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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높이 1,950m)은 분출을 멈춘 휴화산으로 누구나 한 번쯤 오르고 싶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백록담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름이 많고 봄철의 철쭉부터 겨울철의 설경과 운해까지 사계절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한 해발고도에 따라 아열대‧온대‧냉대의 고산식물이 자생하고 한라산의 상징인 노루를 곳곳에서 만나는 것도 산행의 재미다. 폭설로 며칠 동안 금지되었던 한라산 산행이 전날 해제되었다. 등산객이 많이 몰려들면 인원수를 제한할 수 있어 둘째 날은 일어나자마자 숙소에서부터 속도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모처럼만에 아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느라 전날 밤늦게까지 과음을 했는데 새벽 4시에 일어나고, 4시 30분에 밥을 먹고, 5시에 숙소를 출발하고, 5시 30분 성판악에 도착했다. 장갑, 모자, 넥워머, 아이젠, 스패츠, 보온병 등 겨울 산행은 준비물이 많다. 랜턴 없이 어둠속에서 겨울산행 초보인 둘째를 챙기느라 일행들과 떨어졌다. 뒤늦은 5시 50분경 다른 산악회원들의 랜턴 불빛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입구에서 '한라산국립공원, 해발 750m'를 알리는 표석이 눈 속에 서있다. 사방이 온통 칠흑 같은 어둠이다. 어두우면 한 가지 일에 더 몰두한다. 자박자박 발걸음 내딛는 소리가 정겹다. 랜턴 불빛과 옆에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위안이다. 7시경 화장실이 있는 4.1㎞ 거리의 속밭대피소에 도착했다. 과음으로 몸을 혹사시키고 잠을 설쳐 초반부터 힘이 드는데 아침을 여는 맑은 공기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샘터와 1200m 표석을 지나면 아주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하늘 호수 사라오름 입구다. 이곳에서 사라오름 전망대까지는 왕복 40여분 거리다. 사라오름(1324m)은 제주도내 386개의 오름 중에서 가장 높은 오름으로 정상의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는 산정호수라 작은 백록담으로도 불린다. 여름철에는 노루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어 먹거나 물을 마시면서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전망대에서 한라산 정상의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힘도 들고 시간도 늦어 그냥 지나치려는데 막 그곳을 다녀오는 일행들을 만났다. 꼭 다녀올 것을 권유해 발걸음을 옮겼던 사라오름에서 멋진 상고대를 만났다. 분화구의 물이 얼어붙어 축구장만한 얼음판을 만들고, 주변을 둘러싼 숲의 나무들이 주렁주렁 예쁜 눈꽃을 매달았다. 시간에 쫓겨 분화구 끝에 있는 전망대는 다녀오지 못했다. 사라오름 입구로 내려와 1.5㎞ 지점에 있는 진달래밭대피소로 향했다. 등산객들이 일렬로 줄을 이어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이 보기 좋다. 백록담 방향으로 1300m, 1400m 표석을 지나 경사가 급한 길을 오르면 눈밭 속에 진달래밭대피소가 나타나고 뒤편으로 백록담의 머리 부분이 모습을 드러낸다. 성판악에서 7.3㎞ 지점에 위치한 진달래밭대피소는 한라산을 찾은 사람들에게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컵라면, 식수 등을 사려는 등산객들이 매점 앞에 길게 줄을 서 실내는 발 디딜 틈이 없다. 8개월 전 이곳에 왔을 때는 진달래꽃이 만발해 한참 머물었는데 찬바람이 몰아쳐 쉴 곳을 찾기도 어렵다. 컵라면을 먹고 가방 깊숙이 들어있는 줄 알았던 선글라스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 값이 꽤 비싼 것이라 이곳저곳 뒤지며 20여분 시간을 보냈다. 아뿔싸, 성판악에서 산행준비를 할 때 아이젠, 스패츠 등과 함께 배낭 옆에 꺼내놨었는데 어둠속이라 깜박 잊고 그냥 왔다. 아무리 좋은 것이더라도 품을 떠나면 내 것이 아니다. 9시 30분경 백록담으로 향했다. 진달래밭을 지나면 2.3㎞ 거리의 동능 정상까지 힘든 코스가 이어지는데 맑은 날씨가 힘이 된다. 1500m, 1600m, 1700m, 1800m... 위치가 높아질수록 산 아래로 멋진 설경이 펼쳐진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별천지다. MBC의 헬리콥터가 머리 위를 낮게 날며 촬영을 하고, 등산객 행렬이 백록담 정상 부근에 길게 줄을 선 모습도 보인다. 지친 몸을 추스르며 힘들게 발길을 옮기다 1900m 표석을 만난다. 기어서라도 갈 수 있는 거리에 백록담이 있어 새로운 힘이 생긴다. 성판악에서 정상까지 9.6Km, 정상에서 관음사지구까지 8.7Km의 총 18.3km를 오르내리며 고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백록담을 구경하는 것이다. 눈이 쌓여 사방이 백색 세상인 정상에 도착했다. 총 둘레 약 3㎞, 동서길이 600m, 남북길이 500m의 타원형 분화구 백록담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 백록담의 겨울 풍경을 바라보며 예서제서 환호성을 지른다. 백록담은 하늘 가까이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백록담이라는 이름은 옛 선인들이 백록주를 마시고 놀았다는 전설과 흰 사슴으로 변한 신선과 선녀의 전설에서 유래했다. 오늘같이 설경이 아름다운 날은 백록담이라는 이름이 겨울철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사방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은 후 한라산천연보호구역 백록담 정상 표석, 한라산 동능 정상을 알리는 고사목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11시경 하산을 시작했다. 관음사지구로 향하는 하산 길 북쪽 방향에서 백록담을 한 번 더 바라봤다.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에서 멋진 설경을 만끽하며 행복을 누렸다. 눈이 바람에 휘날리며 주변의 모습을 수시로 바꾸고, 눈을 뒤집어쓴 고사목과 북벽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이 아름답다. 자연의 위대함에 감사해하는 시간이다. 특히 겨울 산행은 내려갈 때 더 조심해야 한다. 아이젠을 착용했지만 수시로 미끄러진다. 눈이 많이 쌓인 외길에서 몇 사람이 올라오면 다시 몇 사람이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라 지체와 정체가 지루하게 반복된다. 단체 산행은 시간이 문제다. 끝없이 올라가는 군인들을 만나 길을 양보하다보니 약속시간에 맞출 재간이 없다. 마음이 급하지만 동동거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눈앞의 풍경을 즐기며 헬기장에서 급경사 내리막길을 따라가면 30여년 동안 등산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다 2007년의 폭우로 흔적 없이 사라진 추억의 산장 용진각대피소다. 이곳에서 식사하거나 텐트를 치고 추위를 피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출렁다리와 샘터를 지난 오르막에서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려 앞산을 바라보면 왕관바위가 가깝게 보인다. 비교적 산행이 쉬운 산책길을 내려서면 해발 1500m에 위치한 삼각봉대피소다. 대피소 앞 뾰족한 봉우리가 삼각봉이다. 삼각봉대피소에서 개미등을 거쳐 탐라계곡 목교까지의 탐방로 2.8㎞는 산행이 힘든 구간이다.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무릎에 보호대를 차고 상태를 조절하며 산행을 하지만 통증이 온몸으로 전해오고 걸음이 불편하여 자꾸 남은 거리를 살핀다. 탐라계곡에서 관음사지구까지는 비교적 쉬운 구간이지만 거리가 3.2㎞나 된다. 언제쯤 끝이 날까 산행이 지루해지면 관음사지구 초입에서 ‘한라산은 여러분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반긴다. 약속시간에 50분이나 늦은 2시 20분경 차에 올라 제주도특산품매장으로 향한다. 제주항에서 4시에 출항한 로얄스타호가 50분이나 늦은 7시 20분경 어둠이 맞이하는 우수영항에 도착한다. 목포 북항 회센터의 따뜻한 방에서 회를 맛있게 먹으며 피로를 풀었다. 일행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고속도로를 부지런히 달려 청주에 도착한 후 다시 택시를 타고 12시 10분경 집에 도착했다. 잠을 설친데다 과음으로 고생했지만 청주 산누리산악회원들과 어울리며 백록담의 멋진 설경을 구경하고, 부자간에 대화를 많이 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지난 주말 오전, 아내와 함께 광교산을 찾았다. 새해들어 광교산을 처음 찾는 것이다. 광교산은 수원의 명산이다. 수원시민뿐 아니라 인근의 용인, 성남, 군포, 의왕시민들도 즐겨찾는 산이다.고도가 그리 높지 않아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 참 좋다. 우리 부부가 광교산을 올라가는 코스는 대개 정해져 있다. 가장 흔한 것이 경기대 입구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능선을 따라 형제봉까지 오르는데 이 코스는 사람들이 많이 애용한다. 그래서 등산객들로 늘 붐빈다. 문암골에서 올라가는 코스도 있다. 백년수 약수터를 지나 형제봉에 오르는 것이다. 가장 자주 이용하는 코스는 상광교 버스 종점에서 법성사를 지나 억새밭으로 오르는 코스다. 이 곳에는 봄에 흔히 볼 수 없는 야생화가 있다. 족도리풀인데 보호 식물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이 식물이 잘 있는지 궁금하여 꼭 오르는 코스다. 버스 종점에서 사방댐으로 가면 세 갈래 길이 나온다. 본인 선택에 따라 절터 약수터, 노루목, 토끼재로 갈 수 있다. 오늘 산행, 주 목적이 운동이다. 지난 번 경기도에서 세번째로 높은 포천의 국망봉 정상 정복 실패의 원인이 건강관리에 이상이다. 숨은 차오르고 발이 무거워 중도에 포기한 것이다. 그 만치 평소 건강 관리를소홀히 한 것이다. 가까운 산을 자주 찾아 체력을 단련하는 것이 대안이다. 11시 30분. 문암골에서 영동고속도로 밑을 지나니 본격적 산행이 시작된다. 평소 계곡을 따라 오르는데 이번엔 왼쪽의비교적 넓은 길을 택하였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처리하고자 배수로가 새롭게 정비된 모습이 보인다. 조금 올라가니 '광교산 생태연결 녹지'가 나타난다. 광교산을 가까이 한다고 하지만 처음 보는 것이다. 등산로 오른쪽에 녹지를 조성하였는데 생태숲, 반딧불이 서식지, 생태계류로 구성되어 있다. 조금 오르니 '참나무 구별법' 안내 표지가 보인다.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구별 방법이 설명 되어있다. 나무에 관심이 많지만 아직도 확실히 모른다. 그런데 이 곳에 오면 늘 보던 논이 사라지고 없다. 숲으로 바뀐 것이다. 아내에게 말한다. "여보, 우리가 여기 온 지 정말 한참 되었네!" 있던 것이 없어지니 허전하다. 대신 참나무 등을 새롭게 심어 숲을 가꾸고 있다. 조금 더오르니 광교산에 아늑하게 안겨드는 느낌이 든다. 작년과 다른 점은 무허가로 농작물을 가꾸지 못하게 안내 표시판을해 놓았다. 국유지 지번 표시를해 놓고 이용제한을 표시해 놓았다. 표시의 주체자는 국토부와 토지주택공사이다. 광교산 한 가운데있는 밭을 무단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국유지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 당연한 일이다. 숲 생태계에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본격적 숲길로 들어가니등산로가 중간에 막혀 있다. 광교산 휴식년제(등산로 폐쇄)다. 산림내 생태계 복원과 등산로 보호가 목적이다. 여기부터 백년수 정상까지 700미터를 보호하려는 것이다.얼음 계곡을 지나 다시백년수로 통하는 길을 오른다. 백년수 정상에서 형제봉(448m)을 오른다. 제법 등산객들이 많이 눈에 띈다. 가족 단위 산행이 많다. 스님도 보이고 외국인들도 보인다. 형제봉 아래 전망 좋은 곳에서 잠시 땀을 식힌다.중국으로부터 미세먼지가 적다는 예보 탓인지 이 곳에서 점심 도시락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형제봉 밧줄을 잡고 정상까지 오른다. 오늘 따라 하늘이 무척 푸르다. 아내는 봄의 기운을 느껴보라고 재촉한다. 그리고 새해 결심을 묻는다. 그러나 마음이 편치 않은지 사람들이 함부로 버린 귤껍질, 담배꽁초에 눈이 간다. 시민정신을 발휘하려 기록에 남겨둔다. 이제 하산이다. 시루봉(582m)까지 가야 하나 시장하다. 점심시간이다. 능선을 따라 가다가 백년수 쪽으로 내려왔다. 굴피나무 열매가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고동색 열매가 푸른 하늘과 조화를 이룬다. 굴피나무 껍질을 보니 아카시나무 껍질과 비슷하다. 1시 30분. 광교수련원 인근 보리밥집에서 점심을 먹는다. 이 곳에서는 다른 음식점과는 달리 선지국이 나온다. ○○농원이라는 상호는 특허를 받았다. 선지국 추가 주문을 하니 새롭게 펄펄 끓여 내온다. 추가 요금을 더 받지 않는다. 수원의 인심일까 이 집만의 서비스일까. 수원에 광교산이 있다는 것 자체가 수원시민들에게 행복을 준다. 가족 산행을 하면 가족 우애를 증진시키고 가족 건강을 지켜준다. 등산하면서 가족간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소통의 공간이 된다. 자연은 늘 거기에 있으면서 우리를 맞아준다. 겨울에도 포근히 반겨주는 광교산이 고맙다.
8개월 전 둘째와 함께 올랐던 백록담의 겨울 풍경이 보고 싶었다. 지난 1월 11일부터 이틀간 청주 산누리산악회의 백록담 산행에 둘째와 함께 동참했다. 해남의 우수영에서 제주를 쾌속정 로얄스타호로 오간 이번 여행은 첫째 날은 우도 여행, 둘째 날은 한라산의 백록담 산행이 목적이었다. 잠을 설친 채 일찍부터 부산을 떨며 새벽 2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3시 15분경 2차 집결지인 남부주차장에서 일행들과 합류해 목포로 향한다. 예정했던 47명 전원이 시간에 맞춰 참석했으니 열정들이 참 대단하다. 취침모드로 눈을 감았지만 모두들 폭설로 통제되었던 한라산의 등반여부가 관심사다. 어둠속을 부지런히 달린 관광버스가 호남고속도로 정읍녹두장군휴게소를 거쳐 6시 30분경 목포에 도착한다. 목포여객선터미널 옆 식당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유달산과 목포해양대학교, 목포대교, 고하도와 허사도를 지나 진도 못미처에 있는 해남의 우수영여객선임시터미널로 간다. 차에서 내리니 거북선 모형 뒤편으로 보이는 일출이 아름답다. 평생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던 법정스님의 생가가 터미널 앞 강강술래길에 있지만 아는 사람들이 적다. 8시 40분이 되자 2시간 30분이면 제주도에 도착하는 쾌속선 로얄스타호가 출항한다. 창밖으로 하의도, 조도, 관매도, 추자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술 한 잔 마시며 여유를 누리는 것도 선상여행의 즐거움이다. 수시로 변해 예측하기 어려운 게 바다날씨다. 물결은 잔잔해 보이는데 예정했던 시간보다 30여분 늦은 11시 40분경 제주특별자치도의 관문인 제주항에 도착했다. 바로 앞 산위에서 산지등대와 사라봉이 항구를 오가는 선박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배에서 내린 후 관광버스를 타고 성읍민속마을로 향한다. 입구의 성읍민속타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길가의 유채꽃을 구경하며 일출봉 옆 성산포종합여객터미널로 간다. 10분 거리의 우도까지는 남쪽의 천진항이나 서쪽의 하우목동포구로 가는 배편을 이용해야 한다. 1시 40분경 천진항으로 가는 유람선이 출항하자 선상에서 산호해수욕장과 우두봉의 등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제주도와 가까운 거리이고 닮은 것이 많지만 색다른 풍경이라 섬의 입구에서 우도가 섬속의 섬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제주도 동쪽의 우도에서 처음 찾은 곳이 우두봉(牛頭峰)이다. 우도는 소가 누워 머리를 든 형상이고 우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우두봉(높이 132.5m)은 소의 머리 부분이라 쇠머리오름, 소머리오름, 우두악, 섬머리오름, 도두봉, 우도봉 등 불리는 이름이 많다. 우두봉으로 가는 차안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바닷가의 풍경이 사자의 머리를 닮았다. 땅콩농사가 마무리 되는 10월경 먹이를 찾아 제주도 본토에서 날아온 까마귀 떼도 만난다. 말 타는 곳을 지나 오른편 언덕의 사자머리로 가면 ‘러일전쟁 당시 일본 해군초소 유허지’와 제4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인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한 영화 ‘화엄경’ 촬영장소를 알리는 표석이 나란히 서있다. 이곳의 바다를 등지고 수직으로 솟아 있는 바위 절벽이 우도8경 중 6경인 후해석벽(後海石壁)이다. 우도는 해안 절경과 아름다운 돌담이 제주도의 풍경을 닮았다. 해안가 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발아래로 우도의 아기자기한 전경이 펼쳐지고 바다 건너편으로는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을 비롯한 여러 개의 오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두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우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4경인 지두청사(指頭靑沙)다. 승마 체험을 하는 관광객들이 넓은 초원을 달리는 모습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정상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서면 우도 등대공원 가는 길이다. 등대공원은 등대시설을 이용한 해양친수문화공간으로 입구에 들어서면 휴게소를 겸한 항로표지체험관이 맞이한다. 계단을 따라 오르면 양쪽 옆 야외전시장에 세계와 한국의 등대모형을 전시하였다. 독도체험마당, 등탑을 겸한 홍보실, 설문대할망, 산책로도 조성되어 있다. 정상에 서있는 우도 등대 옆에 1906년 최초로 점등한 콘크리트 등대(등탑높이 16m)가 원형대로 보존되고 있다. 등대에서 검멀레해수욕장 방향으로 산책로를 걸으며 바라보는 풍경도 색다르다. 앞으로는 동쪽 바다와 빨간색과 파란색이 조화를 이루는 바닷가 마을, 뒤돌아서면 등대공원을 비롯하여 무덤이 빼곡하게 들어찬 공동묘지와 바다 건너편의 오름이 가깝게 보인다. 산길에서 나뭇잎을 먹고 있는 말도 구경거리다. 아래로 내려오면 검멀레해변의 해안 풍경이 아름답다. 검멀레해변은 폭이 좁은 검은 모래 해변으로 기암절벽이 주위를 감싸고 있다. 7경인 동안경굴(東岸鯨窟)은 동쪽 해안의 고래굴을 뜻하는데 우도봉 아래에 위치한 검멀레해변의 깎아지른 절벽 속 2개의 해식동굴에 거인고래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관광객을 태운 모터보트가 콧구멍동굴을 통과하거나 물위에 원을 그리는 모습도 재미있다. 바닷가를 달리며 해녀의집이 있는 비양도와 풍경이 아름다운 하고수동해수욕장을 구경하고 우도의 중심지인 연평리 소재지를 지나 산호해수욕장으로 간다. 산호해수욕장은 8경인 서빈백사(西濱白沙)로 서쪽의 흰 모래톱을 뜻하여 서빈백사해수욕장으로도 불린다. 길이 1㎞ 정도의 백사장은 동양에서 유일하게 광합성을 하는 홍조류에 의해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형성되어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다. 하얀 모래와 수심에 따라 물빛이 다른 에메랄드빛 바다 풍경이 남태평양이나 지중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다. 각종 광고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지미봉과 일출봉의 경치도 유명하다. 똑같은 풍경이지만 계절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지난 여름 아내와 이곳에 왔을 때는 백사장이 후끈 달아오를 만큼 무더웠고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었다. 사람이 없는 해수욕장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 산호해수욕장에서 천진항으로, 다시 유람선을 타고 일출봉이 바라보이는 성산포항으로 간다. 차를 달려 제주도 옛 민가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성읍민속마을로 간다. 관광객을 상대로 주택의 내부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집 백록담에서 제주의 초가와 제주의 전통 화장실인 통시 등을 구경했다. 가끔은 잘못도 없이 눈총을 받는다. 여행지에서도 과잉 친절을 받으면 부담스럽다. 제주도 고유의 민속과 생활상을 열심히 설명하며 친절을 베풀더니 특산품 판매가 계획대로 되지 않자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늦은 시간 숙소인 해인호텔에 도착해 방을 배정받고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첫째 날의 여정을 마쳤다.
은희야, 방학이 절반은 지난 것 같은데 잘 지내고 있는지? 넌 왜 공부하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본 적이 있겠지. 오늘은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1세기 리더 100인’ 가운데 유일한 한국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김진애 박사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누구나 공부를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생각은 모두가 다 다른 것이다. 나와 너의 생각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녀는 '왜 공부하는가?'라는 책을 통하여 자신의 삶을 걸고 ‘공부’에 집중하는 이야기를 썼다. ‘얼마나 뜨겁게 자신의 인생에 질문해 왔는지’ ‘무엇이 자신을 움직여 왔는지’ 그대로를 솔직하게 담아 낸 것이다. 15살의 나이에, 공부밖에 먹고 살 길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공부비상구론’부터, MIT 유학시절을 다룬 ‘공부생태계론’, 치열한 프로로 일했던 ‘공부실천론’, 아이들을 키우며 깨달았던 ‘놀이공부론’, 팀워크를 키우는 과제와 씨름하는 ‘훈련공부론’, 왜 지금도 공부하는지 스스로 묻는 ‘공부진화론’까지…. 다양한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각 페이지마다 실려 있는 그녀의 공부 진화기는, 삶 전체를 공부라는 동력으로 밀고 나가는 삶의 진정성으로, 세속의 성공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생각하는 행동인'으로서 세상을 바꾸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기를 이야기 하고 있다. 김진애너지라는 별명처럼, 도시건축 전문가로서 사회와 정치를 넘나드는 적극적 활동과 삶과 인생에 대한 다양한 저술 활동을 통해 세상에 에너지를 전파하는 사람이다. ‘사람은 테마, 공간은 그릇, 정치란 인생에 대한 것’이라는 소신으로, ‘성찰적 실무(reflective practice)’를 지향하는 진짜 프로로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녀는 ‘잘 자라는 공부 생태계’를 꿈꾸며,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건축가’가 되기를 바라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착하고 유능하게! 개념 차게 살고 싶다!’를 외치면서 말이다.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1년 이화여중고를 졸업하고, 1975년에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였다. 1978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에서 건축학 석사 학위를 끝낸 뒤 미국 MIT로 유학을 가 1987년 「도시 공간의 민영화: 공공계획과정과 민간영향력」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도시계획 환경설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주) 서울포럼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건축도시기획, 디자인 개발, 출판이벤트기획을, SF도시건축(주)라는 이름의 건축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경력을 보면 부산 수영정보단지 마스타플랜(1996), 지하도시개발구상(1993), 산본 신도시 도시설계(1989), 행정신수도 기본계획(1979)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참여 정부의 대통령자문 건설기술ㆍ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 위원장(05-08)으로서 ‘건축기본법’ 제정과 ‘건축도시연구원’ 설립을 주도했고, 행정중심복합도시추진위원회(05-08), 광복60년기념사업위원회 미래와세계 분과위원장(05), 대통령자문 세계화추진위원회(95-98), 대통령자문 21세기위원회(92-94),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95-98)와 건축위원회(02-04) 위원 등의 적극적인 공공 활동을 해왔다. 사실 김진애는 작가로서보다는 건축가로서 더 많은 주목을 받았고 이름을 알렸다. 그가 저술한 책의 목록의 많은 부분 또한 건축과 도시 환경 공학에 관한 책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김진애는 단순한 건축가에 머루르지 않고 서울이라는 도시 전반에 대한 고민과 사람과 세계라는 근본적인 주제를 다룸으로써 설득력있는 문장들을 쓰고 있는데 너에겐 상당히 어울릴 것 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남성론과 여성론을 자유분방한 필체로 서술한 '남자 당신은 흥미롭다'와 '여자 우리는 쿨하다'를 출간함으로써 베스트셀러 작가의 대열에 진입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너이기에 조금은 어렵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남은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한 번 도전하여 보기 바라면서 이만 줄인다.
소한, 대한도 다 지났다. 그래서 그런지 바깥 공기가 한겨울 같지 않다. 학생들도 겨울방학 지내기가 훨씬 수월할 것 같다. 얼마 남지 않는 방학을 통해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고 읽지 못한 책을 읽으며 글을 쓰고 건강관리 하면서 고등학교 방학시절을 즐겁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강관리는 예나 지금이나 젊은이나 늙은이 누구에게든지 관심사다. 건강 잃으면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은 육체적인 건강도 있지만 정신적인 건강도 있다.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는 관계가 중요하고 외로움과의 싸움에서도 이겨내야 하며 내적인 성장을 가져와야 한다. 요즘에는 육체적인 질병으로 고통 중에 있는 이도 많지만 정신적인 질병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자가 참 많다. 불면증, 우울증, 공황장애 등 각종 정신질환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자를 많이 본다. 그래서 정신적인 건강에도 힘을 써야 하겠다. 정신적인 질환이 오는 원인 중의 하나가 고독이다. 고독을 잘 이겨내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나약해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의 소설가인 기 드 모파상이 지은 ‘산장’을 읽어보면 눈이 내리는 한겨울이 되면 산장 주인은 내려가고 산장에는 늙은 산지기인 ‘가스파르 아리’와 젊은 산지기인 ‘쿤시’와 ‘삼’이라는 개만 남아 있다. 이들에게 찾아오는 것은 고독이다. 무료함이다. 슈바렌바하의 산장(山莊)은 알프스 산맥의 높은 지대, 흰 눈 덮인, 깎아 세운 듯한 바위투성이의 헐벗은 협곡의 빙산 아래에 있기 때문에 누가 찾아오는 이가 없다. 등산객도 없다. 그러니 찾아오는 것은 매서운 찬바람, 강추위, 하얀 눈, 고독, 외로움, 두려움밖에 없다. 산지기 두 사람의 삶은 그야말로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긴 겨울을 보내야만 했다. 이들이 산장에서 한겨울의 고독을 이겨낼 수 있는 길은 독서와 규칙적인 생활밖에 없다. 처음에는 이들이 서로 역할 분담을 하면서 생활했다. 청소, 빨래, 나무패는 것, 눈 치우는 것은 젊은 울리히 쿤시가, 요리하고 불 때우고 하는 것은 늙은 가스파르 아리 몫이었다. 참 좋았다. 잘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그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담배 피우고, 카드놀이를 하고, 잠자고, 독수리, 새들과 놀고 하얀 천지를 구경하고 눈이 더 많이 오면 길 통로를 만드는 것이고, 지난겨울을 보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 이들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다. 독서가 없었다. 글쓰기가 없었다. 있는 것은 말하기와 듣기뿐이었다. 그러니 생활의 권태를 느끼게 되었고 할 말도 없게 되었다. 생활이 재미가 없었다. 하루하루가 지겨웠다. 이들에게 책읽기와 글쓰기가 있었다면 말하기와 듣기가 더욱 풍성해졌을 것이고 한 겨울의 고독을 잘 이겨낼 수 있었을 것이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있듯이, 많은 사람들 속에 자기는 외로움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이가 있다. 이들에게도 필요한 것이 독서와 작문이다. 독서와 작문이 있으면 주위에 상대해줄 이가 아무도 없어도 대화가 된다. 고독을 이겨낼 수 있고 생활에 재미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고독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더욱 병들어갈 수밖에 없다. 할 일이 없으니 늙은 산지기는 사냥하러 나갔는데 돌아오지 않았다. 영하 18도다. 젊은이에게도 힘든 겨울사냥을 늙은이가 했으니 위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와 함께 찾아 나섰다. 바위를 타고 얼음을 깨고 눈을 치우고 등산하는 이들과 같은 행동을 하면서 찾았으나 헛일이었다. 50킬로미터나 찾아다녔다. 보통 길도 아니다. 날이 따뜻한 것도 아니다. 열정도 허사였다. 젊은이는 더욱 외로움에 빠졌다. 실망했다. 중간에 산장으로 돌아오다 눈을 파서 개와 함께 추위에 떨면서 잠을 잤다. 배는 고팠다. 외로웠다. 무서웠다. 몸은 떨렸다. 집으로 돌아왔다. 깊은 잠에 들었다. 그런데 꿈인지 생시인지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잠이 깼다. 무서웠다. 공포에 떨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밖에 나갈 용기도 없었다. 늙은 안내인이 죽으면서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계속 해서 반복해서 들렸다. 노이로제가 걸렸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술이 없으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문에 바리케이트를 쳤다. 막을 것 다 갔다 놓고서도 안심이 안 된다. 선잠을 잤다. 이런 삶이 계속 되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문을 열고 눈바람을 쐬러 나갔다. 그 사이 삼이라는 개도 나갔다. 개가 나간 줄 모르고 문을 잠갔다. 더욱 철저하게 문단속을 했다. 바깥에서는 소리가 여전히 들렸다. 개가 산장을 돌면서 짖어도 꼭 늙은 안내인의 소리 같았다. 젊은이는 점점 쇠약해져 갔다. 폭음이 아니면 잠을 청할 수 없었다. 미칠 것 같고 공포심에 떨었다. 고독이 점점 더해갔다. 공포의 칼이 젊은 안내인을 찌르는 것 같았다. 결국 개는 밖에서 얼어 죽었다. 자기도 숨만 붙어 있었지 사람 구실을 못했다. 의사는 미친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다. 지금도 정신쇠약증에 빠져가는 이가 있다면 이겨내는 길은 책을 친구처럼 가까이 하고 일기 등 각종 글을 쓰는 일이다. 이것은 자기와의 대화이고 건강한 사람과의 대화이다. 그러면 어떤 열악한 환경에 처해도 잘 이겨낼 수 있고 누구와의 대화에서도 대화의 내용은 풍성해져 삶이 외롭지 않게 된다. 학생들에게 책읽기를 권장하고 글쓰기를 권장하는 것은 정신적인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함이다.
대한민국 서울에 국보 1호 숭례문이 있다면 경기도 수부도시 수원엔 국가 보물 402호 팔달문이 있다. 오늘 아침 출근하여 지방신문을보고 깜짝 놀랐다. 팔달문이 화재에 노출되어 불이 날 뻔했다는기사를 보았기 때문이다. 머릿속은 불현듯 2008년 2월 숭례문 화재가 스치고 지나간다. 언론 보도를 보니 '불장난 파손...신음하는 팔달문'(경인일보), '세계 유산 수원화성 팔달문 불 날 뻔'(중부일보), 수원 팔달문 마당서 10대 불장난(KBS), 보도 내용은 지적 장애인 10대가 추워서 폐지에 불을 지폈으나CCTV로 직원이 발견해 출동하여 황급히 진화했다는 것이다. 우선 화재 피해가 없어 안도는 하였으나 가슴을 쓸어내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팔달문은 일반인들에게 개방한 이후 관광객과 학생은 물론 노숙인까지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팔달문 곳곳이 파손되고 화재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오후 8시37분께 지체장애 2급인 남모(18)군이 팔달문 안쪽 마당에 들어가 라이터를 이용해 폐지에 불장난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팔달문은 지난 2010년 일반인에 개방하였으나7명 순찰로 관리가 허술하고 외벽 곳곳이 깨져 사고의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팔달문은 지난 2010년 6월 목재부의 변형으로 인한 원형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47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수공사를 마친뒤 지난해 5월 일반인들에게 개방했다고 전한다. 세계문화유산의 보전, 우리 후손들의 당연한 의무다. 지난 2008년 숭례문 화재 시 온 나라는 슬픔에 쌓였었다. 화재 장면이 생중계되는 가운데가슴 아파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국민도 많았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화마는 순식간에앗아가지만복원을 하려면 몇 년이 걸린다. 아니 원형대로 복원할 수 없다. 숭례문의 경우, 복원하는데만 꼬박 5년 3개월이 걸렸다.국민의 혈세 270 여억원이 투입되었다. 다시 원형의 웅장함이 드러나 우리 국민의 자존심이 회복하는 듯 했으나 복구 후단청 페인트가 벗겨지고 사용된 목재가 외국산이라는 논란에 휘말리고 조사 과정에서 모 대학 교수 자살 사건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더 큰 피해는 온 국민이 입은 정신적인 상처다. 트라우마가 쌓여 마음이 안정이 안 된다. 하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몇 년 전 서울 숭례문 복원 공사 광경을 보면서 다시는 문화재 화재가 일어나선 안 된다고, 예방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필자는 2011년 공사중인 관계로 가림판에 갇혀 있는 숭례문을 보고 '숭례문이 없는 서울은 서울이 아니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렇다면 '팔달문이 없는 수원은 수원이 아닌 것'이다.수원에서는 팔달문뿐 아니라 장안문, 화서문, 화홍문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어느 하나만 손실이 되어도 물질적, 정신적 상처가 크다. 문화재는 정해진 위치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에게 위안과 편안함을 준다. 국격과 함께 나라의 품위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건재할 때 고마움을 모른다. 없어지거나 훼손되고 난 후에 문화재의 존재를 실감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팔달문이 화재에 노출되어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수원에서는 몇 년 전 팔달산 정상에 우뚝 선 화성장대의 화재도 있었다. 지금은 복구가 되었지만 문화재 보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우는 사건이었다. 문화재 보전을 위해 인력을 증강하고 야간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책이 나와야 하겠다.학교에서도문화재 애호교육을 한층 강화해야겠다.
광양여중 교사 9명으로 구성된 인성교육 연구 동아리 '옹기 종기'(회장 김영훈)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동아리에 선정되었다. 학교교육의 본질인 인성교육 연구를 학교교육에 공유하고 확산시키기 이하여 교육부는 1월 16일부터 17일까지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이번 발표회에는 연구 동아리 3개 인성교육 우수학교 3개교, 우수교육청 2개교가 발표에 참여하였으며, 전남에서는 우수학교로 도곡초, 영산포여중, 영암중이, 우수 동아리는 광양여중 '옹기종기' 담양고 '세바늘' 순천효천고 '쉼표느낌표'가 선정되었으며, 지역단위 네트워크로 나주교육청이 선정되었다. 옹기종기 동아리는 2013년 공모 심사를 거쳐 선정되어 교육연구 활동비로 375만원을 받아 집행하였으며, 2014년도에는 신규로 운영 계획서를 제출하여 연구활동비로 1천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한편 우수학교는 교당 2천만원, 교육지원청은 4천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광양여중은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하여전문적 학습공동체 문화 형성을 위하여 전 교사 자발적 수업 공개로 제안 수업(전 교사 참관 공개수업 4회 ) 및 수업연구회 (4회 실시), 학년 공개 수업으로 월 1회 화요일 학년 수업연구회(5회 16명 실시), 교과 공개 수업은 매주 화요일 교과수업 공개 시 교과 협의회(22명 실시)를 실행하였으며,배움의 공동체를 꿈꾸는 수업 혁신 연수로 ‘동료성’에 기반을 둔 전문성 신장 을 위한 외부 컨설팅 전문가 초청 4회 실시하고통합 교과 배움 지향하는 배움이 있는 수업 창조를 위해 활동적·협동적·표현적 배움을 실천하고 있다.소통과 협력이 있는 학습 활동 위하여 협력 학습 모둠으로 배치하고 -협력학습:배움의공동체‘ㄷ’자형자리배치, 협력학습 모둠 배치,- 수업·평가방식변화 : 토의·토론 중심 수업, 과정 중심 평가를 실천하고 있다. 인성교육 실현을 위한 교실 수업개선과 전문성 함양을 위한 교사 연수활동 강화를 하고, 자율 및 직무연수 이수시간:총 3,141시간으로 1인 평균 이수시간은 73시간에 이른다. 교과지도 관련 연수로 중등교과교실제 연수, 한국인이 많이 하는 영어 실수, 스피드스케이팅 초급과정 외 3개 과정, 생활지도 관련 연수와 관련하여 선생님이 행복한 수업, 다문화연수,나는 대한민국 교사다 외 8개 과정,개인 역량 강화를 위해 플래시를 이용한 학습자료 만들기, 중등교사역할 훈련 외 4개 과정을 실시하였다.
22일 교육부(장관 서남수)와 (사)한국교육환경연구원(원장 맹준호)이 주최하고 서울교육청, 한국교총 등 13개 단체가 후원한 ‘제11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박람회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을 진단하고 미래교육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교육산업 정보 공유의 장이 될 것으로. 교육용 기자재 및 콘텐츠를 비롯해 문화예술과 체육 교육 박람회 및 각종 세미나와 학술행사 등이 진행된다. 박람회는 24일까지다.
체험·실습 위주활동…학생 인성도 쑥쑥 지역사회·대학생 교육기부로 진행 대구 상인초(교장 이태자)는 겨울방학중임에도 여전히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학교가 시끌시끌하다.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혼자 집에 있어야 하는 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상인 학생 돌봄! 겨울방학교실’을 실시하고 있는 것. 이태자 교장은 “상인초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학교로 학교의 보호가 필요한 학생이 많다”며 “방학동안 점심도 챙겨먹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 따뜻한 밥도 함께 먹고 건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어 돌봄 교실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상인초 돌봄교실은 6일부터 17일까지 2주 간 달서구청·대구남부교육지원청의 지원과 대학생 및 다양한 재능기부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프로그램도 △교장선생님이 함께 하는 학습코칭 △MMTIC(아동성격유형검사) 및 아동미술을 통한 ‘나, 너, 우리의 이해’ △천연 가습기, 천연 향초 만들기 △영화관람, 이월드 체험 등 문화활동 △상인문화마을과 연계한 찰흙으로 독도 만들기 등 체험·실습 위주로 구성해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를 높였다. 권선영(6학년) 학생은 "평소 같으면 방학동안 잠만 자거나 놀기만 하는데 겨울방학 교실에 서는 MMTIC 성격유형검사나 미술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며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나를 알게 되는 시간을 가져 유익했다”고 말했다. 또 공유진(4학년) 학생은 “방학 중에도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날 수 있고 솔방울로 가습기도 만들고 목도리 만드는 법도 배워 재미있다”며 “대학생 선생님과 함께해서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 교육기부를 통해 겨울방학 돌봄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권소정(한국교원대 대학원 국어교육과) 학생은 “전공 분야를 살려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학교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알차고 보람있다”고 말했다. 또 곽예진(영남대 가족주거학과 3학년) 학생은 “아이들과의 관계가 익숙치 않아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교육봉사를 통해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도울 수 있어 좋았다”며 “아이들의 순수함을 통해 소통하는 법에 대해 배운 기회였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상인초에서 근무하고 있는 류지정 상담복지사는 “돌봄교실과 같은 개별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은 단순형 체험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정서적·통합적 지원이 필요한 관심군 학생을 조기 발견하고 지원하는 체계로 진행돼야 한다”며 “교원·대학생들의 교육기부 활성화를 통해 나눔 공동체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자 교장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학교의 책무”라며 “학습 외 인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으로 학생들의 자존감을 세워주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 일반직고위공무원 △김환식 평생직업교육국장 △류혜숙 경기도교육청 기획조정실장
현직교사 수업준비·평가도 실습생과 협의 교과내용·교실수업·행정·직업관 등 멘토링 교사·실습생 “수업전문성 눈에 띄게 향상” 17일 성신여대 교육학과에 중학교 현직교사가 보내온 수업계획안 검토의견서가 도착했다. 학생들이 학기 중 ‘하이브리드집단 교수·학습 방법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수업계획안을 현직교사가 검토하고 피드백해 준 것이다. 성신여대의 교원양성교육 선도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다문화가정 학생들과 생활한 경험이 없는 예비교사들의 다문화 교수 능력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 책임자 노경란 교수는 “예비교사들이 현장수업을 하고 있는 교사의 피드백을 듣는 과정을 통해 교사가 어떤 점을 신경 쓰고 배려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신여대는 이 프로젝트 외에도 2011년부터 현직교사와 협력해 다양한 교원양성교육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교육실습 표준 교육과정 개발’ 사업에서 이런 현직교사와의 협력이 두드러진다. 기존의 단편적인 교육실습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인턴제 교육실습 과정을 적용해 보고 있는 것이 이 사업의 주된 내용이다. 성신여대의 인턴제 교육실습 과정은 우선 눈에 띄게 그 기간이 길다. 실제 본 교육실습만 4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물론 4학년 1학기의 다른 과목 수업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5월 한 달 동안만 매일 실습을 하고, 3·4·6월에는 주2~3일만 실습을 한다. 그렇더라도 기존에 한 달만 하는 교육실습에 비해서는 훨씬 긴 기간이다. 본 교육실습 외에도 3학년 2학기에 수업참관실습을 진행하고, 겨울방학에 사전 오리엔테이션, 여름방학에 사후평가 워크숍을 가진다. 단순히 기간만 긴 것은 아니다. 교육실습 교육과정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조대훈 교수가 꼽은 가장 큰 특징은 현직교사와의 협력이다. 성신여대는 실습학교와 협력해 학생들과 함께 수업연구를 할 수 있는 지도교사를 추천받았다. 추천기준은 수업능력이 탁월하고 학생들과 공감능력이 뛰어난 교사였다. 참관 실습 때는 지도교사가 참관 전 실습생들에게 수업할 단원과 학습자료를 준 다음 같은 단원 수업 준비를 실습생들에게 해보도록 해 자신의 수업안과 현직교사의 수업과 비교해보게 한 후 다시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서로 주고받았다. 때로는 실제 수업준비에 대한 협의도 함께 했다. 참관일지도 단순한 감상이나 의견제시를 벗어나 분석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수업단계별로 구성했다. 본 실습 시에는 더 확실한 지도가 가능하도록 아예 실습생들을 1대1 또는 2대1로 맡도록 했다. 지도교사는 지속적으로 교과내용, 교실수업, 행정, 직업관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실습생의 수업준비 과정에서도 서로 상의하고 협력했다. 단순히 실습생들을 관리하는 지도교사를 정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의 멘토-멘티인 셈이다. 조 교수는 “장기간 걸쳐 관계와 대화가 지속되기 때문에 기존의 교생실습과는 다른 수준의 대화가 가능하다”며 “현직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수업을 보는 안목을 키우게 돼 수업전문성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고 평가했다. 참관실습생을 지도한 송상미 성신여중 교사도 “수업을 배우는 데 강점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실습생들이 현직교사와 자신의 생각을 비교해볼 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단순한 참관보다 더 많았고 수업준비에 대한 막연함이나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교사 스스로도 실습생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수업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실습생들도 “현직교사와 함께해 이론으로 배운 내용이 실제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교사가 자신만의 경험을 쌓으면서 노하우가 생기는 과정도 알게 돼 배울 점이 많았다”고 했다.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는 인턴제 교육실습이지만, 현재로써는 도입이 쉽지 않다. 조 교수는 “제도적 여건이 미비해 개별 사범대에 이런 실습의 책임을 다 맡긴다면 현실적으로 확산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각 학교별로 교원양성 교육과정을 새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국가수준에서 교원양성 교육과정에 대한 기본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장기간의 실습이 가능하도록 ‘교원자격검정업무지침’ 등 관련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성신여대의 교육실습 표준 운영 매뉴얼 개발도 교원양성 교육과정 지침의 초안이 될 수 있는 자료 제공의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EBS 수능 교육의 효과에 대한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사교육을 줄이기 대안으로 EBS 교육방송의 수능 출제 비중 확대와 일선학교 EBS 교육방송 활용을 장려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했다는 이야기다. EBS 강사 절반이 사설 학원 강사 출신으로 사교육을 조장하거나, 스타 학원 강사를 양성하는 역작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사교육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EBS 강의가 오히려 고액사설 학원 강사 양성소로 전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고 한다. EBS 교재의 연계로 인해 수능의 성격은 변질되었고, 수험생들을 잘못된 공부 방법으로 유도하고 있다한다. 수능시험에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교재가 생기면서, 많은 수험생들은 독해력이나 사고력을 키우는 공부보다는 EBS 교재 암기에 열중한다는 것이다. 사교육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없다고 한다. 2012년 기준 사교육비는 전년도 대비10% 가량 감소하였지만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하면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EBS 수능연계 정책이 오히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늘려 학교 공부 이외에 EBS 공부까지 하며 경제적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EBS 수능강의 수강자들의 사교육 평균 수강 시간을 살펴보아도 미수강자보다 더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금도 학교에서는 교육방송을 교과수업 시간에 활용하는 학교가 많다. 하지만 EBS 따라 하기 강요는 교육의 정상화를 해칠 수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공교육을 뒷걸음치게 만든 것이다.아무리 사교육을 줄이는 일이 중요해도 교육은 사람이 하는 것이지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해 말 우리나라 PISA 성적이 발표되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적은 수학, 읽기, 과학 등의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PISA 시험을 주관하는 오스트레일리아의 ACER(국립교육연구원) 로스 터너 연구위원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왔다. 높은 PISA 성적에 정부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강요된 누적학습, 사교육비로 뒷받침된 장시간 학습시간의 결과라는 것이다. 몇 년 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앨빈 토플러 박사도 한국 학생들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하루 15시간을 공부하는 것을 두고 미친(crazy)짓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PISA 점수를 학습시간으로 나눈 학습효율화 지수에서도 OECD 34개 회원국 중 24위에 불과하다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하면 공부시간에 비해서 성적이 낮다는 뜻이다. 학습흥미도 역시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높은 성적을 위해서 세계에서 가장 긴 시간을 공부한다는 것이다. EBS 교육방송은 사람이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다. 방송이라는 매체를 이용하여 가르치는 교육이다. 방송이나 기계가 교육을 대신하면 점수를 올리는 데는 효율적일지 모르지만 학생들의 학업 흥미, 자아존중감, 배려, 공감 등 인성교육에 문제가 된다. 교육은 머리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머리로만 배우면 점수를 끌어올리는데 효율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인성도 실력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공자님이 말씀한 ‘習’(學而時習之不亦說乎)자의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 몸으로 배우는 교육, 가슴으로 배우는 교육이 전정한 교육이 아닌가.
영화 ‘변호인’이 개봉 33일 만인 1월 19일 관객 천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로 1016만 1834명이 극장을 찾았다. 한국영화론 9번째, ‘아바타’까지 셈하면 10번째 ‘천만클럽’ 영화이다. 신인 감독이 이뤄낸 일이라 더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지는 한국영화사의 쾌거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변호인’은 어떤 영화인가.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대중일반이 열광하는가? 우선 ‘변호인’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림사건’ 변호인을 맡았던 변호사 시절 이야기가 그것이다. 아다시피 부림사건은 1981년 전두환 군사정권이 만들어낸 부산 지역 용공조작사건이다. 감독이나 송우석 역의 배우 송강호 모두 ‘친노무현 색깔’을 경계했지만, ‘변호인’은 일단 그럴만한 전직 대통령을 두었다는 점에서 만족해도 될 영화이다. 사실 역대 대통령중 고(故) 김대중말고 이렇게 그 삶을 모티브로 한 영화를 ‘자랑스럽게’ 만들어도 될 전직은 없었다. 그것이 과언이 아닌 점을 떠올려보면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고졸 출신 변호사. “자갈치시장 아줌마란 소릴 들어도 돈 버는 게 억수로 좋다”던 ‘속물 세법 변호사’ 송우석이기에 그가 용공조작사건의 변호인으로 변신하는 것이 ‘노무현 미화’로 보이진 않는다. 실제로 그렇게 살아온 사람의 삶을 그대로 그려내는데, 그것을 미화라고 한다면 말이 안 된다. 송우석은 ‘속물 세법 변호사’뿐만이 아니다. “데모로 세상을 바꿔? 니미 뽕”이라던 평범한 그냥 소시민이기도 하다. 데모를 하면 당연히 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법조인 송우석에게 국밥집 아들 박진우(임시원)의 “데모를 하게 한 사람들은 어떤 벌을 받습니까?”란 반격은 은근하면서도 가열차게 ‘시대’를 환기시킨다. 인과관계 묘사가 부족하긴 하지만, 그 환기는 결국 송우석을 인권변호사로 거듭나게 한다. 돈 잘버는 부동산 등기 및 속물 세법 변호사에는 불우한 환경의 고졸 출신으로서 사법고시에 패스하기까지 겪었던 세상의 온갖 쓴맛이 또아릴 틀고 있다. 반면 인권변호사로의 변신에는 시대가 있다. 시대는 1980년대만 있는 게 아니다. 시대는 ‘우리에게 그런 시절이 있었지’ 추억 삼는 지금도, 대단히 안타깝지만 현재진행형이다. 안녕하지 못했던 시절의 엄혹함을 이 민주주의의 백주대낮에도 체감할 수 있어서다. 보수다 진보다 하며 서로 벌떼같이 달려드는 지랄 같은 세상이 너무 답답해서다. ‘변호인’의 대박행진은 그만큼 사회현실과 맞물린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갈망하는 대중일반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거기에 사회성 강한 영화인데도 곳곳에서 콧등을 시큰하게 하는 감동은 이른바 뒷심의 단적인 예다. 예컨대 재판정에서 진우 등의 수갑을 풀게 하거나 무죄를 주장하는 장면 등이 그렇다. 송강호 등 배우들의 제몫을 다한 열연도 그렇지만, 첫 장편영화인데 그렇듯 인간의 성선(性腺)을 콕 집어내는 양감독의 연출력 또한 미덥게 느껴진다. ‘변호인’은 ‘과속스캔들’(2008)의 강형철 감독이 세운 데뷔작 최고 관객 동원(822만 3266명) 기록을 갈아치웠다. 양우석 감독이 한국영화사를 새로 쓴 것이다. 그러나 필자로선 불만도 있다. 송우석이 실제와 다른 허구로 알려진 국밥집 최순애(김영애)와의 인연으로 시국사건 변호인이 된 점이다. 그렇게 사적인 계기라면 너무 협의적 접근이 아닌가? 신의 등 인간적 면모의 부각인 듯하지만, 오히려 미화란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지 싶다. 차동영(곽도원)의 머리도 너무 길어 보인다. 5공의 전두환이 잘한 것이 있다면 장발단속 해제이다. 그런데 차동영은 경찰이다. 경찰모를 눌러쓴 게 맞지 않을 정도라면 심각한 박진감 결여이다. 그때는 용공조작을 안기부(그전 중앙정보부, 지금의 국정원)가 하지 않고 경찰 단독으로 했는지도 의문이다.
"과학자는 우주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보고, 시인은 시간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느낀다."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브 말하라, 기억이여 중에서 과학자도 아니고 시인도 아닌 보통사람인 나는 어디에서 모든 것을 보고 느끼는가? 대답은 바로 책이다.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책이라고 답할 수 있다. 오늘 내가 여기 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내 인생의 위대한 스승은 바로 책이다. 좋은 책을 만나는 기쁨은 살아 있음의 감동을 선물한다. 언제부턴가 도서관의 책을 빌리는 습성을 바꾸게 되었다. 이름 있는 책 중심으로 빌려 읽거나 사서 보는 습관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도서관 분류 칸을 두루 옮겨 다니며 책 목록을 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만난 책이 바로 공자처럼 학습하라였다. 공자! 너무나 많이 알려진 인류의 스승이라 진부할 것 같은 책 제목이었지만 그래도 -학습하라는 말꼬리에 시선이 꽂혔다. 사랑에 빠진 순간!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책과 사랑에 빠지는 책을 고르는 것이다. 직관적인 느낌, 마치 첫사랑의 눈동자처럼, 순간적인 사랑에 빠지는 책이어야 한다. 그리고 읽는 동안 호흡이 자주 멈춰지는 책이어야 한다. 깨달음을 안겨준 문장을 베껴 쓰느라 읽는 속도가 나지 않는 책이어야 한다. 그래서 필경에는 책 주문으로 이어지는 책이어야 사랑의 대상이 된다. 그러니 그런 책은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한 겨울에 피는 매화 같은 책이다. 나에게 좋은 책이란? "스승이면서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책이 아니다. 친구이면서 스승이 될 수 없다면, 그 또한 진정한 책이 아니다." 배움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책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맨발 벗고 화장하지 않고도 맨 얼굴로 늘 찾아보고 싶은 단짝 친구 같으면서도 흐트러짐을 경고해 주는 스승으로 삼을 만한 책이다. 이 책은 2013년에 만난 책 중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책이다. 공자의 사상을 논한 책들이 넘쳐나지만 옮긴이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들이 가히 군계일학인 책이다. 공자의 사상을 옮겨 놓은 여타의 책에 비해, 저자는 공자의 밭에서 거둔 알곡들을 자신의 밭에 심고 거두며 얻은 수확의 기쁨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자신이 인생의 무게에 짓눌려 방황하다 만난 스승 공자로부터 받은 치유의 기쁨과 인생의 행로를 앞장서서 안내하는 충실한 선생의 노릇을 보여주는 책이라서 더욱 공감이 가는 책이다. 평생학습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지만 진정으로 학습하는 자는 보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학교 문을 나서기기 무섭게, 직장인으로, 결혼과 더불어 어른이 되는 순간 책을 멀리하는 우리의 현실이 그렇다. 책 대신 자리 잡은 스마트 폰과 인터넷,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그램 등등. 책을 찾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인터넷에서, 텔레비전에서 얻는 얄팍한 지식으로 학습을 하고 있다는 착각마저 일으키며 살게 되었으니,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며 검색만으로도 쉽게 지식을 얻는 세상 속에서 공자가 말하는 학습의 의미는 오래된 가치가 되어 버린 것이다. 공자는 생존을 위한 지식학습을 소학(小學)이라고 했다. 작은 배움이라는 것이다. 공자가 말한 큰 배움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게 목적이다. 군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공자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기쁨이라고 했다. 즐겁게 공부하면 스트레스도 줄고 인격의 성숙을 이룬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학습의 목적이 성공과 출세를 향한 방편이기에 기쁨보다는 부담감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니 목적을 이루고 나면 미련 없이 책을 멀리하고 배움의 도를 걷지 않게 되었다. '공자처럼 학습하라'는 논어가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로 시작한다는 점에 착안해 공자의 사상을 학습법의 관점으로 접근한 책이다. 공인회계사인 저자는 40대 초반 삶의 무게에 눌려 방황했으며, 이때 명상을 시작, 인생의 대전환을 맞이했다. 한국사상과 유학을 다시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고, 전통사상과 경영을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경영자 직장인 청소년에게 경쟁하지 않고 기쁘게 학습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그가 공자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니 저자가 고난 속에서 만난 공자로부터 학습하여 얻은 공명통이 큰 덕분에 전해지는 울림도 결코 작지 않았다. 주요 내용을 꼽아보면, 공자 학습의 초점은 '나 자신'이다. 남들의 평가는 그 이후의 문제라고 한다. "남이 알아주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나의 능력이 부족함을 걱정하라"고 전한다. 더 나아가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라"고 조언한다. 체면 문화에 길들여진 우리는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고민하며 민감하게 반응하며 힘들게 살아간다. 나의 태어난 외모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고 나의 말과 행동을 고민한다. 그러다보니 정작 가장 아껴야 할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나 함부로 대하여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되기 쉽다. "배움을 좋아하면 지혜에 가까워진다." 고 말하는 공자의 사상은 "나를 알고, 사람을 알고, 하늘을 아는 큰 배움"으로 발전한다. 그것이 곧 好學이다. "군자는 먹을 때 배부름을 구하지 않으며, 거처할 때 편안함을 구하지 않는다. 일을 민첩하게 처리하며, 말은 신중하게 한다. 道 있는 자를 찾아가 자기를 바로잡는다."고 하였다. 공자는 '앎'과 관련하여 사람을 네 수준으로 분류했다. 태어나면서 아는 자가 최상이요, 배워서 아는 자가 그 다음이요, 곤란을 겪으면서 배우는 자가 그 다음이며, 곤란을 겪으면서도 배우지 않는 자는 최하위로서 하늘이 그를 버린다고 하였다. 사람이 곧 하늘이니 사람에게 버림을 받는다는 뜻이다. 끝까지 배움을 외면한 대가를 치른다는 것이니, 배우지 않음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머리끝이 서는 일침이다. 그렇다면 공자는 학습을 얼마나 좋아하였을까? "분발하여 먹는 것도 잊고, 즐거워서 근심을 잊어버리고, 늙음이 다가오는 것도 알지 못했다."고 한다. 학문의 진정한 고수의 모습을 몸으로 보여주었기에 오늘 나에게도 감동을 주고 있으리라. "군자는 덕을 갖고자 꿈꾸고, 소인은 땅을 갖고자 꿈꾼다." 君子上達, 小人下達" 이라 군자는 정신적인 것, 진리나 정의를, 소인은 물질적인 것, 이익에 집착한다는 일갈이다. 공자가 생각한 통달이란? " 근본이 정직하고, 옳은 것을 좋아하며, 남의 말을 잘 이해하고 의도를 잘 파악하며, 남을 배려하여 자기를 낮추는 것이다. 그것이 일에서나 가정에서 통달하는 것이다." 저자(손기원)는 유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경계한다. 위계적 질서를 중시한다거나 고리타분한 사상이라는 생각은 유학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오해라고 말한다. 유학의 본질은 모든 사람이 똑같이 존중돼야 한다는 인간존중의 정신이다. 제왕적이거나 가부장적인 사고는 시대적 정치적 필요에 의해 왜곡된 산물이라는 것이다. 공자도 고정관념을 경계했다. 배움은 나의 고정관념을 없애는 길이고, 가르침은 타인의 고정관념을 덜어주는 길이라고 했다. 그동안 공자의 사상을 仁으로 한정하여 배운 고정관념을 탈피하게 되어서 부끄럽고도 감사하다. 이 책을 읽고 공자의 사상을 두 가지 핵심 가치로 요약한다면, 忠과 恕이다. 충(忠)은 중(中)의 마음(心)이다. 그것은 깊은 속마음이며, 본심이다. 욕심 없고 순수한 마음이다. 천명을 실천하는 마음이다. 리더에게 충(忠)한다는 것은 자기 욕심이 아닌 전체 구성원에게 옳은 것을 간언한다는 뜻이다. 현대식으로 표현한다면 전체 구성원인 국민에게 옳은 일을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忠인 셈이다. 리더가 옳지 않은 일을 하거나 바르지 못해도 맹목적으로 따르고 지지하는 것을 忠으로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국민들이 힘든 현실 아닌가! 공자의 훌륭한 가르침이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감동적인 한 문장을 소개하며 부족한 독후감을 끝내고자 한다. 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물었다. "평생 실천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그건 바로 서(恕)지.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그렇게 하지 않는 것!" 서(恕)는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이 합해진 말이다. 공자의 모든 사상과 가르침을 다 잊어도 평생 실천해야 할 마지막 한 가지는 서(恕)라는 그 말에 나는 가슴이 먹먹하고 울컥했다. 인생의 진리였기 때문이다. 시대를 아우르는, 공자가 인류의 영원한 스승일 수밖에 없는 공자의 아우라! 진리란 이렇듯 단순한 것을! 억울한 사람들을 보고도 나서지 못하는 나처럼 비겁한 사람에게 충(忠)은 어려운 덕목이니, 서(恕) 하나만이라도 붙잡고 살자고 다짐한다. 나의 나머지 인생은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그렇게 하지 않으며 살자고!" 내 가족과 이웃, 그리고 제자들에게!
토요일 오후를 즐겁게, 보람되게 보내기 위해서 소설을 읽었다. 현기영의 ‘마지막 테우리’였다. 이 소설을 읽어보면 목동의 초원의 자연과 방목생활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선생님들은 ‘마지막 테우리’에 나오는 고순만 노인과 같은 점을 배우면 감동을 줄 수 있는,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우리란 제주도 사투리로 ‘목동, 목자’를 뜻하는 말이다. 고순만 노인이 주인공이다. 노인 목동은 한라산 분화구에서 열아홉 명의 목장 계꾼들의 소들을 키우고 있었다. 자기의 소는 한 마리도 없다. 그런데도 자기의 소를 키우는 것 이상으로 정성을 다해 소를 키웠고 감동을 주고 있었다. 이분께서는 소 이백 마리를 다 기억하고 있었다. 우리가 볼 때는 모두가 똑 같아 보인다. 그 놈이 그 놈 같다.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1년을 같이 있어도 구분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 목동은 잘 구분하였다. “그거야 학교 선생 제 아이들 얼굴 아는 것과 한가지지. 남의 소를 맡아 키우긴 하지만, 다 내 손에 달린 목숨들인데 몰라서야 되나. 모양새도 모색(毛色)도 조금씩 다르고 뿔 생긴 모양만 해도 가지가지여….” 관심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위로 솟은 뿔, 뒤로 젖혀진 뿔, 앞으로 굽은 뿔, 양옆으로 곧게 뻗은 뿔, 하나는 위로 솟고 하나는 아래도 처진 것, 넘어져 뿔 하나 꺾어진 놈… 이러한 소를 모두 구분하는 노인 목동은 감동을 주는 목자임에 틀림없다. 우리 선생님들도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맡겨진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고 학생들의 특성을 하나하나 잘 파악해 두고 특성에 맞게 잘 지도하면 학부모님들은 안심 놓고 학생들을 학교에 맡길 수 있을 것이다. 목동에게는 어려움이 참 많다. 사람이 아무도 살지 않는 곳에 테우리막을 지어서 거기서 소들과 함께 생활한다. 외로움과 싸워야 하고 두려움과도 싸워야 한다. 추위와도 싸워야 하고 비바람과도 싸워야 한다. 생명을 걸고 도둑을 막아야 하고, 소를 잃어버리면 온갖 고통을 감내하면서 찾아다녀야만 한다. 이 노인 목동에게는 죽을 각오와 희생이 있었기에 200 마리의 소를 잘 지켜낼 수 있었다. 소를 잃으면 목동은 애를 먹는다. 소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목장 주변을 다 찾아다닌다. 포기할 수 없다. 생후 이 개월짜리 송아지를 도둑맞았다가 이년 후 한라산 너머의 어느 목장 소떼에 붙어 있는 걸 우연히 지나다가 찾아낸 적도 있었다. 평소에 송아지의 특징을 잘 기억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징을 가진 사람 찾기도 어려운데, 특징을 가진 송아지를 찾다니! 남다른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 한 번은 도둑에게 끌려가는 송아지를 도중에서 되빼앗기도 했다. 두 사람의 도둑이 칼을 들고 소를 잡아, 고기로 가져가려고 하는데 노인 혼자서 어떻게 소를 찾을 수 있겠는가? 지혜를 발휘했다. 큰 소리로 ‘어이 태문이! 너도 들었지? 틀림없이 요 근처여. 새끼들, 여기 숨은 게 확실해. 자, 몽둥이를 단단히 잡으라구!’ 이 소리를 들은 도둑은 달아났다고 한다. 자기의 생명도 아끼지 않았다. 선생님들에게도 목동과 같은 지혜, 희생의 정신이 있으면 학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첫 눈 내리는 날, 없어진 소를 찾으러 온 산야를 헤매다가 낙심해서 돌아오면 소가 먼저 집에 와 있더라는 이야기, 안개 속에 사라진 소를 하루 종일 찾아다니다가 지쳐 주저앉아 있는데 안개가 걷혀 보니까 자기 옆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는 이야기, 소들 중에는 여름에 그늘을 좋아하여 한라산 숲으로 들어가 애먹이는 놈들이 있는데, 그러다가 바위틈에 발목 끼인 채 굶어죽는 수도 있다는 이야기, 목장에 벼락이 떨어져 바로 앞에서 소 두 마리 타죽고 자기는 손끝과 발바닥에만 화상 입어 오른손 검지 끝이 뭉뚱하게 모지라진 이야기…. 이야기마다 눈물과 웃음이 없으면 들을 수 없는 감동을 주는 이야기였다. 우리 선생님들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좋은 선생님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끝을 맺는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여러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있고, 힘이 빠져 더 이상 기대할 것 없는 냄새를 풍기는 사람도 있다. 인상만 보아도 금방 현재를 읽을 수 있다는 게 관상학의 기초이다.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이미지로 각인된다. '넌 누구냐? '이는 영화 '올드보이'에 나오는 대사가 아니다. 필자가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 자주 던지는 질문 중 하나이다. 학생이니 당연히 명찰을 달고 있다. 그런데 그런 질문을 받으니 내놓는 답이 늘 그렇다. 1학년 0반 000이다. 회사원에게 물으면 “예. 00케미칼 황당해 팀장입니다.”일 것이다. 그런 대답을 들으려 묻는 것이 아니다. “글자는 읽을 줄 압니다. 명찰에 그렇게 쓰여 있네요. 그건 그렇고 당신은 누구인가?” 를 묻는 것이다. 근무처와 이름을 빼고 당신이 누군지를 어떻게 설명하겠는가?이다. 그런데 왜 세상의 모든 상사는 ‘전생의 철천지 원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까? 현대의 분업화된 업무의 통합이라는 기능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100명이 근무하는 조직을 다시 생각해보자. 그 조직 구성원 100명은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 그런데 그 ‘나름’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제각각이고 중구난방이라는 게 문제다. 생각도 100개이고 가치와 취향도 100개이고 판단 기준도 100개다. 이러한 상태를 하나로 만들지 못하면 드디어 배가 산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그냥 1+1이 아니라 그 합하는 과정이 합리적으로 시스템화돼야 더 큰 추가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조직원 개인이 가진 역량 수준도 중요하지만 ‘그 역량들을 어떻게 시스템적으로 통합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이라면 2등 인재들이 모여서 1등 인재가 모인 조직을 이길 수도 있다. 누군가가 ‘이것이 더 나은 길이다’고 말한다고 우르르 몰려가는 그런 변화는 곤란하다. 사회 명사나 세속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몇 마디 개선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자기 삶의 해답으로 삼는 것은 또 다른 내면의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대체로 그런 변화는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법용이거나 주장하는 그 사람에게만 맞는 것일 수 있다. 나에게 딱 맞는 변화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가 인터뷰에서 “경쟁자와 10퍼센트만 달라도 매출은 9배가 달라진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남들과 같아지려고 한다. 저 사람이 했으니 우리도 하자. 그래서는 차별점을 못 만드는 것이다. 때로는 현재의 삶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 이대로의 내 인생은 좀 질리지 않는가? 그렇다면 결심하는 단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결심은 필요 조건일 뿐이다. 내 삶 속 깊숙이 하나의 플랫폼을 설정하라. 그게 충분조건이 된다. 혹자들은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 숨도 쉴 수 없는데 무슨 공부냐고. 그런 분들을 위해 미국의 유명한 부흥전도사였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한 이야기를 전해 드리고 싶다. “내가 오늘 당장 해야 할 일은 눈앞에 펼쳐져 있는 숲의 엄청난 나무를 다 베는 것이다. 오늘 중에 다 해낼 수 있을지는 정말 의문이다. 너무 양이 많기 때문이다. 저걸 오늘 중에 다 베지 못하면 팀장에게 엄청나게 혼나게 생겼다. 더구나 나에게는 녹슨 도끼 한 자루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 도끼날을 날카롭게 가는 일을 먼저 해야 할까? 아니면 나무 벨 시간도 부족한데 도끼날을 갈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투덜거리며 녹슨 도끼를 들고 나무를 찍어야 할까?”를 선택하는 길이다. 먼저 도끼를 갈아야 한다. 그리고 나무를 베기 시작해야 한다. 도끼날이 다시 무디어지면 또다시 시간을 내서 갈고 베어야 한다. 특히 오늘날같이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한 번 배워서 평생 써먹는 삶은 완전히 불가능하다. 우리는 건전지 같은 삶을 살지 말고 발전기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그나마 요즘 나오는 2차 전지는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예전의 건전지는 충전이 불가능하다. 한 번 구매한 후에 사용하면 할수록 보유한 에너지가 떨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방전이 되고 폐기물이 된다. 대학에서 공부한 것 하나로 평생을 써먹으려는 것은 건전지와 같은 인생이다. 건전지가 아닌 발전기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물어야 할 시점이다.
이라크에서 외국인이 가장 자주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는 ‘알리바바’라고 한다. 아라비안나이트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 등장하는 알리바바는 ‘알리(Ali)의 아버지’라는 뜻이지만 현지에서는 ‘금품을 노린 무장강도, 도둑’이라는 뜻으로 통하기도 한다. 그런데 ‘교육과정 전문가 40인’이 모인 팀의 이름이 다름 아닌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다. 인원수에 맞게 참 그럴듯하게 지은 이름으로 이 40인의 도적단은 모두가 두목이 될 수 있는 경험과 지혜를 겸비한 정말 명석하고 해박한 두뇌집단의 모임이라 할 수 있다. 이 집단의 여정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2013년 6월 18일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장맛비와 함께 공모와 선정협의를 거친 40인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 만남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교육현장에서는 내로라하는 선생님들로 더러는 면이 있기도 하였지만 모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교육과정 전문가 그 이름에 걸맞게 무엇으로 대변할 수 있을까? 첫 모임을 마치고 남해로 내려오는 길! 전조등에 드러나는 빗줄기를 보며 머릿속은 복잡함으로 가득하기 시작했다. 학교일, 전문서적과 교양서적 탐독 그리고 다양한 자기계발을 위한 연수를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올해로써 교단에 선지 25년을 맞는다. 그중 15년은 계속 연구업무를 하고 있지만, 학교의 연구는 기획력과 더불어 과업이 실행될 경우 그 과정을 거쳐 어떤 결과가 산출될 것인가를 미리 파악하여 시행착오를 최소로 하여야 한다. 그런 과업 중 제일 중요한 것이 단위학교 교육과정 기획과 편성이다. 하지만 그 중요한 일을 창조적이기보다는 기존의 업무를 답습하고 수정하는 정도로 걸어온 일이 다반사였었다. 학교 업무의 핵인 연구는 나름의 깊이와 노하우, 추진력이 있어야 그 맛을 더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기회를 통하여 그동안 걸어온 연구로서 길을 돌아보기 시작하였다. 남해는 지역적인 특수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중견 교사 층이 너무 빈약하다. 축구경기에서 골은 대부분 공격수가 넣지만 골 기회를 만들어 주고 상대방의 역습을 중도에서 차단하는 일은 팀 내 미드필드의 역할이다. 이런 미드필드가 빈약하면 어떤 수준의 상대와 경기를 하더라도 곤욕을 치르기 마련이다. 이런 현상은 교육현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25년 가까이 교단생활 대부분을 남해란 특수한 곳에서 중심학교에 근무하며 연구업무를 맡아 계획서와 보고서, 교육과정 수립 관련 일을 해 왔다. 하지만 교육과정 전문가라는 별명을 들추면 정작 자신은 속 빈 강정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어떤 분야에 달인 또는 전문가가 되기는 참 어렵다. 사전에서 전문가의 의미는 특정 분야의 일을 줄곧 해 와서 그에 관해 풍부하고 깊이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기술하고 있다. 과연 이런 말에 자신은 합당한 사람인지 물음표와 느낌표를 던져본다. 경력이 많다고 후배 선생님들에게 거들먹거리지 않았는지 또는 그것을 방패로 무능력의 극치를 달리며 선배라고 뒷담에나 오르내리지 않았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로 교육과정 전문가 40인 양성과정 프로젝터라는 배를 타게 되었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들! 도적도 나름의 기술과 경험, 지식이 있어야 한다. 단 여기서 말하는 도적은 일반 사람이 말하는 범죄형 도적이 아닌 좋은 방향의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즉 교육과정에 관련한 확실한 알리바이와 기술을 갖춘 도적을 말한다. 이런 도적들의 머리를 조아리는 첫 합숙 연수가 찌는 듯한 더위가 아스팔트를 달구는 팔월의 경주에서 ‘교육과정 전문가 40인 양성 기초연수’란 이름으로 열렸다. 처음엔 서먹한 분위기였지만 사흘간 한 지붕 밑에서 웃고 이야기도 나누는 대화들이 정감을 더했다. 하지만 전문가라는 길을 가는 일은 편안하지만 않은 것이었다. 던져지는 2009. 개정교육과정의 내용과 독서과제 연수 그리고 학교 현장에서 기다리는 다양한 일들은 가는 팔월의 하루하루를 옥죄기도 하였다. 어느 사람이나 살아가는 것은 순간순간의 어려움과 장애,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대변된다. 이는 진주조개가 몸속에 이물질을 넣어 고통을 참으며 진주를 만들어 내는 과정과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간의 흐름! 팔월 말 개학과 함께 더위도 한쪽으로 물러나고 높아만 가는 파란 하늘이 물들기 시작하는 시월이 되었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을까? 10월 12일 김해 석봉초등학교에서 범교과 학습주제적용 통합교육과정개발 연구회 컨설팅 및 역량 강화 연수가 열렸다. 팔월 합숙연수 이후로 만났던 도적들을 다시 만나니 반가움과 새로움이 더 친근해졌다. 모두 좋은 가을날 주말이라 산행을 하고 놀러 가지만 토요일을 반납한 40인의 도적들과 그리고 또 본인의 희망에 의하여 연수에 참여한 다른 여러 선생님의 얼굴에서는 열의가 넘쳐 오르고 있었다. 항상 연수를 받고 나면 꺼림칙한 일이 있다. 그것은 어떤 연수든 그 장소를 나서면 모두 휘발되는 경우였다. 하지만 이번 연수는 램이 아닌 롬에 기억되어 단막극이 아닌 계속성을 가진 과제형 연수라서 던져지는 연구과제가 머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일선 학교에서 범교과 학습주제 적용 통합단원지도 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의 하나이다. 11월 11일 그동안 범교과 학습주제 적용 통합단원 개발자료 수정을 위한 모임이 연구정보원에서 이루어졌다. 온라인상에서 팀들끼리 공유하고 수정한 생각들이 차츰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셈이었다. 매년 하는 일이지만 교육과정 수립 때마다 범교과 관련 지도 계획을 수립하고 편성하는 일이 너무나 큰 애로사항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을 교육과정 전문가 40인이 중심이 된 팀별 연구회에서 개발하여 일선 학교에 보급한다 하니 차기 년도 교육과정 수립에는 도움이 되고 숨통이 트일 것 같아 반가움이 앞섰다. 모든 일은 시작이 있으면 과정을 거쳐 귀결점으로 돌아간다. 마지막 고개를 앞두고 12월 30일 창원 창신대학에서 한국교원대학교 정광순 교수님을 모시고 2차 컨설팅에 참여하였다. 온라인이 빠르다고 하지만 오프라인을 통한 만남은 장애의 벽을 허물고 소통과 반가움을 더하며 오류를 찾고 수정하는 즐거움도 주었다. 이렇듯 개인 간 서로 간 사람의 삶도 컨설팅을 하고 오류를 수정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2014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지난해 12월부터 40인의 도적들에게는 경사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정말 능력자들이 모인 도적 집단이란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받는 이, 스승 상을 받는 이 등 이런 도적들이 또다시 2013년 1월 6일부터 8일까지 2013. 초등교육과정컨설팅역량강화 직무연수에 모이게 되었다. 이제 이 연수를 마지막으로 각 지역교육지원청에 교육과정 컨설팅 요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교육과정 컨설팅 요원! 전문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만 걱정이 앞선다. 문득 지난여름 경주에서 연수 중 들은 말이 생각난다. 교과용 도서 집필위원은 누가 되느냐? 그것은 자신이 될 수도 있고 옆 반 선생님도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만큼 선생님 모두가 능력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일선 학교상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교육과정 컨설팅 요원으로 간다지만 모든 학교는 그 나름의 특수성과 애로점이 있기 때문에 그 상황을 이해하고 정말 어려워하는 일을 속 시원하게 긁어 주는 일이 쉬울까? 초등학교 교사는 만능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쩌면 약방에 감초라는 말로도 비교될 수 있겠지만 어떤 선생님은 너무 만능인 나머지 백화점, 문어발식으로 여러 가지 일을 벌여놓고 헤엄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교육이란 본연에 충실한 가치를 추구하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교육과정 전문가라는 말은 언제나 큰 부담으로 앉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게 한다. 전문가라는 말 만큼 다른 해박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정말 교육과정에 있어서 깊은 연구와 성찰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 일회성이 아닌 계속 이어지는 연구와 대물림이 공동의 사고를 통하여 합일점을 얻어 이끌어 가는 일이 필요하다. 이제 조금 있으면 학년도를 마무리하게 된다. 해는 2014년이지만 년도는 2013학년도이다. 얼마 남지 않은 2013학년도를 마무리 잘하며 학교별 시행될 교육과정 컨설팅에 신선한 느낌과 사고를 부어주는 전문가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열려라 참께’라는 말과 함께 현란한 빛을 발하는 보물창고가 열리는 모습! 그 보물을 교육과정으로 지키고 가꾸며 따라야 하는 사람이 바로 전문가 40인이 아닐까 한다. 아직 봄 소식은 요원하다. 하지만 비늘과 털로 덮은 목련의 꽃눈을 보면 어느새 봄이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서두르지도 말며 차분한 마음으로 전문가 40인의 걸음이 어느 곳에서든 빛을 발하길 기대해 본다.
포브스는 "최근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세계를 감동시킨 것은 그의 진실 된 리더십 때문"이라며 "조직의 리더라면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학교 현장의 관리자에게도,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에게도 통용되는 리더십이라서 뜨끔한 자극을 받았다.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진실한 상사에게 가장 끌리기 때문이다. 포브스가 소개한 7가지 리더십의 거울에 나를 비춰 보며 2014년의 교사상으로 삼고 싶다. 포브스가 소개한 '믿을 수 없는 상사'의 유형 7가지를 소개해 보면, 1. 비겁한 상사 =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지 못하는 상사'를 신뢰하는 부하 직원은 없다. 상당수 지도자는 높은 지위까지 오르면 조직의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다. 많은 리더가 구태의연한 틀 속에 갇혀 자기만의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다. 부하 직원들이 이런 상사를 신뢰할 리 만무하다. 2. 비밀이 많은 상사 = 예측가능한 지도자가 신뢰를 얻는다. 리더는 부하에게 업무 목표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지시가 불분명하고 비논리적인 상사,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상사를 믿는 부하 직원은 별로 없다. 과거 전형적인 리더십의 특징은 폐쇄성ㆍ가부장성이었다. 그러나 미래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투명성ㆍ개방성이다. 투명한 리더가 되려면 부하 직원과 끊임없이 의사를 소통하고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3. 자기중심적인 상사 = 자기가 세상의 중심인 양 행동하는 리더는 결국 혼자 남게 된다. 훌륭한 지도자는 '나만 잘났다'고 말해선 안 된다. 진정한 리더라면 좋은 코치, 멋진 멘토의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부하 직원의 발전보다 자기 안위를, 다른 사람의 성공보다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려 애쓰는 상사는 부하 직원들로부터 신뢰 받지 못한다. 많은 상사들이 좋은 성과는 자기 업적으로, 나쁜 결과는 부하 직원들 탓으로 돌리곤 한다. 그러나 신뢰 받는 리더가 되려면 이와 반대로 행동해야 한다. 상사가 자신을 기꺼이 낮추고 겸손하게 행동할 때 부하 직원들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다. 4. 평판이 나쁜 상사 = 평소 소문이 좋지 않은 이가 직속 상사로 온다면 부하 직원들은 그에게 마음을 열 수 있을까. 평소 좋은 평판을 쌓는 것도 리더의 중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다. 상사만 부하 직원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리더는 부하 직원들의 눈이 항상 자신에게 향하고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특히 지도자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자신에 대한 확신 없이 부하 직원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하기란 어렵다. 그만큼 평소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5. 변덕이 죽 끓 듯하는 상사 = 변덕쟁이 상사만큼 모시기 힘든 사람도 없다. 일관성 없이 하루에도 12번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상사를 믿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리더 밑에서 일하는 부하 직원은 상사 기분에 신경 쓰느라 업무 생산성이 뚝 떨어지게 마련이다. 미국의 유명 심리학자 미셸 매퀘이드는 "문제 있는 자를 고위직에 앉힌 기업들이 입는 연간 손실은 최대 3600억 달러(약 380조5000억 원)나 된다"고 분석했다. 6. 피 묻히기 싫어하는 상사 = 결단력이 부족한 리더, 자기만 살아남으려 애쓰는 리더를 따르는 직원은 없다. 아랫사람들로부터 존경 받는 리더는 눈치 보며 뒤로 물러서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앞장설 줄 아는 사람이다. 조직 내부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리더가 귀찮고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을 때 직원들 마음까지 얻을 수 있다. 7. 포용력 없는 상사 = 냉철하고 전투적인 지도자가 인정받는 시대는 지났다. 요즘 대세는 다양한 직원들을 아우를 줄 아는 너그럽고 포용력 있는 지도자다.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부여하고 부하 직원을 하루 종일 볶아대는 상사보다 부하 직원의 수고에 감사할 줄 아는 상사와 일할 때 부하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는 높아진다. 훌륭한 지도자는 직원들을 일일이 통제하려 들지 않는다. 큰 틀만 제시한 뒤 부하 직원 각자 맡은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필자가 상처를 받은 관리자의 유형은 위의 7가지 유형이 중첩되는 경우가 많았다. 뒤집어 말하면 진실했던 관리자는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다. 그가 가진 능력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진실성'에 있었던 것이다. 진실하면 정직하고 겸손하니 교사나 아이들에게도 투명했다. 가장 오래 가는 가치는 가장 단순함에 있으니! 진실성은 곧 지행합일의 가치요, 군자를 지향하는 가치다. 파산 직전에 몰렸던 일본항공(JAL)을 3년 만에 되살린 이나모리 가즈오 전 교세라 회장. 이 분은 일본 정부로부터 JAL을 살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딱 한 가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나는 명예와 부를 위해 이 일을 하려고 하는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자 무보수로 JAL 회장을 맡아 결국 회사를 구했다고 하지요. 리더는 사심이 없어야 하고 철학이 분명해야 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는 진실한 리더였던 것이다. 세상은 초고속으로 달리고 있지만 인간성의 가치는 자연의 섭리 속에 있다. 자연의 섭리는 진실이니! 위의 상사 자리에 선생님을 넣어서 곁에 두고 죽비로 삼을 일이다. 2014년에는 진실한 선생님으로 살고 싶다.
17일 서령고교사들이 오랜만에 뮤지컬을 보며 문화체험을 했다. 이번에 관람한 뮤지컬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 중인 ‘삼총사’로 17세기 프랑스 시골 가스코뉴 출신인 달타냥의 이야기를 극화한 것이다. 17세기 바로크, 로코코 양식을 그대로 재현한 상상을 초월하는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의 뮤지컬이다. 브라이언 아담스와 스팅, 로드 스튜어트가 함께 불렀던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넘버 ‘All For Love’ 의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최고의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인 드림 캐스팅, 극의 백미인 정교한 검술 장면 등 업그레이드 된 무대예술이 압권이었다. 선생님들은 모처럼 경험한 뮤지컬을 통해 진한 감동과 함께 새로운 의욕을 충전했다며 즐거워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경복궁과 경인미술관, 인사동 쌈지길, 조계사를 들러 한겨울의 정취를 만끽했다.
16일 필레모 호텔에서 광양시장과 광양시 관내 중고등학교 교장과의 간담회가 개최되었다. 이성웅 광양시장은 '학교장님들의 노력으로 2013년도에 광양교육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신년도에도 내고장 학교 보내기 등 시가 교육발전을 위한 많은 노력에 협력하여 줄 것을 부탁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