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건강은 교육의 출발점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과정과 수업이 마련돼도 학생이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한다면 교육 본질은 실현되기 어렵다. 특히 학교급식은 한 끼 식사를 넘어 성장기 학생의 건강한 성장과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책임지는 교육활동이며, 그 중심에는 영양교사가 있다.
학교급식법 개정으로 토대 마련
최근 학생 건강 지표는 영양·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2025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결과에 따르면, 과체중과 비만을 포함한 비만군 학생 비율은 29.7%, 일주일 동안 채소와 과일을 매일 섭취하는 비율은 약 23% 이하에 불과했다. 반면 주 1회 이상 음료수, 라면,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학생 비율은 약 84% 이상으로 나타나 영양 관리와 식생활 지도가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학생 건강 문제는 식습관, 생활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의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영양·식생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양교사는 학생을 대상으로 영양·식생활 교육을 실시하고, 저체중 및 성장부진, 빈혈, 과체중 및 비만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영양상담과 필요한 지도를 한다. 동시에 학생의 성장 단계뿐만 아니라 지역, 환경, 문화를 종합적으로 담아내기 위한 교육급식을 운영하는 전문가다. 그러나 급식 인원과 학교 규모가 커져도 영양교사 1명이 학교급식 전반을 담당하는 구조가 오랫동안 지속됐다. 위생적인 급식과 영양·식생활 교육의 내실화는 인력과 제도의 뒷받침 없이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점에서 일정 규모 이상 학교에 2명 이상의 영양교사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급식법 개정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는 과중한 영양교사의 업무를 경감하고 안정적인 급식환경을 조성함은 물론, 영양·식생활 교육을 통해 학생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이다. 특히 과대학교 및 영양불균형 심화로 학생 건강관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영양교사 확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셈이다.
유치원 급식 역시 더 이상 사각지대로 남아서는 안 된다. 영유아기는 평생 식습관이 형성되는 결정적 시기다. 최근 유아교육법 개정으로 교사 자격에 영양교사가 명시된 만큼, 유치원 현장에서도 유아의 발달 특성에 맞는 급식 관리와 영양교육이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최근 경기도 소재 중학교에서 발생한 조리실무사 사고와 관련해 영양교사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학교급식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영양교사는 급식운영과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가이지, 산업안전보건 전반으로는 비전문가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급식실에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관리 책임이 영양교사에게 과도하게 전가되고 있다. 사고 발생 시 급식운영 직무를 수행한다는 이유만으로 피의자가 된다면, 학생들의 균형적인 식단과 교육을 책임지는 영양교사는 한없이 위축될 것이고, 결국 학생 건강권이 훼손되는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급식실 안전은 개인의 책임만으로 완성되는 영역이 아니다. 이에 관련 업무가 비전문가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전문기관에 외부 위탁해 전문화된 관리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영양교사 위한 환경 개선 필요
학교는 학생들이 스스로 건강관리 능력을 기르고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공교육의 장이며, 학생들에게 급식 시간은 학교생활 중 그 무엇보다 기다려지는 가장 큰 행복이자 소소한 즐거움을 얻는 일과다. 이러한 즐거움 속에서 균형 잡힌 식사의 의미를 배우고, 올바른 식습관을 익히며 건강한 삶의 기초를 쌓는다. 이 과정에서 영양교사가 본연의 교육활동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정 인력 배치, 산업안전보건 관련 부당한 책임 전가 지양 등 실질적인 처우개선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