결에 취하다

산책로에 괴불주머니, 애기똥풀 군락 장관 이뤄

 

야생화 동호인들은 해마다 봄이 되면 일상이 매우 분주하다. 짧은 봄인데 야생화들은 다투어 피어난다. 또 개화기간이 길지 않다. 단골손님처럼 해마다 가는 곳이 정해져 있다. 그리하여 해마다 그곳을 찾아가 야생화의 안부를 묻고 사진 기록에 남긴다. 하나의 야생화를 이리 찍고 저리 찍고 수십 장 기록을 남긴다. 개체 수가 늘어나면 더욱 반갑고 개체 수가 줄어들면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후변화를 걱정한다.

 

필자는 부부산행으로 야생화를 찾아다닌다. 해마다 가는 곳은 수원의 광교산, 칠보산을 비롯하여 안양 병목안, 안산 수리봉, 남양주 천마산과 축령산 등이다. 광교산은 족도리풀, 칠보산은 칠보치마, 병목안은 천남성과 변산바람꽃, 수리봉은 괭이눈과 노루귀, 천마산은 얼레지와 현호색, 축령산은 노랑제비꽃과 얼레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한 번 다녀오면 일주일 이상 야생화가 어른거린다. 수도권 봄철 산행 최고의 산행지다.

 

그런데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야생화 탐사로 멀리 가지 않아도 될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수원특례시 도심지 한 가운데 야생화 군락을 발견한 것. 이곳에 가면 괴불주머니, 애기똥풀 군락을 볼 수 있다. 노랑꽃 물결이 장관이다. 장소는 권선구 구운로(九雲路) 14번길. 정확히 말하면 구운초 뒷동산. 구운동 강남아파트 뒷산으로 공식명칭은 구운공원이다. 수인산업도로, 수성로, 여기산로와 인접해 있다.

 

 

구운공원 입구는 여러 곳이다. 하나는 구운동 삼환아파트 정류장과 구운공원 삼거리에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하나는 구운초 정문 50m 옆(서둔동 성일아파트 정문 앞)이다. 하나는 구운동 강남아파트 후문이다. 하나는 서호노인복지관과 서수원체육센터에서 수인산업도로 육교를 건너면 된다. 또 하나는 선경아파트 후문이다.

 

필자는 구운공원 삼거리 입구 계단을 올랐다. 열 계단 오르니 강남아파트 울타리와 이어진다. 산책로가 바로 나타나는데 오른쪽은 아파트 울타리고 왼쪽은 괴불주머니와 애기똥풀꽃 군락이 이어져 있다. 마치 노랑색 물결이 사열을 하듯 산책객을 맞이해 준다. 공원 가장자리를 한 바퀴 도니 노랑색 물결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산책객은 노랑색에 취하는 것이다.

 

삼환아파트 버스 정류장은 인도 바로 옆에까지 괴불주머니가 ‘나 좀 보아주세요’ 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이 야생화는 누가 일부러 심은 것이 아니라 자생하고 있는 것. 괴불주머니는 산중턱이나 길가에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다. 꽃의 한쪽은 입술 모양으로 아랫입술이 더 작다. 구운공원에선 흔히 볼 수 있지만 다른 산에서는 보기 어려운 야생화다.

 

 

구운초 울타리 밖 배드민턴 연습장 아래에는 애기똥풀 군락지가 있다. 왜 하필이면 애기똥풀인가? 줄기를 자르면 노란 액체가 나오는데 이것은 마치 애기똥 색깔과 비슷한 것이다. 그래서 애기똥풀이 된 것이다. 필자가 수원 숙지중에서 개교 당시 근무했는데 이 학교 교화가 애기똥풀이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전국 각지 마을 근처의 길가·풀밭에 자생하고 있다. 두해살이풀이다.

 

이밖에 구운공원에는 봄까치꽃(일명 개부랄꽃), 광대나물, 현호색, 양지꽃, 제비꽃, 꽃다지, 별꽃 등 야생화가 있다. 아카시꽃 모양인 귀룽나무꽃도 4월에 개화하고 있다. 인동초 꽃모양과 비슷한 하얀색 꽃피운 괴불나무도 있다. 산딸기나무는 여러 나무가 엉겨서 떼를 지어 흰꽃을 피우고 있다. 선경아파트 후문 인근에서는 애기똥풀과 철쭉이 어울려 자라고 있다. 구운초 후문 쪽에 있는 앵두나무꽃은 이미 낙화하여 줄기에 연두색 열매를 매달고 있다.

 

 

구운공원에 가면 산책객 주위를 왔다 갔다 하며 맞이해 주는 것이 있다. 바로 산새들이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딱따구리가 부지런히 나무를 쪼아 벌레를 파먹고 있었다. 나무 이곳저곳을 부리로 두드릴 적마다 소리가 다르다. 또 가족 단위로 움직이는 물까치 일가족을 보았다. 강남아파트 인근에서는 어치 부부를 보았다. 직박구리 울음소리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날카롭다. 이곳에서도 까치와 참새는 흔히 볼 수 있다.

 

수원특례시, 참으로 행복한 도시다. 시내버스 창밖으로 야생화 괴불주머니 노란꽃 물결을 볼 수 있다. 아파트에서 걸어서 가면 5분 이내에 공원이 있다. 공원에선 체력단련 시설을 이용하여 운동을 할 수 있다. 공원 곳곳에는 각종 야생화를 볼 수 있고 산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서수원에 살면서 호수가 있는 일월공원이 으뜸인 줄 착각했다. 구운공원은 나름대로 특징이 있다. 괴불주머니와 애기똥풀의 천국이 구운공원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