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 이것은 ‘보물상자’다. 왜냐하면 자꾸자꾸 열어보고 싶고 소중한 것을 꺼내보고도 싶지만 아무 때나 혹은 아무나 열 수 없다. 그래서 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귀한 물건이다. □ 나에게 이것은 ‘가장 기억하고 싶은 인생사진’이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듯이 교사 생활을 하며 가장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고 두고두고 꺼내 볼 수 있는 행복한 추억이기 때문이다. □ 나에게 이것은 박카스다. 마시면 반짝하고 기운이 나서 남은 시간의 수업을 할 수 있다. 중독성이 있어서 하루라도 마시지 않으면 안 됐는데 이것도 그렇다. 마치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 같지만 이것은 무엇일까요?바로 2014년부터 꾸준히 해온 ‘흔듦! 채움! 나눔!’(이하 흔채나)이라는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선생님들과 함께 나누었던 내용이다.우리는 흔채나를 통해 더 나은 수업에 대한 연구와 고민, 학급을 운영하며 어려운 점, 때론 동료교사에게 상처받아 힘들었던 것들까지, 어떠한 일들도 솔직하고 편하게 나누었다. 우리는 나누면 나눌수록 성장하고 치유가 됨을 알게 됐다. 그 경험들이 모여서 흔채나는 우리에게 보물 상자, 가장 기억하고 싶은 사진 그리고 박
모든 사람은 각자 생각이 다르고 바라보는 곳도 다르다. 똑 같은 교복을 입고 똑 같은 책을 펼쳐놓은 아이들도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교사인 나의 눈은 어디를 향해 있는 것일까.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어디일까. “수석님, 전 아이들과 관계를 잘 못 맺은 걸까요?”일주일에 한 시간씩 시간을 정해놓고 만나는 수업친구가 갑자기 꺼내 놓은 이야기다. 무슨 말씀인지 궁금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선생님은 매 시간마다 아이들이 집중하지 않아 원하는 수준까지 진도를 나갈 수 없다는 고민을 털어놨다.우리 학교는 비평준화지역 고교로 학생들의 성적이 많이 낮은 편이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수업내용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아주 자세히 설명해야 하고, 때론 직접 시범을 보여야 한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려 원하는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 역시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수준까지 학습결과를 끌어 내지 못해 아쉬운 적이 많았다. 선생님의 고민에 난 며칠 전 있었던 의미 있는 경험을 이야기했다.“수업시간에 교복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아이들은 첫 시간부터 설명을 제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