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찬 | 저자, 비교문학 박사 교육으로 ‘존경받는 사람’ 키워야 세상의 모든 부모들의 바람은 한결같다. 아이가 훌륭하게 자라 공부도 잘하고 돈도 많이 벌어 부자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 되어 자신뿐만 아니라 가문을 빛내주면 그보다 더한 바람은 없다. 흔히 “아이는 부모의 얼굴이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의 성공은 곧 부모의 성공과도 같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부모의 사회적인 지위가 높더라도 자식 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부모가 자신들의 일 때문에 제대로 자녀를 돌보지 못했거나 자녀교육에 소홀할 경우 아이는 부모의 기대와는 다르게 성장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부모가 아무리 성공했더라도 자식이야기만 나오면 풀이 죽어 고개를 들지 못한다. 반면에 사회적 지위가 낮은 부모라도 자녀들이 남부럽지 않게 자라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거나 외국의 유명 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유학을 간다면 그 부모는 언제나 남들 앞에서 당당해진다. 자식 이야기만 나오면 신이 절로난다. 사는 것도 신바람이 난다. 아이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데, 대부분 다음과 같은 유형 가운데 하나에 속할 것이다. R
불이의 경계 언젠가 충남 서산에 있는 부석사를 찾았을 때입니다. 템플스테이를 하며 절에 머물고 있던 외국인들이 서해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벽안의 그들을 보면서 ‘아, 이 산사체험이야말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진 우리 문화상품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이란 달리 사찰이라고 불립니다. 사찰에서 찰(刹)이란 찰간(刹竿)을 말합니다. 찰간이란 곧 당간(幢竿)을 이르는 것이니, 절에서 행사가 있을 때 높은 기둥에 걸어두는 깃발 따위를 말합니다. 이 당간을 고정시키는 장치가 찰간지주, 곧 당간지주(幢竿支柱)가 되는 것이죠. 사찰이라는 의미에서 보듯 우리나라 절의 상징이 곧 당간지주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당간지주는 일주문보다 앞서서 나그네를 맞이합니다. 그래서 화엄사와 같이 당간지주가 경내에 자리하고 있는 경우는 당간지주가 들어선 이후 그 절이 확장되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절 입구의 당간지주는 이곳에서부터 성역이라는 것을 일러주며, 속세에 찌든 마음을 버리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한편, 당간지주는 성(聖)과 속(俗)의 경계를 상징하고, 나아가 이 성속은 둘이 아니라는 불이(不二)의 깨침을 던지고 있습니다. 성과 속의 경
김철수 | 경남 거제중앙고 교사, 사진작가 오염된 물질 걸러주는 하천습지 상류에서 떠내려온 퇴적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가다 저 편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주로 모래와 진흙으로 이루어진 이 퇴적물은 식물의 종자를 받아들여 쉽게 자리를 잡게 해 준다. 이곳에 자리 잡은 식물들이 왕성하게 자라고, 그 종류가 늘어나면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찾아와 생물의 지상낙원을 만들게 된다. 하천에 있는 습지는 두 가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강둑 옆에 길게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하천변습지라 하고, 홍수 때 물살이 세어지면 중간 중간에 수로가 발달된다. 담양습지는 바로 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강 가운데 퇴적물이 쌓여 섬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섬의 윗부분은 빠른 강물에 깎이고, 아랫부분은 중간에서 꼬리 모양으로 퇴적물이 쌓이는데, 마치 그 모습이 고구마를 닮아 있다. 이 섬의 이름을 강 가운데 만들어진 섬이라고 하여 하중도(河中島, 하중은 강물에 의해 떠 내러온 퇴적물임)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한강의 밤섬이 있다. 이런 하천습지는 각 마을과 도시에서 내려오는 생활하수나 축산폐수를 걸려주는 역할을 한다. 하천습지
김성열 |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 오늘날 학부모가 수행하는 역할은 이전에 비하여 다양하다. 재정후원자의 역할을 넘어서서 자원봉사자로서 그리고 학교교육과 관련한 의사결정자로서, 교육위원과 교육감선출권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제 학교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데 전문성을 가지고 보다 직접적으로 참여할 것이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역할이 증대되는 것을 기대하면서도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닫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학부모들이 수행하는 역할과 새롭게 수행하기를 요구받고 있는 역할에 대하여 논의하려고 한다. ‘우리 아이’를 위한 지원 필요해 초·중등학교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역할은 재정적 후원자로서 시작되었다. 초등교육이 의무교육으로 규정되었지만, 열악한 국가재정 때문에 무상으로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모든 학부모가 일정액의 교육비를 부담해야만 했다. 학부모들이 재정적 후원자로서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학부모조직이 구성되었다. 시대에 따라 학부모조직은 후원회, 사친회, 기성회, 육성회 등으로 변천되어 왔다. 초등학교 교육의 완전 무상 의무교육화 그리고 중학교 교육의 완전 무상 의무교육화가 이루어진 후,
박보영 | 연세대 교육연구소 전문연구원 언론 통해 보이는 학부모의 모습 기사와 뉴스 등 언론 매체를 통해 그려지는 학부모들의 모습은 매우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라서,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우리 사회의 교육을 망치고 교실을 붕괴시키는 주범이 꼭 학부모들인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언론 매체를 통해 그려지는 학부모들의 모습은 참으로 다양하지만, 그 대표적인 양상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학생의 권리에 대한 수호자 혹은 대변인으로서 학부모의 모습이다. 언론 매체는 학부모들이 교육현장의 전반적인 인권 수호에 대해 합리적인 활동을 벌이는 일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고, 학부모들의 이의 제기 방법이 폭력적이거나, 이의 제기 과정에서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 매우 선정적인 방식으로 학부모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2006년 5월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무릎 꿇은 교사’ 사건을 보더라도 언론은 교사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 꿇는 일이 발생한 전체적인 정황과 구조적 요인 등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다루기보다는 교사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만을 선정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교권이 침해되는 것이 모두 ‘지나친’ 학부모들 때문인 것으로 묘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