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초코파이의 감동
3월에 아이들과 처음 만났을 때, 왠지 인상이 험악한 담임선생님의 모습에 학생들은 경직돼 있는 것 같았다. 나중에 듣자 하니 아이들은 내가 산적 같았다고 했다. “반갑습니다. 전 김성수(金誠洙)입니다. 뜻은 물가에서 말로서 이룬다 하여 이름따라 이렇게 광주천 옆에 있는 설월여고에 왔습니다.” 물론 내 맘대로 해석한 것이었지만 인상과 너무 다른 말투 때문인지 일부 아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아이들이 서로 돌아가면서 자기 이름 소개를 할 수 있도록 “6반에 가면 민지도 있고, 정민이도 있고…” 하면서 큰 소리로 게임을 하게 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박자나 이름이 틀리면 벌칙으로 옆 친구들에게 군밤을 맞다 보니 자연스러운 첫 만남이 이뤄졌다. 교내 월중 교사를 앞두고, 매일 열심히 공부하면서 눈이 붉게 충혈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아이들에게 뭔가 해줄 수 있는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작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시험 당일날 6시 50분쯤 일찌감치 출근을 했다. 학생수만큼 사둔 초코파이와 요구르트, 그리고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시험 잘 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들고 바로 교실로 올라갔다. 아이들이 오기 전에 각자 자리
- 김성수 광주 설월여고 교사
- 2006-09-25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