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치러진 총선은 여러모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간격을 두어 줄을 섰고, 비닐장갑을 낀 채 기표를 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기억은 투표용지의 길이였다. 비례정당 투표용지에는 총 37개의 정당이 나열돼 있었고, 길이는 무려 48.1㎝에 달했다. 어떤 정당인지 살펴볼 겨를도 없을뿐더러 물리적으로 너무 길어서 짜증이 났다. 심지어 이것이 선거인지, 정치적 장난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가르치며, 가장 선진적이고 고귀한 행위임을 알려주었던 스스로가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현대의 민주주의는 국민의 권력을 국민의 대표에게 이양하는 과정이고 여기에 핵심이 선거인 것이다. 이러한 선거의 과정을 통해 권력을 위임받은 대표는 국민 다수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 최근 ‘교원단체의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안’이 추진되고 있다. 교원단체의 설립과 운영에 있어 가치 부여와 적극적인 역할 수행이 가능하도록 법률적 토대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크게 환영할 만한 부분이다. 전문직으로서 지위와 자격을 갖고 있음에도, 타 전문직 단체 수준의 법률을 갖고 있지 못했다. 그마저도 시행령 차원
전 세계에 코로나19로 인한 많은 인명 피해와 다양한 문제들이 쏟아졌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총선(總選)을 무사히 치러내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공직선거법이 개정됨에 따라 만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선거권을 부여하게 됐고, 선거 연령이 낮아지면서 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것도 사실이다. 만 18세는 고등학생이 포함된 집단으로 아직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가치관의 혼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시기상조라는 반대의견이 있었다. 18세를 기준으로 혼인, 납세, 병역, 공무원 임용까지 가능하므로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지지만, 유독 선거권만 인정되지 않아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찬성의견이 부딪치며 논란이 많았다. 교과서 밖 민주 절차 경험 사회교사로서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교과서 속 정치 이야기를 할 때면 지루한 표정들과 동문서답이 공존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정치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어려워하고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아이들이 정치적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의 학생회장 선거’, ‘지방 자치 제도 체험’, ‘실제 정치 관련 뉴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