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나에게 가르쳐준 것
“불문”으로 의결한다. 다만, 경고할 것을 권고한다. 햇살이 눈부시던, 그렇지만 코로나가 온 세상을 휘감으며 아이들의 등교조차 막고 있던, 살아있되 살아있지 않은 봄이었다. 뉴스에서는 아이들의 학력이 학부모들의 관심과 경제력에 의해 그들이 지닌 빈부의 격차만큼 벌어지고 있으며, 온라인 수업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었다. 이 곳은 광역시지만, 나주, 장성, 함평 등 농촌에 더 가까운 광주의 최외곽지. 나는 올해 전근하여 특수, 기초학습부진, 고아, 기초수급자, 조손, 한부모 가정 등 관심을 가져야할 사유가 이중, 삼중으로 중첩된 아이들을 맡았다. 온라인 수업만으로 부족하다는 결론을 지은 우리 학교 담임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가정 방문을 하기로 했다. 코로나가 수 십년동안 중단되었던 선생님들의 가정 방문을 되살린 것이다. 아이들은 나의 방문을 무척 반가워했다. 하긴, 원래대로라면 봄내음 가득한 교정에서 하루하루를 깔깔대며 보내야할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통해서만 수업을 들은지 3달이 되어가는데 선생님이 자기 집에까지 왔으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현종(가명)이는 특히 나를 반기던 아이였다. 2학년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왜
- 박준 광주 삼도초 교사
- 2021-07-26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