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봉 | 고려대 교육대학원장 국가경쟁력은 기업경쟁력에 의해 결정되며, 기업경쟁력은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정부의 경쟁력과, 정부와 기업에 인력을 공급하는 학교의 경쟁력, 특히 대학경쟁력에 의해 결정된다. Ⅰ. 정부의 대학 정책 개선 대학 정책은 거시적으로 보면 고등교육 인력을 양성하는 중심기관으로서 대학의 기능을 정립하는 국가 인적자원 정책의 일환이고, 교육의 연속성 측면에서 보면 초·중등교육정책과의 유기적 연계를 중심으로 하는 정규 학교교육 시스템의 일부이며, 미시적으로는 대학 자체의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실천 계획이다. ‘대학 정책’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탐색할 필요는 없지만 상기 전술한 바와 같이 대학 정책이 지니는 의미의 다중성으로 인해 혼동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선 논의의 초점을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대학 정책의 결정 주체로서 정부와 대학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논의를 한정하고자 한다. 지식기반사회의 도래로 국가의 경쟁력이 인적자원의 질에 의하여 좌우된다는 인식이 보편화됨에 따라 교육의 중심축이 중등교육으로부터 고등교육으로 이전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개인을 포함하여 국가의 경쟁력 확보에 있어 대학은 필수 요소임
양경한 | 대구수창초등 교사·시인 하얀 눈이 내리는 날이면 내 어릴 때 추억들이 긴 환상의 필름으로 뇌리를 스친다.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고 하던 시절의 추억이다. 국민학교 4학년 때 였다. 온 세상은 은빛으로 새하얗게 옷을 갈아입고 나무들도 흰 꽃을 피워 한층 더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운동장에는 함박눈이 탐스럽게 내려 우리를 마냥 즐겁게 해 주었다. 우리는 바둑이처럼 좋아서 날뛰며 눈싸움, 눈지치기, 눈사람을 만들며 신나게 놀았다. 몇몇 아이들은 양지쪽에 웅크리고 앉아 추위를 이겨내느라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한동안 신나게 놀던 아이들은 날씨가 너무 매섭게 추워 앞다투어 교실로 우르르 모여들었다. 모두들 발을 동동 구르며 입김을 호호 불며 추위를 녹이느라 안간힘을 쏟고 있었다. 짓궂은 남자 아이들은 선생님의 허락도 아랑곳 없이 휴지조각을 모아서 난로를 피우겠다고 아우성들이었다. 그 당시 난로는 무쇠덩어리로 만든 것이 고작이었다. 성냥으로 휴지에 불을 붙이니 휴지가 탈 동안은 불기운이 있어 교실이 제법 훈훈하였지만 불기운이 사라지면 창 틈으로 스며드는 매서운 바람은 교실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들었다. 우리들은 또 다시 난로를 피우려고 교실 주위를 맴돌며
김광일 | 충남 서산 반양초 교사 지독한 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여름, 집 옆에 있는 편의점에 들른 적이 있다. 성실해 보이는 건장한 청년이 다가와 꾸벅 인사를 한다. “선생님, 안녕하셨습니까? 군에 입대하게 되어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의 앳된 소년이 아닌 건강한 청년으로 자란 제자 승호를 만난 것이다. 제자를 보는 순간 승호 어머니가 생각나 안부를 물으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졌다. 지금부터 12년 전, 그러니까 1992년 3월 학기 초에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얽힌 좀처럼 경험해보기 힘든 일이 있었다. 출근하여 교무실에 들어서자마자 한 여자 아이가 급하게 뛰어 들어왔다. 사실 담임을 맡고 3일 밖에 지나지 않은 까닭에 45명 모두의 이름을 익히지도 못한 때였다. “선생님, 어떤 아저씨가 의자로 친구를 때리려고 해요. 선생님! 빨리 올라오세요.” 급히 가보니 교실 주변에는 다른 반 아이들까지 복도로 몰려나와 교실 안의 소란을 구경하고 있었다. 아이들을 헤치고 교실에 들어서자 40대 초반의 남자가 분에 못이긴 듯 의자를 들썩거리며 덩치가 큰 남자 아이를 흔들어 대는 모습이 보였다. 담임인 내가 교실에 들어서자 그 남자는 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