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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직을 그만두겠다는 신규 선생님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요. 학교에서 배운 것과 유아교육 현실이 너무 다른 거죠. 교사가 본연의 활동에 충실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 경감 등 지원시스템 마련이 절실합니다.” 이경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에도 신규 임용된 지 얼마 안 된 후배교사 두세 명으로부터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렵기로 소문난 임용시험을 뚫고 꿈에 그리던 교사가 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교직을 떠나고 싶어 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는 현실에 이 회장은 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쏟아지는 학부모 민원과 행정업무에 치이는 등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현실에 많은 신규교사가 힘들어하고 좌절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가르치는 일 이외의 행정업무나 민원처리를 당연히 교사가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회 풍토를 젊은 MZ 교사들은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하는 것 같다”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대학에서도 예비교사들을 양성할 때 학부모 민원 대응이나 행정업무에 대한 현실을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직에 들어와 다양한 연수를 통해 업무를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필요한 역량을 기르지 않은 상태에서 교직에 들어왔을 때 부적응 위험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연구하는 것이 전부인 양 알고 교직에 들어온 교사들이 막상 주어진 현실을 너무 버거워한다”고 지적하고 “이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또 학부모들의 인식도 조금은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유치원에 요구할 때 “내 아이만 봐주세요”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 해 주세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사·학생·학부모가 삼위일체 됐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이 회장은 “교사의 관점과 학부모의 관점이 서로 일치한 가운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해 나갈 때 제대로 된 성장과 발달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죠. 그것처럼 유치원과 가정이 아이의 성장을 같이 공유해야 해요. 그래야 교육적 효과도 높고 아이의 행복감도 높아지는 것이죠.” 그래서일까. 이 회장이 원장으로 있는 경기 고양장항유치원의 교육목표는 행복한 유치원이다. “교사만 행복해도, 학생만 행복해도, 학부모만 행복해서도 안 돼요. 모두 다 함께 느껴야 진정 행복한 것이죠.” ‘우리 유치원 정말 좋아요’라는 말이 아이들 입에서 나올 때 제일 행복하다는 그는 교육과정과 시설 그리고 교사 전문성 등 모든 면에서 최고를 놓치지 않는 그런 유치원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올해 교직 35년 차를 맞는 그에게 바람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 회장은 유보통합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제발 아이들을 최우선에 두고 현장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정책을 폈으면 좋겠다”고 주저 없이 말했다. “교육당국에서야 좋은 취지로 정책을 마련한 것이겠지만, 항상 보면 위에서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려보내는 게 너무 많아요. 현장에서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장을 바라보고,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여 줬으면 하는 소망이 제일 큽니다.”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원은 대략 8000여 명, 유보통합이 추진되면서 유아교육계 입장을 대변하는 첨병으로, 또 우리나라 영·유아교육 발전을 위한 중추세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중해성 기후를 만끽할 수 있는 산토리니, 고대 문명의 정수인 아테네, 자연경관과 신비로운 종교적 성지가 조화를 이룬 메테오라까지 그리스는 지리교사와 역사교사의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최고의 신혼여행지였다. 푸르렀던 에게해와 푸른 돔과 하얀 외벽, 단순히 돌덩이들이 아니었던 세계문화유산 1호,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웠던 수도원 여행 속으로 초대합니다. 푸른 돔과 하얀 외벽, 로맨틱한 분위기 그 자체 … 산토리니 이아 마을. 경유시간까지 포함하여 30시간에 걸친 장기간 비행 끝에 도착한 곳은 그리스의 산토리니였다. 교과서 속 지중해성 기후와 관련된 사진은 항상 그리스의 산토리니였기에 지리교사인 내가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은 항상 이곳이었다. 산토리니의 관광지는 크게 피라(Pira) 마을과 이아(Oia) 마을로 나뉜다. 이아 마을은 청량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일본 음료 브랜드 포카리스웨트의 촬영지. 이아 마을의 하얀 벽과 파란 지붕 그리고 에게해를 배경으로 한 맑은 하늘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도착과 동시에 ‘라라라라라라라~’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오는 곳이다. 이아 마을의 상징적인 하얀 벽은 지중해성 기후의 특징인 여름철 강한 햇빛을 반사하여 실내를 시원하게 유지하기 위해서이며, 파란 지붕은 전통적인 그리스 정교회 건축양식에서 비롯되었다. 실제로 파란 돔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윗부분에 십자가가 존재해 예배당이나 교회의 지붕임을 알 수 있다. 이아 마을은 공항으로부터 안쪽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지 않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숙소 값이 피라 마을에 비해 2배 이상이다. 하지만 전 세계 여행객들은 ‘이아 마을에서의 1박’을 꿈꾼다. 그 이유는 이아 마을 숙소들은 대부분 동굴 호텔로 산토리니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숙박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아 마을은 화산 폭발로 형성된 산토리니섬의 칼데라 경사지에 위치한 독특한 마을인데, 마을의 기반암이 화산재가 굳어진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자연적으로 동굴 형태의 공간을 만들기에 적합했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아늑한 환경을 제공해 지중해성 기후조건에 적합한 주거형태였기 때문이다. 동굴 호텔의 뷰는 100% 에게해 뷰로 로맨틱한 산토리니를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 우리도 1년 전에 겨우 예약한 파란 지붕 아래 하얀 외벽의 동굴 호텔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근처 식당으로 이동해 산토리니 야경을 만끽하며, 그리스 전통음식인 무사카와 그릭샐러드 그리고 로컬 와인인 아틀란티스를 시켰다. 무사카는 고기와 감자 그리고 가지를 층층이 쌓고 페타치즈를 얹은 후 베사멜소스를 뿌려 굽는 그리스 전통음식이었는데, 한국에서 맛보지 못한 그리스의 맛은 색달랐다. 로컬 와인 한잔에 산토리니 야경을 눈에 담는 그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한 장면일 것이다. 매일 아침 이아 마을의 일출과 매일 저녁 이아 마을의 일몰은 윈도우 배경화면에 나올법한 모습들이 펼쳐졌고, 작은 골목길 곳곳의 기념품 상점들과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았던 피라 마을까지 여유롭게 마을과 그 속의 풍경을 만끽하며, 지리교사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는 일정이었다. 이아 마을로 가는 택시에서 택시기사의 “이아는 유니크한 곳이에요”라는 말처럼, 만약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소성’을 느끼고 싶다면 단연코 이아 마을로 떠나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호가 있는 곳, 아테네 어렸을 적부터 역사를 좋아했던 나는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으며 ‘도시 자체가 역사박물관인 아테네를 언제 가볼 수 있을까? 교과서 속 아고라는 언제 볼 수 있을까?’ 기대하며 살았던 것 같다. 역사교사인 남편도 마찬가지란다. 산토리니에서 아테네까지는 비행기로 40분 거리. 작은 비행기를 타고 잠깐 눈만 감았다 뜨면 아테네에 도착한다. 페리를 타고 이동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짧은 신혼여행 일정상 비행기를 선택했다. 아테네를 조금 더 편하고 저렴하게 둘러보는 방법은 ‘아테네 통합권’이다. 통합권을 구매하면 7가지 유적지(아크로폴리스·제우스신전·고대 아고라·로만 아고라·아리스토텔레스 학교·하드리아누스 도서관·케라메이코스)를 성수기에 줄을 기다리지 않고 통합권의 혜택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도시 한복판에 이렇게 소중한 유적지가 있을 수 있는 것일까? 하며 한참을 ‘대박! 대박! 대박!’을 외치며 나를 서 있게 만들었던 하드리아누스 도서관은 돌덩어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웅장하고 멋있었다. 그리스 일부 유적들은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두기 때문에 예전의 도서관 모습을 혼자 상상하는 재미가 컸다. 고대 로마시대 시민들의 생활 중심지였던 곳으로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가 세운 ‘로만 아고라’, 1896년에 세운 최초의 현대적인 올림픽 경기장인 ‘파나티나이코 올림픽 경기장’, 고대 그리스인들이 실제로 생활했던 공간이었던 ‘고대 아고라’ 등 너무나도 볼거리가 가득해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아테네 핵심인 아크로폴리스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의 그 설렘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엠블럼에도 파르테논 신전이 있다는 사실! 그 장소에 내가 오다니! 아크로폴리스는 ‘높은 도시’라는 의미의 그리스어로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에서 방어와 종교적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고지대 지역이다. 도시의 정치·종교·문화적 중심지로 기능했기에 상징적인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161년에 세운 극장이자 공연장인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은 현재도 공연장으로 사용됨에 있어 손색이 없는 극장이기에 어떻게 그 시대에 만들 수 있었을까 상상하며 역사 앞에 겸손해지는 현장이었다. 최초의 석조극장으로 반원형 형태를 띠는 ‘디오니소스 극장’, 나이키의 상징이 되었던 ‘아테네 니케 신전’, 이오니아 양식의 작은 신전이지만 6명 소녀상의 정교함을 엿볼 수 있는 ‘에렉테이온 신전’, 아테네의 강대함을 그리스 전역에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황금비율 그 자체 ‘파르테논 신전’까지 아크로폴리스는 단순히 유적지를 넘어서 고대 문명의 정수로, 다층적인 의미를 갖는 공간으로, 현대인들을 만나가고 있었다. 타임캡슐을 타고 역사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바로 아테네로 떠나야 한다! 아테네에서는 그 니즈가 충족될 테니까! 그리스의 하이라이트 메테오라 메테오라는 ‘공중에 떠 있다’라는 그리스어이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인류의 종교적 헌신이 어우러진 독특한 장소로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 평원 위로 솟아오른 거대한 암석들과 그 위에 세워진 수도원들로 유명한 지역이다. 메테오라를 처음 만난 느낌은 중국의 계림을 떠올리게도 하고, 스페인의 몬세라트 수도원을 연상하게 하는 곳이었다. 메테오라를 만나기 위해서는 아테네 라리사역에서 기차로 왕복 8시간의 대여정이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경관을 보여주는 곳이다. 메테오라에는 한때 24개의 수도원이 있었으며, 현재는 6개의 수도원이 남아 있고, 이들은 모두 암벽 위에 세워져 있다. 수도승들이 세속적 유혹에서 벗어나 고요한 종교생활을 추구하기 위해 암석 위에 수도원을 건립했다고 한다. 지금은 계단과 다리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암벽 위에 수도원을 세우는 것은 물론 수도승들의 이동에도 로프·사다리·바구니 등을 사용했다고 한다. 수도원마다 휴무일이 있어서 휴무가 아닌 수도원을 들러야 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우리는 총 3개의 수도원을 다녀왔다. 수도원마다 개성이 있다고 가이드분께서 설명해 주셨는데 수도원마다 뚜렷한 개성이 드러났다. 수도원 중 가장 낮은 곳에 있어서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둘러볼 수 있는 수도원인 ‘성 니콜라스 아나파프사스 수도원’은 가장 낮은 곳이라고 하지만 계단은 상당히 가팔랐다. 수도승들의 짐을 옮길 때 사용했던 도르래가 곳곳에 보였고, 수도원 내부에는 프레스코화와 그리스 정교의 모습이 가득한 ‘찐하고 쨍한’ 예수상들이 많이 보였다. 메테오라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수도원인 ‘대 메테오라 수도원’도 가볼 수 있었다. 14세기에 성 아타나시우스 수도사가 세운 이 수도원을 보며 종교가 없는 나에게 ‘종교의 힘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에 잠기게 하였다. 가장 접근하기 힘든 ‘트리니티 수도원’은 영화 007의 배경으로 등장하여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높은 위치에 있어 접근하기 힘든 것은 물론 130여 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입장 자체가 가능하다. 그 말은 트리니티 수도원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어떤 풍경과도 비교 불가라는 말이다. 메테오라는 단순히 자연의 경이로운 풍경이 아니라, 인간의 종교적 신념과 자연과의 공존을 보여주는 정말 독특한 장소였던 것 같다. 메테오라는 수도승의 생활방식과 신앙의 지속성을 보여주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정교회의 정체성과 전통을 이어 나가는 잊지 못할 장소였다. 5박 7일 동안의 그리스 여행은 지리교사와 역사교사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여행이었다. 교사들의 여행은 단순히 나만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간접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수업자료 수집의 장이기도 하다. 우리 역시 신혼여행을 알차게 즐기면서 동시에 각자 휴대폰으로 수업자료를 담기에 전념이 없었던 여행이었던 것 같다. 그리스에서는 지리와 역사적으로 많은 수업자료를 담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소중한 경험을 우리 학생들에게 나눠줄 생각에 설레었던 여행이기도 했다.
들어가기 ● 질문=발광체, 인공지능=반사체 대화형 생성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질문만 잘하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질문은 사람의 능력을 나타내는 도구(척도)로 발전하였다. 필자 역시 최근에 어느 소도시의 평생교육 축제에서, 지금은 질문의 시대라는 것을 실감하였다. 중학생들이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부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 실체가 궁금하던 차에 체험을 신청했다. 중학생이 “어떤 그림을 그려 드릴까요?” 묻길래 이렇게 말했다. “뿔난 고양이를 그려주세요.” 오래 기다리지 않아 몇 장의 사진이 화면에 떴다. 사진을 보자마자 필자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어, 이게 아닌데”, 이렇게 내뱉었다. 그러자 중학생은 당황하면서, “이게 아니에요?”라고 되물었다. 그래서 필자는 다시 고쳐 물었다. “두 개의 뿔이 난 고양이를 그려주세요.” 그러자 인공지능은 필자가 원한 ‘뿔(corn)이 달린’ 그림을 그려주었다. 인공지능은 필자의 처음 요구(질문)에서 ‘뿔난’의 의미를 ‘화(anger)가 난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여기서 인공지능이 갖고 있는 무궁무진한 정보도 사람이 제대로 질문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란 걸 체험하였다. 결국 사람의 질문이 발광체이고, 인공지능은 반사체에 불과하다. ● 질문하는 능력, 질문이 직업이 되는 세상 해가 바뀔 즈음에 새해의 소비경향을 분석하여 제시하는 김난도 교수팀은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us)를 맨 앞자리에 놓았다. 호모 프롬프트는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Homo)와 사용자의 지시와 명령어를 뜻하는 프롬프트(Promptus)를 합친 말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능숙하게 부릴 줄 아는 인간의 능력을 강조하는 신조어다. 즉 인간이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에 따라 AI가 내놓는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다루는 인간의 능력이 더 중요함을 나타낸다. 한편 대화형 생성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각 분야에서 이를 도입하기 시작하자 프롬프트 엔지니어(promptus engineer)가 새로운 직업군으로 생겨났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란 AI 조련사라 부르기도 하는데, 인공지능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하여 다양한 목적의 프롬프트를 제작하고, 테스트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그 일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 한다. 학습자의 생각 끌어내기 ● ‘나’를 끌어내는/ ‘내’가 끌고 가는 학습을 위한 수업 인공지능 시대가 되기 전부터 점수 따기 경쟁, 성적 중심의 학생 평가에서 벗어나자고 외쳐댔지만, 경쟁 중심의 교육상황에서는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대화형 생성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이 불확실한 미래를 주도적으로 헤쳐 나가는 힘을 기르도록 하려면, 이제 밀어 넣는(push) 학습에서 벗어나도록 지원하는 수업을 해야 한다. 더 적극적으로 말하면, 인공지능의 시대에 맞는, 스스로 끌어내는(끌고 가는, pull) 학습을 촉진하는 수업을 해야 한다. ‘나’를 끌어내는(내가 끌고 가는) 학습은 내 생각을 키우고, 학습방법을 스스로 찾아내어 실천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학생들이 이렇게 학습하는 가장 적확(的確)한 방법은 질문하면서 학습(공부)하는 것이다. 그래야 학생들이 학습과 수업에서 주체적 행위자(agent)가 되고, 삶의 과정에서 주도성을 실천할 수가 있다. 이것들의 원동력은 교사의 발문(發問)이다. ● 과정 처리 발문과 대화형 생성 인공지능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발문이다. 분명 교사는 발문의 전문가이다(이어야 한다). 학생의 생각을 끌어내는 발문(아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에게 묻는 것)은 늘 강조되어 왔다. 때문에 이 글에서는 그것의 중요성이나 일반적인 원리·기법을 생략하겠다. 그 대신에 대화형 생성 인공지능의 원리에 비추어, 과정 처리 발문기법을 중심으로 학습자의 주도성을 키우기 위한 수업전략을 제안하겠다. 과정 처리 발문이란 ‘교사의 핵심 발문(첫 질문)에 대한 학생의 반응을 보완하고 개선하기 위한 발문(재반응)’을 말한다. 깊이 파고 들어간다고 해서 탐색 발문(probing)이라고도 한다. 핵심 발문은 발문의 내용과 사고 기능을 확인시켜 주는 최초의 교사 발문이다. 어느 수업의 한 장면 ❶에서, 교사가 “부패한 우유를 고르는 방법(질문 내용)을 말해볼까요(사고 기능)?”라고 한 것이 핵심 발문이다. 교사의 핵심 발문에 학생①이 “우유팩이 부풀어 오른 것은 먹으면 안 됩니다”라고 대답(반응)하였다. 그리고 수업장면❶에서 학생②가 질문한(밑줄 친) 내용으로 (교사가) 학생들에게 다시 발문했다면(수업장면❷-교사), 그것이 바로 과정 처리 발문이다. 앞서 필자가 체험한 ‘뿔난 고양이 그리기’와 대칭시켜 과정 처리 발문의 의미를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다. 과정 처리 발문 전략 ● 부추기기(고쳐 묻기) 교사의 핵심 발문에 학생이 “잘 모르겠다”고 말하거나 그런 신호를 할 때, 다시 묻는 것이 부추기기(고쳐 묻기, prompting)다. 호모 프롬프트에서 ‘프롬프트’가 여기서도 쓰였다. 고쳐 묻기를 잘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 기대되는 사고 수준(반응)을 자극할 수 있도록 분명한 용어와 내용으로 고쳐 묻는다. • 정답이나 적절한 응답의 단서가 되는 어구나 표현을 추가한다. • 하나의 질문을 두 개의 질문으로 나누어 제시한다. ● 명료화 명료화(clarification)는 핵심 발문에 대한 학생 반응이 부정확한 경우보다 정확하게 답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때는 힌트나 단서를 주어서는 안 된다. 학생이 스스로 정보를 보충하거나 의미를 추가하도록 한다. 명료화는 어휘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며, 핵심 발문이나 재발문에도 적용할 수 있다. ● 정교화 정교화(elaboration)는 핵심 발문에 답하였지만 너무 단순한 경우, 더 자세하게 응답하거나 예를 들게 재질문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상위수준에서 사고하도록 촉진할 수 있다.정교화와 명료화가 잘 구분되지 않을 수도 있다. 명료화는 정확하지 않게 대답했을 때 재발문하는 것이고, 정교화는 대답을 맞게 하기는 했으나, 빈약하거나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재발문이다. ● 방향 다지기 방향 다지기(redirecting)는 하나의 핵심 발문에 대해 여러 학생이 돌아가면서 한 가지씩 서로 다른 대답을 하면서 함께 학습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학습방향을 향해 함께 갈 수 있고, 다양한 관점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 핵심 발문: 일제가 우리나라를 동화시키려고 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한 가지씩 말해볼까요? 유건 반응: 우리나라 말(조선어)을 못 쓰게 했어요. 광수 반응: 우리 이름을 못 쓰게 하고, 일본 이름으로 바꾸라 했어요. 영석 반응: 남자들에게 단발령을 내렸습니다. 매듭짓기 교사가 수업과정에서 자주 과정 처리 발문을 하면, 학생들은 높은 수준에서 사고하고, 메타인지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그리고 시험문제를 예상하면서 학습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이에 덧붙여 학생들이 서로 짝이 되어 과정 처리 발문을 실천하도록 수업을 설계하면 협력적 주도성(co-agency)을 기르는 효과가 있다. 불확실한 세상에서는 하나의 정답만을 쫓아 살아갈 수는 없다. 지금 학생들이 디지털 네이티브를 넘어 인공지능 네이티브의 삶을 잘 살려면 질문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생각을 끌어내는 학습을 하는 것이 ‘학습과 삶을 스스로 이끄는 주도성’을 키우는 첩경이자 인공지능 시대의 생존전략이다. 과정 처리 발문을 중심에 두는 수업이 중요한 이유다.
학생들이 마우스를 움직이자, 책상에 놓인 럭비공만 한 조명기기가 교실 천장을 오색 빛으로 수놓는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색깔도 방향도 마음대로 가능하다. 13명의 학생이 강사의 지시에 따라 각자 조명을 천장으로 쏘아 올리자 화려한 쇼가 금방이라도 열릴 듯하다. 지난 1월 15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경기공유학교 무대연출 수업시간. 성남지역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이 수업은 무대공연에 필요한 조명·음향·연출 등을 배운다. 단순히 배우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안무도 짜고, 연출도 하면서 실제적 체험을 한다. 총 16시간으로 진행되는데 오늘이 세 번째 시간. 모든 수업이 끝나면 지역에서 밴드활동을 하는 동아리를 초청해 실제 연출도 보여줄 예정이다. 장래 꿈이 방송국 PD라고 밝힌 정여령 학생(불정초·6)은 “5학년 때 학교 방송반 모집에서 떨어져 아쉬움이 컸다”며 “중학교에서는 반드시 방송반에 들어가고 싶어 공유학교 프로그램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조명이나 음향기기를 직접 만져 보는 기회가 많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경기공유학교는 지역사회와 협력을 기반으로 학생 맞춤교육과 다양한 학습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교 밖 학습프로그램. 학생 한 명 한 명의 다양한 교육요구를 학교가 모두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역사회 다양한 전문가를 활용, 학생들에게 필요한 맞춤형교육을 하는 시스템이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에서 지역실정과 학생 수요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운영된다. 로컬리티에 기반한 지역 학생 맞춤교육이다 보니 교육내용은 물론 이름도 다 다르다. 예컨대 안성은 ‘안성맞춤 공유학교’, 파주는 ‘파주미파솔 공유학교’, 시흥은 ‘시작부터 흥미진진 시흥 공유학교’ 등 지역 특성을 살렸다. 또 레저산업이 발달한 가평은 여름이면 수상레저학교가 열린다. 만화의 도시 부천은 웹툰 작가들이 참여한 웹툰 공유학교가, 하남과 광주 등 지역 오케스트라 문화가 발달한 지역에서는 오케스트라 공유학교가 운영되는 식이다. 느린학습자나 다문화학생을 위한 공유학교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학교교육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부분을 보완해 준다. 공유학교 프로그램 중에는 고등학교 학점으로 인정되거나 공유학교 과목이 고등학교 교과목으로 편성이 되는 사례가 있을 정도다. 이와 더불어 공원형 공유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이 올해부터 적극 추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현재 이천에서는 SK에서 반도체 공유학교를 공원형으로 운영해서 연구원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도 용인에 반도체 공유학교를 공원형으로 운영한다. 올해는 기업이나 단체가 공원형 공유학교에 적극 참여하도록 확대한다는 게 경기도교육청 복안이다. 공유학교의 또 다른 강점은 소규모학교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용인 백암면의 경우 학생수가 적어 축구수업을 하고 싶어도 11명을 채우지 못하는 학교들이 제법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거점학교를 만들어 인근 5개 학교 학생이 방과후에 모여 수업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제는 축구는 물론 오케스트라 공연까지 가능할 정도가 됐다고 한다. 지역이 넓어 학생들이 통학에 어려움을 겪자, 지역 택시기사들이 나서 학생들을 실어 날랐다. 일종의 공유택시인 셈이다. 한 관계자는 “지자체와 교육청,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 지역 아이들에게 좋은 프로그램들을 제공해 준 대표적 사례”라고 전했다. 지난해 경기공유학교에 참여한 학생만 무려 6만여 명. 운영된 프로그램 수는 3,241개에 달한다. 참여 학생들의 프로그램 만족도는 95.2%에 이른다. 공유학교 프로그램이 학생과 학부모 등 지역사회 수요에 기반해 마련되는 데다 일회성 체험형이 아닌 12차시 이상의 깊이 있는 학습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학교 수업에서 하기 어려운 과학실험 등도 공유학교에서 실시돼 교사들의 호응도 매우 높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경감에 경기공유학교가 큰 도움을 준다고 입을 모은다. 학교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드론수업의 경우 신청이 1분 만에 마감되는가 하면, 영어나 수학수업에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는 과목이 개설되기 무섭게 모집정원을 넘긴다. 학부모들은 공유학교가 학생들의 공부습관을 길러주고 부족한 교과목을 보완해 줄 뿐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안전한 공간이 되어주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자녀를 공유학교에 보내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아이가셋이다 보니 학원비가 너무 비싸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공유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공유학교와 늘봄학교를 통합해서 학교 안과 밖으로 연결되는 촘촘한 교육돌봄시스템, 즉 늘봄공유학교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이는 지역 내 유휴교실을 활용해 인근 학교 학생들이 다양한 늘봄프로그램과 돌봄교실을 함께 이용하는 새로운 늘봄학교 모델이다. 대표적 케이스가 성남오리초등학교에 마련된 경기형 늘봄공유학교다. 이곳에서는 과학마술·골프·사물놀이·리듬체조·뮤지컬·프라모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인근 26개 초등학교 259명이 10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995년 개교한 오리초는 한때 26학급 규모의 제법 큰 학교였으나, 지금은 학생수 감소로 단 6학급만 운영하는 소규모학교가 됐다. 5층 건물에 교실만 40여 개에 이르고 있지만, 텅 빈 교실이 많아 아예 한 개 층은 통째로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관리에 어려움이 컸지만, 무엇보다 학생수가 적어 방과후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수강인원이 적다 보니 좋은 프로그램들이 폐강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늘봄공유학교가 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학교시설은 깨끗하게 새 단장됐고 AI 학습코칭, 요리, 뮤지컬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 쾌적한 학부모 대기실까지 마련됐다. 공유학교가 되면서 외부에서 학생들이 몰려오고 학교에 활기가 넘쳤다. 100명이던 전교생 수가 공유학교 이후 늘봄학교 참여 인원을 포함 360여 명으로 늘었다. 김기범 교장은 “다른 학교 학생들과 자연스레 교류가 확대되다 보니 학생들이 중학교에 진학했을 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등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늘봄공유학교 운영을 통해 오리초는 물론 인근 학교들도 학부모 만족도가 높아진 것 같다”며 “정규 교육과정은 물론 돌봄기능까지 강화돼 우리 공교육이 좀 더 새로워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필자는 과거부터 학교에서 진행되던 교권보호위원회를 교육지원청에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는 당시 교육지원청에 근무했던 필자가 스스로 업무량을 늘려달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었고, 당연히 동료들에게도 눈치가 보이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줄곧 이관을 주장한 이유는 학교현장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봐왔고, 해결을 위해서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단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이 필자뿐만은 아니었는지 2024년 3월 28일 시행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에서 교권보호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을 현실화하였다. 현재는 지역교권보호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곧 첫돌을 맞이한다. 이번 호에서는 지역교권보호위원회의 1년을 주제로 이야기해 본다. 심의 건수가 늘어나야 정상이다. 더 늘어야 할 필요가 있다 2024년 10월에 있던 국정감사 과정에서 나타난 통계에 따르면 교권보호위원회 이관이 교권침해 사안의 감소에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취지의 보도를 봤다. 전국적으로 매일 평균 15건 이상이 심의되었으며, 오히려 학교에서 진행하던 때에 비해 산술적으로 늘어났다는 내용이다. 혹자는 이러한 통계를 보며 교권보호위원회 이관이 실패한 제도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교사는 교육활동 침해 피해가 있어도 이를 공식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워한다. 학생이나 보호자가 학교에 대해 민원을 퍼붓거나 소송을 예고하는 등으로 압박하는 일도 있고, 교권보호위원회 결과에 수긍하지 못해 하는 것도 빈번하다. 학교로서는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이후 학생이나 보호자에게 아무런 긍정적 변화가 없음에도 적법한 절차를 위해 온갖 행정력을 쏟아부어야 했고, 피해교원도 이러한 학교의 어려움을 알았다. 더 나아가 피해교원은 학생과 보호자에게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었다는 것에 대한 보복을 걱정해야 했다. 이러한 이유로 피해를 보더라도 그냥 넘어가는 일들이 많았던 것이다. 지역교권보호위원회는 이와 같은 현장의 어려움에 대한 보완책으로 나온 제도다. 교권보호위원회와 관련된 행정과 결과에 대한 불복과 민원을 교육지원청이 책임지도록 한다. ‘교육청’이라는 기관이 침해학생이나 보호자에게 주는 인상도 학교와 다르다. 교원들과 학교가 부담 없이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 대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따라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실효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그간 어려움이 있어도 참고 지내던 피해교원이 있다면 꼭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 도움 구하기를 바란다. 지역교권보호위원회 제도가 안착하기까지 심의 건수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나야 할 것이다. 침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과거보다 솜방망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직 명확한 통계자료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침해학생에 대한 조치들이 과거에 비해 솜방망이라는 의견들도 들었다. 학생 수가 많은 학교라고 하더라도 학교교권보호위원회는 연간 10건 안에서 개최되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인사이동 등으로 인한 위원의 변경도 있을 것이고, 기본적으로 위원들의 경험치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 때문에 같은 학교 내에서 일어난 비슷한 사안일지라도 학생에 따라 조치가 지나치게 낮거나 지나치게 높을 수 있었다. 특히 담임교사나 주요 과목의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라면, 학교로서는 분리를 통한 소속 교원의 보호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을 것이고 학생에 대한 학급교체와 같은 높은 수준의 처분이 비교적 쉽게 내려지기도 했다. 반면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서는 해당 교육지원청 관할 학교의 모든 교육활동 침해 사안들을 다루고, 고정된 위원들이 임기 내에서 사안을 다수 접하게 되었으며, 인적 구성에서도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들어오게 되었다. 유사한 사안에 대한 침해학생 조치들이 비슷한 수위로 형성되고, 그런 과정에서 침해학생 조치의 결정이 보수적으로 변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이유로 과거에 비해 사안의 특수성이나 학교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지적된다. 사실 이는 현행 규정에서 기인하는 부분도 있다. 침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교육활동 침해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점수제 판단이 이루어진다. 이런 점수제 판단 형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감경이나 가중의 유연한 적용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위 고시에서는 ‘교육활동 침해학생이 장애가 있는 경우’를 감경 사유로, ‘피해교원이 임신하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를 가중 사유로 한정적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권보호위원회 위원들이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한 결정을 내리기가 곤란하다. 조금 더 유연한 결정이 가능할 수 있도록 고시가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분쟁조정이 활성화되었으면 한다 교원 중에는 교사로서 지도하는 학생을 교육청에 신고하고 불이익을 입힌다는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있다. 보호자 중에서도 자녀의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교사가 이럴 수 있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있다. 교권보호위원회가 침해학생이나 침해보호자에 대한 조치를 결정하여 그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을 주로 하는 기구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지는 않다. 교권보호위원회를 통해서 교육활동 관련 분쟁조정 역시 가능하기 때문이다(「교원지위법」 제18조 제2항 제4호 참조). 학교폭력에 관해서도 이런 분쟁조정 절차가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무상 잘 사용되지 않는다. 분쟁조정은 분쟁당사자 사이에 의견이 합치되어야 가능한 것인데, 학교폭력 사안은 학생들 사이 갈등의 골이 깊고 학교폭력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서로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피해학생 입장에서는 가해학생이 커다란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견 합치가 사실상 어렵다. 반면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서는 교원과 학생이 사제지간이고 교육활동 침해 사건의 특징상 다수의 목격자가 있는 등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가 뚜렷한 편이다. 피해교원들도 학생에 대한 처벌보다는 다시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교육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는 때가 많다. 이런 이유로 분쟁조정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또한 분쟁조정의 취지에 대한 설명을 들은 학생의 보호자들도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 안심하고 화해와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필자도 실제 조정절차에 참여해 학생에게 교원의 권한에 관해 설명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해주거나 보호자에게 학생에 대한 구체적 지도계획을 마련하도록 하는 등 조언할 수 있었다. 물론 이미 학교에서도 충분히 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학교가 아닌 교육지원청이라는 공간에서 엄정한 절차와 엄숙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니 학생과 보호자 역시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다행히 그날은 조정이 성립되어 해당 장소에서 학생이 재발 방지 서약문을 작성하고 피해교원 앞에서 읽게 하는 과정이 진행되었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학생과 보호자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이렇게 사과와 반성, 재발 방지라는 교육적 목적에 더욱 부합할 수 있는 분쟁조정 시스템이 있고, 활성화될 여지가 있다. 특히 경미한 수준의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서 학생 지도를 위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본다. 학교의 부담을 줄여주는 운영이 되었으면 한다 교육활동 침해와 관련된 매뉴얼이나 관련 서적들은 주로 ‘어떠한 행동이 교육활동 침해인지’에 대해 큰 비중을 두고 설명한다. 물론 이 역시 중요한 부분이지만 교육활동 침해 해당 여부는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서 결정하므로, 사실 학교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 대한 조사와 보고서 작성이다. 이때 교육활동 침해행위자가 학생이라면 확인서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면 된다. 그런데 교육활동 침해행위자가 보호자일 때는 어려움이 발생한다. 현행 매뉴얼 등에서는 사안 발생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학교가 침해보호자의 의견서를 받게 되어 있다. 그런데 보호자 본인이 직접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했을 정도라면 사안 조사에도 협조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보호자는 학교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도 아니기에 의견을 묻는 방법도 제한적이고, 조사 과정에서 다른 마찰을 발생시킬 가능성도 상당하다. 「교원지위법」에 따르면 교육활동 침해보호자에 대한 조치를 결정하기 전에는 보호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그 구체적인 방법이나 시기는 정하지 않고 있다(「교원지위법」 제26조 제3항). 따라서 지역교권보호위원회가 개최될 때 보호자에게 참석안내문을 발송하고, 참석하여 발언할 수 있다는 권리를 설명하는 것으로도 사실 충분하다고 본다. 그렇기에 보호자의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 있어서 학교가 침해보호자의 미협조로 의견 청취에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이를 위해 지나치게 고생해야 할 필요는 없다. 또한 학교를 대신하여 교육지원청에서 침해보호자에게 의견서 서식을 보내는 등으로 절차를 보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행 매뉴얼 등이 교육지원청 이관의 취지에 적합한지, 실무상 학교현장의 어려움이 어떠한지를 점검하고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2025년도 교원 보수는 3% 인상되고, 저연차 교원에 대한 정근수당 신설 등 처우가 개선됩니다. 육아휴직수당 인상 및 지급기간 연장 등도 개정됐습니다. 「공무원보수규정」, 「공무원수당규정」 개정에 따른 보수·수당의 변경사항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수규정 개정 사항 가. 공무원보수 인상: 3% ※ 저연차 교원에 대한 추가 인상분 반영 - 8호봉 6% 인상(131,600원), 9호봉 5.3% 인상(118,100원), 10호봉 4.5% 인상(101,900원) 나. 근속가봉 인상 유·초·중·고 교원 76,000원 → 78,300원(2,300원 인상) 수당규정 개정 사항 가. 정근수당 기존에 1년 미만 교원에게는 지급하지 않던 정근수당을 지급하고, 정근수당 금액을 인상. •정근수당 •정근수당 가산금 나. 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 수당 1만 원씩 인상 •보건·영양교사: 3만 원 → 4만 원 •사서·전문상담교사: 2만 원 → 3만 원 다. 가족수당: 자녀에 대한 수당 인상 육아휴직수당 개정 사항 ※ 수당 지급 및 호봉승급 인정 기간 변경: 아래 사항의 경우에는 기존의 1년에서 1년 6개월로 확대 -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각각 3개월 이상한 경우 -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모 또는 부 - 인사혁신처장이 정하는 장애가 있는 자녀의 부 또는 모 가. 기본 수당 나. 같은 자녀에 대해 두 번째 육아휴직 한 공무원 다. 한부모가정
강주호(오른쪽) 한국교총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을 방문한 이보미(왼쪽)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교원단체간 협력을 강조하며 교원 3단체간 상설협의체를 제안하고 있다.
한국교총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3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간담회(사진)를 갖고 교원단체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교사노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보미 위원장의 교총 방문으로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강주호(오른쪽 세 번째)교총회장은 교원단체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교섭권을 가진 교원 3단체간 상설협의체를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교육 발전을 위해서는 교직사회 내 갈등을 없애고, 이념이나 진영논리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에 이 위원장도 “신규교사 이탈, 교권 약화 등 교직 위기 극복을 위해 교원단체간 공고한 단결이 매우 필요하다”라고 화답했다. 이외에도 ▲학교와 교원 대상 위기 사항 공동 대응 ▲교직사회의 교원단체 무임승차 현실 개선 ▲교원보수 개선 및 정치기본권 보장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교사노조 위원장이 교총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위원장 외에도 장세린 사무총장, 최민재 대외협력실장, 유윤식 충북교사노조위원장이 함께했다. 교총에서는 강 회장을 비롯해 문권국 사무총장직무대행, 김동석 교권본부장, 조성철 정책본부장, 신현욱 조직본부장 등이 동석했다.
인천교총(회장 이대형)과 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은 3일 교육청 4층 회의실에서 ‘2024년 교섭·협의 체결식’을 가졌다. 양측은 이날 교사와 학생이 더 좋은 교육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둔 총 127개 항목에 대해 합의했다. 주요 합의 내용은 맞춤형복지제도 건강검진 범위 확대, 법적 의무교육 등 연수 과정의 원활한 운영 노력, 피신고 교원에 대한 보호조치 마련, 단설 유치원 교육환경 조성, 학교급식 업무 개선 등이다. 체결식에서 도성훈 교육감은 “인천교총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합의 내용을 성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대형 회장은 “교총이 제안한 요구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해 준 교육청에 감사하다”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선생님들을 위한 교육 여건 개선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교총은 이번 교섭을 위해 지난달 9월 요구사항을 교육청에 전달했으며, 여러 차례 실무 교섭을 통해 이날 합의에 이르렀다.
제주교총(회장 서영삼·앞줄 왼쪽 네 번째)은 지난달 24일 제주교총 회의실에서 ‘2040 모범교사상’ 시상식을 가졌다. ‘2040 모범교사상’은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학업 성취 향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적 혁신을 이끄는데 기여한 20~40대 교사 중 추천을 받아 수여하고 있다. 이번에는 30명의 교사가 선정됐다. 서영삼 회장은 “단순히 개인의 업적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제주 교육의 미래를 밝히고 지속 가능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교사가 열정과 사명감을 갖고 헌신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성명 가나다 순) ▲강경찬(송당초) ▲강근영(제주영지학교) ▲강명균(금악초) ▲강순미(물메초) ▲강윤호(해안초) ▲강전민(김녕중) ▲고동환(서귀포초) ▲김경미(제주교대부설초) ▲김경섭(제주교대부설초) ▲김경철(추자중) ▲김동원(삼양초) ▲김미연(서귀중앙초병설유치원) ▲김민기(신제주초) ▲김소연(저청초) ▲김은경(위미초) ▲김한솔(서귀포온성학교) ▲변상길(재릉초) ▲변창일(삼성초) ▲설홍미(노형초) ▲신상재(함덕고) ▲안준혁(한림중) ▲양정빈(서귀포중) ▲이경진(한림고) ▲이광민(금악초) ▲이소원(남녕고) ▲이승환(한라초) ▲이용광(신성여고) ▲정지수(제주영송학교) ▲최진석(우도초) ▲현승준(제주중)
수업 중 여교사에게 부적절한 언동으로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에서 사회봉사 처분을 받은 중학생이 이에 불복해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행정3부(김은구 부장판사)는 A군 측이 B중학교장을 상대로 제기한 교보위 조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지난 2023년 A군은 B중 2학년이던 당시 수업 중 C교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성적 언사를 반복했다. 이에 C교사에게 정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는 이유로 A군은 교보위에 회부됐다. B중 교보위는 교원지위법 등에 근거해 A군의 언동이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사회봉사 3시간 조치를 의결했다. 학교 측은 A군에게 이 같은 사회봉사를 부과하자 A군 측이 “교사가 잘못 들었을 뿐 부적절한 언동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한 사실이 없다”며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개된 장소에서 성기와 관련된 행위를 적나라하게 입에 담는 것은 극히 무례한 행위이고 여성인 피해 교사에게는 성적 수치심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원고가 중등교육을 받을 정도의 연령까지 수학한 이상 설령 동급생으로부터 불쾌한 장난을 당했더라도 수업에 방해되지 않게 반응을 자제해야 마땅한데도 소란을 피우고 진정하라는 지도에 따르지 않았던 사정까지 더해 본다면 교육활동을 침해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성격장애(Personality Disorder)는 자신 및 타인, 그리고 사건을 지각하는 방식인 인지와 정서, 대인관계, 그리고 충동조절이 개인이 속한 문화에서 기대되는 것에서 벗어나 있어 현저한 고통을 초래하는 개인의 성격특징이다. 성격장애는 청소년기나 성인기 초기에 발병해 보통은 19세경에 진단되지만, 어린 시절부터 서서히 발달하여 드물게는 아동이나 청소년에서도 진단될 수 있다. 더욱이 청소년기의 성격병리는 성인기의 성격장애와 유사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보고가 많아 청소년의 성격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로 임상현장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성격장애는 증상의 유사성에 따라 A, B, C의 3가지 군으로 분류된다. A군에는 편집성, 조현성, 조현형 성격장애가 속하며, 괴상하고 편벽된 특징을 보인다. B군에는 반사회성, 경계성, 연극성,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속하고, 극적이고 감정적이며 변덕스러운 특징을 보인다. C군에는 회피성, 의존성, 강박성 성격장애가 속하며, 불안하고 겁이 많은 특징을 보인다. 대인관계·정서 불안정, 충동적 특징 기질과 환경 문제의 상호작용이 원인 이 중 경계성 성격장애는 B군에 속하며 대인관계, 자아상 및 정서의 불안정성, 그리고 현저한 충동성을 주된 특징으로 한다. 학교와 가정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경계성 성격장애는 선천적으로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기질과 같은 개인이 지닌 취약성과 어린 시절의 애착문제, 정서적 학대 및 방임, 충격적인 외상경험 등의 심리사회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부모 또한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성격 특질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경계성 성격장애의 원인을 이해하고 개입의 방향을 잡는데 중요한 정보이기도 하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실제 혹은 상상 속에서 버림받지 않기 위해 미친 듯 노력한다. 때문에 이들은 환경적 상황에 매우 민감하다. 누군가와의 이별이나 거절, 그리고 상실 등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을 감지하면 자아상, 정서, 행동상에 심각한 변화를 보인다. 가령, 가까운 사람이 자신과의 약속에 늦거나 약속을 취소하는 경우 혹은 자신과 만난 후에 시간이 다 돼 헤어지려고 할 때와 같이 아주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강렬한 공포와 분노를 경험한다. 또한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항상 자기 주변에 누군가가 있어 주기를 바라며, 그런 사람을 찾아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만나려 시도하며, 버림받음을 피하기 위해 자해나 자살시도 등의 충동적인 행동을 한다. 청소년 내담자 중 한 명은 유치원 때부터 친구들과 잘 지내는 것이 어려웠다. 초등학교 때도 친구나 선생님이 자신에게 호감을 갖지 않고 때로는 싫어하는 것 같은 모습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적응은 더욱 어려웠다. 이 사실을 부모님께 말하고 싶었지만 그런 사실을 알게 되면 부모님도 자신을 싫어하고 거부하지 않을까 두려워 혼자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이후 중요한 관계 대상에게 버림받음에 대한 공포는 반복됐다. 이러한 공포를 극복하고 버림받음을 피하기 위해 자해 및 자살시도를 지속하던 중 상담실을 찾게 됐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불안정하고 격렬한 대인관계 양상을 보인다. 사람을 한두 번만 만나고서도 대단한 존재로 이상화하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원하며 관계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사적인 내용을 모두 공유하기를 요구한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자신과 함께 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될 때는 상대를 이상화하던 태도에서 평가절하는 태도로 돌변한다. 이처럼 이들의 대인관계는 상대에 대한 이상화와 평가절하의 극단적 태도를 오가며 불안정한 양상을 나타낸다. 이들은 교사나 부모, 연인 등 가까운 사람에게도 이러한 태도를 나타내 상대를 지치게 하고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아상이 불안정한 정체성 장애를 보인다. 자아상의 급작스러운 변화는 삶의 목표와 가치, 학업 및 직업적 포부 등에서 잦은 변화로 나타난다. 이에 학교 및 직장 등 주요 영역에서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어느 때는 무엇이든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 큰 포부로 이일 저일을 벌이고 뛰어 들었다가 어느 순간에 아주 작은 일이 자극이 돼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멍청한 자신의 모습에 극도로 실망하고 수치심을 느낀다. 때문에 일을 벌이지만 마무리하지 못하고, 한때 노력하다가도 순식간에 놓아버려 실제 성취는 저조하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른 시기에 학교를 자퇴하거나 학원 등의 교육과정을 끝까지 이수하지 못한다. 빠르게 친해졌다 급돌변하는 관계양상 교사·부모·친구 등 주위 사람 지치게 해 경계성 성격장애는 자신을 손상시킬 수 있을 정도의 충동성을 보인다. 과도한 쇼핑이나 도박 등 무분별한 소비 행동을 하고, 폭식 및 물질남용, 위험한 운전, 난잡한 성행위, 자살기도 및 자해 등의 행동을 보인다. 반복적인 자살 기도나 자해 등은 타인의 도움을 청하기 위해 나타나며, 특히 자해는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감각을 확인하고,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해소해 안도감을 느끼기 위해 반복된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강렬한 불쾌감, 분노, 공황, 절망, 불안 등 불안정한 정서를 경험한다. 이들의 핵심 정서인 만성적 공허감으로 고통을 받고, 쉽게 지루함을 느껴 늘 무언가 자극을 찾는다. 일상의 잔잔함도 지루함과 공허감으로 여기며 자극이 없는 순간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공허함을 채워주고 지루함을 벗어나게 해줄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한 청소년 내담자는 인터넷에서 만나 잠깐 이야기 나눈 사람에게서 특별한 사랑의 감정을 느껴 돌연 먼 지역까지 그를 찾아 나서 부모를 걱정시켰다. 또한, 부모와 연인에게 심하게 화를 내고 비난하는 등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러한 감정 폭발을 나타낸 후에는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곤 했다. 실제로 이런 감정표출은 부모나 연인으로 하여금 자신을 비난하거나 떠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해 불안정성이 심화되기를 반복했다. 성격장애의 치료는 성격을 유연하게 만들어 사회적 적응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에 목표를 두고, 구체적으로는 인지, 정서, 대인관계, 충동조절 영역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하지만 성격은 자신에게 매우 익숙한 특정이자 패턴이기 때문에 자신의 성격으로 인한 불편감과 고통을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격을 변화시키려는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성격을 변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오랜 기간 지속적인 심리치료를 통해 궁극적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경계성 성격장애 내담자들은 그들의 특성상, 상담자에게 강렬한 애증의 감정을 보이며, 극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으로 상담자를 힘들게 하기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경계성 성격장애를 대하는 부모나 교사 등 가까운 사람들은 이들의 극단적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며, 이들로 인해 자신도 피해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도 경험할 수 있어 적극적 도움을 주기가 어렵다. 더 나아가 경계성 성격장애가 타인과 지나치게 정서적으로 관계하는 것에 비해 상호공감을 기반한 애착관계 형성은 어렵기 때문에 상대로 하여금 거리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이러한 관계양상은 경계성 성격장애자의 호전을 위한 안정적 사회적 지지를 얻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버림받을 것’이라는 오류 신념 교정하고 적절한 정서반응·표현의 소통법 익혀야 궁극적으로 이들이 극단적 감정과 충동적 행동을 조절하고, 자기성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회복을 위한 안정된 관계경험이 중요하다. 상담자를 위시해 이들을 돕기 위한 조력자들과의 관계에서 불안정한 대인상과 자기상을 회복하고 정서가 안정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정된 관계 속에서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핵심인지를 중심으로 이들이 지니고 있는 자신 및 타인에 대한 독특한 신념과 사고방식을 교정한다. 또한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감정과 행동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야 상대가 알아줄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무력화하고 적절한 정서반응과 표현 행동으로도 충분한 공감적 소통이 가능하며 일관된 안정적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음을 경험하도록 돕는다. 그러한 과정에서 안정된 관계 경험은 확장되고, 그 경험이 계속해서 축적될 수 있도록 꾸준한 개입이 매우 중요하다.
이달 중 교육계에 큰 파장을 미칠 판결이 예정돼 있다. 2022년 11월 속초 체험학습 학생사망 사고 인솔 교사 2명에 대한 1심 판결 선고가 11일에 있다. 18일에는 학부모 몰래 녹음 관련 특수교사 아동학대 혐의 2심 판결이 나온다. 지난달 21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체험학습 인솔 교사 모두 과실의 책임이 있다며 각각 금고 1년을 구형했다. 또 특수교사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취업제한 3년을 구형했다. 1심에서는 벌금 20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이 있었다. 교육자로서의 진정성 외면하면 혼란 가중돼 교총이 같은 날 춘천과 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솔 교사 선처 호소와 특수교사 무죄를 촉구한 이유는 현장 우려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학생의 유가족에게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그런데도 예측 불가능한 사고로 제자를 잃고 괴로운 심리적 고통에 더해 금고 1년이라는 법적 처벌은 너무 가혹하다는 교직 여론이 있다. 이러한 비극과 판례가 단지 두 교사에게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다. 유죄판결이 나온다면 현장 체험학습에 대한 거부 정서가 더욱 강해질 것이다. 비록 6월부터 ‘교원이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다면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라는 개정 학교안전법이 시행되지만, 선언적인 효과에 머물 것이다.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다’는 증명 책임도 교원에게 있고, 이번 사건처럼 학생이 죽거나 다치면 인솔 교원에 대한 도덕적·형사적 책임이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 사회가 보호하지 않는 현장 체험학습을 굳이 앞장서 하고자 하는 교사는 없을 것이다. 선언적인 면책조항만으로는 교사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다. 교육적 목적을 위해 이뤄진 현장 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가 교사의 형사처벌로 귀결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학부모에 의한 몰래 녹음이 증거자료로 채택되는 판결도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1월 대법원은 제3자에 의한 몰래 녹음은 불법행위로 증거자료가 될 수 없다는 판결을 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수원지법은 장애 학생이라는 이유로 학부모가 자녀의 외투에 넣어둔 녹음기로 몰래 녹음한 내용을 증거자료로 인정했다. 이러한 판결이 2심에서도 인용돼 교사가 처벌받는다면 교실은 불신의 장이 되고 몰래 녹음의 판도라가 열릴 것이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어리다는 핑계로 몰래 녹음이 합법화되고 전체적인 맥락이 아닌 부분적으로 녹음돼 정서적 아동학대로 교사에게 돌아올 것이다. 이번 사건은 교사와 해당 학생과의 평소 관계, 학생의 학교폭력 가해 이후 문제 발언이 이루어진 맥락, 지속성, 심각성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명확성·예측 가능성 위한 제도 보완도 시급 특수교사는 최후 진술을 통해 "천만번을 생각해도 저는 아동학대범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처벌 여하를 떠나 교육자로서의 양심고백이다. 정서학대의 모호성과 광범위성은 법의 생명인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을 약화하고 있다. 조속히 아동복지법 개정을 해야 할 이유다. 교권 5법이 지난해 3월 본격적으로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학교는 힘들다. 교원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 이후에도 여전히 월평균 63.1건, 1일 2건 이상의 신고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두 사건 판결에서 교육자로서의 노력과 진정성, 교육에 미칠 영향이 깊이 참작돼야 할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아직도 많이 아프다. 할 말이 많아 응어리진 그들의 가슴은 답답함과 우울함, 분노로 숨조차 쉬기 어렵다. 가르치는 학생으로부터, 그들의 보호자인 학부모로부터, 그리고 학교 밖 사람들로부터 인격을 침해당하고 상처를 입고 신음하며 아파하고 있다. 상처에 신음하고 아파하는 현장 어느 교사는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폭언을 듣고 수치심과 절망감에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자존감과 교사로서의 권위가 종잇장처럼 찢겨졌다. 그 후 해당 교사는 학교에 나오지 않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등지고 말았다. 이런 유사한 일이 지금도 전국 학교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사실 이런 폭언을 쏟아내는 학부모는 ‘감정보복’ 또는 ‘교사 때리기’로 교사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 교사들은 그 속에서 삶의 의미와 존재 가치를 상실한 채 실의와 절망에 빠진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 여겨 좀비처럼 살아가도록 만드는 작금의 이런 일은 결국 누구에게 피해가 돌아갈까? 사회학자 엄기호 교수는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에서 오늘날 교무실의 모습을 ‘태평양에 떠 있는 섬들’이라 표현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교사들 사이엔 무수히 많은 섬이 존재하고 관심과 대화와 소통이 결여된 고독한 일상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고독을 깰 수 있을까? 그것은 신뢰와 협력의 문화를 만드는 것뿐이다. 공교육 교사는 ‘공적인 존재’다. 혼자서 고립되어 살아서는 절대 안 된다. 교육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교사가 살아나야 한다. 그러려면 교사의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를 일으키는 획기적인 계기가 필요하다. 먼저 외부로부터의 지나친 간섭과 비난을 거둬야 한다. 교사 또한 자기 스스로 두껍게 쳐놓은 옹벽을 무너뜨리고 학교 공동체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 더불어 학생과 함께 그리고 동료 교직원들과 더불어 계속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자신들의 고립감과 아픔부터 치유해야 한다. 그것은 교사 각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시스템적으로 가해지는 학생 지도와 과도한 업무로부터 받는 교사 부담과 상처를 예방하고 또 회복하는 방식이 실질적으로 강화돼야 한다. 최근 ‘교권 회복 4법, 5법’의 실행은 명목만 유지한 채 교사 55% 이상이 현장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많은 교사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현실에서 이를 예방하고자 온갖 법규를 개정해도 ‘법 따로 현실 따로’는 여전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피해 변죽만 울리기 때문이다. 지나친 간섭과 비난 거두자 이제 말로만 외치는 교육개혁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일찍이 우리보다 먼저 교직이 붕괴된 일본은 교사의 획기적인 처우개선을 들고 나섰다. 젊은 교사를 붙잡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펼쳤다. 싱가포르는 교사의 처우개선에 성공한 나라다. 교사가 일상에서 보람과 긍지, 만족감을 느끼는 순간, 교육개혁은 비로소 시작될 것이라 믿는다. 교사의 상처 치유는 몇 가지 법규 개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시대 교사를 살리는 가장 우선적인 길은 사도(師道)를 회복하고 사명감을 고취하는 것이어야 한다.
‘어렸을 때 이 말을 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랬다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 ‘우리가 어렸을 때는 왜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을까요?’ 지난해부터 한 초등 교사가 개인 SNS에 올린 ‘아침 조회 영상’에는 이런 댓글이 많다. ‘나 지키기’ ‘나를 아는 방법’ ‘거절하는 방법’ 등 초등 5학년 학생들에게 건넨 진심 어린 말은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누적 조회 수만 5800만 회를 넘겼다. 그가 전한 다정하고도 단단한 말은 최근 그림책 ‘내가 나라서 정말 좋아’로 다시 태어났다. 김지훤 강원 후평초 교사 이야기다. 시작은 ‘아침 인사’였다. 학기 초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악수도 하고 하이 파이브도 했다. 김 교사는 “이왕이면 10분 동안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며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방법을 몰라서 실행하지 못했던 ‘관계의 기술’에 대해 들려줬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내 이야기를 듣고 있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눈빛이 달라지더라고요. 이야기를 듣고 나선 자기 고민을 털어놓고 방법을 묻기도 하더군요. 바빠서 아침 인사를 못 하는 날에는 ‘오늘 왜 안 해주셨어요?’ ‘내일 띵언(명언) 기대할게요’ 하면서 기다렸고요.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말이었다는 걸 알게 됐죠.” 아침 조회 영상을 SNS에 올리게 된 건 동료 교사들 덕분이다. 학교 행사에 필요한 영상을 직접 만들고, 무대에 올라 춤 솜씨까지 뽐내던 그를 눈여겨 본 동료들이 ‘뭐든 해보라’며 응원을 보냈다.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미리 대본을 써서 준비하는지’를 묻곤 한다. 김 교사는 “담임 교사들에게는 그게 일상”이라며 웃었다. 늘 해오던 인성교육, 학교폭력 예방 교육의 하나라서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대신 학생들을 관찰한다. 친구에게 사과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사과하지 않을 때는 사과하는 방법에 대해 말해주고, 숙제를 하지 않는 학생이 있을 땐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들려주는 식으로 주제를 정한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좌충우돌 그 자체”라며 “이야깃거리는 늘 넘쳐난다”고 귀띔했다. 학생들의 마음을 살뜰하게 챙기는 다정한 교사지만, 훈육이 필요한 순간에는 단호하다. ‘선생님은 너희들의 친구가 아니’라고 말한다. 학기가 시작되는 첫날, 첫 수업에는 예절교육을 빼놓지 않는다. 높임말, 상황별 말과 행동 등을 가르친다. 김 교사는 “예의 있게 상대를 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선을 넘을 때는 단호하게, 잘못된 말과 행동은 교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펴낸 ‘내가 나라서 정말 좋아’는 그동안 소개한 영상에서 많은 공감을 받은 말 40가지를 가려내 담았다. 서정적인 언어로 풀어내 시를 읽는 듯하지만, 그 속에 녹아 있는 메시지는 힘이 있다. 김 교사는 “나를 사랑하고 내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랑이에요.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남도 사랑할 수 있거든요. 내 잔에 사랑을 가득 부으면 넘쳐흐르는 것처럼요. 어른인 우리도 살다 보면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또 칭찬받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힘들 때는 위로받고 싶고요. 그때마다 남에게 의존해야 할까요? 내가 직접 나에게 말해줘야 합니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자신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말을 건네다 보면 어른이 돼서도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그의 출간 소식을 가장 반긴 건 학생들이다. ‘우리 선생님은 인플루언서’라며 동네방네 자랑했던 아이들이다. 출간 한 달 전, 책 표지도 함께 골랐다. 김 교사는 “아이들은 선생님이 ‘인플루언서’라는 것보다 ‘작가’라는 사실에 더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선생님,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수업 정말 재미있어요’ ‘이 수업 또 하면 안 돼요? 이런 말을 들을 때 교사로서 보람을 느껴요. ‘우리 선생님’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의 사랑을 받을 때 교실에서만큼은 ‘내가 연예인이다’라고 생각하죠. 밝고 단단한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 전에 밝고 단단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진실한 모습으로 아이들 앞에 서고 싶거든요.”
왜 대한민국 교육이 배출한 다수의 엘리트들은 ‘공부머리’와 ‘일머리’가 조화를 이루지 못할까? 매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입각하는 국무위원들을 비롯한 장⋅차관급 엘리트들은 대부분 대한민국 학벌(學閥)의 정점에 있는 특정 대학 출신들이다. 이를 뒷받침 하듯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역대 최고 인사권자들조차 국정 인사 때마다 “어느 대학 출신인가?”라고 물을 정도로 처음부터 특정 대학 출신의 선호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가 인정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의 엘리트들은 우리 교육이 낳은 ‘공부머리’가 탁월한 최고의 인재들이다. 대개는 예비고사 출신인 60대 이상과 학력고사 출신인 50대 이상으로 고교생 시절에는 뛰어난 학력(學力)을 소유한 ‘공부의 달인’으로 불렸다. 그들 중에는 대학 재학 중에 사법고시 및 각종 국가고시에서 두각을 나타낸 영재들도 많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국민들이 바라고 기대하는 만큼 ‘일머리’에는 적잖은 부실함과 심지어 도덕성, 인성조차 미덥지 못한 경우가 많다. 설상가상으로 그들은 집단의 토의⋅토론에 약하고 상명하복식 명령체계, 권위의식에 남달리 매우 강하다. 우리 교육이 낳은 엘리트들은 특히 집단의 토의⋅토론과 논리적 수사에 익숙하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주입식 암기 교육과 일방적인 교사 중심의 전달식 수업에 따른 각자도생의 경쟁교육에 길들여진 결과다. 그들은 그저 교사가 가르치는 내용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메모하고 암기해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른바 성실형의 상징이다. 한때 화제가 된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라는 책에서 최우등 졸업생들의 비결은 바로 교수의 설명을 토씨 하나 흘리지 않고 메모하고 암기해 거둔 결과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엔 소위 창의성과 상상력, 비판적이거나 독창적인 생각과 의견이 개입될 여지가 전혀 없다. 이것이 아직도 우리 교육이 배출하고 있는 엘리트들의 실상이다. 그 기저에는 이른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있고 이는 기계적으로 주어진 시간 내에 빠르게 문제풀이 기술을 반복해서 습득한 학생만이 고득점을 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이다. 매년 수능에서 고득점을 거둔 졸업생들은 자신들이 고교 시절에 받은 교육은 “시험문제풀이 기술을 배워 익숙하게 풀어낸 것밖에 없다”고 고백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엘리트들은 ‘공부머리’와 ‘일머리’가 따로따로 작동하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닌 소위 인과응보(因果應報),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 할 것이다. 이런 결과의 배경은 출세와 성공 지향의 맹목적인 교육가치가 우리 교육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배워서 남 주자’는 교육가치는 이제 ‘배워서 남을 지배하고 잘 살자’는 가치로 바뀌었다. 이는 특정 대학 출신들이 국가의 주요 요직에 대거 포진해 있지만 그들의 ‘일머리가 ‘공부머리’에 못 미치는 이유다. 왜냐면 그들의 삶의 목표가 ‘무엇이 될까’에 몰입되어 ‘어떻게 살 것인가’는 아예 무시하거나 그런 생각조차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 믿는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대통령이나 장⋅차관, 고위직에 오르고자 하는 엘리트는 가문의 출세와 영광을 드러내는 것에 우선하기 보다는 이 나라를 어떻게 경영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직하며 이타적인 존재로 세상을 어떻게 이롭게 할 것인가, 개인철학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교육은 엘리트들이 이 세계를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인재로 살아가도록 철저하게 교육해야 한다. 이는 세계의 명문 대학들이 지향하는 공통의 교육목표이자 교육비전이기도 하다. 나아가 이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지칭한 저 광활한 우주에서 하나 밖에 없는 ‘창백한 푸른 점’에 지나지 않는 이 지구 행성을 위한 교육의 의무와 책임이라 믿는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의 세계화와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일부의 대도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이 침체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창조적인 노력을 통해 윤택하고 풍요로운 환경을 창조하고,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한 애착과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지자체장은 물론 지역리더들의 문제의식에 달려 있다.(리포터 주) 지난 23일오후 15시부터 강남 하이브로 빌딩송담라운지에서 경북 김천시 교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지역 발전을 위한 교육 세미나를 개최하였다.지역에 획기적인정책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15만 명 정도의 소도시에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새로운 메타포가 필요하다는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김천교육 전국 최고화'를 위해 '초등 한자교육에 관한 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주제를 발표하였다. 이같은 실천 과제는 "김천지역의 지리적·자연적 특성과 문화적 소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재의 창조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매력 있는 도시로 새롭게 만들어 갈 가능성을 열어가는 길은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것이다. 지금 전국적으로 타 지역에서는 한글 전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학습에서 발견하는 문제 속에는 문해력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기본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자어의 충분한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에 "한글만 아는 학생과 한자도 함께 아는 학생은 생각의 깊이가 다르고 성공의 높이가 다르다"면서, "이는 마치 축구를 하면서오른 발로만 슈팅하는 축구 선수와오른발 왼발로 슈팅하는 축구선수의 차이와 다를 바 없다"는 차이점을 지적하였다. 또한 AI가 교육에 도입되면서 지구상에는 두 학습자가 존재하게 되었다. 이제 인간이 해야 할 일은 기계와 차별화된 고유의 사유를 통하여 직관과 통찰력을 기르는 일로‘천천히, 그러나 깊게’하는 공부다. 이를 음식에서 비유하면, 패스트푸드와 슬로푸드가 있듯이 가정에서 재료부터 다듬고 조리해 천천히 먹는 슬로푸드처럼, 생각하기에도 ‘슬로싱킹(slow thinking)’이 필요하다. 천천히, 그러나 깊이 생각하는 능력이야말로 인간 고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문자는 한자어가 한글과는 차이가 있다.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일은 앞으로 기계가 해결해 줄 것이다. 한자 교육에 따른 비용 부담에 따른 문제를 제기하자, 학생 1인당 4500∼5000원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서 우리와 가까운 타이완에서는 초등학생 단계에서 2500개의 사자성어를 다루고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였다. 공부 방법에서는 기초지식을가르치기만 하면, 학생들은 교사의 지도 없이도 자율학습, 자기 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고 방안을 제시하였다. 앞으로 과제는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할교사의 한자 지식이 전무한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이다. 이에 대한 과제로 이에 적합한 교육자료 제공과 지역사회와 교육행정 당국과의 소통이 매우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성공학의 대가인 스티븐 코비는 포브스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경영 도서 중의 하나이자 자기계발서로 유명한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주도성(主導性)을 ‘proactivity’라고 지칭하고 있다. 그는 “주도성이란 단어를 요즘 경영학 문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지만, 대부분의 사전에서는 찾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솔선해서 사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이 말의 의미는 스스로의 삶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가 주도성이라 하면 보통 자율성의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정작 책임감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학교 교육을 말할 때 교사의 주도성을 핵심으로 내세우곤 한다. 하지만 주도성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있는 속성이 아니다. 또한 고정불변의 것도 아니다. 우리는 너나 없이 모두 주도성이라는 특성을 간직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역량과 환경 조건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비로소 그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간직하고 있는 또 다른 주도성이 발현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 주도성의 역할이라 할 것이다. 여기엔 학생에 대한 지지와 격려, 상호작용과 소통이라는 과정이 수반된다. 결국 교사의 주도성은 책임감, 자기관리 능력, 리더십의 요소를 총망라하고 있다할 것이다. 우리의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주도성을 갖지 못한다. 왜냐면 교사 중심의 강의식 수업방식,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와 시간 부족, 지속적인 실패로 인한 자아존중감 저하, 디지털 기기 의존과 즉각적 만족 추구,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관심사를 고려하지 않는 진로 지도 등 여러 거지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교사가 먼저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학생 주도성을 도울 수 있다. 그렇다면 ‘교사의 주도성’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교사가 스스로를 교육과 전문성 개발의 주체로 인식하고, 긍정적인 목표를 설정하며, 성찰하고, 자신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육공동체에 대해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는 역량’이라 할 것이다. 그럼 ‘교사의 전문성’은 또한 무엇이고 교사의 주도성과 어떤 관계인가? 이는 학생의 요구를 분석하고 동시에 이를 수업에 반영하여 설계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즉, ‘수업 및 학습자 분석→교수 학습 방법 결정→적합한 활동 선택과 구조화→수업 모델 완성’의 단계를 거치며 자신이 구현하려는 수업 특징에 알맞게 수업 설계 모델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학생 개인별 강점을 발굴하고 성공 경험을 갖게 하여 성장하도록 사고방식을 길러주는 것, 학생들이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갈 힘(핵심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교사의 전문성이라 할 것이다. 여기엔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보다는 학생들이 주도하여 깊이 있는 학습이 되도록 교사가 수업을 디자인하고 적용해야 한다. 이처럼 교사의 전문성도 결국은 교사의 주도성을 뒷받침하는 구성 요소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인재상 중 첫 번째가 주도적인 사람이다. 여기에는 학교가 주도적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할 때 학생도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학생의 주도성이 발휘되려면 교사 주도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교사가 주도성을 고양하려면 교육과정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재구성하는 능력, 교과 내 또는 교과 간 융합을 이끄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그 외에 교사에게 꼭 필요한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교사는 함께 할 때 주도성이 극대화된다.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는 금언처럼 교사는 세상과 연결되고 동료 교사와 함께할 때 주도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다. 또한 “남을 잘되게 해주려고 기를 쓰다 보면, 나는 이미 잘되어 있다”라는 말처럼 서로 나누다 보면 교사 개개인에게도 결국 득이 되고 이는 교사의 주도성을 키어주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둘째, 교사에게도 단 ‘한 사람’이 필요하다. 이는 학생에게 ‘그 아이만을 위한 단 한 사람’이 필요하듯이 교사에게도 ’그 한 사람‘이 필요하다. 교사는 자기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는 교사로서 자존감 이전에 존재 자체로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셋째, 교사의 성장이 곧 학생의 성장이다. 교사는 학급 경영, 수업 이전에 ‘괜찮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 괜찮은 사람은 괜찮은 교사가 되고, 괜찮은 교사는 괜찮은 아이들을 길러낼 수 있다. 교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개인별 연수와 함께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역할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오늘날 현실은 불행히도 교사에게 모든 교육활동에 대해 때로는 지나치게 책임을 묻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외부 체험학습 도중 발생하는 의도치 못한 작은 사고에도 지도 교사의 책임을 과도하게 확대해(針小棒大) 법정으로 끌고 가는 ‘학교의 사법화’가 빈번하다. 그러다보니 교사들 사이에는 본연의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보다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화두이고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일종의 포기 선언이 공공연하게 유행하고 있다. 이는 체험학습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현재 학교는 교사가 주도성을 가지고 교육활동을 온전하게 이끌 책임과 의무의 싹을 애초부터 잘라내는 잔인함과 다를 바가 없는 상태다. 심지어 교사의 당연한 생활지도조차 학부모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녀에 대한 ‘아동 정서 학대’로 몰아 ‘교사 때리기’ 내지 ‘교사 학대’가 성행하고 있다. 이는 배울 만큼 배운 소위 가방 끈이 긴 학부모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진다. 왜냐면 보편적으로 교사를 존중하지 않을뿐더러, 교사의 교육전문성을 무시하고, 배워서 아는 것이 세상의 이치와 원리에 넓은 포용력을 갖기 보다는 오히려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편협한 행태로 나타나 화(禍)를 부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지역사회 간의 협력과 소통을 통해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 활동에는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며, 학생들이 교사의 어깨 위에 올라 세상을 더 멀리 보고 깊이 배우도록 하는 것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교사가 교육의 주도성을 회복하여 교사가 살고 이 나라의 교육이 바로 서게 하는 것이 이 시대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교육 과제임을 깨닫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신재옥 작가(전 구리 인창초 교장)가 자신의 첫 수필집 '숨'(도서출판 우림)을 4일 출간했다. 신 작가는 총 59편의 글을 실었다. 제1부 가난 속에 핀 행복, 제2부 건강 이야기, 제3부 낭만과 추억, 제4부 학교, 내 삶의절반, 제5부 달콤한 인연, 제6부 생각의 차이를 넘어, 제7부 여행은 보약이다,제8부 가족은 나의 힘 등 총 8부로 나누어 실었다. 특별기고로 아내 송옥희 씨의 ‘마지막 장맛'이 있다. 이 글은 작년 중랑신춘문예 우수상 입상작으로 어머니와의 추억을 그린 수필이다. 그에게 첫 수필집 발간 소감을 물었다. 그는 “공직 47년 동안 쉼 없이 일만 했다. 막상 퇴직하고 몇 달 쉬다 보니 해놓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텅 빈 마음을 채우려고 여행을 다니기도 했으나, 공허한 마음을 채우지 못했다. 우연히 교직 선배가 등단을 권유, 각고의 노력으로 등단하니 벅차오르는 감동에 그동안의 갈증이 해소된 느낌이었다. 등단 후 1년을 보내며 한 편씩 쓴 글을 모아 책으로 출간했다. 이제비로소 작가의 의무를 다한 듯 시원하고 떳떳한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책 제목을 '숨'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숨은들숨과 날숨으로써생명이 유지되듯 숨에는 상생과 호혜라는 뜻이 숨이 있다. 삶 속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 하나하나를 살펴보고 느껴보니 삶이란 주고받는 일이고 서로 돕고 살아가는, 우주의 보편적 진리가 숨어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꼬물거리는 자식 키우고 손주를 맞았던 추억도 나의 숨 속에 있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은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지렛대가 되었다”고 했다. 그가 작가가 되기 전·후의 마음의 변화는어떠할까?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마음의 변화는 삶 속에 상처받고 힘들었던 일을 글을 쓰며 점차 치유되었다는 사실이다. 퇴직하고 1년여 간 무기력한 백수 생활은 불규칙한 생활로 목표 의식도 없이 살았는데 할 일과 목표가 생겨 삶의 활력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그동안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게재된 59편의 글 가운데 본인이 가장 아끼는 글과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첫 장에 실린 ‘참스승 J선생님’을 꼽았다. 어려웠던 시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시기에 큰 감동을 주신 선생님을 일흔 살이 넘어 글을 쓰며 다시 선생님을 부르게 되었다. 좀 더 일찍 찾아뵙지 못한 죄책감도 있고 고등학교에서의 짧은 인연이지만 평생을 살며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신 분이라고 밝힌다. 또 하나는 ‘남자의 눈물’. 아내가 갑자기 암 수술로 입원 중 수술실로 향할 때 솟구치는 눈물을 억제 못했던 일을 쓴 글인데 진솔하게 당시의 감정이그대로 나타나 있다. 그는 어떻게 수필의 소재와 주제를 찾을까? 그는 특별한 방법이나 원칙은 없으나 생활 속에서 많이 찾고 있다. 어릴 때 추억, 학창 시절, 친구와 추억, 요즘 사회 이슈, 가족들과 특별한 일, 여행 후기 등 다양하다. 생각이 언뜻 떠오르면즉시 주제를 메모하고 떠오르는 키워드를 써놓고 나서 살을 붙이는 작업을 한다. 그의 인생관은 ‘지기추상 대인춘풍(持己秋霜 待人春風)’이다. 자신에게 엄격하게 살고 남들에게 친절하고 도와주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치관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인데 가진 것 없이 사회에 나왔지만,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로 그런대로 주위에서 인정받으며 살아왔다고 한다. 수필가로 등단하니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한편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압박감도 생겼다. 좋은 글을 남기고자 관련분야 책을 읽게 되고 메모하는 습관도 생겼다. 글을 쓰고 나서 자신감이 생기고 가족들도 응원하여 주니 자존감도 회복되어 삶이 즐겁다고 한다. 자신이 늘 동경하던 작가라고 불리니 작은 꿈을 이루었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 수필이란 ‘자신이 편히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삶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공간이기에 그의 수필은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주기도 하며 생활의 충전제이기도 하다. 앞으로 더 좋은 수필을 써서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수필집을 발간하고 싶다고 밝힌다. 그는 1975년 포천 운담초교 교사로 출발해 2015년 구리 인창초 교장으로 정년퇴직했다. 이후 각종 NGO 환경청소년단 등 시민단체 대표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2019년 (재)구리시청소년수련관장, 2022년 (재)구리시청소년재단 대표이사로 공직을 마무리했다. 이후 신 작가는 2024년 한국창작문학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다.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한국과 인도네시아 대학 등 세계 각국 대학들과 협력해 한국어 교육 활성화에 나선다. 조지은 옥스퍼드대 한국학 교수 연구팀은 한국어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외 여러 대학과 손잡고 한국어 교육 커리큘럼을 확산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K-팝’, ‘K-드라마’ 등 한국문화의 인기 확산으로 한국어 학습 열기도 전 세계적으로 끓어오르자 내놓은 방안이다. 영국의 경우 한국어 수요 급증으로 방과 후 수업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초·중등 학교가 2022년 45개, 2023년 68개로 증가세다. 중등 교육과정 평가시험(GCSE) 외국어 교과목에 한국어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옥스퍼드대 어학센터도 이번 학기부터 한국어 교육을 시작했다. 조 교수는 한류를 바탕으로 한 한국어 교재 ‘안녕? 코리안!’을 집필해 이를 한국어 교육 세계화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 교재는 앞으로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등으로도 번역, 제작될 예정이다. 또한 옥스퍼드대 한국학과는 최근 한국의 평택대 국제교류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판차실라대와 각각 한국어 교육 확산을 위한 협약(MOU)을 맺었다. 이에 따르면 평택대는 옥스퍼드대의 교재를 사용해 한국에 온 외국 유학생 및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에 나서기로 했다. 영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교사 양성 과정을 이르면 올해부터 신설할 예정이다. 해외에 한국어 교육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평택대는 권역별로 4~5개 종합대학이 참여하면 이들 학교와 ‘글로벌 한국어 연합’을 이루고 옥스퍼드대와 함께 한국어 교육 세계화에 노력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어가 인기를 끌자 판차실라대는 한국어학과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 대학교는 과가 신설되면 옥스퍼드대의 한국어 교육 커리큘럼과 교재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일부 중·고교가 내년부터 한국어 교육을 시작할 예정으로, 옥스퍼드대 커리큘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마르수디 와휴 끼스워로 판차실라대 총장은 "인도네시아 MZ세대에게 아메리칸 드림에 이어 코리안 드림이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더 많은 교류가 가능하도록 교육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