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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국 교·사대 학생들과 현직 교원들이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실현을 위해 거리에 나섰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등으로부터 안전한 등교수업 환경 마련, 교육격차 해소 등을 위해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도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외쳤다. 전국 교·사대생과 20~30대 나이의 ‘청년교원’ 등 250여명은 14일 오후 서울 지하철역 신촌역에서 집결해 ‘교·사대 대선대응 공동행동’(사진)을 가졌다. 이들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교육공약 반영’, ‘5년간 비정규직 교사 1200명 증가’, ‘비정규직 교사 양산 반대’ 등 구호를 외치며 여의도까지 행진했다. 서울교총은 현직 교원 참여 안내, 후원활동 등으로 힘을 보탰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라 집회는 백신 2차 접종 완료자 또는 PCR검사 이행 48시간 이내 인원에 한해 시간대별로 499명까지 진행이 가능하다. 이날 전국 교·사대 학생과 청년교원들은 대선 후보들로 하여금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비정규직 교사 양산 중단 등을 공약으로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선거 특성상 사회적 이슈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기에 대선 후보자의 공약 확정 이전 대규모 행동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교·사대생들은 이번 ‘교·사대 대선대응 공동행동’을 계기로 일반 청년들의 대선공약 반영을 위한‘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과 함께 한다는 계획이다.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가 걸린 만큼 전체 청년들의 문제로 이슈화시켜 대선 주요공약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교·사대생과 교원단체들은 기자회견,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올해 6월에는 10만 입법 청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세종·울산·강원교육청은 자체 정책으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를 이루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경기 태장초등학교(교장 김정수)에서는 5~12일 캐치드림(직업체험) 주간 운영을 통해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고, 자기 진로를 탐색하고 체험할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5일과 11일, 12일에는 전 학년에 걸쳐‘꿈마니 진로 직업 체험활동’을 실시했다.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 세계와 진로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알맞은 진로를 탐색하기 위한 진로 교육이 진행됐다. 또한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하고 진로 탐색과 계획 및 준비를 위한 기초 소양을 기르는 것에 초점을 두고 활동을 전개했다. 꿈마니 진로 직업 체험활동은 다양한 직업의 특징과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 자신의 진로 계획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1학급당 1명의 전문 직업인과 만남을 통해 직업 가치관과 직업별 직무에 대해 이해하고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플로리스트, 쇼콜라티에, 건축가, 비행기 조종사와 같은 학생들이 기존에 자신의 진로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직업군부터 VR영상제작자, 폴리아티스트, 타이포그래피디자이너 등 현재 각광 받는 유망 직종부터 다소 생소한 직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김정수 교장은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체험하고 이를 통해 바른 직업관과 바람직한 진로 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다양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SG란 경영학 용어로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지칭한다. 기업은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성을 높여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는 이미 국제적 흐름이다. 이윤을 목표로 삼아온 많은 기업들이 지역사회, 환경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해 함께 성장하는 것을 미래 기업 가치의 핵심으로 삼고 변화를 모색 중이다. 이런 변화는 기업뿐 아니라 미래사회 전반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이미 대세, 사회 전반으로 확산할 것 미래사회의 주인공인 학생들의 교육 방향과 학교 교육에도 ESG를 반영해야 할 시기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한 기술 발전이 진보한 모습의 미래사회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개발과 풍요에 취해 지금과 같은 삶을 반복하며 생태계와 환경 파괴를 방치한다면, 현재 학생들이 성인이 된 시기의 지구는 예상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참담한 모습일 수 있다. 최근 매스컴에서는 기후 위기와 환경오염 이야기가 연일 화두다. 이윤추구에 목매던 기업들조차 환경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당장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어가기 위한 교육적 고찰이 필요하다. 최근까지 인공지능과 자동화·정보화 등 기술 발달을 통한 편리함만이 부각 됐다. 그 가운데 인간의 가치나 환경문제에는 소홀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 사회에 지나친 개인주의가 보편화돼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이루는 데에는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인간은 본질적으로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고, 사회구성원과 함께 주변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학생들의 학습 환경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교사와 학생이 교실에서 얼굴 맞대고 진행하는 것이라고 여겼던 수업을 시·공간을 초월한 온라인까지 확장했다. 막연히 상상만 했던 미래 교육이 더 빨리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교실만 학생들의 학습 공간이 아니다. 앞으로 학생들은 지역사회나 온라인 공간 등 확장된 공간과 다양한 방법을 통해 배울 것이다. 학교가 교육거버넌스 중심에 서야 그렇다고 학교 위상의 약화만 걱정할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교육의 주체로서 교육거버넌스의 출발점이자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학생이 필요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기주도적 문제 해결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학습과 삶을 연계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필수 역량인 디지털 리터러시와 정보통신윤리 등 관련 소양을 길러주는 것 또한 교사에게 주어진 중요한 역할이다.
"엄마, 밤새 배탈이 나 잘 먹지도 못했는데, 아침을 먹어야 할까요?" 지난 시월 셋째 주 월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며 아침을 먹고 있는데 폰이 울렸습니다. 그 전화의 주인공은 지금 대학교 3학년, 초등학교 4주간 수업 실습을 하고 있는 둘째 아이였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를 받다가 교육 현장실습을 위해 일반 선생님과 같은 시각에 출퇴근하고 수업 준비를 하니 무척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2시간 정도밖에 잠을 자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런 긴장감과 더불어 천성이 예민한지라 장이 탈이 난 모양이었습니다. 속이 비면 더 힘드니까 누룽지나 죽이라도 먹고 출근하고 병원에 꼭 가렴. 전화를 끊고서도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습니다. 둘째는 남해에서 멀리 떨어진 공주의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원룸 생활은 지금 세대에게는 생소하게 들릴 앞서간 세대의 자취생활과 같습니다. 학창 시절을 겪어봐서 압니다. 학생일 때는 언제나 배고프고, 춥고, 돈이 모자라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통화에서 이런 말을 들었답니다. 마트를 지나가다 진열된 샤인머스캣을 보고 먹고 싶어 가까이 가보니 한 송이가 일 만원 가까이 되어 그냥 발걸음을 돌렸다는 말이 제 엄마와 통화하는 도중에 새어 나와 가슴을 아리게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우리는 빨리 주말이 다가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 한 주가 얼마나 길게 느껴지는지요. 그리고 금요일 아내는 월차를 내고 아이가 좋아하는 나물과 반찬을 준비합니다. 저는 퇴근 후 아내가 장 봐 온 더덕 껍질을 벗기고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립니다. 두드릴 때마다 ‘어샤, 이 더덕구이 먹고 건강해져라. 아빠의 기를 여기에 쏟는다.’ 이렇게 더덕도 다지고 고구마 줄기 껍질도 벗기며 반찬 준비를 하니 어느덧 자정이 넘었습니다. 피곤하기도 하지만 내일 아이를 보러 간다고 생각하니 힘이 났습니다. 다음 날 새벽입니다. 아내는 찹쌀, 밤, 콩, 조를 넣어지어 밥을 찬합에 담습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오늘 간다고 연락을 해야 할까 생각했지만 모처럼 늦잠이나자라고 출발을 준비합니다. 이렇게 세 시간 가까이 달려 공주에 도착합니다. 원룸 건물 아래서 전화를 합니다. 문 좀 열어 줄래. 아니 오시면 온다고 연락이나 주면 청소나 하지요. 볼멘 목소리가 들리다 이내 내려옵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이것저것 들고 방으로 들어섭니다. 조그마한 방안은 프린터 된 종이로 어질러져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안 봐도 얼마나 힘들고 혼란스러웠는지 상상이 갑니다. 드디어 아내가 아이의 냉장고 문을 엽니다. 냉장고 안은 텅 비어 있습니다. 항상 전화하면 먹을 것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니만 이게 무슨 일이야? 라고 묻자 실습 기간 바쁘고 잘 먹지도 못하여 반찬을 시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이의 얼굴은 피곤함이 물들어 있고 다크써클이 내려와 있었습니다. 그래, 힘들었나 보구나! 우리는 준비해온 밑반찬과 샤인머스캣, 쇠고기 장조림, 토란 나물을 냉장실에 넣고, 어제 하루 압력솥으로 고와 끓여 식혀 온 장엇국을 한 끼 먹기 편하게 포장한 봉지를 냉동실에 넣어 둡니다. 그래 달걀은 있니? 바빠서 장 볼 여가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럴 줄 알고 달걀도 한 판도 사 왔다. 바쁠 때 유용하더라. 이렇게 준비한 것을 넣어주고 더 머물고 싶었지만 부담될까 싶어 빨리 떠날 채비를 합니다. 내려오는 길입니다. 여느 때 보다 더 청명한 가을 하늘이 고속도로변에 내려앉습니다. 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아이 생각뿐이었습니다. 문득 제가 대학생일 때 기억이 떠오릅니다. 나의 부모님,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막둥이로 태어나 처음 대학교 갔다고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집 떠나 자취하면 머스마들은 술 먹고 때를 거르기 일쑤니, 속 버린다고 꼭 하숙해야 한다고 하시며 4년 동안 하숙을 시켜 주셨습니다. 85학번으로 그 당시 하숙비가 한 달에 8, 9만 원 이었으니 농촌에서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는 날품을 팔았고 어머니는 길쌈을 계속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이두박근은 인대가 끊어졌고, 어머니의 앞니는 성한 게 없으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허리가 휘었을는지 안타깝습니다. 또한 주말이라 집에 오면 어머니는 있는 것 없는 것 다 모아 진수성찬을 차려주시고 갈 때는 마을버스 정류장까지 따라와 버스가 멀어질 때까지 배웅 해 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흐르고 은공을 갚고 싶어도 이제 그럴 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가을 어둠이 내려 젖은 저녁 불 꺼진 조용한 집으로 돌아옵니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전화를 기다렸지만, 소식이 없습니다. 아마 피곤해서 자는가 보다 하고 하루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었습니다. 모처럼 일요일이라 집 안 정리를 할 즈음 제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야! 그래 속은 어때? 어제 엄마 아빠 가신 후 피곤해서 지금까지 자다가 일어났어요. 잘 가셨지요?" 아이는 엄마가 해서 두고 간 밥을 먹으니 꼴딱꼴딱 잘 넘어가고 반찬을 보니 식욕이 돈다고 하며 몸이 안 좋을 때 엄마 밥이 최고라고 합니다. 이 말을 들으니 안심도 되고 고생한 아내도 고맙고 앞이 흐려집니다. 아마 이 세상 어느 부모도 다 똑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그래 실습 마치고 집에 와서 맛있는 것 많이 먹고 가렴. 전화를 끊고 가을 하늘을 봅니다. 어제와 같은 가을 하늘이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상큼하고 파랗게 다가섭니다. 그리고 아이가 실습을 건강하게 무사히 마치기를 빌어 봅니다.
한국교총은 11일 ‘제114회 정기대의원회’에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과 돌봄 지자체 이관, 국가교육위원회 개선 등을 촉구하는 11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화상으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대의원들은 방역과 교육이라는 두 가지 책무를 병행해온 교육자들의 절실한 요구를 정부와 교육당국이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치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교육정책은 독선으로 밀어붙이고, 정작 현장의 합치된 의견으로 요구하는 정책은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의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낮출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응한 안전한 교실 구축과 학습결손·학력격차 해소를 위해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교육기관인 학교가 교육에 전념하도록 보육인 돌봄을 지자체와 담당 부처에 완전히 이관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매년 반복되는 공무직노조 파업 등에 따른 갈등 최소화를 위해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을 주문했다. 이들은 여당 독주의 법안 처리로 국가교육위원회가 '정권교육위원회'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대로 된 초정권적 교육위원회 출범을 위해 정치권 위원 추천 인원을 제한하고, 교원단체·노조 간 갈등을 유발하는 잘못된 입법 조항을 전면개정하라고 촉구했다. 2025년 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우려되는 문제부터 해결한 이후 추진해야 한다고 봤다. 수만 명가량 부족한 정규교원을 무자격 시·기간제 교원으로 대체하는 등의 방안은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2022 교육과정 개정과 관련해서도 특정 정파와 이념적 스펙트럼을 공유하는 '그들만의 민주시민' 가치가 아닌, 교육기본법의 홍익인간 이념에 기초한 '모두의 민주시민' 가치로 재정립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정부가 교총 요구를 수용해 교육활동 중 무단 녹화·녹음·합성·배포 등을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추가한 것에는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행동 학생 증가로 교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조속히 학생의 학습권과 교권을 보호하기 위한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보은·코드인사 수단으로 악용되는 무자격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즉각적인 폐기와 독자적 교원보수위원회 설치를 통한 교원보수 우대 원칙 확립을 주문했다. 이번 결의문에는 교직 윤리 실천에 대한 강한 의지도 담겼다. 최근 학교장에 의해 발생한 디지털성범죄를 교육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계기로 성 비위 없는 깨끗한 교직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이다. 한편 이날 대의원회에서는 새 임원 선출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조영종 전 부회장의 사퇴로 공석이었던 부회장에는 남동현(사진 오른쪽 첫번째) 부산 선화여중 교감, 선출이사에는 윤춘매 울산 강동유치원 원장과 방해영 울산 상안초 수석교사, 감사에는 조광희 대림대 교수와 정영애 세종 대평초 교장이 선출됐다. 남 신임 부회장은 “‘교권침해 해결은 교총과 함께’라는 구호를 가슴에 새기고 열심히 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10일 국회 교육위원장실. 하윤수 교총 회장과 조해진 국회 교육위원장이 특별대담을 가졌다. 3선의 국회의원인 조 위원장은 지난 9월 교육위원회 활동 경험 없이 교육위원장에 취임해 교육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교육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졌는지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아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증명하듯 조 위원장은 첫 국정감사를 원만하게 이끌었으며 이날 대담에서도 교육 현안에 대해 깊고 폭넓은 식견과 통찰을 보여줬다. 사실 그는 18대와 19대 국회에서 모두 교육위원회를 1·2·3지망 중 꼭 썼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교육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왔다고 했다. 비록 다른 위원회에 차출돼 이제야 교육위원회활동을 하게 됐지만 그동안 경제, 안보, 문화예술 등 사회 여러 분야 중 그래도 제일 중요한 것 하나만 꼽으라면 ‘교육’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그는 “경제도 안보도 예술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교육을 잘해서 훌륭한 경제인을 길러내면 경제가 잘 돌아가듯, 사람을 키워내는 게 교육이고 그게 세상의 이치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윤수(이하 하)=다시 한번 늦었지만 21대 후반기 교육위원장 당선을 축하드린다. 부임하자마자 국정감사를 치르느라 굉장히 바쁘셨을 것 같다. 조해진(이하 조)=교육위경험이 없다 보니 걱정됐던 것이 사실이다. 교육위는 그동안 여야 간 갈등과 대립이 다른 상임위에 비해 더 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갈등이나 대립이 크게 격화되거나 감사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정도로 파행은 없었던 것 같다. 국감 기간에 현장의 여러 중요한 이슈와 과제들이 집중적으로 토론됐기 때문에 단기간에 현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하=역시 베테랑이라 다른 것 같다. 오늘 청와대 앞에서 ‘정권 말기 교육 대못 박기’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핵심은 2025년 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였다. 준비되지 않은 고교학점제는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도농 간, 학생 간 교육 불평등만 심화시킬 것이다. 특히 수능과 직결돼 있어 학부모들도 보통 걱정이 아니다. 교사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72%가 교사 부족과 입시제도 연계 미비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을 위해서는 교사 8만8000여 명이 더 충원돼야 한다. 하지만 교원 확보방안은 전무하고 정부·여당은 교원 자격증이 없는 무자격 기간제교사를 채용하는 법안만 내놨다가 공분만 일으켰다. 조=꽤 오래전부터 중등교육도 대학처럼 교과목을 선택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학습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왔다. 장기적으로 제도 자체는 긍정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정에서 준비가 미흡한 것이 문제다. 시설이나 공간, 학습 기자재나 전공 교사 인력 등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미비한 상황에서 도입하면 오히려 정착하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우려가 있다. 필요한 사전작업을 제대로 해서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하=교총도 취지에는 공감한다. 최소한 전제조건 값이 일정부분 충족된 다음에 시행하자는 것이다. 기자회견의 다른 주제는 언제부터 학교 현장에 교육공무직이 늘어나면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 성장에 핵심인 급식을 하지 않고 파업을 하면서 급식 대란, 돌봄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교총은 오래전부터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에 정부와 국회가 나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병원처럼 파업하면 대체인력을 투입해 학생, 학부모가 겪는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조=파업도 권리지만 그로 인해 피해받는 사람들의 권리도 같이 배려해야 한다.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은 면밀히 검토해 방향을 세우겠다. 근래에 들어 우리 사회 노동운동이 심하게 궤도에서 이탈하고 있다. 노동운동 주축 세력들이 자신들의 이념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노조를 확대하면서 노동윤리를 왜곡·변질시키고 있다.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고 권리와 처우를 보장받는 과정에서 제대로 안되면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노동 권리를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일하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성과를 내지 않아도 투쟁을 통해 처우를 개선하고 직급이 상승하고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당하는 일이 최소화되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하=여대야소 정국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학이 신규 교사를 채용할 때 필기시험을 시도교육청에 강제 위탁하도록 하는 것과 학운위를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변경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사학 자율성 훼손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문제에 대한 의견도 궁금하다. 조=교사 임용 등 인사권 박탈은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일부 사학의 문제를 전체 사학의 비리로 규정하는 지나친 일반화다. 두 번째, 인사권은 사학 자율성에 핵심적인 부분인데 그것을 박탈하는 것은 사학의 문제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의 한도를 넘어서는 과도한 규제다. 학운위도 마찬가지다. 자문기구로서 학생, 학부모 의견을 반영하는 통로 역할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사학이 보장받아야 할 정책 결정 권한까지 박탈해선 안 된다. 이 법안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재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하=주제를 바꿔보겠다. 문재인 정부가 초등학교 기초학력진단평가와 중등 학업성취도평가를 대폭 축소하고 약화시킨데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면서 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더 벌어지고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노정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교육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지. 조=경쟁을 죄악시하는 사고부터가 시대착오적이라고 본다. 사람들을 무한경쟁으로 몰아넣어 고통받게 하는 건 잘못이지만 정상적인 경쟁은 인류사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있는 것이고 사회 발전의 동력이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공채든 정부 인사를 하든 철저하게 차별하고 구별해서 사람을 뽑지 않나. 국민들에게는 평등하게 하라, 줄 세우지 마라, 비교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마음에 맞는 사람만 뽑는 ‘내로남불’이고 ‘이중성’이다. 자신들이 실현하지 못하는 일을 사회에 강요해서 성장 동력을 잃게 만드는 것이다. 아이들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실력을 향상하려면 자기 진단이 있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이 어디고 수준이 어느 정도고, 어느 과목에 집중해야 성취도가 높아질지, 그래서 어떻게 꿈에 다가갈 수 있을지 계획을 세우려면 자기 진단이 기본이다. 선생님도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알아야 보충해주고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울 것 아닌가. 진단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는 굉장히 무책임한 일이다. 어설픈 평등 이념으로 미래를 희생시키지 말아야 한다. 하=교총은 20년 전부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예속되거나 휘둘리지 않도록 국가교육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런데 지난 7월 여당 주도로 정권 편향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이 일방적으로 처리돼 너무나 고통스럽다. 교육의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재개정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조=재검토,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국가교육위원회 제도의 취지는 의미가 있다. 정파적 입장을 떠나 온 사회가 함께 미래를 내다보며 사회적 담론을 모아 교육비전을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로서 말이다. 그런데 특정 정파에서 특정 교육이념이나 교육 방향성을 장기적으로 못 박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 개악이고 안 하는 것만 못하다. 취지에 부합하는 구성이 되도록 다시 검토해야 한다. 하=교총 회장 임기 동안 학폭법, 교원지위법, 아동복지법 등 교권 3법과 전동킥보드 관련 도로교통법 개정에 이어 스토킹 처벌법 제정으로 ‘교단 안정 5법’을 이뤄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학교 현장은 어려움이 많다.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안 밟는다고 했는데 지금은 선생님이 아이들 그림자를 함부로 밟았다가는 큰일 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힘든 현실이다. 학부모로부터 멱살 잡히는 일은 부지기수다. 선생님들께 한 말씀 해주시면 고맙겠다. 조=교육이 무너졌다, 교권이 무너졌다는 탄식이 나온 지 꽤 됐다. 개탄스러운 상황 중 하나가 학생 인권 신장이라는 이름으로 불필요한 제도를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도입하면서 학교의 평화와 질서가 무너지고 갈등과 대립이 촉발되도록 만든 것이다. 학생들의 인권 신장,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권위와 역할, 자율도 똑같이 보호해줘야 한다. 교권은 방치하고 하루하루 무너져 내리는데도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일부에서는 교육 노동자, 또는 교육 직업인으로 교사의 정체성을 변질시켜 버리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소명자로서의 교직관이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교권을 제대로 보장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처우나 여러 근무 조건들을 개선하고 강화해야 한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교육이 제일 중요하다. 덕성과 인성이 가장 좋고 실력과 사명감, 열정이 뛰어난 사람들이 교사가 돼야 한다. 그만큼 대우받고 존중받고 좋은 처우를 받아야 훌륭한 인재들이 선생님이 되겠다고 제일 먼저 나설 것 아닌가. 하=공감한다. 오늘 장시간에 걸쳐 교육 철학과 비전, 교육이 나아갈 방향까지 제시해 주었다. 56만 교육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 감사하다. 조=대한민국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선진국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분수령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리고 그 방향을 잡는데 핵심이 교육을 바로 세우는 데 있다. 이런 때에 국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교육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래서 좋아하는 문구가 ‘행복한 학교,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다. 어릴 때 형편이 어려워서 집에 가면 늘 우울하고 힘들었다. 그런데 학교만 가면 마음껏 공부하고 뜻을 펴고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학교가 희망이었다. 많은 아이들이 그럴 것이다. 학교에 가면 기쁘고, 즐겁고, 힘 나고, 희망이 생겼으면 좋겠다. 한명 한명을 놓치지 않고, 특히 경계선상에 있는 아이들을 책임지고 돌보는 학교를 만들어 거기서 대한민국의 희망이 새롭게 싹트도록 돕고 싶다. 조해진 국회 교육위원장 △1963년 밀양 출생 △밀양고 △서울대 법대 △서울대 법대 대학원 △한나라당 총재 보좌역 △서울특별시장 비서관 △이명박 대통령 후보 공보특보 △한나라당 대변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새누리당 경남도당위원장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제18·19·21대 국회의원
▨경북교총 ‘문경새재길 걷기’ 마루를 넘어가는 고개인 문경새재는 하늘이 내린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에 있는 새재 계곡을 따라 등산로가 나 있는데, 문경새재의 진가는 바로 지금, 가을에 나타난다. 손꼽히는 ‘단풍 명소’인 덕분이다. 계절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은 고갯길의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이곳으로 모여든다. 가을 색이 완연하던 지난 6일 오전 문경새재도립공원. 경북 지역 교원들도 가족과 함께 문경새재를 찾았다. 경북교총이 마련한 ‘한마음 문경새재길 걷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식전행사 없이 진행됐다. 문경새재길 걷기 행사는 경북교총이 자랑하는 특색 사업이다. 매년 이맘때면 열리는 연례행사지만, 참가자가 많기로 유명하다. 2019년에는 1000여 명, 지난해에는 800여 명이 문경새재를 걸었다. 올해는 1300여 명이 참여해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외부 활동을 자제했던 교원들이 모처럼 탁 트인 야외에서 가을 즐기기에 나섰다. 이날 참가자들은 며칠 후면 지나가 버릴 2021년 가을의 추억을 기록하기에 바빴다. 빨갛게 물든 나무를 배경 삼아 가족사진을 찍고, 혼자 보기 아까운 문경새재의 풍경을 사진에 담아 지인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경북교총은 ‘사진 콘테스트’를 열어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부모님과 걷기 행사에 참여한 김주연 풍각중 교사는 “오랜만에 부모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날씨가 좋아서 두 분이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김옥순 영양여고 교장은 “모처럼 제대로 힐링할 기회였다”면서 “단풍이 너무 고와서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다”고 귀띔했다. 친구와 동행한 전경서 각남초 교사는 “날씨가 포근하고 단풍도 예쁘게 물들어서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제2관문까지 다녀왔다”며 “남은 11월을 힐링 받은 에너지로 힘차게 달리겠다”고 했다. 김영준 경북교총 회장은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 속에서도 경북교육이 꾸준히 성장한 원동력은 교육 가족의 열정이었다”면서 회원들의 노력과 헌신에 고마움을 전했다. ▨제주교총 ‘교육 가족 음악 축제’ 제주교총은 지난 7일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2021 교육 가족 음악 축제(이하 음악 축제)’를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무관중 비대면 방식으로 열었다. 대신 더 많은 사람이 음악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KCTV 제주방송과 손잡고 공연 실황을 현장 녹화했다. 해당 방송은 지역 방송에서 8회에 걸쳐 방영할 예정이다. 음악 축제는 교원들의 사기 진작과 스승 존경 풍토 조성을 위해 2018년 처음 기획됐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과 확산으로 인해 미뤄지다 3년 만에 선보일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교육 가족 음악 축제’답게 제주 지역 교원들이 무대에 올랐다. ▲초등 교원 밴드 ‘폭풍전야’ ▲대기고 교사밴드 ‘카르페’ ▲기타동아리 ‘소리그림’ ▲태평소동아리 ‘취선악’ ▲오카리나 앙상블 ‘소리울’ ▲대금 동아리 ‘청소리’ ▲클라리넷 앙상블 ‘클라미띠에’ ▲리코더 앙상블 ‘제리앙’ 등 음악동아리 8개 팀이 참가했다. 또 세계적인 성악가인 소프라노 강혜명, 피아니스트 김한돌도 특별 출연했다. 참가자들은 “제주교총이 음악 축제를 위해 애써준 덕분에 오랜만에 즐겁게, 신나게 공연했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 제주교총에 고마움을 전했다. 김진선 제주교총 회장은 “2년째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활력을 잃어가는 요즘, 제주교총의 교육 가족 음악 축제가 제주도민의 안방으로 찾아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 축제에 참여한 동아리도 그동안 갈고닦은 솜씨를 선보일 기회가 주어져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교직 생활을 하다 보면 생각하지도 못한 일을 마주할 때가 있어요. 요즘 말로는 ‘갑툭튀’.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그런 상황 말이죠. 업무가 많은데 갑자기 우리 반 아이가 전학을 가요. 생활기록부를 정리해서 전학을 보내야 하죠. 생활인권부장인데 퇴근 후에 경찰서에서 전화가 와요.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왔다고요.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반 아이가 아직 안 들어왔다는 학부모님의 전화를 받아요. 갑자기 분주해져요.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고 아이를 찾기 시작해요. 그런데, 아이는 감감무소식. 퇴근은 안녕! 생각지도 않게 갑자기 일어나는 상황은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어요. 러시아의 문호 안톤 체호프는 그런 ‘갑툭튀’에 대한 이야기를 단편 소설 『어느 관리의 죽음』에서 그려냈어요. 이반 드미트리치 체르뱌코프. 이름도 엄청나게 긴 회계원이에요. 그는 극장에서 공연을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앞자리 대머리 노인의 반질반질한 머리에 재채기하고 말았어요. 반짝이는 머리에는 침이 튀고, 노인은 투덜거리면서 머리와 목을 닦기 시작했죠. 안타깝게도 그 노인은 운수성의 고위급 장군이었어요. 체르뱌코프는 사과를 했고 장군은 괜찮다고 말해요. 하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은 그는 몇 번이나 다시 사과하고 급기야는 장군의 사무실에 찾아가기까지 해요. 장군은 짜증이 나서 꺼지라고 말해요. 체르뱌코프는 공포에 질리다 집에 와서 죽었어요. 재채기 하나 때문에, 조마조마하는 조바심 때문에요.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 뻔해서 소설을 읽고 나서 살짝 실망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어떻게 재채기 하나 때문에 사람이 죽어요?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어쩌면 이런 이야기가 삶의 진실을 비춰주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왜냐하면, 소설 속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고민할 만한 화두를 찾아낼 수 있으니까요. 훅 들어오는 ‘그런데 갑자기’ 때문에 한없이 나락으로 빠져드는 건 소설 속의 주인공뿐만은 아닐 거예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보면 '작은 일로 너무 많이 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보기란 쉽지 않은 일. 객관적으로 보면 별것 아닌 일도 우리는 개개인의 주관에 함몰돼 좁쌀만 한 것을 하나의 우주로 보기도 해요. 그리고 좁쌀 속에 숨어 있는 블랙홀에 한없이 빠져들기도 하죠. 거대한 중력에 이끌려서요. 난데없이 툭 튀어나오는 민원.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학부모님의 짜증 섞인 목소리(특히, 아이들의 싸움과 관련한 전화). 수업 시간에 대드는 학생. 업무를 수행하다 서로 감정을 상하게 되는 일. 예상하지 못했던 일 때문에 우리는 한없이 나락으로 빠져들기도 해요. 짜증 섞인 민원 전화에 마음이 상해서 며칠을 기분 나쁘게 지내기도 하고, 수업 시간에 대드는 학생에게 버럭버럭해서 자괴감이 들기도 하죠. 업무 때문에 혹은 사소한 다툼 때문에 동료 선생님과 감정이 상해서 ‘얼른 전근 가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기도 해요. 소설 속의 주인공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하지만, 혹시라도 내가 주인공이 되어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에요. 갑자기 다가오는 일에 너무 몰두하게 되면 답답한 마음은 커지게 되니까요. 안톤 체호프는 소설에서 이렇게 이야기해요. “이 ‘그런데 갑자기’와 자주 마주치게 마련인데, 작가들이 그러는 것도 당연하다. 인생이란 그처럼 예기치 못한 일로 가득 차 있으니까.” 우리가 사는 일이 소설은 아니에요. 하지만, 주인공 체르뱌코프처럼 ‘갑자기 그런데’와 조우하며 자신도 모르게 블랙홀에 빠져들 때, 딱 한 걸음만 멀찍이 떨어져서 자신을 볼 수 있는 지혜를 가지면 좋겠어요. 그럼, 우리의 삶은 조금 더 편안해질 테니까요.
주훈지 경기교총 회장은 10일 오후 경기교총회관에서 2021년도 경기교총 직능조직 총회를 개최했다.(위 사진)이번 직능조직 총회에서는 회세확장 및 회칙개정을 주제로 급별 토의가 진행됐다. 중등교사회, 유치원교원회, 영양교사회, 보건교사회는 임기 만료에 따른 임원을 선출했다. (아래 표 참조) 주 회장은 “경기교총의 회세 확장 및 조직 활성화를 위해 열정적인 참여와 관심을 갖고 참석해 주신 운영위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과 함께, 앞으로도 적극적인 활동을 부탁드린다”며 “이 자리를 통해 교육정책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 유원식)은기아대책 본부에서 최우성 경기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를 필란트로피클럽 271호로 위촉했다. 필란트로피클럽은 기아대책 후원자 리딩그룹으로,1억 원 이상을 후원하거나후원 약정한 후원자로 구성된다. 후원자가 사회에 영향을 주는 기부 활동가가 되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넘어 사회문제 해결과 가치 실현에 목적을 둔다. 최장학사는 저서와 강의 인세 전액을 교육적 자립 지원을 위해 써달라고 후원했다. 그는 "공교육 기관에서 21년째 근무하면서 늘 소외된 계층에 대한 봉사와 기부가 필요함을 느꼈다"며 "후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발걸음이 됐으면 좋겠다"고 가입 소감을 밝혔다. 유원식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부모, 미혼모 가정의 교육적 자립 지원을 위해 후원해주셔셔 감사하다"며 "이번 위촉을 계기로 공교육 기관에 종사하는 분들의 선한 봉사와 기부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편, 최 장학사는 한국교사학회를 설립해 교원들의 연구와 복지 향상을 돕고 있다. 평소 소외 계층에 대한 봉사와 기부에도 적극적이다. 그동안▲수포자도 수학1등급 받을 수 있어 ▲혹시 최우성장학사만큼 학폭을 아시나요? ▲한학기한권읽기-의생명편 ▲과정중심평가 등을 펴냈다.
■ 정권 말기 교육4대 ‘대못박기’ 고교학점제 졸속 추진 이념적 ‘민주시민’ 교육과정 개정 정권 편향 국가교육위 설치법 처리 ‘돌봄·급식 대란’ 되풀이 방치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과 17개 시·도교총(시·도교총회장협의회장 김진선·제주교총 회장)이 “현 정부가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정권 말기 ‘교육 대못박기’를 하고 있다”며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대못박기로 보고 있는 정책은 ▲정규 교원 확보 없는 고교학점제 2025년 졸속 도입 ▲정파적 ‘민주시민’ 개념이 강조된 2022 교육과정 개정 ▲정권 종속·편향 국가교육위 설치법 처리 ▲돌봄· 급식대란 방치 등이다. 우선 고교학점제 졸속 추진에 대해 교총은 “준비되지 않은 고교학점제는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도농 간, 학생 간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10일 청와대 앞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권 말기, 교육 대못박기 규탄 및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8개월도 채 남지 않은 임기 말 정권이 국민과 교육계의 반대를 철저히 무시하고 고교학점제, 국가교육위원회 등에 몰두하고 있다”며 “일방·편향적으로 정책 밀어붙이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교총이 현장 교원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다양한 교과 개설에 있어 교사 절대 부족’, ‘입시제도 연계 미비’ 등을 이유로 지금과 같은 고교학점제 졸속 추진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 연구기관도 고교학점제를 위해 8만8000여명의 교사가 더 필요하다고 결과를 내놨다. 이념적 ‘민주시민’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4월 한 여당의원이 정부수립 이래 우리 교육이념의 근간이 돼 온 ‘홍익인간’을 삭제하고 ’민주시민‘을 강조하는 법 개정을 하려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자진 철회했다. 이에 앞서 같은 맥락의 교육부 수탁연구도 있어 ‘짜맞추기식 교육과정 개편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교총은 “교육계에서 ‘민주시민’ 자체의 교육적 가치와 중요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으나, 문제는 ‘민주시민’이라는 외형적 용어가 아니라 특정 정파와 교육 카르텔 세력이 추구하는 민주시민의 함의 때문”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어떤 민주시민에 대한 내용을 가르치려 하는지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0만 명 이상이 참여한 ‘국민참여단 설문조사’ 결과, 초·중‧고에서 강화돼야 할 교육영역은 인성교육(36.3%)이 가장 높았고, 독서 등 인문학적 소양(20.3%), 진로·직업 교육(9.3%)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시민교육(5.1%)은 6번째에 불과했다. 교총은 정권 편향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 개정도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지난 7월 여당 주도로 국가교육위 설치법이 일방적으로 처리됐다“면서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국가교육위원회 정신은 실종된 채 ‘정권교육위원회’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마련된 법대로라면 국가교육위는 대통령 소속이어서 독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교육계의 관측이다. 총 21명의 위원 추천권 중 ▲대통령 5명 ▲국회 9명 ▲교육부차관 1명 ▲교육감협의체 1명 ▲교원 관련 단체 2명으로 정부·여당 인사가 손쉽게 과반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재적위원 과반수 요구로 개의하고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토록 된 만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도 일사천리로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교총은 “조변석개 혼란을 거듭해온 것을 막기 위해 교육계가 20여 년 간 요청해온 국가교육위 설치가 여당 주도의 법 통과로 인해 결국 교육 독주와 대못박기를 용이하게 하는 내용으로 변질됐다”고 우려했다. 또한 교총은 매년 되풀이 되는 교육공무직의 돌봄‧급식 파업이 더 이상 방치되면 안 된다는 국민적 요구도 전달했다.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고 대체근로가 허용되도록 노동조합법의 즉각 개정, 특히 돌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돌봄 운영주체가 학교에서 지자체로 이관하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교총은 “정부와 국회는 돌봄 운영 지자체 이관, 돌봄 예산 확충, 돌봄 인력 고용 승계 등을 골자로 한 온종일돌봄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지금 학교와 교원은 2년 간 누적된 아이들의 학습 결손 등을 회복하는데 전념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일방·편향적인 정책 강행에 몰두하고 돌봄을 방치해 학교현장을 더 큰 혼란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회장은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도 “이 같은 요구들은 현 정권을 넘어 차기 정권, 정부가 감당하고 추진해야 할 과제인 만큼 교육 비전과 공약으로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당리당략을 초월해 교육을 국정의 중심에 놓는 ‘교육대통령’ 후보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언남초등학교(교장 권혁범) 학부모회는 10월 22일~11월 5일 ‘언남 우유 탄생~’이라는 주제로 학교에 있는 낡은 우유 창고를 새롭게 단정하는 활동을 했다. 언남초 학부모회는 학교 교육의 주체라는 마음가짐으로 매년 화단 가꾸기, 아침맞이 활동 등을 통해 언남 교육의 성장에 이바지해 왔다.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우유급식을 하지 않아 비어 있는 낡은 우유 창고를 멋지게 꾸미며 어서 빨리 코로나가 끝나 아이들이 다시 학교에서 우유 급식을 하고 건강하게 뛰어놀기를 기원했다. 학생들은 예쁘게 변화된 우유 창고를 보며 “코로나 때문에 우유급식을 못해 아쉽고, 예쁜 우유 창고에 담겨 있는 우유는 더 맛있을 것 같아요”라며 우유급식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우유 창고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한 남선영 씨는 “예쁘게 변한 우유 창고를 보고 좋아하며, 우유 먹고 싶다는 학생들을 보니 마음이 뭉클했다.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학생들이 우유 급식을 위해 우유 창고를 매일 매일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전·현직 교원문인들로 이루어진 교원문학회(회장 김계식)의 발행인 장세진 평론가(전 군산여상 교사)가 지난 5일 문학평론집 ‘서사성과 형식미’(신아출판사, 2만 원)를 펴냈다. ‘서사성과 형식미’는 문학평론집으로만 국한하면 8번째, 영화평론집이나 산문집 등 다른 장르들까지 망라하면 총 49권째(편저 4권 포함) 장세진 지음의 책이다. ‘미국영화 톺아보기’ 이후 1년 만에 펴낸 또 한 권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 기금을 지원받았다고는하지만, 왕성한 필력이다. ‘서사성과 형식미’ 수록 글은 대부분 ‘시대현실과 비판의식’(2014) 이후 쓴 평론과 칼럼들로 동인지나 신문 등에 발표한 것들이다. 비평 대상으로 삼은 작품들은 상당수가 밀리언셀러나 베스트셀러, 나름 화제를 모은 소설과 수필들이다. 이 책은 그런 작품들인 ‘82년생 김지영’·‘풀꽃도 꽃이다’·‘정글만리’·‘칼의 노래’·‘한국이 싫어서’·‘무소유’ 등을 꼼꼼히 읽고 구체적으로 조모조목 살펴보는 실제 비평 모음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주례사 비평 따위를 배격하고, 장·단점을 분명히 가려 독자들의 작품이해를 돕는 것이 다른 비평집과의 차별성이다. 무엇보다도 외국 문학이론 원용이라든가 난해하고 현학적인 비평을 지양한 점이 눈길을 끈다. 그만큼 읽기 쉬운 글이라 할 수 있다. 일반 독자들도 해당 작품을 이해하는데 참고서가 되도록 한 글이라는 게 저자의 말이다. 책은 5부로 나뉘어 있다. 제1, 2부는 소설론이다. 1부 베스트셀러소설의 유명작가들과 2부 나름 화제를 모은 소설작품론이다. 제3부는 수필론이다. 세월호 참사 추모문집 ‘눈먼 자들의 국가’를 비롯 서울·부산·경남 등지에서 활동하는 수필가들의 수필세계를 살펴보고 있다. 4부는 본격비평보다 르포 성격의 구상시인론과 ‘전북문단70년사’에 수록된 문학평론사다. 5부는 짧은 평론 내지 독후감, 그리고 추모칼럼들이다. 다소 긴 5·18 광주민중항쟁 관련 글도 있다. 장세진 평론가는 군산여상을 거쳐 한별고 교사로 2016년 2월말 퇴직하고 같은 해 5월 교원문학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처음부터 부족한 교원문학회 운영비를 사재로 충당하는 발행인이기도 한 저자는 1983년 방송평론, 1985년 영화평론, 1989년 문학평론에 당선한 이래 방송⋅영화⋅문학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왕성한 비평활동을 펼치는 중견 평론가다. 한편 장세진 평론가는 그 동안의 활발한 저술활동을 인정받아 전북예술상(문학, 1998)⋅신곡문학상(2001)⋅전주시예술상(영화, 2002)⋅공무원문예대전행정자치부장관상(저술, 2003)⋅전국지용백일장대상(2004)⋅한국미래문화상대상(2005)⋅단국대학교교단문예상(2010)⋅전북문학상(2011)⋅연금수필문학상(2018)⋅충성대문학상(소설, 2018)⋅교원문학상(2020) 등을 수상했다. 2013년엔 동해예술인창작지원금을 받아 ‘영화, 사람을 홀리다’를 펴내기도 했다. 또한 장세진 평론가는 재임중 학생들 특기⋅적성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바쳐 지도한 공적을 인정받아 여러 차례 교육감⋅대학교총장⋅교육부총리 등 지도교사상을 수상했다. 2014년엔 대통령상을 수상한 제자의 추천으로 스승의날기념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고, 2015년 마침내 제25회 남강교육상을 수상하는 등 여느 문인들과 다른 교사로서의 이력도 갖고 있다.
경기도 수원 잠원초등학교(교장 이윤수)는 지난달 15일 교실 밖의 자연을 교실 안으로 가져와 녹색 식물과 어우러져 사는 체험 교육의 장을 마련했다.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교과 과정과 연계한 '꽃 생활화 체험 교육'은 꽃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증진을 위해 마련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꽃을 직접 만지고 가꾸며식물에 대한 관심을 기르고 안정적인 정서를 함양하는 기회를 가졌다. 꽃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재미있는 꽃 만들기’ 프로그램 활동은 꽃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방법 뿐 아니라 꽃에 얽힌 동화 이야기, 꽃 이름 알기, 꽃 말 알기, 꽃노래 부르기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꽃을 표현하고,가꾸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구성됐다. 3학년 학생들은 생화로 꽃 바구니 만들기, 실내에서 기를 수 있는 식물 화분 만들기에 참여했다. 화원에서 구입해 집에장식만 하던 식물을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생명의 소중함과 살아있는 식물에 대한 즐거움도 느끼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교육의 장이 되었다. 3학년 김○○ 학생은 "직접 살아있는 식물로 꽃 바구니도 만들고 화분도 만들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꽃을 가까이 보니 신기하고 예쁘게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내가 만든 것이라 더 소중히 느껴져 집에서도 잘 키우고 싶다. 빨리 집에가서 우리집을 장식하고 어머니께 선물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박○○ 학생은 "오늘 체험학습은 눈도 즐겁고 기분도 좋게 만드는 공부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생님, 동시 낭송대회에 가서 저는 대상은 안 탈거예요. 왜냐하면 대상을 타게 되면 내년에는 못 나가잖아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우리 혁준이. 동시 낭송대회요강을 살피면서 꿈도 야무지게 대상을 탈까봐 걱정했다. "선생님 저는 동시가 시시한 건 줄 알았는데 소리내어 노래 부르듯이 친해지다 보니 마음의 문을 열어주어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아요." 교직 생활 30년 만에 처음, 3학년 과학 교담을 하면서 만난 혁준이는 호기심이 많고 지적 수준은 높으나 친구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타인에게는 무감각, 무관심으로 소통이 안 되는, 자폐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학생이었다. 교담 전담교사는 학부모와의 관계나 생활지도에 대한 심적 부담이 적어 아주 자그마한 것이라도 혁준이와 함께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여유가 생겼다. 해리 왕은 ‘좋은 교사 되기’에서 교사는 4단계(환상→생존→ 숙련→영향)를 거쳐 성장한다고 했다. 그런데 ‘담임교사로서 나’를 돌아보니 교실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기 위한 ‘생존’과 ‘숙련’ 단계에만 머물러 있었던 자화상이 떠올라 많이 부끄러웠다. 성찰의 시간을 통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다가 취미로 틈틈이 익힌 시 낭송이 떠올랐다. 시 낭송을 통해 얻은 새로운 에너지를 혁준이 같은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는 삶에서 다른 것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교사의 삶이 바로 학생들에게 배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배움을 얻게 해 준 혁준이를 통해 미미하지만 ‘선한 영향력’ 있는 교사로서 살게 해 준 문화예술동아리 ‘동시랑 마음이 말랑말랑’ 이야기 보따리를 지금부터 펼쳐본다. 교직 슬럼프로 많이 힘들었을 때 만난 시 낭송은 내 삶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짐의 실체들, 세상에 미처 풀어놓지 못하고 가두어 두었던 수많은 말과 소리를 자유롭게 풀어내게 해주었다. 낭송을 통해 길러진 내면의 평화로움은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 훌륭한 도구와 나의 작은 경험들을 나누고 싶어서 문화예술동아리 ‘동시랑 마음이 말랑말랑’을 2017년부터 운영했다. 36학급의 대규모 학교로 여유 있는 교실 공간이 없어서 아침수업 전 20분, 중간놀이 시간 20분을 활용해 오전만 사용할 수 있는 돌봄교실에서 동아리 문을 열었다. 혁준이를 포함한 12명의 동아리 학생은 졸음을 이겨내고 학교에 나와 근면의 미덕을 발휘하며 동시랑 친해져갔다. "동시와 친구되기 1단계는 읽는 거야." 동시집에서 마음에 드는 동시를 찾아 큰 소리로 읽어보기 활동을 했다. 국어 시간에 학습하던 방법으로 접근하지 않고 자기 느낌대로 동시 읽는 것을 녹음해서 들려주었다. 처음에는 자기 목소리를 녹음해서 듣는 것을 부끄러워했는데, ‘장, 단, 고, 저/ 강, 약, 완, 급’의 의미를 익히고 동시 맛을 살려 녹음을 반복하다 보니 자기 목소리 듣기를 즐거워했다. 특히 혁준이는 정확한 발음과 풍부한 성량으로 감정을 잘 표현해 새로운 재능을 발견했고 동아리 친구들의 칭찬을 받으며 인기남이 되었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은 아직도 어려워했지만, 아무 때나 불러내도 반갑게 달려와 주는 동시와는 아주 친한 친구가 되어가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동시와 친구되기 2단계는 많이 써 보는 거야." 낭독(보고 읽는 것)과 낭송(외워서 하는 것)의 차이점을 알아가며 많이 읽고 많이 써 보면 저절로 외워진다는 것을 체득해갔다. 낙서하듯 써 보고 쪽지에도 써 보고 동시가 찾아오면 그냥 보내지 말고 꼭 써 보기를 권했다. "동시와 친구되기 3단계는 네 마음을 털어놓은 일이야." 친구가 되면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듯 시에게 자기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도록 했다. 자기만의 목소리로 느낌을 살려 표현할 수 있을 때 동시로부터 위로 받을 수 있고 멋진 친구로 함께 있어 줄 거라고. 이렇게 동시와의 우정을 나누며 즐기고 있을 즈음, 광주카톨릭평생교육원 대건문화관에서 열리는 나태주 시인 초청 특강 오프닝 무대에 우리 동아리팀이 사제동행 동시 낭송과 풀꽃 퍼포먼스 공연을 하게 되었다. 나태주 시인의 동화책 풀꽃을 바탕으로 구성한 역할극과 풀꽃 시 낭송을 했다.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으며 오프닝을 멋지게 장식한 아이들은 해냈다는 기쁨과 환희, 열정으로 자부심을 갖고 동아리 활동을 더욱 즐기게 되었다. 아울러 시민과 함께하는 금남로4가 지하철 예술 무대에 특별출연해 동시 낭송 공연으로 재능기부도 하면서 배움과 나눔의 삶을 실천했다. 또한 매년 8월에 개최하는 윤보영 동시 전국 어린이 낭송대회에 참가해 상을 받고 동시 낭송가 인증서도 받았다. 작년에는 전국적으로 총 216명이 예선을 거쳐 35팀이 본선에 진출, 지정 시(윤보영 동시) 1편과 자유시 1편을 낭송하며 경연을 펼쳤는데 우리 학교에서 5팀이 출전해 모두 수상(은상3, 동상2) 하는 영광을 안았다. 아이들은 여러 동시집을 보며 마음에 드는 동시를 고르고 낭송까지, 대회 준비 과정을 즐기는 동시에 스펀지처럼 쏙쏙 빨아들이면서 신나게 참여했다. 혁준이와 친구들은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는 게 즐겁고, 동시는 이상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자꾸자꾸 소리내고 싶어지고 중독이 되는 것 같아요", " 동시가 공부인 줄 알았는데 참 맛있어요", " 선생님 내년에 다른 학교로 가시면 안 돼요"라고 했다. 삶에 지친 나에게 시 낭송이 따뜻한 위로를 주었듯이 아이들에게도 동시는 열려라 참깨와 같은 주문처럼 마음의 문을 열고 부푼 꿈을 안겨주었다. 동시의 매력에 빠진 아이들의 모습에 나는 작은 희망의 꽃을 보았다. 혁준이는 처음 시작할 때 대상을 타면 다음 대회에 못 나간다는 귀여운 걱정(?)을 해서인지 재작년에는 동상, 작년에는 은상을 수상했다. 올해 6학년이 되면서 윤보영 동시 낭송대회에서 꼭 대상을 탈거라고 벼르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대회가 취소되어 엄청 서운해했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유튜브 언텍트 생중계 공연’을 앞두고 동시 낭송 연습을 열심히 하는 중이다. "혁준아! 어느 날, 길을 걷는데 문득 낭송했던 시 한 편이 생각난다면 넌 시에 빠진거야. 중학교에 가서도 시와 너의 우정이 영원하길 바라." 한 편의 동시를 낭송한다는 것은 아이들 마음속에 한 송이 꽃을 피어 내는 것과 같았다. 아이들이 눈높이에 맞는 동시를 노래하며 시처럼 예쁜 말, 시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닮아가는 모습에 감동했다. 작은 날개짓이지만 동시와의 만남을 통해 말랑말랑해진 마음으로 낭송의 즐거움을 맛보며 즐길 줄 아는 아이들에게서 얻은 행복함과 감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나무와 풀과 별과 대화할 줄 모르는 우리들을 대신해서 그들과 나눈 애기를 나직나직 우리에게 전해주는 시인들의 위대함에도 감사하게 되었다. 사는 일이 숨 가쁘고 고달플 때 시인이 나에게 희망을 노래해 주었듯이 동시의 맛과 향기로움은 아이들에게도 전인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삶과 배움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게 해줄 거라 믿는다. 작은 나눔이 큰 성장을 만들어 동심으로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진정한 여행을 오래도록 아이들 곁에서 함께 하고 싶다. ----------------------------------------------------------------------------------------- 수상 소감한 사람을 위한 시 처방 한 사람을 위해 책을 처방해주는 ‘사적인 서점’ 운영자인 정지혜 씨은 독특한 방식으로 책과 사람을 연결해준다. 일대일 상담 후 맞춤형 책을 골라주는, 마치 증상을 말하면 의사가 약을 처방해 주듯이 책을 처방해 주는 서점이다. 이처럼 나도 좋아하는 것을 바탕으로 가보지 않는 길을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코로나 블루로 지친 영혼을 달래주고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 주는 ‘맞춤 시 처방’, 나만의 콘텐츠 개발을 꿈꾸고 있다. 귀로 들어가는 기계음은 많지만, 입을 통해 나오는 가슴의 소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현실 속에서, 마음의 벙어리가 되지 않도록 사람과 사람 사이를 시가 잇도록 하는 것이다. 요즘 트로트로 심리적인 허기를 채우고 위안을 얻는 분들이 많다. 감성 언어의 결정체인 시 낭송도 시시할 것 같지만, 시의 토닥거림을 즐기다보면 금새 빠져들 것이다. 신바람 나는 인생이란 소리가 풍성한 데서 누릴 수 있기에 지금은 무엇보다도 아이들과 무대를 즐길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 빨리 오기를 소망해 본다. 끝으로 아이들과 나누었던 ‘동시(童詩)랑 마음이 말랑말랑’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방현미 광주 유안초 교사
지난달 29일, ‘여교사 화장실에 몰카 설치한 초등학교 교장 긴급체포’라는 제목의 기사가 떴다. 이를 접한 많은 교원의 반응은 그야말로 충격과 참담함 그 자체였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오보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해당 교장 구속 등 관련 내용이 언론에 계속 보도되자 교육자들은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다. 몰카, 국민적 지탄받아 마땅 교총은 이러한 교원 정서를 대변해 ‘성범죄는 교육악! 철저히 수사해 사실이면 교단 영구 퇴출 등 엄벌에 처해야!’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해당 학교장의 범죄 행위는 코로나 극복과 교육에만 전념하는 전국 교육자 모두를 허탈하고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교직 사회에 더 높이 요구되는 도덕성과 책무성에 부응하지 못해 참으로 안타깝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기초·기본교육을 하는 초등학교 교장이 이런 범죄 행위를 한 것은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 마땅하다. 학교장의 여교사 화장실 몰카 설치 사건은 그 전례를 찾기 어려워 교육계 안팎의 충격이 더 크다. 정확한 사실은 수사와 재판으로 드러나겠지만 이번 사안으로 교육계 전체의 도덕성은 크게 훼손됐다. 2020년 1월, 대법원은 ‘60대 여성 기사를 성추행한 교원의 해임은 정당하다’고 판결하면서 ‘교원은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됨은 물론이고 교원의 품위손상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많은 교원이 문제행동 학생의 증가와 교권 침해를 호소한다. 실제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사건은 총 5760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육계는 헌법적 가치인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거치면서 이러한 요구가 사회적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교직 사회의 강력한 교직 윤리 실천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성비위, 음주운전, 금품수수로 징계받은 교원 수는 총 3673명이다. 그중 성비위가 1037건, 음주운전 2349건, 금품수수 287건이다. 물론 교육활동 중에는 크고 작은 실수나 억울한 사연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4대 비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깨끗한 교육자상 스스로 정립해야 과거 스승존경 문화를 당연시한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교권은 당연히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교직 사회 스스로 노력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즉, 교권은 교사가 제자 사랑은 물론 열정과 헌신의 교사상을 스스로 정립할 때 사회가 부여하는 권위다. 교직 사회가 솔선해 깨끗한 교육자상을 정립하지 않고서는 교권 확립 또한 요원하다. 이번 몰카 사건의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경기도교육청이 몰카 전수조사 방침을 밝혔고,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당장 불시점검 방식으로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사건을 단지 개인 일탈이나 일과성 사건으로 여기지 말고 반면교사로 삼아 교직 윤리 실천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또 이러한 다짐과 노력을 외면하는 교육자가 있다면 전체 교육자의 이름으로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등 국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신이 되려는 인간(호모 데우스) 세상에서 “변화만이 유일한 미래의 상수(常數)”라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세상은 첨단 과학⋅기술들이 4차 산업혁명이란 명찰을 달고 입학한 초등학교 아이를 눈을 비비고 알아보아야 할 정도로 그야말로 괄목상대(刮目相對)한 그 자체다. 이제 메타버스(Metaverse)라 부르는 ‘현실과 가상의 상호작용’을 이용한 3차원의 디지털 세상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인류를 변화시킬지 상상의 끝을 측량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근에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국내와 미국, 심지어 자국산 물품에 대한 애국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에서조차 판매 예약이 폭증하면서 초대박을 예상하게 했다. 그 기술의 무한 질주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과거 애플(Apple)의 그늘에서 초라하던 시절은 어디로 가고 이젠 당당히 초격차의 기술로 세계적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기적같지 않은가. 하지만 현재 인류는 인간이 변화로 이루어 온 화려한 바벨탑에 잠시 멈춤 내지 주춤하는 시기에 봉착해 있다. 안타깝게도 1년 10개월 전부터 ‘코로나19’란 괴물이 인류를 볼모로 잡아 포로 생활을 시키고 있다. 그리고 인류가 그것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응시하고 있다. 인류는 자신들이 쌓아 올린 과학적인 성과로 모든 것을 예측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으나, 이 전염병을 물리치거나 장악할 실마리를 찾는 데 허둥대고 있을 뿐이다. 마치 기원전 6세기 유대인들이 바빌론 제국의 네부카드네자르 2세에 의해 ‘바빌론 유수(幽囚)’를 당한 것처럼, 현재 인류는 ‘코로나19’에 의해 21세기판 ‘바빌론 유수’가 연상되고 있다. 유수가 무엇인가? '잡아 가둠', 즉 ‘포로 생활’이 아닌가. 그 당시 교황은 사실상 한지에 유폐되지 않았던가. 그 이유는 자신들은 신의 선택을 받은 선민이어서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고, 예루살렘은 신이 거주하는 시온성으로 세상의 어떤 공격에도 파괴되지 않는 난공불락의 요새라고 착각한 오만 때문이었다. 이처럼 무사태평했던 그들에게 닥친 결과는 감금과 유폐라는 가혹함이었다. 현대 인류도 예외가 아니다. 인간은 약간의 성공을 얻으면 오만해진다. 그러기에 영원히 성공한 사람도 없고 영원히 실패한 사람도 없다. 우주의 섭리가 조화로운 것처럼, 인간의 흥망성쇠 역시 공평하다. 예루살렘은 바빌론 제국에 의해 무너진 것이 아니라, 자멸(自滅)한 것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역경은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해 보라는 경고다. 마치 르네상스가 죽어가는 유럽을 살려냈듯이지금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이전의 체계를 대체해 다시 태어나려는 용기와 지혜다. 그러나 초고속,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은 변화의 시대에도 변화가 더딘 곳 중하나가 바로 학교다. 지금 학교 현장은 교육 불평등, 교육 격차, 학력 저하의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이것이 코로나19가 가져온 학교 교육의 실태다. 이를 역전시키는 것은 교사들에게 달렸다. 그런데 교사들이 철밥통인지라 그들 역시 잔뜩 움츠려 있다. 마치 그간 쌓아 온 시온성을 지키며 현상 유지만 해도 성공인 듯 말이다. 그것은 미래 교육에 무용지물인, 현실지향의 목표, 입시교육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다양성 추구와 더불어 창의성 개발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의 변화를 만드는 사람 즉, 체인지메이커가 필요하다. 개개인에게 체인지메이커는 궁극적으로 자기 삶의 주인이요, 진정한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길이다. 지방자치시대의 학교 자치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엔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간연대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이 공교육을 혁신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의 파도를 타고 거대한 대양을 건너야 한다. 이젠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교육으로 전환해 적극적인 변화의 흐름을 주도해야 한다. 그래서 위대한 공존의 힘으로 인류의 생존 역사를 다시금 회복해야 한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침체된 우리 교육을 더 이상의 수렁에서 건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엔 외로운 나그네이기도 하고, 고독한 순례자이기도 하며, 촉이 있고 예민한 사람이기도 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은 힘이기도 하고, 생물을 자라게 하는 영양분이자 거름이며, 세상을 향한 모험이기도 한, 변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면 “앞으로 한 사회의 성공은 그 안에 체인지메이커들이 얼마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한 최초의 사회적 기업가라 불리는 '아쇼카'재단의 창업자 빌 드레이튼의 말이 우리의 현실을 꿰뚫어 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허한 외침이라 할지라도 목청껏 함성을 질러 본다.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
교사들은 매년 11월 교원평가 기간이 다가오면 굉장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자유서술식 문항 때문이다. 평소에 교사와 작은 말다툼이나 문제가 있었던 학생들은 교원평가 문항에 욕설, 반말 등 학생으로서 도저히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을 개의치 않고 기록한다. 교사 괴롭히는 막말 평가 학교 현장에서 묵묵히 근무해온 교사들은 학생들의 이러한 글이 담긴 서술형 평가 결과지에 교사로서 회의감과 모멸감이 들고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는다. 이는 사회적 문제가 된 연예인에 대한 악플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혐오스럽고 무자비한 언어폭력 탓에 유명 연예인들은 물론 일반인에게까지 베르테르 효과가 확산되자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연예인 기사에 댓글 달기 기능을 차단한 바 있다. 이처럼 성숙한 어른도 익명이 보장되는 댓글을 달 때는 당사자의 기분은 생각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심한 욕설과 비하 발언을 쏟아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물며 교원평가라는 명목으로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익명 댓글 권한을 주었으니 그 결과는 뻔하다. 긍정적 이야기보다는 악의적이고 부정적인 내용이 많을 것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외모 비하, 성희롱, 인격모독 등 학생들의 아무 생각 없는 악성 평가 글에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현장 교원이 아주 많다. 이런 부작용이 속출함에 따라 욕설과 비난으로 가득 찬 서술식 평가 문항을 거의 읽지 않는 교사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예전에 같이 근무하던 한 동료 교사는 학생들이 교원평가에 남긴 욕설과 반말에 정신적 충격을 받아 이른 나이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익명성이라도 제거해야 이렇다 보니 최초에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라는 목적으로 도입된 교원평가는 해가 지날수록 교원의 전문성 신장보다는 학생들이 교사를 악의적으로 통제하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렸다. 막무가내식 교원평가는 교권 추락과 교실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연예인 기사 댓글 금지 정책처럼 교원평가에서 자유서술식 평가 문항을 즉각 폐지해야 한다. 만약 서술식 평가문항의 폐지가 어렵다면 악성 댓글의 가장 큰 원인인 익명성을 없애 자신이 평가한 글에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교원평가를 전면폐지하자는 주장은 아니다. 그동안 교원평가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는 거리가 먼, 단순히 점수로 줄 세우는 교원평가로 전락했다. 학생들의 모욕적인 욕설과 발언으로 공정성과 객관성도 결여됐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악성 댓글을 달 수 없도록 서술식 문항을 폐지를 포함해 교원평가 제도를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는 후보자가 정책 비전과 과제, 국정철학을 국민에게 평가받는 담론의 장이다. 국가의 리더는 국가의 명운과 직결된다. 리더의 국정 방향에 따라 국민의 살림살이도, 국가의 경쟁력도, 젊은이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교육 공약은 사실상 ‘실종’ 그런데 여야 대선 후보를 보면 실망스럽다. 정책과 비전 제시보다는 이념과 편 가르기, 상대방 흠집 내기가 난무한다. 그나마 내놓는 공약도 엉성하다. 더욱이 교육 분야는 사실상 ‘실종’이다. "교육 뇌관을 건드리면 표(票) 떨어진다"라며 대충 넘어가려는 듯한 인상이다. 표를 의식해 교육을 등한시하는 건 반애국적 행위다. 그런 후보자는 리더 자격이 없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지식과 연구가 글로벌을 지배하며 국부(國富)를 키워가는 세상 아닌가. 소중한 노동의 땀을 뒷받침할 첨단 연구와 지식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인공지능, 메타버스, 디지털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강자가 될 수 있다. 그 원천은 교육이다. 교육으로 다양한 창발적 인재를 길러내야 국민소득 5만 달러, 10만 달러 시대를 열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은 교육 뇌관을 건드려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퇴보시킨 교육을 재건해야 한다. 학력 깜깜이, 기초학력 저하, 교육 양극화, 평둔화(平鈍化), 이념교육, 고등교육 부실화 뇌관부터 건드려야 한다. 자율 없는 통제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인재를 키우기 어렵다. 대선 후보에게 몇 가지 제언한다. 첫째, 교권을 보호해야 한다. 교사들의 권위가 무너지고, 교사가 노무 갈등의 뒤치다꺼리나 하면 절대 잘 가르칠 수가 없다. 제자는 스승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인재를 키우려면 교권을 신장해 교사들을 북돋워야 한다. 이념교육의 카르텔 깨야 둘째, 이념교육의 카르텔을 깨야 한다. 교육의 가치를 중립에 놓고 학생을 가르치며 실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정권과 교육감 성향에 따라 국가학업성취도 평가가 오락가락하고 역사교육이 춤을 춰선 안 된다. 학생 실력이 추락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추락한다. 셋째, 자율 경쟁과 개방 교육, 학교 다양화를 존중해야 한다. 혁신학교·자사고 논쟁을 접고 학생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넷째, 고등교육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인재는 대학에서 나온다. 대학은 세계를 지배하는 국가의 나침반이다. 초격차 기업과 초격차 대학은 그 뿌리가 인재다. 마지막으로 정히 자신 없으면 입시는 건드리지 말라. 수능 절대평가, 수능 정시 비율 40%, 수시 폐지 같은 코미디를 언제까지 되풀이할 건가. 놔두면 된다. 대학이 학생을 고르는 게 아니라 학생이 대학을 고르는 초저출산 시대다.
위드 코로나 , 학교는 안전할까? 정부의 방역 정책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다. 백신 2차 접종률이 70%를 상회하고 학생들이 감염돼도 위·중증 가능성이 낮은 만큼 수도권에서도 전면 등교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년 반 이상 끌어온 원격수업에 학생·학부모 모두 지친 데다 교육력 저하 및 사회성과 정서발달에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실정이다. 교육부가 그동안 입버릇처럼 강조했던 말은 ‘가장 늦게 문을 닫는 학교, 가장 먼저 문을 여는 학교’였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인다 . 문제는 위드 코로나에 따른 전면 등교 이후 코로나 감염 확산을 어떻게 차단하느냐 하는 부분이다. 지난 추석 이후 학교 내 감염률은 증가 추세다. 그동안엔 지역사회 감염을 통해 확진되는 케이스가 많았지만 10월 들어 교내 감염 확진자가 늘고 있다. 아울러 전면 등교를 한다 해도 원격수업에 따른 사회·정서적 발달의 교육적 결손을 어떻게 이른 시일 내 극복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성균관대 교육과미래연구소 보고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어려움을 이겨내는 역경 극복 의지가 저하되고 체육 등 외부활동 제약으로 활동지향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격수업으로 배움의 공간이 다양화되면서 학교에 대한 신뢰감이 부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격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지식 위주 일방적 전달 수업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대면수업에서 마스크를 쓰고 하는 바람에 초등 저학년에서는 언어발달 지연과 사회성 저하 등이 우려 대상으로 지적됐다. 얼굴표정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수업하다 보니 학생과 교사 모두 래포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원격수업보다는 나은 상황이라지만 마스크 수업이 주는 단절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생활지도 역시 고민이다. 2학기 들어 등교 확대 정책이 추진되면서 중·고교에서 등교거부와 같은 학교 부적응 징후가 늘어나는 데다 학교폭력, 우울, 자살시도 등 정서 불안 표출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새로운 상황에 맞는 세심한 생활지도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호는 위드 코로나 상황에 대비, 학교의 효과적인 방역 대책과 학생들의 안정적인 학교 적응을 돕는 생활지도 방안을 모색해 본다. 또 '마스크 수업'의 제약을 극복하고 어떻게 하면 정상적인 교육활동에 근접한 학교를 만들 수 있을지 다양한 방안을 살펴본다. 아울러 우리보다 앞서 위드 코로나에 도전했던 싱가포르의 사례를 통해 ‘스쿨 위드 코로나’의 해법을 찾아본다. 내년 1월 소아청소년 감염 최고치 이를 듯 단계적 일상회복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년간 전 세계는 물론 학교 현장은 심각한 혼란을 겪었다.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문을 닫았던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반복되는 학교 내 감염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학교가 운영된 시간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높은 전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연령층과 기저질환자에게 치명적이다.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던 유행 초기 전 세계 국가는 극심한 인명피해를 치러야 했다. 따라서 고위험군의 사망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휴교 등의 강력한 정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며 사회경제적 손실은 더욱더 극심해졌다. 특히 교육 결손 문제는 특별하다. 교육은 미래 세대에 대한 장기 투자임과 동시에 사회안전망으로써 기능한다. 그러나 코로나19 기간 동안 교육계의 의견은 상황의 심각성에 묻혀버렸다. 이제는 높은 백신 접종률을 기반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 일상회복 방안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못했다.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는 조금 특별하다. 대부분의 감염병은 소아청소년과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위험도가 높아지는 U자형 곡선을 그린다. 그러나 소아청소년에서 코로나19 감염은 높은 전파력에도 불구하고 치명률이 매우 낮고, 증상도 덜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부분이 교육의 정상화에서 가장 중요한 과학적 사실이다. 현재까지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정상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학교 내 감염이 가정이나 사회 전체의 감염을 크게 늘릴 수 있고, 이로 인해 고연령층에 피해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가 높은 백신 접종률로 완료된 시점에서 이런 논리가 적용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판단을 어렵게 하는 이유는 코로나19가 그래도 아이들에게 100% 안전한 감염병은 아니기 때문이다. 극히 드문 사례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청소년은 중증사례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고, 감염 후에 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다기관 염증 증후군이 국내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즉, 소아청소년의 감염도 개인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하나 우려스런 사실은 단계적 일상회복과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제 소아청소년이 가장 감염률이 높은 연령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성인 인구의 접종률이 높아지고 감염자수가 많아지며 상대적으로 면역수준이 낮은 소아청소년에게 감염이 집중된다. 우리나라도 수리과학적 모형에 의한 예측 결과 내년 1월부터는 0~17세의 인구집단이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계적 일상회복은 피할 수 없다. 그동안 발생한 사회경제적 손실, 특히 교육 결손은 매우 심각하며, 미래 세대에게 손실을 강요하고 있다. 따라서 안전하게 학교 현장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그 첫 번째 대책은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이다.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은 아직까지 논란이 있으며, 특히 학부모의 우려가 크다. 그 이유는 비과학적인 불신보다는 합리적인 면이 있다. 소아청소년은 앞서 언급하였듯 감염되었을 경우에도 중환자나 사망자가 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반면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 또한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아청소년에 대해 승인된 mRNA백신인 화이자사의 백신은 드물게 10만 명당 몇 명 정도 심근염이 발생할 위험이 있고, 심근염의 발생률은 연령이 어리면 어릴수록 높아진다. 물론 백신 접종 후 심근염도 중증화나 사망의 위험이 매우 낮은 상황이지만 학부모의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당국과 전문가는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접종을 권고하였다. 그 이유는 위에서 설명한 논리로 계산한다고 하더라도 접종하였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잠재적인 피해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즉 사회 전체적인 면역 수준이나 학교교육의 정상화와 같은 백신의 부가적인 이익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백신 접종으로 생기는 피해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생기는 중환자·사망자·합병증의 발생보다 적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 70% 이상 감염 우려 ... 백신접종 미룰 일 아냐 향후 코로나19 감염은 소아청소년에게 집중된다. 따라서 전체 소아청소년 중 70% 이상이 몇 년 내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겪었던 경험적인 이익보다 미래에 가지는 백신의 가치가 더 커지는 상황이다. 물론 이런 판단도 백신 접종을 강요할 수 있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특히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수두·홍역 백신 등과 달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접종의 이익과 이상반응에 대한 대처 요령, 잠재적 피해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책임은 교육현장도 어느 정도 나눠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교원들이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도 여건이 좋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와 당국은 교육현장에서 일하는 교원들부터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정보를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할 의무를 가진다. 특히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대응 요령과 절차는 반드시 교육 당국에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또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학교 내 방역대책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방역의 완화가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되지만 다른 방역은 보완되고 강화되어야 한다. 학교 내 방역 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이 있는 학생은 등교하지 않고, 쉬면서 진단검사를 받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교육현장과 사회는 아파도 등교하는 자세를 미덕으로 여겼다. 그러나 특히 감기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은 집에서 쉬는 것이 전파도 줄이고 본인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다른 방역 대책은 학교 내 이동 최소화이다. 교육 현장은 이동형 수업, 현장형 수업의 비율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단계적 일상회복이 완료될 때까지는 이런 형태의 수업을 자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확진자 발생 시 당국과 학교의 대응이다. 앞으로 소아청소년의 감염 유행은 더욱더 심해질 수 있으며,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일부 전파가 생기는 상황에 대해서 당국과 학교의 책임자가 덜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한 명의 확진자로 학교 전체가 문을 닫거나 몇 개 반이 동시에 등교를 할 수 없는 상황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학부모에게도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고, 학생도 충분히 감염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감염자에 대한 따듯한 정서적 지원과 교원의 확고한 의지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