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인권의 날 관련하여 글짓기 대회를 한다는 공문이 왔다. 이 공문을 받은 부서에서 교내 대회를 개최하고 여기서 입상한 학생들을 도교육청 대회에 응모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했다. 다른 대회도 마찬가지다. 대개 교내 대회를 열고 입상한 작품을 상급 기관에서 개최하는 대회에 응모한다. 그런데 부서에서 고민이 생겼다. 글짓기 대회는 초등학생들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짓기 대신에 글쓰기 대회라고 명명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둘의 뜻이 차이가 공론화되고 급기야 나에게 의견을 물어왔다. 글짓기는 오랫동안 써 오던 말이다. 반면에 글쓰기는 최근에 쓰기 시작했다. 일반 사람들이 기억하듯이 우리 어릴 때는 글짓기라고 했다. 이전에 없던 글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정학한 표현이다. ‘짓기’에 보듯 글을 지어 낸다는 표현도 적절하다. 그런데 오히려 이것이 문제가 된다는 주장이 있다. 즉 글이란 억지로 지여 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짓기’가 바르지 않다는 논리다. 대신 글쓰기가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맹점이 있다. 글짓기는 억지로 지어내는 것이라는 느낌이 있어 바르지 않다는 것은 동의하
서울대가 2002년 이후 12년 만에 교양교과 과정을 전면 개편한다. 8월 30일 보도에 의하면 서울대 기초교육원 “2014학년도부터 시행되는 ‘서울대 교양교과과정 개편안’을 최근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허남진(철학과 교수) 기초교육원장은 “학생의 선택 범위를 넓히기 위해 2010년부터 연구를 거쳐 개편안을 확정했다”며 현재 세부 항목에 대해 단과대별로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개교 이래 모든 단과대 신입생이 의무적으로 들어야 했던 ‘대학국어’ 과목이 폐지된다. 대신 ‘대학 글쓰기의 기초’ ‘인문학 글쓰기’ ‘사회과학 글쓰기’ ‘과학과 기술 글쓰기’를 교양 과목으로 지정했다. 학생들은 4과목 중 1개 과목을 골라 수강하면 된다. 이밖에도 영어 실력이 뛰어나 대학 강의를 듣지 않아도 되는 수준의 신입생은 다른 외국어 두 과목을 이수하도록 했다. 그리고 핵심 교양을 폐지하고 일반 교양 200여 과목과 통폐합해 ‘학문의 세계’라는 과정으로 바꿨다. 융합·실습 위주의 과목으로 편성된 ‘자유선택교양’ 과정을 신설하고, 체육교과도 축소했다. 이러한 조정은 시대 변화에 교과목을 통폐합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판단된다. 그런데 염려스러운 것이 있다. 대학
교육부의 8·27 대입제도 개선안이 발표됐다. 새 정부 들어 대입 개편안이 끊임없이 제기되다가 고민 끝에 나온 안이다. 눈에 띄는 안은 3,000개에 육박하는 4년제 대학 입학전형을 간소화하는 방향이다. 3,000개라는 표현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어쨌거나 수시는 학생부·논술·실기 위주로, 정시는 수능·실기 위주로 대입전형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대학들은 앞으로 학생부·논술·수능·면접·실기 등의 전형요소를 조합해 최대 6개(수시 4개, 정시 2개)까지만 전형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도 수시의 4개 전형 안에 포함되고 입학사정관 전형이라는 용어는 쓰지 않게 된다. 교육부 방안대로 전형 방법을 6개로 제한하면 전형 개수로는 절반 이상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내신·수능·논술·면접 등의 전형요소는 그대로 유지돼 학생들의 입시 부담은 줄지 않고 외려 더 커질 수도 있다. 아울러 일부 대학은 우수 학생을 뽑기 위해 대학별 고사에 대한 유혹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학생부 성적 반영은 미미해진다. 이렇게 되면 일반계 고등학교는 불리하게 된다. 한편 수준별 시험이 시행 1년 후에 폐지된다. 애당초 교육부가 선택형 수능을 만들었던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는 마음을 배려라고 한다. 배려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배려는 고차원적인 철학적 사고도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이다. 배려는 나이에 상관없이 어느 정도 사회생활만 한다면 경제적 비용 없이 쉽게 할 수 있다. 인간이 사는 사회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한다. 즉 배려는 선택적 사항이 아니라 필수 덕목이다. 물론 배려가 없다고 해서 법적 제재는 안 받는다. 어쩌면 배려가 없어도 내가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배려가 없으면 서로 불편하고 마침내, 삶의 질서도 흔들린다. 우리 주변에 자동차가 많아졌다. 이제 자동차는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됐다. 그런데 이것이 오히려 우리 삶을 힘겹게 한다. 자동차 주차를 아무 곳에나 한다. 주차선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다. 자기 생각만 하고 남의 주차선까지 침범한다. 결국 두 대 세울 곳에 한 대만 세우게 된다. 아예 길 한복판에 주차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주차 할 것이 없어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자기만의 편의를 위해 도로를 점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차를 바로 하는 것은 남을 위한 배려라고 하기 전에 마땅히 지켜야 할 사회적 행위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고 도와주는 마음은
역사 교육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대통령이 아예 수능시험 출제가 답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사 수능 필수화’ 방안에 대한 설문 조사도 실시됐다. 한국교총이 7월 16~17일 초·중·고 교원 327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4.4%인 276명이 한국사를 ‘수능 필수로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초등교원 170명 중 90%가 찬성했고, 입시제도와 교과 간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중등교원도 157명 중 78.32%가 찬성했다. 물론 한국사가 입시 선택과목으로 들어오면, 학생들의 역사 인식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매사에 평가로 해결하려는 인식이 숨어 있다. 중요한 것은 역사 교육이지 수능 시험이 아니다. 수능 시험만 보고, 그 다음에는 역사 교육이 멈춰버릴 수 있다. 학생들의 역사 인식을 어떻게 개선하고 도울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번에 역사 교육의 발단은 한국전쟁을 ‘북침’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북침’이 ‘북한이 침략했다’는 뜻으로 해석한 것이다. 즉 대부분의 아이들은 한국전쟁이 북한이 침략한 전쟁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일부 매체에서 ‘아우내 장터
안산 초지고는 19일 41명의 전문 직업인 및 대학 입학 관계자를 초청해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로 직업 체험의 날을 운영했다. 이 날의 행사는 학생들에게 꿈과 목표에 대한 확신을 통해 직업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했다. 이 체험을 통해 학생들은 합리적인 진로 선택을 하고 직업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과 생애 설계에 비전을 가질 수 있다. 나경록 교장은 강사로 참여한 전문 직업인 및 대학 관계자들을 위한 환영 인사에서 “학생들이 미래의 꿈을 키워나가고, 올바른 진로의식 고취를 통해서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양한 분야의 강사를 초빙해 학생들의 미래 선택에 도움을 주겠다”라고 했다. 이 날 행사는 크게 직업 선택 및 학과 소개로 이어졌다. 학생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분야를 선택해 그곳으로 찾아가서 현장 전문가와 대담을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직업 선택 교육 프로그램은 직업 소개와 전망, 하는 일, 직업인으로서의 자세, 체험담, 보람, 장점과 단점, 그 직업을 갖기 위한 학생의 노력 방향과 준비 방법 제시, 사회 기여도 등을 안내받고, 현실적 문제인 월 평균 보수까지
최근 국어교육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학습자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학습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교사의 일방적인 전달에 의한 수업보다는 교사와 학습자 그리고 학습자 간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특히 소설 등 문학 작품 수업은 교사의 지식 수업보다는 학생들의 감상이 주가 돼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학습자와 학습자 간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강조해 학습의 효율성을 도모해야 한다. 그리고 학습자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이 그런 생각에 도달하게 됐는지를 이해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여기에 맞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것은 교수 학습 과정이다. 학생들이 주인이 되는 수업 모형을 몇 개 제시한다. 소설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작품이라는 실체로 존재한다. 그러기에 소설은 거대한 실체라고 할 수 있다. 소설 교육은 예나 지금이나 작품을 읽는 일로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개개의 작품을 읽는 것이 소설의 기본이다. 그래서 읽는 것부터 고민을 해보았다. 수업 모형1: 소설 읽고 줄거리 쓰기 읽을 분량을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6월 24일 초등학교 체육 전담 교사 배치, 중·고등학교 체육 수업 확대 실시 등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17년까지 모든 초교에 체육 전담 교사가 배치되고 중·고교 체육 수업 시간이 늘어난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매년 796명의 체육 전담교사를 선발하고 2017년까지 3천185명을 추가 배치 할 예정이다. 현재 체육 전담 교사 배치율은 46% 수준이지만 향후 4년간 정규·시간제 교원이 투입되면 100%까지 높아진다. 아울러 여학생 체육 활동이 강화되고 지역 스포츠클럽 활동도 학교 스포츠클럽 황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구체적 계획을 살펴보면 중·고교 체육 시간도 늘린다. 현재 학교 체육 시간은 중학교 1,2학년은 주당 3시간이고, 중학교 3학년은 주당 2시간이다. 중학교 경우 내년부터 학교장 재량으로 중3 체육 수업 시간을 주당 1시간 늘릴 수 있다. 중3학년의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 1시간을 체육 수업으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 체육 수업 시간이 일정하게 맞춰진다. 현재 고교 체육 필수 이수단위(6학기)는 일반고 10.5단위(1단위는 1학기 주당 1시간), 특목고 5
미래 사회에서는 지식을 기억하고 재생하는 능력보다 사고력과 창의력, 문제 해결력 등의 능력이 중요하다. 2009개정 교육과정에도 이런 교육의 방향이 보인다. 학습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고,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제 학교 교육은 학습자의 다양한 개성과 잠재력을 키워줘야 한다. 학생들은 미래 삶에서 직면한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습의 방향도 이렇게 가야 한다. 그렇다면 교수 학습은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학습 시간에 교사와 학습자, 학습자끼리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이것이 사회적 상호 작용을 통한 의미 구성 과정이다. 비고츠키는 사고의 발달은 언어를 매개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학습자의 사고 활동은 다른 사람과 상호 작용을 하게 되면 현재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능력보다 더 높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학습자가 자기 생각을 말하고, 나누는 수업은 의미가 있다. 수업이 이렇게 변하면 평가도 그렇게 가야 한다. 암기 위주의 평가를 배제하고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고등 정신 기능 중심의
현장에 교사들이 배움중심수업 실천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교육과정 재구성부터 수업의 핵심인 ‘지식을 어떻게 재수성할 것인가’ 고민을 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중요하다. 하지만 배움중심수업은 학생들이 어떤 내용을 배우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지식을 탐구해 나가는가를 배우는 것이 중심이다. 배움중심수업은 학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수업을 잘 하려면 학생의 여러 면을 살펴야 한다. 수업은 교사가 하지만, 그 자리에는 학생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들과 인간적인 유대 관계가 있어야 한다. 좋은 수업 분위기를 만들려면 소통이 우선이다. 최근 학생들은 순응적이지 않다. 학습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흥미를 지니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들을 학습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교실 외에서도 끊임없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따뜻한 관계를 만들어야 수업에 참여시킬 수 있고,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또 중요한 것이 있다. 배움중심수업은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력은 자기 생각을 나누는 것이다.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수업에서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는 구조 때문 분위기가 수동적으로
학교 폭력이 다양해졌다. 단순히 때리는 단계를 넘어 강제적인 심부름, 사이버의 따돌림까지 폭력으로 간주한다. 피해도 심각하다. 어린 아이들이 아픔을 호소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까지 만들었다. 구체적인 지도 매뉴얼도 보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모와의 대화를 기피하거나 또래 친구들에 비해 참을성이 없으며 화를 잘 내면 가해 학생일 확률이 있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교사와 눈길을 자주 마주치며 수업 분위기를 독점하려 하려면 가해 학생으로 의심해야 한다. 반면, 가정에서는 자기 방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고, 학교에서는 교과서나 필기도구 등이 자주 없어지거나 수업 준비물을 챙겨오지 못하면 피해 학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지도 방안은 학교 폭력 피해자나 가해자를 찾아내고 지도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러나 학교 폭력의 근본적인 대응 방법은 예방이어야 한다. 폭력이 발생하고 그 학생을 찾아내는 것은 이미 불행의 다리를 건넌 것이다. 그 다리를 건너기 전에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예방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 그 고민은 교실에서 시작해야 한다. 교실은 학생들의 모든 생활이
6월 14~15일 화성 라비돌 리조트에서 2013 수석교사 역량 강화 직무 연수가 있었다. 경기 지역 초등 153명, 중등 197명의 수석교사를 비롯해 경기도교육청 부교육감 허봉규, 정수근 장학관, 강영남 장학관, 김수진 장학사 등이 참가했다. 이날 연수는 2013 NTTP 교육연구회 연구 활동의 일환으로 수석교사가 중심이 된 경기도 창의지성컨설팅 교육연구회(회장 조경희․경기도 중등 수석교사회장) 연수 활동이다. 연수 시작은 소설 연탄길의 저자 이철환의 ‘무엇을 어떻게 꿈꿀 것인가’라는 강의로 문을 열었다. 소설가 이철환은 자신의 창작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길을 묻는 질문을 던졌다. 큰 나무가 되려면 몸집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뿌리가 튼튼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의 확장을 원한다면 내면의 깊이를 고민하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리고 행복한 선생님이 행복한 학교를 만든다고 전제하고, 선생님이 행복한 삶을 당부했다. 이어 허봉규 부교육감의 특강은 경기도 혁신학교에서 수석교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수석교사는 현장에서 좋은 수업을 실천하는 선봉자로서 아이들에게는 꿈을 키우게 하고, 동료 선생님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역할을 당부했다. 수석교사는 단위학교 내에서는 교수
돌이켜보니 초임 시절에 시를 수업할 때는 참 편했다. 국정 교과서 시만 가르쳤다. 몇 년 하다 보니 입에 붙어 책도 안 보고 가르쳤다. 그뿐인가. 그야말로 실력이 대단(?)해서 학생들에게 시를 자세히도 가르쳤다. 주제를, 소재를, 운율, 성격 등 시의 특징과 요소를 설명했다. 시를 쉽게 이해하도록 나누고 쪼개고 분석했다. 학생들이 어려워할까봐 시의 감상 요소를 암기할 수 있도록 정리해 주곤 했다. 내 딴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식 요소들을 많이 정리해 주었다. 그 수업은 일명 암기 주입식 수업이었다. 어떤 학자는 암기를 위해 죽을 먹이듯이 한다고 해 암죽식 수업이라고 하는데, 꼭 그런 것이었다. 그때 나는 교직 경력이 짧았다. 그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조급해 했다. 결국 나는 수업 속에서 학생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차 있었다. 그때 내 수업은 학생들에게 내가 똑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쇼였다. 내가 얼마나 지식이 많은지 보여주는 것, 그리고 내가 얼마나 수업 준비를 많이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배우는 것보다 내가 가르치는 것에만 방점을 두고 있었다. 생각하니 부끄럽다. 학생이 배우는 것이 없고, 내가 가르치기만 하는 수업은 학생들의
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전국 2,118개 고등학교와 258개 학원에서 동시에 실시했다. 보도 자료에 의하면, 6월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645,960명으로, 재학생은 572,577명이고 졸업생은 73,383명이다. 6월 모의평가는 오는 11월 7일에 실시되는 2014학년도 수능의 준비 시험이다. 시험의 성격, 출제 영역, 문항 수 등도 본 수능과 같게 출제했다. 모의 수능은 수험생에게 문항 수준 및 유형에 대한 적응 기회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이번에는 수준별 수능 시험(일부에서는 이것을 선택형이라고 하는데, 수준별 수능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다)이 치러지는 해로 수험생은 유형 선택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평가원은 출제, 채점 과정에서 개선점을 찾아 2014학년도 실제 수능에 반영하려는 의도도 있다. 물론 모의평가는 9월에 또 있을 예정이지만, 이번 평가는 수험생들에게 중요한 경험이 된다. 9월 평가는 9월 3일에 치러지는데 수시 1회차 원서접수가 9월 4~13일이다. 그렇다면 9월 모의평가는 가채점을 기준으로 입시 상황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6월 모의평가 결과는 구체적인 학습
순천하면 떠오르는 것이 만이다.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에 깊숙이 들어간 순천만은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의 배경이기도 하다. 지금은 자연생태공원으로 국제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 직접보지는 않았지만, 순천만의 아름다움은 마음속으로 충분히 그려낼 수 있다. 그 정도로 많이 듣고, 사진으로 많이 보았다. 그런데 이번에 큰마음을 먹고 순천으로 향한다. 2013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어 가기로 했다. 승용차를 이용할까 하다가, 대중교통을 선택했다. 매일 타는 자동차보다 기차가 타고 싶었다. 어린 시절 기차 여행의 향수가 있다. 자동차가 없던 시절에 기차 여행은 최고의 호사였다. 그 기분을 느끼려고 기차를 택했다. 그리고 수도권에서 멀리 가는 여행이라 기간도 넉넉히 잡았다. 인근에 선암사까지 가는 계획을 세웠다. 순천에 도착하는 날은 선암사로 향했다. 남녘의 산세가 부드럽고 아름답다. 하늘로 뻗은 나무들, 그 사이로 부는 바람들 모두가 향기를 낸다. 남도 사람들의 구수한 말투도 달게 느껴진다. 선암사 입구에서 먹은 산채 비빔밥은 산 내음이 그대로 난다. 음식을 먹고 나니 건강해졌다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발길도 가벼워진다. 사찰은 천년 세월을 이기고 버텨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