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직선교육감들이 1일 취임한 가운데 이들이 내걸었던 각종 무상공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 그래도 부족한 교육예산인데 공약이행을 위해 예산을 편성하다보면 학교안전 등 교육본질과 관련한 재정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다.
시도교육감들이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각종 무상공약은 친환경 무상급식, 무상학용품, 무상교복 및 체육복, 체험학습비 및 수학여행비 지원 등. 하지만 이미 시행되고 있는 각종 교육복지정책으로 인해 이들 공약을 이행하는데 여력이 있을지 미지수다. 교육부가 공개한 ‘중기 지방교육재정계획’ 등에 따르면 앞으로 4년간 지방교육재정은 세입세출대비 10조원 정도 적자를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취임한 시도교육감들은 자신들의 공약을 재검토해 포퓰리즘 정책이 있다면 이를 수정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시도교육감 측은 취임 전 인수위원회를 통해 재정압박을 공개하며 나름의 포석을 깔아놓은 상태다. 지난달 27일 서울시교육감직인수위원회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업무보고와 공약이행계획을 보고 받은 결과 내년 교육재정이 3100억원 이상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5일에는 인천시교육감직인수위원회에서 시교육청 재정현황을 공개하며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회계인건비 등 1621억원이 부족하다고 공개했다. 대전, 충남 등에서도 400억원 내외의 예산 결손을 이유로 공약이행의 어려움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들이 누리과정 증가분과 교육부 교부금의 감소를 주된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등으로 인해 교육재정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이미 수년전부터 알려졌던 것으로 이같은 사항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포퓰리즘 공약을 내세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 한 초등 교장은 “무상복지가 우리 교육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던 일로 교육감들이 선거 때 이를 모를리 없었을 것”이라며 “당장의 선거를 위해 사탕발림 정책을 내놓다가 정작 당선되고 나니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시도교육청에서는 정부교부금을 현행 20.27%에서 25% 수준으로 늘려 무상공약을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국회에는 교부율 인상을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4건 발의 돼 있지만 지난해 11조원의 세수결손을 기록한 상황에서 법정 교부금을 늘리는 일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선거과정에서 내세운 공약에 얽매이지 말고 현실적 어려움을 고백하고 구성원의 이해를 구하는 것 교육재정 파탄을 막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누리과정이나 돌봄교실 등 국정과제가 지방교육재정으로 운영되면서 재정상황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인건비 확보 등 경직성 경비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정책에 무리하게 매달리기 보다는 재정상황을 살펴가며 안정적으로 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