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수환이의 두 번째 엄마입니다.
“선생님~ 저 오늘 아침에 머리 감았어요. 샤워도 어제 작은 형이랑 했구요. 오늘 아침 늦게 일어나서 아침밥도 못 먹고 왔더니 배가 고파요. 먹고 온 날도 배가 고프긴 한데, 오늘은 더 배가 고픈 것 같아요. 아침에 학교 왔더니 다목적 책상 위에 왕신이가 놀다 간 액괴 자국도 있었고, 어질러져 있어서 제가 다 치웠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아침마다 창문 열어 환기하라고 하셔서 제가 학교 오자마자 창문 열었다가 추워서 방금 닫았어요. 그리고, 금요일 장염 걸려 설사했었는데 주말에 다 나아져서 이제는 밥 먹어도 된대요. 그래서 엄마가 아침에 밥 차려 주셨어요. 반찬으로 계란찜을 해주셨는데, 작은 형이 거의 다 먹어서 저는 조금밖에 먹지 못했구요…” 오늘 아침 출근 후 가방 들고 교실 들어가는 나를 따라오면서 책상에 앉아 오늘 수업할 책을 정리하고, 컴퓨터 부팅할 때까지 내 옆에서 수환이가 5분간 한 말이다. 매일 아침 내 일상이 되어버린 수환이와의 대화? 아니, 일방적인 수환이의 말 들어주기이다. 키와 몸집이 2학년 정도 되어 보이고, 코끝에 걸친 안경 위쪽으로 힐끔힐끔 바라보며 연신 내 표정을 살피면서도 끊임없이 내 앞에서 자신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아
- 임현숙 충북 수한초 교사
- 2019-07-25 1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