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달콤하고도 살벌한 보물들
나는 올해로 병설유치원에서 교사로 재직한지 10년차에 접어든다. 아이들 속에 파묻혀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적지 않은 경력이 쌓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결코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쉽다거나, 수업 방법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매해 다양한 특성을 지닌 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낯선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교사로써의 가치관과 교육관이 흔들릴 때가 적지 않다. 유치원교사는 유아들이 처음 접하게 되는 선생님이라는 측면에서 좀 더 특수하고 재미있는 상황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특히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장면들이 곧잘 연출된다. 아침 등원시간, 문 앞에서 엄마 치맛자락을 잡고 우는 녀석, 문 앞에서 신발을 못 벗어서 낑낑 대는 아이, 외투를 벗어야 하는데 지퍼를 못 내려서 울고 있는 아이, 화장실에 혼자 못가는 아이, 걷다가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는 아이 등. 이런 위급한 상황을 재빨리 수습하지 못하면 유치원 교사가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안에 숨어있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돌발 상황들을 해결하기 위해 슈퍼맨처럼 날아다녀야 한다. 그래서 3월의 내 모습은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라기보다는 아이들과
- 김서진 경기 장승초등학교병설유치원 교사
- 2018-12-17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