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마음까지 치료하라고?” 준비 안 된 사회정서교육 민낯
거리의 상가들을 바라보다 보면 문득 기괴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1층을 제외하면, 2층부터는 학원과 병원이 빼곡하다. 아이들에게 하루 종일 공부하라면서도, 동시에 마음 건강을 위해 사회정서교육을 받으라고 하는 요즘 학교의 풍경과 닮았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사회정서학습은 마음을 치료하라는 교육이 아닌데’라는 생각에 안타까워진다. 사회정서학습과의 만남 중학교 도덕교사로 9년을 보낼 즈음, 나는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아이들과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면 정말로 ‘악한’ 아이는 거의 없었다. 다만 아이들은 잘못된 선택과 행동을 하면서도 무엇이 문제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런 아이들을 붙잡고 어떻게든 개도(開導)해 보겠다고 교무실에서 긴 이야기를 나누던 날들의 반복이었다. 그 무렵, 대학원 지도교수님의 권유로 사회정서학습을 알게 되었다. 사회정서학습은 그동안 내가 목말라했던 것, 즉 아이들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것이 내가 사회정서학습을 공부하게 된 계기였다. 그 후 사회정서학습을 주제로 논문을 써 박사학위를 받고, 이를 교실에 적용해 보며 동료교사들을 설득해 연구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교사를 하
- 김윤경 서울대학교 강사
- 2026-03-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