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브레멘 필하모니가 선두로 시작한 저소득층 지역 문제 학교 학생들과의 공동 프로젝트는 독일 전체의 귀감이 됐다. 베를린 필하모니도 저소득층 문제 지역 학교 학생들과 함께 작업한 무용극이나 음악극을 무대에 올려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런 여러 사례를 통해 이 프로젝트의 효과 역시 이미 입증됐다. 직 · 간접적으로 삶의 동기를 부여받은 그 지역 학생들의 학습 집중력이 높아졌다고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헤센 지역에는 몇 년 전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1인 1악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고학력 고소득층의 전유물인 고급문화 예술을 모든 이들이 접하게 하자는 의도로 시작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술학교도 아니고, 저소득층 문제 지역 학교도 아닌 평범한 인문학교가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문화 예술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화제다. 프랑크푸르트 베티나 인문학교의 7학년 학생 140여 명은 매주 수요일마다 미술, 음악, 무용 등 예능 수업만 한다. 이날에는 수학, 영어 등 다른 과목수업이 없다. 올해 일 년 동안 시범적으로 행해지는 이 프로젝트에 주어진 시간은 공식적으로 총 40일. 예체능 수업을 하루
이번 가을부터 독일에서는 공식적으로 처음 ‘이맘’(imām·이슬람 교단의 지도자)을 양성하는 기관이 문을 열 예정이다. 이미 올 초 독일 정부의 대학·학술정책 자문기구인 학문위원회가 독일 대학 내 이맘학과 신설을 제안한 바 있다. 학문위원회는 이슬람 및 기독교 전문가들과 2년여 논의를 거쳐, 우선 시범적으로 독일 대학 2~3곳에 이슬람신학연구소를 만드는 것이 신학과 종교 관련 학문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주 목적은 이슬람 이주민 통합을 개선하는 것이다. 지난해 당시 내무부 장관 볼프강 쇼이블레는 ‘이슬람은 독일사회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만큼 현재 400만 무슬림 이주민이 거주하는 독일에게 통합문제는 큰 숙제다. 독일연방교육부장관 아네테 샤반(기민련)은 쾰른에서 열린 이슬람 연구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에서 “앞으로 종교교사, 이맘, 이슬람신학자는 독일의 국립대학에서 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느 대학에 먼저 이 학과를 개설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히 정해지진 않았다. 지금까지 이맘은 터키에서 직접 왔었다. 이제 독일 내에서 직접 학문적으로 능력 있는 위원회를 구성해서 이들이 직접 내용과 기준을 결정하게 할 방침이다. 결국 이 위원회는 독일정
“13세에서 15세까지의 사춘기 청소년들은 교실보다 식당을 운영하거나 집을 수리하거나, 농장을 운영하는 삶의 현장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독일의 대표적 대안학교 빌레펠트 라보아 학교 설립자인 개혁교육가 하르트무트 폰 헨팅의 말이다. 즉, 이 연령의 학생들의 교육은 ‘탈 학교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20세기 초 마리아 몬테소리의 교육모델이기도 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선 교사들은 폰 헨팅의 교육 모델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교사, 교육학자, 두뇌연구학자까지 이런 생각에 동의한다. 수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춘기를 겪고 있는 13에서 15세 사이의 두뇌는 공식을 억지로 외우고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것에 적합하지 않다. ‘함부르크 학습시작여건 연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 뇌는 전전두엽 코텍스의 성장폭발에 집중되어 있다. 즉, 이 전전두엽은 감각인지와 기억내용을 조정하고, 감정에서 행동으로 넘어가는 것을 담당하는 대뇌가 된다. 감정과 사고의 혼란이 생길 뿐 아니라 멜라토닌 호르몬이 더디게 형성된다. 결국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이 과정의 결과로 불면증과 건망증을 겪는다. 이런 연구 결과를 믿고 포츠담과 베를린에 있는 두 학교는 7학
현재 성추행 파문은 가톨릭계 기관뿐만 아니라 개신교계, 옛 동독의 고아원, 청소년 교화시설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모범적 대안학교로 알려진 오덴발트학교의 성추행 사건 등 잇따라 세상에 드러나는 실상은 일반인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오덴발트학교는 유명 작가, 정치인을 배출하기도 했고, 전 독일 대통령 바이체커의 자제가 재학했던 곳이기도 하며 1963년에 유네스코 모범학교로 지정된 바 있다. 문제의 성추행 사건은 1970년에서 1985년 사이에 재학 중이던 학생들의 증언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당시 성추행을 당했던 학생들은 거의 100여 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구체적으로 알려진 사건은 24건이다. 당시 가해자로 알려졌던 교장은 1998년에 몇몇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자 퇴직했고,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법적 처벌은 받지 않았다. 지난해 초 피해자들이 오덴발트 학교교장과의 면담에서 처음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자 “우리 인내도 이제 한계에 달했다. 학교에게는 명성이 더 중요한 가 보다”라는 내용의 편지로 압력을 넣었고 이에 학교 측이 이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오덴발트 기숙학교 교장 마가리타 카우프만은 3월 초, 7
종교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학교 안에서도 여러 가지 다른 종교를 위한 기도실이 있어야 할까? 베를린의 한 인문계학교에서 교내 기도금지 문제를 둘러싸고 이와 관련된 논쟁이 불붙었다. 문제의 발단은 2년 전 터키계 무슬림 거주민이 많은 베를린 베딩 지역의 디스터벡 김나지움에서 이슬람 신자 학생들이 쉬는 시간 학교 마당 구석에서 이슬람식 기도를 하면서부터다. 무슬림 학생 8명이 쉬는 시간 교내 마당에서 윗도리를 깔고 무릎을 꿇어 메카를 향해 절했다. 물론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였다. 이들은 하루에 다섯 번 메카를 향해 절을 하는 기도를 올려야하는데 날이 짧은 겨울에는 학교에서 이슬람식 기도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도행위는 분란을 일으키며 급기야 법정 분쟁으로 발전했다. 학교는 종교적 중립성이 지켜져야 하는 곳이므로 종교적 행위를 금지 한다는 학교 측과 독일 기본법 14조의 ‘종교의 자유’를 강조하며 언제 어디서나 종교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이슬람 신자 학생 측이 맞섰다. 당시 교내 기도를 금지하는 학교 방침에 반발해 소송을 건 학생 측은 2009년 9월 행정 재판소에서 ‘교내에서 분리된 공간에서 기도하는 것을
이주민의 통합 문제는 다문화 사회의 숙제다. 독일의 이주민들은 주로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함부르크 등 독일의 대도시에 게토(ghetto·소수 인종이나 소수 민족, 또는 소수 종교집단이 거주하는 도시 안의 한 구역)를 형성하며, 독일 사회에 편입되지 못하고 ‘따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특히 베를린에는 터키인이 제2의 이스탄불이라 불릴 만큼 많다. 거리를 활보하는 10명중 1명이 터키인이다. 또 이주민의 저학력, 저소득층, 실업자 비율도 높다. 이 때문에 독일 사회에서 이주민 통합문제와 관련된 사회적 논쟁도 끊이질 않는다. 평행사회 논쟁, 주도문화, 윤리수업 의무화를 둘러싼 공방 등이 바로 그 예다. 이제 터키 이민세대는 3세대로 넘어가고 있지만 대부분 부족한 독일어 실력 때문에 상급학교 진학에서 좌절한다. 이주민 출신이 대학자격시험인 아비투어(Abitur)를 보는 경우는 독일의 전체 이주민의 7%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이들이 자신의 출신국가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이들이 모여 사는 게토는 우범지대로 악명이 높고, 청소년 범죄 문제도 심각하다. 이 때문에 ‘터키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차별이나 편견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이러한 가운데
2006년 최초로 독일 - 프랑스 양국이 공동으로 한 편찬한 교과서 1945년 이후 유럽과 세계는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각각 독일 프랑스 학자 10명이 공동 작업을 했었다. 이는 교환학생으로 양국을 오가던 두 학생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역사를 타자의 눈으로 보며 양국 국민들 사이의 편견을 줄여보자는 취지였다. 이들은 독일-프랑스 청소년 의회에 정식으로 공동 교과서 제작을 제안해 지난 2003년 1월 양국 우호 조약인 엘리제 조약 체결 40주년 기념행사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시 독일 총리와 자크 시라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그 길을 열어줬다. 두 나라가 공동 역사교과서를 갖는다는 것은 그 유례가 없었던 만큼 편찬 과정이 험난했다. 특히 공통된 역사 교과서가 없는 독일의 16개 주와 프랑스 교육부의 요구를 함께 담아야 했다. 한편 양국 교과서 공동 편찬 작업이 독일과 폴란드 사이에도 이뤄지고 있다. 역사 과목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지리, 경제 교과서까지 아우른다. 이러한 교과서 공동 편찬 작업의 숨은 공신은 바로 독일 북부 소도시 브라운슈바이크에 자리한 국제 교과서 연구를 위한 게오르크 에커르트 연구소다. 사회민주주의자였던 게오르크 에커르트는 역사
독일에선 여러 교육 개혁 실험들이 진행 중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2000년에 처음 시행된 ‘중등학력평가’, 이른바 피사테스트에서 독일이 중하위권에 머문 이후의 일이다. 또 설상가상으로 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계층 간 교육 불균형이 높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런데도 초등학교 5학년부터 인문계 실업계가 분리되는 제도가 연일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지만 기존 엘리트층의 반대에 부딪혀 개혁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게다가 이주민 자녀들의 언어능력 부족에 따른 불이익과 이에 따른 사회 통합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전일수업제(Ganztagsschul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전일수업제는 저소득층의 비율이 높고 독일어를 가정에서 배울 기회가 충분하지 못한 이주민 가정의 자녀들에게 공교육에서 더 많은 것을 제공함으로써 불평등을 줄이자는 취지가 크다. 이 때문에 전일수업제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전일수업제란 무얼까? 예전엔 수업이 끝나면 오후 2시쯤 학생들이 모두 하교하는 반일 수업제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전일수업제를 제공하는 학교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전일수업제는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