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인생을 바꾼 두 번의 만남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고교 후배로 만나 12년간 공을 들여 완성한 제 인생 최고의 걸작, 우리 와이프를 만난 것이고 또 하나는 바로 교사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 해준 거꾸로 교실을 만난 것입니다. 올 한해는 제 인생에서 가장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이 행복한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입니다. 3년 전, ‘남자는 태어날 때, 사랑하는 아이가 태어날 때, 그리고 죽을 때 딱 3번만 병원에 간다’고 이야기 하시던 아버지께서 소화가 잘 안되신다며 병원에 가보자고 하시더군요. 속으로 ‘우리아빠 많이 약해지셨네’하며 병원에서 이것저것 진찰을 받고 있는데 의사가 저를 호출했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생각지도 못한 말에 굳어진 표정, 떨리는 목소리를 아버지는 바로 알아차리셨습니다. 그리고 의사에게 솔직한 답변을 요구하셨습니다. ‘매우 위험한 단계’라는 말에 화를 내고 나와 집에 돌아오는 길 내내 침묵하던 아버지가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아들아, 아빠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다. 내 삶에 자부심도 있고…. 그런데 오늘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내 삶이 너무 후회스럽다. 넌 꼭 너의 마지막을 생각하며 살
“자네가 맡아줘야겠네….” 학기말이 되면 언제나 교장선생님은 나를 부르신다. 나는 소위 말하는 폭탄제거반이다. 키 187에 초등학교 교실엔 어울리지 않는 건장한 덩치, 누가 봐도 강인한 인상의 외모 탓에 학교에서 말썽 부리는 아이들은 항상 우리 반이었다. 하지만 올해만은 정말 피하고 싶었다. 새로 올라오는 5학년…. 그 녀석들은 끝을 알 수 없는 아이들이었다. 지금까지 봐온 4학년은 지난 1년 내내 단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적이 없었다. 집중이라는 것은 모를뿐더러 수업시간 10분이 지나면 온 몸을 흔들어 대고 20분이 지나면 교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것이 다반사였다. 선생님은 하루 종일 소리 지르고 아이들 잡으러 다니느라 진땀을 빼는 그런 반이었다. 속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도대체 어떻게 학급을 운영하기에 저렇게 난장판이 될까라고 생각하겠지만 4학년의 사정을 아는 우리들은 담임선생님이 딱해 보였다. 학교 폭력 가해 학생으로 강제 전학 온 아이와 극도의 산만함과 자폐증상을 보이는 아이, 모둠활동 자체를 버섯 먹기보다 더 싫어하는 아이, 그리고 다문화 가정의 아이까지…. 누구하나 평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려볼까 100번을 고민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