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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왜 과학이 재미없을까? 어릴 때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많은 아이들이 ‘과학자’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커서 고등학생이 되면, 과학자는커녕 과학 수업도 싫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학생들에게 “왜 과학 수업이 재미없니?”라고 물어보면, 대체로 두 가지 답을 합니다. 첫째, 자기랑 별로 상관없는 내용 같다. 둘째, 그냥... 싫다. 처음엔 이런 대답이 충격이었지만, 학생들의 마음을 모르고 수업을 해온 저 같은 교사가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즐겁게 수업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수년 전부터 본교에서는 학생참여형 과학 수업의 일환인 STEAM 융합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생활과 관련된 대주제를 선정하고, 그 주제를 중심으로 각 교과별로 소주제를 정해 활동하는 방식입니다. 과학이 아니어도 미술이나 역사, 영어, 음악 등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과 연계한 과학수업에는 조금 더 흥미를 느낄 것 같아서였습니다. 매년 학생들 대상으로 설문을 해보면,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범교과 융합수업을 통해 수업이 즐거워졌다고 대답하는 학생 비율이 높았습니다. 융합수업은 내용에 따라 실험 실습, 모둠별 토의 토론, 비주얼씽킹, 멀티미디어 발표 수업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해왔었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원격수업이 주를 이루고, 등교를 하더라도 모둠활동이나 이동 수업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원격수업 상황에서, 어떻게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즐거운’ 수업을 만들 수 있을지... 학교 구성원 모두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어벤져스 : 원격수업 TF 구성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재미있는 수업’은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수업’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코로나 상황에서 수업을 구해낼 경화의 어벤져스, ‘원격수업 TF'를 구성하였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원격수업에 관심 있는 교사들이 자원하여 결성한 TF에서는, 임시방편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어디에 있든지 교실에서 함께 수업하는 것과 같은 수업을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마음으로 유비쿼터스 수업을 준비한 것이죠. [PART VIEW] 안정적인 수업 운영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학생들에게 혼란이 없도록 통일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변하더라도 양질의 수업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사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학급별 시간표를 운영하며 등교와 원격수업을 동일한 시스템으로 운영하였고, 교사와 학생들이 여러 IT 도구들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했습니다. 또 하나의 교실 : 구글클래스 각 선생님마다 선호하는 수업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본교에서는 줌을 이용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가장 보편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형성평가를 포함해 수업 자료를 올리거나 과제를 제출할 때 줌만으로는 수업 활동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또한, 교사마다 각자의 수업 플랫폼을 활용할 시 학생들이 1교시는 줌에 들어갔다가 2교시는 패들렛을 하고 3교시에는 EBS에 들어가야 하는 등 혼란은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교육활동을 담을 수 있는 공통된 플랫폼을 정해야 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구글클래스룸을 공통 플랫폼으로 하고 모든 수업을 구글클래스룸으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먼저는 원격수업 TF에서 전교사를 대상으로 구글클래스룸에 대한 연수를 몇 차례 진행했습니다. 계정 발급, 클래스룸 개설, 평가와 출결 확인, 자료 제시, 영상 링크 등 다양한 방법을 배우고 함께 연습하며 활용법을 익혔습니다. 학생들도 구글클래스룸이나 줌을 사용해 본 적이 없었기에, 학생들에게도 계정을 발급해주고 IT 도구 활용법에 대한 교육을 했습니다. 또한 학생마다 10과목 정도의 수업을 듣는데, 시간표에 따라 매시간 해당 수업의 클래스룸에 바로 입장할 수 있도록 온라인 학습 안내 웹페이지를 제작했습니다. [경화여자고등학교 온라인 학습 안내]라는 웹페이지에 접속하면 계정 발급부터 플랫폼 사용법 등을 알 수 있도록 구성하고, 각 학급의 시간표를 클래스룸과 연동하여 수업 입장까지 혼란 없이 진행되도록 했습니다. 의미와 재미를 담아 : 콘텐츠 제작 구글클래스룸이라는 규격화된 상자가 준비되었다면 이제는 그 안에 담을 다양하고 내실 있는 콘텐츠가 필요했습니다. 인터넷에도 좋은 자료들이 많이 있지만, 외부 콘텐츠 위주로 사용하게 되면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에서의 연속성이 약해지기 때문에, 실시간 수업이 이외에는 교사 자체 제작 콘텐츠를 사용했습니다. 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는 먼저 기기가 필요했기에 펜이 있는 태블릿 PC와 휴대폰 거치대, 삼각대와 마이크 등을 제공해드리고 영상 제작에 필요한 앱 사용 연수도 진행했습니다. 선생님 중에는 자신을 ‘골수 아날로그’라고 칭하시던 분이 계셨는데, 연수를 받고 나서 ‘이렇게 좋은 걸 왜 이제야 알려줬냐’ 하시며, 지금은 저보다도 기기들을 더 잘 사용하십니다. 이런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저는 매 수업을 미리 촬영해서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클래스룸에 링크를 걸어둡니다. 종종 줌으로 실시간 수업을 하기도 하는데,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때 실시간 쌍방향 수업보다 녹화 영상이 더 좋다고 한 학생이 88% 이상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실시간 수업보다 영상과 음성 질이 좋아서 피로도가 적고, 속도 조절이나 멈춤 기능이 있어 어려운 부분을 다시 돌려보거나 잠깐 멈추고 필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1학년 과학탐구실험의 경우는 담당 선생님께서 실험 영상을 제작해서 올려주십니다. 학생이 직접 해보는 것과 효과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선생님이, 우리 과학실에서 찍은 영상인지라 아무래도 학생의 흥미와 친근함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이나 실험·시범 영상을 찍는 일은 실시간 수업을 하는 것보다 더 큰 노력과 에너지가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건강 문제 등으로 실시간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은 물론이고, 수업 이후에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반복해서 복습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인터넷 강의를 듣지 않아도 된다는 학생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학생과 함께 : 학생이 참여하는 수업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수업에 학생들은 어떻게 참여할까요? 수업을 ‘듣는’ 것 이상으로 학생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아무래도 현장 수업보다 원격수업이 집중도나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강의 내용은 20~30분 정도로 제작하였으며, 영상 시청 후 매시간 핵심 개념을 묻는 형성평가를 시행했습니다. 구클클래스룸의 설문 기능을 활용해 매 차시 3개 정도의 평가 문항을 풀도록 해, 각 학생이 수업에서 놓친 개념이 있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등교수업에서는 매시간 형성평가를 보기도 어려울뿐더러, 채점이나 성적 확인, 결과 활용 등에 시간이 걸렸지만, 설문을 통한 형성평가에서는 바로 엑셀 파일로 다운로드가 되므로 성적에 반영은 안 하지만 학생들의 성취도를 가늠하고 출결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 개별 과제를 주고 다시 제출받는 방법으로 학생을 참여시키기도 합니다. 제한적이지만 제시된 자료에 대해 댓글을 달며 소통하기도 했습니다. 줌을 통해 개별 발표도 진행했습니다. 질병에 대해 배우며, 관심 있는 질병을 조사한 후 줌 상에서 멀티미디어 화면을 공유하여 발표했는데 기대보다 발표가 또박또박 잘 들리고 집중도도 좋았습니다. 교실에서의 현장 수업만큼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개별 발표나 과제 등 학생에게 역할을 주어 원격수업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소통을 하며 학생들이 수업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학생들이 함께 : 모둠활동 주로 교사의 강의를 위해 줌을 사용하지만, 줌 기능 중에 [소회의실]이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학생들을 몇 개의 소회의실로 묶어 모둠 토의하도록 한 다음, 호스트인 지도교사는 각 회의실에 자유롭게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전체 회의실과 소회의실을 전환할 수 있어서 약물의 오남용에 대해 배운 후, 이 기능을 이용해 수업 시간 일부에 모둠별 토의나 토론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또 공유 문서 편집 기능을 사용해서 모둠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제가 기존에 많이 활용했던 비주얼씽킹을 대신하는 방법입니다. 활용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가 기본 문서 틀을 만든 다음, 모둠별로 각 파일을 편집하도록 할당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흥분 전도 단원이 끝난 다음에 그래프가 포함된 문서 틀을 주고, 모둠에서 함께 요약정리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줌 소회의실에서 소통한 후에 공동 편집을 하거나, 문서상에서 바로 실시간 댓글이나 채팅으로 소통하면서 모둠별 자료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모둠활동을 통한 결과물만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소통하고 편집하는 과정을 교사가 지켜볼 수도 있어, 누가 무엇을 작성하고 있는지 바로 확인 가능하므로 비교적 무임승차 없이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 편집을 맡은 학생이 마지막에 디자인을 수정하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다른 그림을 가지고 와서 붙여넣기도 했습니다. 원격수업에서 진행된 이런 모둠활동을 통해서 평소 말이 없고 소극적인 학생들도 잘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특히 미술적인 표현력이 부족한 학생의 경우 손으로 작성하는 것보다 완성도가 높아 아이디어와 기획력이 더 돋보이기도 했습니다. 최고의 콘텐츠 시대와 상황이 바뀌면서 그에 걸맞은 교육을 위한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본교는 학교 구글클래스룸이라는 큰 틀을 준비해주었고, 각 교사들은 자체 제작 콘텐츠나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틀 안을 채웠습니다. 학생들은 그 콘텐츠에 개인이나 모둠으로 함께 참여하며 블랜디드러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학교 교육의 위기가 왔다고 걱정했지만, 이 위기를 변화의 기회로 삼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었습니다. 먼저 교내 원격수업 TF의 활동으로 인해서 교직원과 학생들의 IT 역량이 상향 평준화되어 몇 달간 4차 산업혁명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변화된 환경 속에서도 학교 구성원들이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발전적인 소통이 활발하게 일어났습니다. 정년퇴임을 한해 앞두신 선생님께서도 열심히 앱을 배우고 연습하며 수업 영상을 만드시는 모습을 통해 가슴 뭉클한 감동과 도전 의식을 받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라는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어디서나 학습을 할 수 있고, 수업 시간 외에도 교사가 제공한 자료를 이용해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학교 수업을 예·복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의 이런 변화 속에는 혼란도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훌륭한 프로그램이나 고가의 기자재보다도 역시 우리 선생님들이 최고의 콘텐츠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고, 앞으로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도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교사가 최고의 콘텐츠가 되도록 노력하고 협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서울신당초등학교는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컬 교육을 실천하고 미래형 명품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세계시민교육의 요람으로 서울 시내 첫손에 꼽힌다. 지난 2007년 개교한 신당초는 2017년 박중재 교장이 부임하면서 글로벌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교육에 본격 나섰다. 유튜브 및 SNS와 교통 등이 빛의 속도로 발전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전세계가 하나로 연결된다. 박 교장은 이런 흐름에 맞춰 글로컬(Glocal)이란 단어에 새롭게 주목했다. 글로컬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에서 유래하는 조어(造語)다. ‘국제화, 세계화와 함께 현지화를 추구함’을 의미하는 명사다. 신당초는 학생 및 교사들의 국제교류를 실시하고 세계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과 지식을 교육과정과 연계했다. 또 외국 대사관과 공관원 등 지역사회 인프라를 활용, 마을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세계시민교육 활동을 전하고 있다. 미국 및 동남아 국가들과 국제교류 활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미국 및 아시아 학교들과 활발한 국제교류 활동이다. 특히 단편영화 제작을 통한 외국학교와 국제교류는 독창적이다. 산당초는 결연을 맺은 싱가포르 후아민초등학교 학생들과 공통주제로 영화를 만들어 세계시민의식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짧은 분량의 단편영화지만 이를 통해 문화 다양성을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각자 만든 영화를 서로 돌려보고 토의하면서 서로의 가치관과 문화, 삶에 대한 인식 폭을 넓힌다. 지난해 주제는 지구를 구하자는 의미의 ‘SAVE THE GAIA’. 유엔이 정한 지속가능발전교육 중 사회영역과 환경영역을 바탕으로 했다. 지속가능한 사회 변혁을 위해 필요한 가치는 무엇이고 어떻게 행동하고 실천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후아민 초등학교와 국제교류가 입소문이 나면서 신당초는 싱가포르 교육계에서 인기 학교가 됐다. 실제 싱가포르 초등학교 관계자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지난해 9월 현재 12개 초등학교가 국제교류를 신청해 왔다. 이웃 미얀마와도 교류가 이뤄진다. 지난 2018년부터 현지 학생들과 한글 이해교육을 함께하는 국제교류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신당초 국제교류 활동은 태평양을 건너 미국까지 폭을 넓혔다. 실리콘 밸리 한국학교와 국제우편 방식으로 교류하고 있다. 손편지가 갖는 따뜻한 매력을 이용,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기회를 제공한다. 편지쓰기가 활동의 핵심이다 보니 의외의 소득도 있다. 학생들의 어학능력 증진에 도움을 준 것이다. 현지 한국학교 학생들에게는 한국어 교육이, 신당초 학생들에겐 영어교육에 도움을 주는 ‘윈윈’ 프로그램이다. 편지쓰기는 1학기와 2학기 두 차례 진행되며 학생들이 작성한 편지는 학교가 수합, 행정실을 통해 상대 학교에 일괄 발송한다. 학교 자랑부터 짝꿍 이야기, 장래 희망 소개, 좋아하는 책, 국경일과 명절 소개 등 내용도 다채롭다. “신나는 학교생활... 배우는 게 즐거워요” 신당초가 글로컬 교육을 선도하는 데는 지역사회 인프라도 한몫했다. 학교가 위치한 서울 중구는 대한제국 시절부터 외국 공관들이 몰려있던 외교의 중심지로, 지금도 각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는 데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 학생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러시아 공사관 등 근현대 유적지를 둘러보고 외국 대사관을 찾아 각국의 문화와 언어를 직접 체험한다. 주말 체험학습프로그램으로는 아프리카 미술체험, 다문화박물관 견학, 이태원 지구촌 축제 참여 등이 있다. 어린이날에는 세계민속놀이 체험 한마당이 열리고 신당 민들레 예술제 때는 세계 각국의 민속 의상 패션쇼를 개최, 눈길을 사로잡는다. “초등학생들이 하면 얼마나 하겠어”라며 반신반의하던 학부모들은 이제 적극적인 후원자로 나섰다.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구성과 교직원들의 열정에 학생들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친구들 만날 생각에 학교 가는 게 즐겁다는 학생들. 그런 모습에 학부모들은 전폭적 신뢰를 보냈다. 자방자치단체도 후원을 약속했다. 실제 서울 중구청은 지난 2018년부터 매년 미래인재육성지원사업 예산을 편성, 신당초 글로벌리더십 함양 동아리 활동을 후원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세계시민교육자료와 국제교류 활동을 지원하고 APCEIU는 마을과 함께하는 세계시민교육활동에 힘을 보탠다. 학생들 역시 월드비전의 사랑의 빵 모금행사, 희망브리지의 저체온 신생아 지원 희망싸개 캠페인, KOICA의 지구촌 체험관 탐방, MIZY센터의 세계난민구호 활동 등 국제 구호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신당초가 이처럼 활발한 세계시민교육과 국제교류가 가능한 데에는 창의적인 영어교육프로그램이 밑거름이 됐다. 세계시민으로서 역량을 갖추는 데는 의사소통능력이 필수이다. 즉, 영어교육 기초가 잘 다져져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방학 중에는 영어캠프가, 학기 중에는 영어동화발표회와 ‘온라인 영어도서관 팍스스쿨’이 운영되고 있다. 올 여름 방학기간동안 운영된 영어캠프에는 3~6학년 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국인 영어교사와 원어민 보조교사의 협력수업으로 교육효과를 높였다. 특히 학년별, 학생 수준별 차이를 고려한 반편성으로 맞춤형 교육을 진행했다. 캠프에 참여한 이은실 교사는 “영어 선행학습 등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에서 흡수,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어학교육에 머물지 않고 창의, 인성 활동 체험 프로그램을 병행, 모든 지구인과 함께 살아갈 품성을 함양하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라고 덧붙였다. 매년 가을 열리는 영어동화대회도 인기 폭발이다. 참가 학생들은 영어 윤독 도서 중 한 권을 골라 제한 시간과 횟수에 구애받지 않고 암송하여 발표하면 된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심어주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박 교장은 “영어동화발표회는 학생들이 발표한 모습을 영상으로 녹화, UBS에 담아 기념품과 함께 학생들에게 나눠준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이 어려워진 현실을 감안, 신당초는 지난 4월 온라인 영어도서관 팍스스쿨을 개설, 발 빠르게 대응했다. 오프라인 도서관 이용이 어려워진 학생들에게 영어독서 기회를 제공하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서였다. 팍스스쿨에는 영어 동화 500편, 동요 120편, 게임 100편 등이 탑재돼 있다. 3~6학년 학생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판타지, 학교생활, 우정, 동물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주제의 동화들이 실려있어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또 디즈니그룹, 레디투레지시리즈 등 영어권 학습서를 집필한 작가들과 유명 작품에 참여한 성우들의 살아있는 영어표현과 발음을 담아 고급스럽다는 평가다. 스마트폰과 PC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팍스스쿨의 가장 큰 강점이다. 예술, 체육, 어학교육 활발한 신당초 신당초의 특색있는 교육활동은 이뿐 아니다. 독서교육, 문화 예술교육, 체육교육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다. 학급별 학급문고에는 영어동화책이 구비돼 있어 원어민 교사가 수시로 학생들에게 동화를 들려준다. 학부모들은 ‘책 읽어주는 어머니 활동’을 통해 1~3학년 저학년 학생들에게 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또 주 1회 도서관 수업으로 학생들의 독서습관을 정착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인다. 예술교육은 1인 1악기교육이 대표적이다. 1~2학년은 국악, 3~4학년은 바이올린, 5~6학년은 단소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전교생 대상 무용교육이 실시된다. 전교생 대상 특별활동 프로그램으로는 수영교육도 있다. 생존수영 교육으로 위기 상황에서 응급대처 능력을 기르고 교내 수영대회를 통해 도전의식과 성취동기를 부여한다. 이외에 1~2학년 대상 스케이트 교실을 운영, 건전한 겨울철 생활체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당초가 추구하는 교육은 스스로 노력하는 실력 있는 어린이, 소질과 적성을 키우는 재능 있는 어린이, 몸과 마음이 튼튼한 어린이, 나누고 배려하는 행복한 어린이를 기르는데 두고 있다. 박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모든 교육공동체가 힘을 모아 신나고 당당하고 행복한 신당교육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완서 소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는 이혼녀 문경이 상처(喪妻) 한 대학 동창 혁주를 사랑하다가 헤어진 뒤, 싱글맘으로서 겪는 이야기다. 당연히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혁주는 조건이 더 좋은 여자가 나타나자 문경을 버린다. 문경은 혁주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문경은 사내아이를 낳았고 음식점을 차려 나름 안정을 찾아갈 즈음 혁주네 가족이 찾아온다. 혁주의 아내가 자식을 낳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문경의 아이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다. 혁주의 아내가 아이를 바라보는 대목에 분꽃이 나온다. 큰엄마(혁주의 아내)가 이렇게 푸념하면서 서로 뒤엉킨 모자를 노려보았다. 어떻게든 빼앗아 가지고 싶은 호시탐탐한 눈빛이었다. 문경이는 큰엄마의 그런 눈빛에 전율하면서 아이의 몸과 마음이 그동안 황폐해진 건 저 눈독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 여자가 어렸을 적 저녁 나절이면 한꺼번에 피어나는 분꽃이 신기해서 어떻게 오므렸던 게 벌어지나 그 신비를 잡으려고 꽃봉오리 하나를 지목해서 지키고 있으면 딴 꽃은 다 피는데 지키고 있는 꽃만 안 필 적이 있었다. 그러면 어머니는 웃으며 말했었다. “그건 꽃을 예뻐하는 게 아니란다. 눈독이지. 꽃은 눈독 손독을 싫어하니까 네가 꽃을 정말 예뻐하려거든 잠시 눈을 떼고 딴 데를 보렴.” 혁주의 아내가 아이에게 눈독을 들이는 장면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꽃에 비유해 주인공의 심리나 특징, 상황을 적확하고 휠씬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이 박완서 작가의 특기 중 하나인 것 같다. 박완서 작가는 2002년 한 독자모임과 만남에서 “무슨 꽃을 좋아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분꽃이라고 했다. 그 많은 꽃 중에서 왜 분꽃을 가장 좋아하는지 궁금했지만 더 이상 설명은 없었고, 이제 작가에게 물어볼 수도 없다. 다만 작가가 분꽃에 친근감을 느끼며 이 꽃을 특별히 여긴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산문집 『두부』에서 작가는 구리 노란 집으로 이사한 해 늦은 봄, 심지도 않았는데 분꽃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반가워했다. 그러면서 “내 아득한 유년기로부터 나를 따라다니다가 이제야 겨우 현신(現身) 할 자리를 얻은 것처럼 느껴져 반갑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했다”라며 “오랜 세월 잊고 지냈지만 분꽃은 나하고 가장 친하던 내 유년의 꽃”이라고 했다. “가장 친하던 내 유년의 꽃” 최은영의 중편 『쇼코의 미소』에서도 분꽃이 인상적으로 나오고 있다. 소설은 소유와 쇼코라는 한국과 일본의 두 여고생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두 여성은 여고 시절 학교가 자매결연을 한 인연으로 만나 대학, 취업 시기까지 삶의 굴곡과 고민을 나눈다.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이 소설에서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는 곳은 소유가 우울증에 걸린 쇼코를 일본으로 찾아가 만나는 장면이다. 이 대목에 분꽃이 나온다. 그곳에는 분꽃을 심어놓은 작은 마당과 반질반질한 나무마루가 있었다. 쇼코는 퓨즈가 나간 것 같았다. (중략) 쇼코는 두 손으로 마루를 짚고 내 옆으로 다가왔다. 나는 쇼코를 쳐다보지 않고 마당에 핀 분꽃에만 시선을 줬다.(중략) 나는 쇼코의 말에 놀라서 노인의 얼굴을 쳐다봤다. 노인은 눈에 도는 눈물을 감추려는 듯 고개를 돌려 분꽃을 보는 척했다. 이 소설에 분꽃이 여러 번 나오는 것으로 보아 작가가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은 틀림없다. 분꽃이 의미와 작가의 의도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시든 분꽃이 꿈을 내려놓고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두 청춘의 심경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았다. 젊은 작가의 소설에서 꽃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일이었다. 젊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꽃이라서 그런지 꽃에 대한 관심이 덜해 여간해선 젊은 작가들 작품에 꽃이 나오지 않는다. 최은영은 요즘 주목받는 젊은 작가 중 한명이다. 『쇼코의 미소』도 담담한 필체로 쓴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두 소설에 나오는 분꽃은 재미있는 점이 참 많은 꽃이다. 마당에 분꽃이 피어 있었다면 해 질 녘임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분꽃은 해가 뜨면 꽃잎을 오므렸다가 오후 4~5시쯤부터 다시 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 이름이 ‘4시꽃(Four o'clock flower)’이다. 시계가 없던 옛날에 우리 어머니들은 이 꽃이 피는 것을 보고 저녁밥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나팔꽃과는 정반대다. 분꽃은 한여름 내내 볼 수 있는 꽃이다. 장독대 옆을 지키던 예쁜 분꽃 분꽃의 색깔은 붉은색·노란색·분홍색·흰색 등 다양하다. 한 번은 이 중 노란색이 제일 예쁜 것 같아 노란색 분꽃 씨를 회분에 심어보았다. 그런데 다음 해 기대와 달리 붉은색 꽃 위주로 피어 실망한 적이 있다. 원래 분꽃의 꽃 색 유전은 멘델의 법칙 중 중간유전(불완전 우성)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분꽃은 여러 꽃 색 유전자가 섞이면서 한 그루에서 붉은색, 노란색 꽃잎이 나오기도 하고, 심지어 두 색이 같이 있는 꽃잎, 두 색이 점점이 섞인 꽃잎까지 나온다. 가을에 분꽃 아래에 검은 환약같이 생긴 씨앗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분(粉)꽃이라는 이름은 화장품을 구하기 어려운 시절 여인들이 이 씨앗 안에 있는 하얀 가루를 얼굴에 바르는 분처럼 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분꽃 씨앗은 발아율이 아주 높다. 분꽃 씨앗을 심으면 다음 해 봄 십중팔구 싹이 날 것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 가꾸기도 쉬운 꽃이다. 그래서 가을에 분꽃 씨앗이 보이면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사람들에게 심어보라고 주기도 했다. 싹이 트면 처음엔 콩팥 모양으로 쌍떡잎이 생긴 다음, 달걀 모양으로 끝이 뾰족한 잎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산에 가서 운이 좋으면 꽃송이들이 분꽃처럼 생긴 분꽃나무를 볼 수 있다. 연분홍 꽃 색과 맑은 꽃향기가 참 좋은 나무다. 분꽃은 남미 원산의 원예종 꽃이다. 어릴 적 화단이나 장독대 옆에는 맨드라미, 채송화, 봉선화, 나팔꽃과 함께 분꽃 한두 그루가 자라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많은 추억을 준 꽃이다. 고향 여자애들은 분꽃 아랫부분을 쭉 빼서 귀걸이를 만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분꽃이 17세기 전후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약 400여 년간 우리와 함께 해온 꽃이다. 요즘엔 마당이 줄어서인지 전처럼 흔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분꽃을 보면 고향 친구를 만난 듯 반가운 마음이 앞서는 것 같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윤영벌(사진) 경기 신천고 교장이 1일부터 한국국·공립고교장회 23대 회장 임기를 시작했다. 윤 신임회장은 지난 7월 30일 비대면 화상회의로 열린 한국국·공립고교장회 대의원회의에서 회장에 선출됐다. 윤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의 어려운 상황속에서 본회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무엇보다 각 시도지회 활성화와 각 지회간 협력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언택트 시대에 어울리는 효율적인 활동 기반을 구축하고 본회의 목적인 전문적인 교육연구와 발전적인 교육정책 대안을 제시하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회장은 공주대 사범대 외국어교육과(독일어 전공, 영어 부전공)를 졸업하고 한국교원대 대학원 영어교육과 석·박사를 수료했다. BYU(미국 브리검영대) 대학원 IPT(Instructional Psychology Technology) 졸업해 MS(이학석사)도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광명교육지원청 장학사, 경기도교육청 교육연구사를 지냈으며, 교육부1종도서 외국어계 고교 영어독해 교과서 1·2와 일반계고 영어교과서 High School English(교학사) 등 집필진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처음’이란 단어에는 설렘이 묻어납니다. 첫눈의 새하얀 모습, 첫사랑의 두근거림, 첫 여행의 기대는 순수한 떨림과 마주하게 합니다. 어느 학교에 가도 ‘첫 학교’인 서울한강초에서의 기억만큼 가슴 설레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얼마 전 방을 정리하다 대학 때 쓰던 수첩을 발견했습니다. 공부 계획을 적는 칸에 ‘선생님이 되고 나서 할 일’이라는 버킷 리스트가 적혀 있었습니다. 임용고시 준비로 하루에 10시간씩 공부하던 때 기운을 얻고자 적은 것들입니다. ‘혼자 영화 보기’와 같은 작은 것부터 ‘다이어트 하기’처럼 큰(?) 소원까지 빼곡히 적혀 있었는데 생각보다 이루어진 것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그중 눈에 띄는 소망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내 교실 갖기’였습니다. 교생실습을 할 때 자신의 교실에서 교실의 또 다른 주인인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담임 선생님이 얼마나 멋지고 부럽던지요. ‘내 교실에서 내 아이들과 수업을 할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해서 월급을 안 받아도 좋을 것 같아!’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런 제가 서울한강초에 발령받아 내 교실이 생겼으니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이 되나요? 주말에도 학교에 와 교실 한 번 둘러보고, 엄마까지 대동해 쓸고 닦고 정리해도 힘들 줄 몰랐습니다. 작은 학교에 배정받은 자의 특권으로 한 교실을 여러 해 쓰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한강초에서의 첫 교실은 올해도 우리 6학년 1반의 교실이 되었습니다. 둘러보니 작은 장소 구석구석 추억이 담기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교실 문을 보니 도헌이가 생각납니다. 하루는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도헌이의 손에 나뭇가지가 들려 있었습니다. ‘웬 나뭇가지를 들고 왔어. 위험하게’ 하려는데 나뭇가지 끝에 연둣빛 사마귀가 고개를 내밉니다. 버려진 나뭇가지에 사마귀가 매달린 모습이 신기해 친구들이랑 선생님에게 보여주려고 들고 왔답니다. 날아갈까, 떨어질까, 살금살금 교실까지 올라왔을 생각을 하니 너무 귀여워 웃고 말았습니다. 교실 창문은 또 어떤가요. 언젠가 영어 시간에 영어실로 간 우민이가 창문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는 겁니다. ‘너 왜 영어 시간에 교실로 올라왔니? 또 뭐 까먹고 갔구나!’ 잔소리 폭탄이 떨어지려는 순간 우민이가 100점 맞은 영어 시험지를 교실 창문에 턱 갖다 댑니다. 전날 우민이와 영어 시험 점수 올리기로 손가락 걸고 약속한 게 생각납니다. 선생님한테 자랑하려고 영어 선생님께 화장실 간다고 하고 올라왔다는데 깜찍한 거짓말이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는지, 그때 깨달았습니다. 청소함에는 창문을 닦다가 창밖으로 떨어진 걸레를 소중하게 주워오며 머쓱한 얼굴로 헤헤 웃던 상우가, 책상에는 지우개 가루를 모아 윤정 쌤 얼굴을 만들어 자랑하던 주영이가, 칠판에는 어떤 칠판도 새것처럼 깔끔히 만드는 솜씨 좋은 담이가 있는데 이런 아이들을, 이런 서울한강초를 어찌 설레어 맞이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첫 부임지에서 어느덧 여섯 번째 가을을, 서울한강초는 60번째 가을을 맞이했습니다. ‘키 큰 쌤’으로 주로 불리는 저는 이곳에서 종종 실수했고, 자주 웃으며 조금씩 둥글어졌습니다. 어떤 교사가 좋은 교사인지, 학교에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직 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서울한강초에서의 기억은 늘 첫사랑 같은 소중함으로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학교 위로 시원스레 지나가는, 빛나는 60번째 가을 하늘을 반갑게 축하합니다.
생명체는 끊임없이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자신의 신경계 구조를 변화시키는 활동을 해나간다. 이를 구조 접속(structural coupling)이라 부른다. 인간은 환경과의 구조 접속이 이루어지면서 자기 생성을 위한 에너지원을 얻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에너지원의 유입을 통해서 생명체로서의 고유한 특성을 생성하게 되고 결국 전반적인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구조 변화는 일생일대의 큰 사건이며 고통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러기 때문에 살아 있는 한 계속되는 미완성의 작업이기도 하다. 구조 접속을 통해 자기를 생성하는 과정은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상호작용을 주고받는지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는 마치 산 꼭대기에서 한 양동이의 물을 쏟는다고 가정할 때, 쏟아진 물이 어느 방향으로 어떤 흔적을 내며 흘러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왜냐면 물은 장애물이나 땅의 굴곡 상태에 따라 예측 불허의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자취를 남길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그가 만나는 인간과 시간과 공간이 남긴 얼룩과 흔적의 합작품이다. 누구와 어디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생각이 만들어지고, 그에 상응하는 개념적 사유가 생기면서 놀라운 각성이 일어난다. 이른바 ‘성장 체험’을 하는 것이다. 성장 체험은 물리적 시간과 공간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인간이 이전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거듭나는, 방향 전환이 일어나는 각성을 일컫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각성 포인트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성찰함으로써 자신만의 신념이 잉태되고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식생태학자인 유영만 한양대 교수는 《책쓰기는 애쓰기다》를 통해서 10가지 성장 체험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기를 탄탄하게 지탱할 수 있는 10가지 구조 접속이기도 하다. 여기에 한 꼭지를 간략하게 요약하여 필자의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생태학적 구조 접속이다.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조치다. 인간의 신체 구조는 사시사철 자연환경과의 구조 접속을 통해 그에 적합하게 적용이 된다.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에서 농사를 짓고 그리고 한겨울에 산에서 땔감을 마련하는 것과 같은 노동을 통해서 야생에서 몸을 움직이는 체험은 야성과 지성의 관계, 또는 야성 없는 지성의 극단적인 폐해를 극복할 수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건강한 신체보다 똑똑한 머리를 개발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낭비하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대안을 찾아야 하는가? 정신 심리학자 칼 융은 “창의성은 지성에서 비롯되지 않고 놀이 충동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자연의 언어,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의 언어를 잃어버리고 기성세대가 사용하는 언어의 그물에 걸려 틀에 박힌 사유를 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생태학적 구조 접속의 중요성은 충분히 힘이 있다. 둘째, 이질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는 묘책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한다. 다양한 시도로 인한 실패는 깨달음이란 체험적 상상력을 창출하여 창조로 연결될 수 있다. 즉, 체험적 상상력은 공상으로 흐르지 않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불굴의 의지와 만나 새로운 창조를 일으킨다. 성공한 작가 조앤 롤링은 하버드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진짜 상상력은 비록 자기가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어도 타인의 처지에 자신을 놓고 그 사람의 아픔을 가슴으로 이해라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질적인 자신의 경험이 타자의 경험과 만날 때 상상력은 시공간을 넘어 공명하기 시작한다. 셋째, 우발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반복되는 일상의 익숙한 생활 속에서 무언가와의 우연한 만남이란 정말로 가슴을 뛰게 한다. 필자는 대학시절 《다시 태어난다 해도 이 길을》이라는 고시 합격자들의 수기를 읽고 공부에 대한 우발적인 구조 접속이 일어났다. 그 후 필자의 학습 방법에 관한 뇌의 구조가 바뀌었다. 그것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이는 필자의 체험과 《새로운 인생》을 쓴 오르한 파묵(Orhan Pamuk)의 말이다. 독서 전후를 비교한 명문장으로 다음에 지시하는 니체의 명언과 함께 독서의 위력을 한층 높여준다. “인간에게는 방황하는 밤이 있을 것이다. 그 하룻밤, 그 책 한 권, 그 한 줄로 혁명이 가능해질지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의 읽기는 무의미하지 않다.” 이렇게 책과의 만남은 운명을 바꾸는 만남을 남긴다. 넷째, 정신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새로운 정신을 잉태한다. 《논어》는 우리에게 남에게 보이기 위한 위인지학(爲人之學)을 버리고 자신의 성장을 위한 위기지학(爲己之學)을 가르친다. 위인지학을 위한 정신적 괴로움은 위기지학을 위한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다. 이른바 공부의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여기엔 자기의 한계를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자기를 돌보는 자기 배려의 공부가 진정한 기쁨을 주는 공부라는 엄기호의 《공부 공부》의 주요 메시지다. 다섯째, 언어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문화의 가교가 된다. 필자는 카투사(KATUSA)라는 주한 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증원군으로 복무할 때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자기와의 싸움을 했다. 낯선 문화적 충격을 경험하기도 했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영어라는 언어와의 구조 접속은 필자의 뇌력을 길러주었을 뿐만 아니라 영미문학과 철학에 대한 이해를 선물로 가져다 주었다. 여섯째, 실천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체험적 지혜를 낳는다. 체험이 없는 개념은 관념이다. 관념적 지식의 무력함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많은 책들은 생각보다 생동, 관념보다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중에 신영복 교수의 《강의》에서 “책상에서는 한 가지이지만 실제로 일해 보면 열 가지도 넘는다.... 머리는 하나지만 손가락은 열 개나 되잖아요.”라고 진술하고 있다. 일곱째, 학문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지식의 지평선을 확대한다. 이론적 지식과 실천적 지혜를 버무려 미래의 직장인이 될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교육공학을 매개로 인문적 통찰력을 더 얻기 위해 다양한 책과 논문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다양한 체험과 풍부한 생각은 학문적 입지를 높여줄 수 없다. 여덟째, 융합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새로운 지식 창조의 원동력이다. 자신의 전문성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학문적 한계를 인식하고 현장성과 실천성을 높이기 위한 융복합적 접목을 부단히 시도해야 한다. 예컨대 《건반 위의 철학자》를 쓴 프랑수아 누델만은 사르트르와 니체, 그리고 롤랑 바르트를 대상으로 음악과 철학을 피아노 건반 위에서 만나게 함으로써 새로운 사유를 창조하고 독보적 세계관을 소유하게 한 것이다. 아홉째, 한계와의 구조 접속이다. 이는 경계를 뛰어넘게 한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나를 바꾸려면 내가 자주 가는 곳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 가봐야 하고, 내가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다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험의 한계는 생각의 사고의 한계를 불러온다. 사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지금 살아가는 행동반경을 넓히길 시도해야 한다. 열 번째, 개념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색다른 사유를 잉태한다. T.S. 엘리엇은 《훔쳐라, 아티스트처럼》에서 “세상에 오리지널은 없다. 모든 창작은 뒤섞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창작은 색다른 체험과 남다른 개념이 만날 때 일어나는 스파크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개념은 또 다른 개념과 우발적으로 접속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개념을 잉태한다. 세상을 사는 지혜는 다양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세상을 백지로 놓고 고민하면 우리의 머리도 백지가 된다. 하지만 백지 위에 흔적이 있으면 그 흔적을 배경으로 다른 흔적을 남기기가 수월하다. 왜냐면 놀라운 연상(Association)작용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낯선 생각과의 부단한 접속을 통해 우리의 생각은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밝힌 10가지 구조 접속에 의한 성장의 비결이며 우리는 이를 기반으로 풍요롭게 살아가고 성장하는 기반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미래의 삶을 건강하고 멋지게 살아가는 모두가 되고 이것이 교육의 목표와 가치를 함유하는 소중한 자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근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다. 최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17개 시·도 교육감은 긴급 영상회의를 열고 수도권 지역인 서울·경기·인천과 부산 등 지역은 개학 이후 9월 11일까지 학생 밀집도를 유·초·중학교는 3분의 1, 고교는 3분의 2로 유지하고 그 외 비수도권 지역의 각급 학교는 밀집도를 3분의 2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발표했다. 사실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시·도 교육청은 전면등교, 교육부는 밀집도 3분의 2 권장 등으로 대립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당초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시·도교육감들이 전면등교 계획을 변경해 교육부와 질병관리본부의 권고 사항에 따르기로 합의한 것은 국가 대란의 국민 통합적 대처 측면에서 바람직한 결정이다. 같은 실수 반복해선 안 돼 2학기 전면 등교수업을 준비하던 학교와 교원들은 구체적인 교육과정 운영 방법, 학사일정 등을 정하지 못하고 어수선한 가운데 개학을 맞았다. 그런데 문제는 9월 11일 이후의 각급 학교 교육과정과 학사일정 운영이다. 교육부는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대책을 세운다는 입장이지만, 일선 학교와 교원들은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다섯 차례의 등교 개학이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결국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으로 지난 학기가 마무리됐다. 그 과정에서 큰 혼선이 야기됐다. 1∼2주씩 등교 개학·수업이 연기되는 소위 ‘찔끔찔끔 대책’이 미래 예측을 불가능하게 해 교육을 질을 저하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는 불투명한 학사 일정으로 이미 계획한 방과후 학교 강사 섭외부터 크고 작은 교내 일정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마저도 언제 새롭게 계획을 수립해야 할지도 모르는 깜깜이 속에서 천수답마냥 교육 당국만 쳐다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학교와 교사 못지 않게 학부모의 걱정과 혼란 역시 커지고 있다. 지난 한 학기를 ‘허송세월’로 보냈다는 자조 속에 자녀가 학습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도 못해 학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근심한다. 설상가상 2학기를 더 염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하루빨리 코로나19 대비 한국판 가이드라인·매뉴얼을 내놔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제적인 대처가 혼란 줄여 교육부는 9월 11일 이후의 포괄적인 각급 학교 교육과정·학사일정 운영 대책을 마련해 공표해야 한다. 사실상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이 어려워진 현실에서 학생 안전과 학교의 원활한 학사일정 운영에 초점을 맞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그 토대 위에서 등교수업과 비대면 온라인·원격 수업 방법, 블라인드 교육, 등교수업 주기, 급식 등 단위학교별로 탄력적인 교육과정·학사운영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아울러 학생 밀집도를 낮추더라도 1학기 때 드러난 학습 격차와 돌봄대란 해소에 나서야 한다. 또 디지털 기기 미보유 가정, 초등 저학년 맞벌이 부부 가정, 다문화 가정 학생 등 교육·학습 사각지대를 보살펴 학력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온라인 자율학습 콘텐츠 지원, 학습종합클리닉센터 설치 운영, 영어 등 5개 외국어 웹 서비스 등도 안착하도록 보살펴야 할 것이다. 오는 12월 3일에 시행되는 2021학년도 대입수능, 9월 23일부터 시작되는 2021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등 예년과 다른 상황에서 시행되는 대입관리방안과 대책 마련에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교육 분야의 주무 부처다. 교육에 관한 비평자·평가자 입장이 아니라, 주관자 입장에서 권한을 갖고 책임을 져야 한다. 민감한 교육 의제에 대한 대책과 선제적인 가이드라인을 제때에 제시해 혼란을 줄여야 한다. 물론 각 시·도 교육청, 질본,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의 협치도 중요하다. 앞으로 교육부가 지난 학기에 보여준 땜질식 임시방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미리 대처하는 ‘선제행정’을 보여야 한다.
비수도권 학교도 다음달 11일까지 밀집도를 3분의 2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9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후속조치 이행을 위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17개 시·도교육감이 영상회의를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울, 경기, 인천, 부산 지역은 15ㄷ일 교육부와 가진 긴급 영상 회의 결과 18일부터 개학 이후 9월 11일까지 유·초·중학교는 학교 밀집도를 1/3로 유지하고 고교는 2/3로 유지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회의 결과 전면 개학을 준비하던 지역을 포함한 전국의 시·도교육감과 학교 코로나 19의 전국적 확산 예방을 위해 학교 밀집도를 9월 11일까지 2/3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교육부와 질병본부의 권고사항에 대해 시·도교육감들이 당초 계획을 변경해 따르기로 합의한 것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번 주 단축 수업 등 학교별 상황에 맞는 탄력적 학사 운영을 하고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학교 밀집도 3분의 2 유지에 동참한다. 밀집도는 낮추더라도 그동안 우려가 제기된 학습 격차와 돌봄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교육안전망의 점검·보완에 대한 공동 노력은 계속된다. 우선 개학 3일 전 자가진단 설문조사를 재개하고, 개학 후 1∼2주간 학교 단위 특별모니터링 기간을 운영해 의심증상자 등교 중지 등 학생 관리를 철저할 예정이다. 기숙사 운영학교 중 전국단위 모집학교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협의해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등교 전 건강상태 자가진단은 9월부터 유·초·중·고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까지 참할 수 있도록 앱 서비스로 개편해 운영할 예정이다. 다문화 가정을 위해 영어, 중국어, 일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등 5개 국어와 PC 사용자를 위한 웹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특히 원격수업으로 학생 간 학습 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초학력 온라인 자율학습 콘텐츠를 지원하고, 교육청 단위 학습종합클리닉센터 130곳에서 학습·정서 등 유형별 상담·프로그램 운영·전문기관 연계를 통해 학생 1만2714명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기초학력 지원을 위한 별도의 보충수업‧상담 등을 위해 등교하는 경우는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하고 철저한 방역 하에 맞춤형 대면지도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며, 시・도교육청 협력을 통해 기초학력 집중 지원을 위한 담당교원이 배치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등 공립 교과교사 임용시험의 2021학년도 사전예고 총 인원은 지난해보다 139명 늘어난 3529명이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12일 2020학년도 공립 중등 교원 신규 임용시험 사전예고 인원을 발표했다. 임용 규모는 총 3529명으로 지난해 사전예고보다 139명 늘었다. 교육부는 교과교사 확정 공고 인원은 2018년 발표한 수급계획상의 채용 규모인 4290~444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은 341명으로 지난해 사전예고 인원인 627명의 절반에 그쳐 논란이 일었다.세종도 45명으로 지난해 70명보다 대폭(35.7%) 줄었다. 경남과 대전도 각각 194명, 46명으로 지난해 220명, 61명보다 소폭 줄었다. 그러나 경기는 지난해보다 268명(38%) 늘어난 970명, 충북은 83명(83%) 늘어난 183명을 예고했다. 그 외 지역은 다소 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부산 150명 △대구 63명 △인천 165명 △광주 45명 △울산 100명 △강원 200명 △충남 280명 △전북 239명 △전남 202명 △경북 208명 △제주 98명이다. 과목별로는 인원이 많은 순으로 △체육 362명 △국어 332명 △수학 305명 △도덕·윤리 257명 △영어 232명 △일반사회 209명 △역사 205명 △미술 171명 △음악 165명 △생물 139명 △지리 133명 △물리 119명 △화학 118명 △가정 118명 △기술 116명 △정보·컴퓨터 116명 △지구과학 99명 △기계·금속 63명 △한문 50명 △일본어 42명 △중국어 30명 △상업정보 29명 △전자 25명 △조리 22명 △전기 21명 △식품가공 20명 △연극영화 19명 △화공섬유 11명 △환경 7명이다. 특수·비교과는 지난해에 이어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반영해 4695명으로 지난해 4235명보다 10% 가량 늘었다. △보건 427명 △전문상담 243명 △특수(중등) 215명 △영양 211명 △사서 70명이다. 최종 선발 인원 확정 공고는 중등 10월 중에 이뤄질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각 시·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 한 젊은 엄마와 6세 남짓한 아이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적이 있었다. 엄마와 아이는 영어 숫자 세기를 하고 있었다. “ninety-five”하고 엄마가 말하자 유치원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ninety-six”하고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모녀의 숫자 세기는 계속되었다. 아이가 숫자를 잘못 말하자 엄마가 정색하며 “ninety-eight이잖아. 이걸 몇 번을 했는데 아직도 모르니?”하고 아이에게 면박을 주는 것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한참 후에도 그 모녀의 대화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어린아이를 너무 일찍부터 학습으로 몰아가고 있는 모습을 너무나 명확하게 목격했기 때문이다. 중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일할 때, 이렇게 어려운 영어 숫자는 중1 때 가르쳤던 부분이었다. 학습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아무리 빨라졌다고 해도 초등학교 입학도 못 한 미취학 아동에게 이런 영어 숫자 세기는 좀 과해 보였다. 양날의 검 같은 교육열 자녀를 공부 잘하는 아이, 똑똑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야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로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부모의 교육열은 적절하면 자녀의 성장과 발달을 도울 수 있지만, 너무 지나치면 오히려 큰 부작용을 남길 수 있는 양날의 검 같은 것이다. 아이의 심리적, 인지적 준비도를 고려하지 않고 행하는 지나친 조기교육이나 선행학습은 아동을 인지 과부하 상태로 만들어서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고 학습 무기력 상태에 빠지게 할 위험성이 있다. 자녀의 교육은 긴 여정과도 같은데 왜 이렇게 초기부터 힘을 다 쏟아부어서 아이도 엄마도 일찍 지치게 되는지 참으로 안타까웠다. 교육에 대한 이러한 조급증은 다른 아이와의 비교와 뒤처지는 것에 대한 부모들의 불안감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 옆집 아이가 뭔가를 배우러 다니는데 우리 아이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부모들은 많지 않다. 이러한 불안함이 우리 아이들을 너무 일찍부터 경쟁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해빙허스트(Robert Havinghurst)에 따르면 시기별로 이루어야 할 발달과업이 있다. 미취학 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영어나 수학 같은 인지적 학습보다는 신체활동과 놀이 그리고 또래와의 정서적 교감이다. 초등 시기에는 사고력 수학이나 영재원 준비보다는 독서와 셈하기 그리고 우정을 배워야 한다. 청소년기는 부모로부터 정신적 독립을 준비하고 진로를 탐색하는 시기이다. 자녀가 똑똑한 아이로 자라는 것도 좋지만 균형 잡힌 행복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자녀의 학습은 다른 아이와의 비교가 아니라, 우리 아이의 인지 발달에 맞춰 적합한 시기에 이뤄져야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영어 파닉스를 너무 일찍 시작하면 2년에서 3년이란 긴 시간이 걸리지만, 아이가 인지적으로 준비가 되었을 때 파닉스를 배우면 3개월 안에 수월하게 배울 수 있다. 발달 시기에 맞는 학습이 효과적 그러면, 우리 자녀가 어떤 학습을 하기에 적합한 시기가 언제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학원의 레벨 테스트 통과 여부보다는 아이가 배우고 싶어 하고 관심 가지는 순간이 바로 그것을 학습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생각한다. 영어든, 수학이든,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면 쉬게 하는 완급조절도 필요하다. 자녀의 교육과정에서 부모의 가이드가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부모의 통제가 통하지 않는 순간도 분명히 온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교육을 통제하는 감독이 아니라, 행복한 자녀로 자라도록 자녀의 교육을 안내하고 격려하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국·영·수 90점 이상 증가했으나, 40점 미만도 함께 증가 60점 이상 90점 미만 각 영역 중위권 비율은 되레 감소 코로나 사태가 초래한 학력 양극화 완화할 해결책이 필요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지난달 1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관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의 성적 분석 결과, 국어, 수학, 영어 등 주요 영역에서 중위권의 규모가 줄고 학력 양극화가 극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평가원과 EBS에서 제공한 6월 모의평가 3개년 치 성적 분석자료를 토대로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각 영역에서 90점 이상의 비율은 각각 국어영역 7.15%, 수학영역 (나)형 7.40%, 영어영역 8.73%(절대평가 1등급)로 예년과 비교해 증가했다. 지난 2020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의 90점 이상의 비율이 각각 2.64%, 3.88%, 7.76%임을 고려할 때, 국어영역과 수학영역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거의 두 배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90점 이상의 비율이 시험의 난이도와 직결된다고 볼 때, 예년에 비해 이번 시험은 대체로 쉽게 출제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40점 미만의 비율도 국어영역 26.23%, 수학영역 (가)형 30.30%, 수학영역 (나)형 50.55%, 영어영역 23.34% 등으로 함께 증가했다. 통상 고득점의 비율이 높을수록 해당 시험의 난이도가 쉽다고 평가하므로, 저득점의 비율이 예년에 비해 확연히 증가한 것은 상당히 특이한 양상으로 학력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특히 수학영역 (나)형의 경우, 40점 미만의 비율이 해당 영역 응시자의 과반인 50.55% 달하여 유독 극심한 양극화를 드러냈다. 유일하게 수학영역 (가)형의 경우에만 상대적으로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는 나타나지 않는데, 이 또한 3개년 치중 90점 이상 비율의 최고치인 2020학년도 6월의 3.08%와 2021학년도 6월의 2.67%, 40점 미만 비율의 최고치인 2019학년도 6월의 30.70%와 2021학년도 6월의 30.30% 각각의 차이가 미세하기에 이에도 마찬가지의 경향성이 보인다고 설명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성적분포 상 중위권이라 부를 수 있는 60점 이상 90점 미만의 비율(절대평가를 시행하는 영어영역의 경우 2~4등급의 비율)은 예년과 비교해 감소했다. 영역별로 각각 국어영역 39.37%, 수학영역 (가)형 39.27%, 수학영역 (나)형 24.72%, 영어영역 44.8% 등이다. 예년의 결과에서는 대체로 40%를 웃도는 수치를 보여왔던 것과 다르게 이번 시험에서는 영어영역을 제외하고는 전부 40%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공교육 학습 수준의 기준이 돼야 할 “학력 중산층”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사실상 붕괴해버린 것이다. 이번 6월 모의고사는 5월 20일 고3 등교 개학이 시작된 이후 한 달 만에 치러지는 시험으로 사실상 비대면 수업 기간에 이루어진 학습활동에 대한 개별 학생의 성취도를 평가할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평가 결과에서 발견한 학력 양극화 심화라는 문제는, 결국 교육 기회균등의 최후의 보루였던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학교가 코로나 사태로 부재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기존 학교 공간이 제공했던 교육 주체 간의 소통과 이를 통한 개별 학생의 최저 학력 보장이 불가해지게 됐고, 개인차를 고려한 대면적 피드백도 어려워진 채 학습활동에의 참여와 실제 배움의 효과가 학생 개인의 역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민정 의원은 “이번 6월 모의고사 성적 분석을 통해 드러난 학력 양극화의 문제는 결국 이번 온라인 개학과 비대면 원격교육이 미래 교육의 전면적인 대안이 되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비대면 원격교육 기간 중 발생한 학력 양극화, 특히 저학력 학생들의 학력 손실 문제에 대해 교육 당국은 책임 있는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 또한 교육 기회균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학교가 전제된 채로 생활 속 거리두기가 자연스럽게 가능한 학급 당 학생 수 축소 등의 방향으로 논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자료는 EBSi에서 발표한 영역별 원점수 평균 및 표준편차를 토대로 환산한 원점수(90점/60점/40점) 연동 표준점수 기준을 활용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출한 3개년 간 ‘영역별/과목별 표준점수 도수분포’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영어영역의 경우 절대평가를 시행 중이기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출한 3개년 간 ‘영어영역 등급별 인원 및 비율’ 자료를 분석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4·5월에는 EBS 온라인클래스를 쓰다 6월 등교 이후 실시간 쌍방향 수업 등을 위해 구글 클래스룸을 쓰고 있습니다. 학생이 영상을 받으면 확인되는 EBS와 달리 구글은 안 돼서 아쉽네요. 두 장점을 합쳤으면 좋겠습니다.” 15일 오후 고영경 서울 석관고 영어교사는 원격수업을 위해 여러 방안을 활용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등을 위해 구글 클래스룸을 쓰다 보니 학생들이 영상을 받아갔는지, 어디까지 소화했는지 확인이 안 되는 점이 애로사항이라는 것이다. 학생 출석도 문제다. 제때 접속하지 않는 학생들이 매번 나온다. 자신의 담임반이면 그나마 낫다. 다른 반에서 비접속 학생이 나오면 해당 담임교사에게 요청하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접속 학생 중 화면 또는 음성지원이 안 되는 경우도 일정 비율 존재한다. ‘왜 안 되느냐’ 물어도 “원래 안 돼요”라는 ‘무적논리’에 그저 수긍할 수밖에 없다. 설령 학생 집의 기기에 문제가 생겼다 하더라도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화면과 음성 모두 지원이 안 돼 채팅으로만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누가 수업을 받는지 모른다. ‘대리 수행평가’도 나올 수 있다. 방지책은 있지만, 학생이 속이려 들면 어떤 방안을 동원할지 모른다. 원천차단은 어렵다는 것이다. 고 교사는 2015년부터 4년 간 미국 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지난해 2학기에 복직했다. 유학 과정에서 대학생 대상 온라인수업을 진행해본 경험이 있다. 학생들이 인터넷으로 강의록을 받아 정해진 기간 동안 소화하는 식이었다. 문제없이 이뤄졌다. 원하는 수업을 자신이 선택하는 대학의 특성, 그리고 시간 내기 바쁜 학생이 원하는 시간에 교육 받고자 하는 필요성이 서로 맞았기에 가능했다. 교실수업이 없었던 고 교사에게 이날 오전, 그리고 오후에 학생 한 명씩 찾아왔다. 오전에 방문한 학생은 등교날짜를 착각했다. 학생은 이왕 방문한 것, 고 교사와 ‘나 홀로 대면수업’을 가졌다. 오후 방문 학생은 2차에 걸친 수행평가 과정에서 1차 때 잘 해놓고도 2차 제출을 깜빡 잊은 문제였다. 1차가 주된 평가였고 2차는 피드백을 확인하는 정도였다. 그래도 점수 부여를 위해 반드시 제출이 이뤄져야 해 고 교사가 연락해 약속을 잡았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교총은 출결, 진도, 평가 등이 정확히 기입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윤수 회장은 “출석, 학습 진도, 과제, 평가, 콘텐츠 공유 등을 아우르는 한국형 원격수업(K-Class) 모델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석관고등학교 고영경 선생님이 교과교실에서 영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석관고등학교 고영경 선생님이 교과교실에서 영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립·운영·교섭근거 법률로 규정 “교육 불평등 해결에 앞장설 것”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교원단체의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교원단체 설립·운영 및 교섭 근거를 법률로 규정해 교원단체의 법적 지위와 대표성을 명확히 하자는 취지다. 9일 김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제정안을 통해 일선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원들의 권익 보호에 더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교원단체 법안에 관심을 갖고 대표발의까지 하게 된 계기는. “‘교육기본법’ 제15조는 교원이 상호협동해 교육 진흥에 노력하고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각 지자체와 중앙에 교원단체를 조직할 수 있으며 필요한 세부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그런데 ‘교육기본법’이 제정된 1997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교원단체 설립과 운영에 관한 시행령이 제정되지 않아 교원단체가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교원단체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규정과 교원의 지위 향상을 위한 교섭·협의에 대한 근거를 법률로 규정해 교섭권과 협상권을 가진 교원단체의 법적 지위와 대표성을 명확히 하고자 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 -교원단체의 요건, 설립기준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어떤 의미인지. “단체 구성원을 교원으로만 할 것과 특정 교과·학교급·직위·성별·종교를 기준으로 가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 등이 요건으로 담겼다. 설립기준은 전국단위의 중앙 교원단체의 경우 10개 이상의 시·도교원단체를 확보할 것과 시·도 교원단체는 해당 시·도 교원의 10분의1 이상을 확보할 것 등이 제시됐다. 사실 교육 현장에서는 하루빨리 교원단체 설립과 운영에 관한 세부 내용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해왔지만 정부는 20여 년이 지나도록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다며 희망 고문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기준을 마련할 때까지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기존에 논의된 내용을 참고해 교원단체의 대표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과 설립기준을 담았다. 이번 제정안은 요건과 설립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 보다는 그동안 미뤄왔던 ‘교원단체 설립 및 운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 만들어졌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부당행위 규정이나 교섭 관계 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완할 부분도 있어 보인다. 향후 추진계획이 있다면. “앞으로 제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 심사과정을 거치게 될 것인데,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된 만큼 혹여 법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입법과정에서 논의해나가도록 하겠다. 모쪼록 조속히 법안이 통과돼 교원단체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교육위원회를 1지망으로 희망했는데, 평소 교육에 대한 관심과 앞으로 교육위원회에서 이루고자 하는 바는. “정치에 뛰어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본인은 초등학생 자녀 두 명과 8개월 된 아이 한 명이 있는 세 아이 아빠인데, 맞벌이 부부로 어린아이들 키우는 게 정말 힘든 일이다. 특히, 애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사교육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절감했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는데, 학생들이 영어유치원 출신, 영어학원 출신, 사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 등 이렇게 3부류로 나뉘다 보니 수준별 교육이 어렵다. 무엇보다 사교육으로 벌어진 학습격차를 현 교육시스템에서 줄이는 것이 매우 힘든 상황이다. 이에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등 교육 불평등 문제 해소 방안을 마련하고자 국회 교육위원회에 지원했다. 부모들이 자녀교육을 국가에 믿고 맡길 수 있는 그런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끝으로 일선 교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이 기회를 빌려 교육 현장에 계신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특히 코로나로 학생도 교원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기는 기회의 다른 말이라는 것처럼 지금의 어려운 현실을 대한민국 교육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끝으로 21대 국회 전반기에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된 만큼, 교육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현장에 계신 교원분들과 함께 호흡하며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 많은 조언 부탁드린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 초·중·고교의 상반기 학교 풍경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교육부가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운영 파행을 막을 대안으로 택한 온라인 개학은 학교 휴업 이후 일선 학교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던 원격수업을 정규수업으로 인정하는 길이 열리면서 가능해진 선택지다. 원격수업은 교수·학습활동이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이뤄지는 수업형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이 모두 원격수업의 한 형태로 인정된다. 이 외에 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별도로 인정하는 수업형태 또한 원격수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원격수업 중심에 EBS가 자리했다. 시행 초기에는 접속 지연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이후 외신들도 칭찬할 만큼 놀라운 변화를 이뤄냈다. 무엇보다 EBS와 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IT 기술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방법이 전면화됐고, 공교육에서 대규모 원격교육을 세계적으로 경험하게 된, 교육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교육의 단위가 학교가 아닌 개인이라는 점이 부각된 점이다. 소위 개별화 교육이 가능해진 것이다. 개개인에 따라 특성화된 교육을 할 수 있는 논의가 가능해졌다. 한국교육은 이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 짓게 됐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초·중·고 원격수업은 앞으로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는 EBS를 중심으로 한 원격수업의 진행과정을 평가하고 발전적 방향을 자리를 마련했다. 교육현장 교사들은 EBS 원격수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EBS 스스로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이 같은 새로운 시도가 가져올 교육의 변화는 무엇인지 전망해 본다. “EBS를 아십니까? 일명 교육방송. 방송사이자 동시에 종합 에듀테크의 선도적 공기업입니다. 방송과 교육, IT 분야에서 전설적 기록을 갖고 있죠. 지난 1975년 12월 컬러방송을 최초로 성공했으니 올해로 47년째네요. 불모지나 다름없던 온라인교육도 보란 듯이 살려냈습니다. 2004년 처음으로 인터넷 수능 온라인시대를 열었죠. 단 몇 개월 만에 당시로선 세계가 놀랄 20만 명 동시접속이란 기록도 세웠고요. 그 유명한 EBSi 수능사이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젠 우리나라 교육분야에서는 가장 대규모에 속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뿐 인가요. 코로나19로 학교 문이 닫히자 모두가 우리를 보더군요.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 학교 가고 싶어 하는 학생, 그들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또 도전했죠. 겁나진 않았어요. 수백여 명의 스태프가 동원되고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그리고 국내 유수의 IT 기업들이 참여했습니다. 라이브 특강, 온라인 클래스 등 획기적 작품을 내놓으며 세계가 놀랄 K-에듀를 창출했습니다. 앞으로 뭘 할 거냐고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이번엔 AI와 손잡고 또 한 번 일을 내 볼 생각입니다.” 그곳은 또 다른 전쟁터였다 초 5~6과 중 1학년이 등교하면서 순차 등교가 마무리되던 6월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에 위치한 EBS 방송센터. 코로나 원격수업 상황실은 여전히 분주했다.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모니터 화면은 바삐 움직였다. 현재 접속자 수 65,437명. 눈 깜빡할 사이 숫자가 몇 차례 바뀐다. 시시각각 사용자 수와 접속현황을 그린 그래프가 빠른 비트의 악보처럼 역동적이다. EBS 원격수업 초창기엔 순간 사용자가 200만명에 근접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김광범 EBS 학교 교육본부장. 그는 이곳의 총 사령탑이다. 지난 4월부터 야전침대 생활을 하며 온라인 개학과 원격수업을 총괄 지휘했다. 코로나로 교문이 닫히자 EBS는 유일한 대안이 됐다. 자칫 전국 모든 초·중·고생이 유급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긴박한 순간, EBS는 40여 년의 공력을 끌어 모았다. 이내 전국의 모든 교실과 학생들에게 빛의 속도로 학습망이 깔렸다. PD 경력만 30년인 김 본부장은 “부모의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시간만 좀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최선을 다한 지금 후회는 없다고 했다. 앞으로 더욱 안정되고 더욱 질 좋은 콘텐츠를 생산, 원격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 개학 초기만 해도 EBS가 제대로 해낼까 의구심이 많았다. 이젠 외신도 칭찬할 만큼 상황이 바뀌었다. “처음엔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동시에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게 마음 아팠고,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가 ‘아빠, 왜 이렇게 안 돼? 친구들도 짜증 내’라고 말할 땐 얼굴이 화끈거렸다. 하지만 ‘먹통’ 논란은 곧 해결됐고 이후부턴 안정기에 들어설 수 있었다. 도전하고 무엇이든 성취해 낼 수 있다는 EBS만의 DNA가 이룬 성과라고 생각한다.” 원격수업을 하는 매 순간순간이 전쟁이었을 거 같다. “두렵지 않았다. 우리는 지난 40여 년간 축적된 우수한 강사진, 콘텐츠 제작 능력, 뛰어난 제작기술과 스태프를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 생방송인 라이브 특강과 온라인 클래스(온클)가 별 탈 없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내공 덕분이다. 원격수업을 준비하면서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실패할 수가 없더라. 우리는 모험을 한 게 아니라 실력을 입증한 것이다.” 온라인 클래스 접속지연에 마음고생 심해 가장 많이 활용된 게 온라인 클래스 아닐까 싶다. “온라인 클래스는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무모하게 만들거나 시도한 것이 아니다. 평상시 연평균 3억 건의 이용 건수를 기록하는 초등·중학·고교MATH(수학)·영어·SW(소프트웨어) 등, EBS의 주요 6개 학습사이트가 있는데 그것의 이름이 ‘이솦(Ebs SOftware Platform)’이다. 클라우드 기반이라 설비만 뒷받침되면 무한확장이 가능했고, 또 기존 동영상 탑재뿐만 아니라 이미지·텍스트·OX퀴즈 등 8가지에 이른다. 이미 5천 명이 넘는 전국의 선생님들이 이솦 플랫폼에서 개별 ‘클래스’를 개설해 이용 경험을 쌓았었다. 학교수업에 최적화하기 위해 기존의 많은 기능을 제거해 단순화하고 대량 접속이 가능하도록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도 접속 지연 등 불편 사례들이 나오고 있는데. “동시접속 2,000명 수준으로 최적화 설계된 것을 300만 명 이상 접속이 가능하게 확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좀 있었다. 접속지연 등 불편을 겪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우선 1개 사이트당(서버) 2,000명(이솦 플랫폼 1개 용량)을 3만 명 수준으로 동시 접속이용자를 늘리는 작업을 했고 이를 다시 100개의 플랫폼으로 증설,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을 거쳐 극복했다. 그럼에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은 기술적인 수준 문제라기보다, 대량 접속 대응 운영경험 부족에서 온 것들이었다. 우리나라 IT 역사상 대규모 동시접속은 150만 명 정도가 최대치였기에 참고할 만한 시스템도 그리 많지 않았다.” 시스템 불안 지적도 여전하다. 특히 완강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볼멘소리를 한다. 4~5회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요즘 학생들은 인터넷 강의를 1.5~2배속으로 듣는다. 그러다 보니 컴퓨터가 제대로 수업을 안 들은 것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우리는 시간상 대략 67% 이상을 들어야 완강으로 보는데 수치가 그 밑이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들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좀 더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해서 더 이상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온라인 수업에 대한 효과성을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등교수업보다 효과적이라는 평가도 있고, 집중 안 되고 지루하다는 반응도 있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데 대책이 있다면. “원격수업은 학생들의 학업결손을 막아야 한다는 고심 끝에 나온 결과이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그 효과성에 대한 어떤 평가를 내릴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교육의 목적이 단지 지식전달에만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관점이나 학생들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안정성에 비중을 두는 관점 등, 어느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동영상 제작 참여해준 교사들 존경 교사들이 제작해 올리는 온라인 수업 콘텐츠가 한 달에 약 수백만 건이라고 한다. 질적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지난 5월 한 달 동안 온라인 클래스에 텍스트와 동영상 포함 약 300만 건 정도의 콘텐츠가 올라왔다. 평소 동영상 제작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더 많았을 텐데 정말 놀라운 숫자이다. 저처럼 30년 경력의 훈련된 프로듀서도 매번 콘텐츠를 만들 때는 긴장을 떨칠 수 없다. 때문에 동영상을 만든 선생님들의 부담이 어느 정도 일지 충분히 짐작한다. 스킬과 같은 질적 수준을 논하기 이전에 수업에 대한 선생님들의 열정과 도전에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 교육현장의 모습도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온라인 수업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많은 변화들이 예측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의 온라인 수업이 교사나 학생 모두에게 좋든 아니든 경험이 되었기에 그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등교수업과 온라인 수업의 병행을 통해 온라인에서는 지식 관련 학습을, 등교수업에서는 내재화와 소통능력을 결합하는 장점을 제대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교육의 질은 달라질 것이다” 온라인 수업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 교사들의 역할이 줄어들어 정원감축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 목소리도 나오는데. “교육정책 전문가가 아니기에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 클래스를 운영해 본 교육계 종사자와 학부모의 한사람으로서의 의견을 낸다면, 온라인 수업은 수업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교사의 역할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질 수는 있을 것이다. 만일 지식전달 영역이 온라인으로 가능해지고 교사는 학생들과의 소통과 개별적인 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 분담이 이뤄진다면 모든 선생님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교육도 가능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EBS를 학습에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지 학생과 학부모에게 팁을 준다면. “EBS에는 정말 다양하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이 있다. 그리고 사용자에 따라 익숙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이 존재한다. 방송·사이트·모바일 그리고 교재·콘텐츠 등이다.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 EBS의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질 높은 교육을 이용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19 이후 세계가 주목하는 K-에듀 선봉에 EBS가 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EBS는 사실 선진국에서 빌려온 차관으로 만들어졌다. 아마 한 20년 정도 걸려 모두 갚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는 외국에서 우리의 교육방송 시스템을 배우러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교육방송도 말 그대로 원조 받는 나라가 이제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실제 베트남이나 남미 콜롬비아 등에 교육방송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이 세계적 교육강국이 되는 길에 EBS도 함께할 것이라 자신한다.”
초등학교 교사는 각자 나름대로 장기가 하나씩은 있다. 국어·영어·수학 등 교과목 수업달인부터 영재·발명교육에 잔뼈가 굵은 교사도 있고, 전문가 뺨치는 SW 교육달인도 있다. 교직 경력 9년 차, 대학원에서 발명교육을 전공한 후 5년째 영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는 요즘 메이커교육에 관심이 많다. 호기심에서 성취감으로, 메이커교육의 장점 메이커교육은 자기주도적으로 다양한 도구 및 재료를 활용해 ‘만들면서 배우는(Learning by Doing)’ 활동을 기본 바탕으로 한다. 프로젝트 위주의 작업 경험과 친구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창의적 사고를 발전시킴으로써 다양한 문제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메이커교육에서 모든 메이커는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와 사회적인 문제로부터 주제를 스스로 선택해 만들기 활동을 한다. 개인들이 모여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활발한 의사소통과정을 통해 서로 존중하고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협동학습까지 가능하다. 메이커교육은 학습자의 흥미와 동기를 유발하는 단계(Thinking)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단계는 학습자 스스로 문제를 설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이다. 대화하기, 재료 모으기, 역할분담하기, 목표설정하기 등이 포함된다. 아이디어를 선정한 뒤, 학습자는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 돌입한다. 직접 시제품을 만들고 다른 학습자와 서로 피드백을 거쳐 제품을 개선하고 공유하는 단계이다. 마지막으로 개선하는 단계는 결과물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다른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활동으로 대화하기, 연구하기, 다른 시각으로 살펴보기, 다른 재료로 이용해보기 등이 주된 내용이다. 필자는 6학년 학생들과 함께 했던 ‘메이키 메이키(Makey Makey)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6학년 2학기 ‘전기의 이용’ 단원에 활용하거나, 실과·창체시간에 편성하여 수업해 봐도 좋다. 1~2차시 수업으로 구성하기에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최소 4차시 이상으로 수업을 준비하여 동작 원리부터 파악하고, 모둠구성원이 역할을 나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효과적이다. 학생들에게 Makey Makey 활동 영상을 보여주면 매우 흥미로워 한다. 사실 매우 간단한 원리이지만, 직접 자신들이 상상해본 것을 손으로 만들어보고 작동시켜보면서 호기심은 성취감으로 바뀌고, 자연스럽게 모둠친구들과 협동하며, 다른 반 친구들과 저학년 후배들에게 체험시켜주고 싶어 할 정도로 깊게 빠져든다. 5·6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다. 자! 그러면 본격적으로 어떻게 Makey Makey 수업을 했는지 살펴보자.[PART VIEW] Makey Makey 소개 메이키 메이키의 구성품은 옵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메인보드, 전용 usb 통신 케이블, 악어클립, 10cm 무지개 점퍼 케이블이 있다. 이외에도 상품 구성에 따라 전도성 펜, 전도성 테이프, 도안 등이 포함되기도 하는데 만들고자 하는 것에 따라 개별적으로 준비할 수도 있다. 그러면 이것을 가지고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영상을 통해 알아보자(QR 코드참고). Makey Makey 작동원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류를 통하게 하여 데이터를 전송하는 원리이다. Makey라는 단어는 ‘Make-Key’(키를 만들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회로판에 아두이도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어 전도성(전기가 통하는 물질)을 갖는 물체를 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입력 장치로 만들어준다. 다음 그림을 참고해 보자. Makey Makey 보드 앞면 ● 분홍색 : USB 단자로 컴퓨터를 통해 전원을 공급받음 ● 파란색 : 키보드의 W, A, S, D, F, G 키를 이용하는 핀 ● 초록색 : 마우스의 상, 하, 좌, 우 방향과 좌, 우 클릭을 이용하는 핀 ● 빨간색 : 출력핀으로 5V, RST, GND 및 확대핀(3개) 이용 가능 ● 검정색 : 접점(GND)핀, 이곳에 연결된 물체만이 키보드, 마우스 핀 이용 가능 ● 보라색 및 노란색 : 키보드, 마우스 핀의 사용 상태를 나타냄 Makey Makey 보드 뒷면 ● Up, Left, Right, Down : 키보드 방향키 ● Space : 스페이스바 ● Click : 마우스 왼쪽 클릭 ● Earth (Ground) bar : 접점(그라운드) Makey Makey 사용방법 ① 컴퓨터를 통해 전원을 입력해준 후 마우스, 키보드 핀을 전기가 통하는 것(예: 바나나)에 연결해준다. ② 그 다음 GND에 케이블을 연결하여 자신의 몸에 연결해준다. ③ 바나나에 자신의 몸 부위를 접촉시키면 해당 마우스와 키보드 핀이 컴퓨터에 입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별도의 프로그램, 펌웨어 설치 없이 컴퓨터에 연결하면 바로 사용 가능하다. Makey Makey 수업을 위한 수업운영 계획 Makey Makey 수업지도안 ● 교과 _ 6학년 과학 ● 단원 및 차시 _ 1. 전기의 이용(9〜10/11) ● 수업모형 _ 일반 학습모형 ● 학습주제 _ Makey Makey를 이용한 작품 만들기 ● 학습목표 _ 1) Makey Makey를 이용한 작품 만들기 활동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 2) Makey Makey를 이용해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 ● 준비물(모둠별) _ Makey Makey 키트, 테이프, 전도성 물질(젤리·과일·물 등), 전도성 테이프 등 ● 평가 1) 평가방법 : 관찰평가 2) 평가내용 : Makey Makey 특성을 살려 창의적인 작품을 만드는데 즐겁게 참여하였는가? 3) 평가기준 Makey Makey 수업을 마치며 Makey Makey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하는 수업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교사의 설명보다는 학생들의 활동시간이 더 많은 수업, 혼자서 하는 수업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며 활동하는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은 많은 흥미와 재미를 느끼며 즐겁게 수업에 참여한다. 교사가 원리만 설명해주면 나머지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내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간다. 교사의 설명과 개입을 최소한으로 하고, 학생들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방법만 알려주면 된다. 교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Makey Makey 도구를 통해서 표현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매우 재미있게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뿌듯했다. 성공적인 수업이 되기 위해 다음을 유의하면 좋겠다. ▶ Makey Makey 작품을 만들고 나면 모둠원이 돌아가면서 한 번씩 체험을 해본 후 다른 모둠원들도 돌아가며 서로 체험을 해보게 한다. Makey Makey 작품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만들어 놓은 작품을 다른 친구들에게 체험하게 해주면 좋다. ▶ 작품을 만들기 전 회로를 구성하는 방법을 자유롭게 탐색하며 알아가도록 한다. Makey Makey의 원리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충분히 방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너무 많이 설명해주지 않는 것이 좋다. ▶ 우리 주변에 전도성 물질이 많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젤리, 물, 은박지 그리고 과일과 삼겹살도 전기가 통한다. 작품을 만들기 전 구상단계에서 어떤 전도성 물질을 사용할 것인지 창의적으로 생각해보게 한다.
처음하게 된 온라인 수업은 매우 당황스러웠다. 예전부터 구글 설문지 등을 활용하며 오프라인 수업을 보완하는 도구로는 많이 사용해봤지만, 온라인 활동 자체가 중심이 되는 수업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평소 IT 기기, 컴퓨터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고, 다양한 온라인 학습도구와 관련된 연수를 들으며 온라인 수업 활용법에 대해 배웠기 때문에 도구에 대한 두려움은 적었다. 오히려 온라인 수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세 가지 핵심 철학인 공공성·탁월성·민주성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앞섰다.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온라인 수업 디자인하기 교육현장에서 주로 활용하는 e-학습터, 위두랑 등은 영상이나 과제를 올리기는 쉬우나, 질 높은 배움을 위한 콘텐츠를 찾기는 어렵다. 디지털 교과서는 너무 친절한 해설과 답안 설명으로 학생들이 여유롭게 사고하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결국 EBS, e-학습터, 위두랑, 디지털 교과서 등의 매체를 활용하더라도 질 높은 배움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섬세한 수업 디자인과 학생들의 활발한 수업 참여가 꼭 필요하다. 이 글은 온라인 수업에 대해 어떤 확고한 방법과 획기적 아이디어를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느낀 점을 함께 나누면서,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지 모르는 온라인 수업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더 나은 방법을 함께 찾아보기 위함이다. 다음은 온라인 수업 디자인을 하며 생각했던 고민을 정리한 것이다. 우선 우리 학교는 학생들의 접근 용이성, 직관적 인터페이스, 학생들과의 협업 가능성(피드백의 용이성)을 고려하여 ‘구글 클래스룸’으로 원격수업 플랫폼을 정했다.[PART VIEW] 고민 하나 _ 단순한 절차와 구조지만 질 높은 배움을 보장할 수 있는 학습활동을 어떻게 디자인할까? 익숙하지 않은 도구를 활용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과제에 접근하고, 제출하는 방법이 직관적이고 쉬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학습지를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학습지를 더 단순화하여 첫 차시를 준비했다. 새로운 차시를 구상하고자 하는 아이디어가 부족했고, 낯선 플랫폼인 만큼 익숙한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작년에 활용했던 학습지 중 1·2·3학년 학생들이 모두 활동할 수 있는 활동지가 있었다. 학습지는 다음과 같은 수정을 거쳐 온라인 수업용 학습지로 재탄생했다(학습지 1 참조). ● 학습지 단순화하기 우선 기존 학습지에 있던 표와 그림들은 모두 뺐다. 구글 클래스룸을 임시 운영(4월 2일)할 때, 학생들이 표와 그림이 들어간 문서 편집을 어려워했기 때문이다. 내용에 집중하면서 수업을 해야 하는데, 과제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학습지를 본 여러 동료교사들의 “표를 제거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는 조언도 한몫했다. ● 학습지 디자인하기 학습지 디자인은 배움 공동체의 ‘hop(도움닫기)-step(발구르기)-jump(도약하기)’로 구성하였고, hop 단계에서 영상을 시청하고, step 단계에서 문장 만들기 연습, jump 단계에서 간단한 문장으로 자기표현 및 상황표현을 할 수 있는 과제를 제시했다. 동료교사들과 이 학습지를 공유했을 때, “학습지의 단어표현이 어려우니 아이들이 어려워하겠다”라는 의견과 “단어를 표로 제시하는 것이 어떤가”하는 제안이 있었다. 그래서 단어를 어떻게 제시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최종적으로 ‘구글 클래스는 실시간 댓글이 가능하니, 실제 수업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서로 모르는 단어를 물어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결정하고, 추가 단어는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또 다른 고민은 온라인 수업에서의 과제 분량이 적정한가였다. 실제 수업이라면 20~30분 정도에 완료할 수 있는 양이라서 너무 적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첫 수업이니만큼 일단 적은 양으로 해보자며 학습지 디자인을 마무리하였다. 고민 둘 _ 실시간 댓글, 화상 채팅 등을 활용하여 학생들 간의 의견을 원활히 교류할 수 있는가? 비록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개설된 온라인 수업이지만, 학생들의 모둠활동과 공유활동은 오프라인 수업에서처럼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이었다. 어떻게 소통을 하고, 학생들에게 피드백해줄까, 실시간 댓글과 화상 채팅 중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일까 수없이 고민했다. 아무래도 아직 화상 채팅은 익숙하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으로 실시간 댓글을 통한 피드백을 하기로 결정하고, 학생들에게 구글 클래스룸으로 세부 과제를 제시할 때 다음과 같이 안내하였다(학습지 2 참조). 학습지 2번 질문인 ‘양띠는 왜 sheep이 아니라 Goat라고 표현할까?’를 실시간 댓글 참여로 제시한 이유는 재미있는 의견 공유가 가능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모르는 영어표현을 아이들이 서로 묻고 답한다면 유의미한 학습과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나 학생들은 재기발랄한 의견을 제시하며 실시간 채팅에 참여했다. 다음은 1시간 동안 교사와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주고받은 댓글의 일부이다. 고민 셋 _ 수업이 10~20분 만에 끝나는 단순 내용 정리 활동이 아니라, 학생들이 반복적으로 유의미하게 영어에 노출되는 방법은? 아이들에게 유의미한 피드백과 반복학습을 시키기 위해 처음에는 구글 설문지를 생각했으나, 사용해보니 실시간 피드백이 불가한 점과 제작의 어려움이 크다는 점(어렵지는 않으나, 시간이 크게 소모됨)을 깨달았다. 대체할 방법을 고려하던 중, ‘클래스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듣고, 바로 활용해보았다. 클래스카드는 학생들의 결과를 바로 확인해 볼 수 있었고, 구글 클래스룸 댓글을 통해 학생들에게 바로 피드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마지막 과제로 클래스카드를 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온라인 수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성찰 온라인 수업을 끝낸 후, 수업 댓글을 살펴보며, 수업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었다. 다음은 이 수업을 통해 성찰한 주요 내용이다. 성찰 하나 _ 실시간 채팅으로 어느 정도 공유 활동이 가능하다. 수업 후반부에 학생들의 발언보다 교사의 발언이 많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학습지 2번 활동에서 아이들이 Goat와 Sheep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실제 수업과 마찬가지로 딴소리를 하는 아이, 댓글에 집중하지 않은 아이도 눈에 보인다. 교사는 계속해서 학생들의 좋은 생각을 공유하고자 유도하지만, 생각보다 연결이 잘되지 않았다. 그래서 온라인 수업을 마친 후, 가장 걱정이 된 것은 학생들이 교사의 의도대로 과제를 제출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학생들은 댓글에서 나눈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과제를 제출했다(구글 문서를 통해 모든 답변을 확인해본 결과 20명 중 12명의 학생이 공유한 내용을 바탕으로 영어 또는 한글로 답변을 했다). 오히려 문제는 후반으로 갈수록 ‘영어표현’에 대한 댓글 참여도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과제를 어떻게 하는지를 물어볼 뿐, 과제가 어렵다고 하는 경우는 없었다. 실제 수업이었다면 과제 수행정도를 관찰하며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겠지만, 댓글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조바심이 나서 계속 댓글로 학생들을 독려했지만, 영어표현에 대한 댓글 참여도는 늘지 않았다. 과제를 받아 본 후,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의외로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과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20명 중 15명의 학생이 오프라인 수준으로 과제를 해냈다. 즉, 생각을 공유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공유하지 않았던 것이다. 반대로 5명의 학생은 심각한 수준으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결국 교실 상황과 마찬가지로 모르는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물어야 공유가 일어나는데, 온라인상에서는 댓글과 과제를 확인하면서 질문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가 더 줄어든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이 부분은 좀 더 수업을 진행하고, 다른 교사들의 수업을 관찰하면서 확인을 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댓글 대화를 통해 배운 점은 실시간 댓글의 한계였다. 그 대안으로 행아웃이나 줌을 고려하고 있다. 성찰 둘 _ 온라인에서 아이들의 배움을 고려한 수업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수업을 토대로 학생들이 온라인상에서 수업에 몰입하기 위해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과별로 과제에 대한 피드백 시간을 정해야 한다. 구글 클래스룸의 경우 실시간으로 피드백이 주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교과의 피드백이 겹칠 경우, 학생들이 한 과제에 몰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둘째, 학생들이 과제를 완성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 대신 학생들을 배려한다는 취지로 학습과제를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온라인에서도 배움의 질은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자세한 설명의 긴 동영상(강의식 영상)은 외적요인(교사의 내러티브, 재밌는 요소)이 없다면 오히려 뒤의 학습과제 몰입을 방해하고, 시간에 쪼들려 단순한 과제(e.g. 빈칸 채우기)로 흘러갈 수 있다. 많은 교사가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의 상황 속에서 처음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부족한 점과 아쉬운 점을 느꼈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힘든 지금, 교사들 간의 온라인 수업활동 공유와 성찰은 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대한민국 교육 1번지 강남에 위치한 대청중학교는 학업성취도가 높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교육열이 높은 만큼 학부모 민원도 끊이지 않고, 학원과 비교당하기 일쑤다. 교사들의 스트레스가 높을 법도 한데, 시대 흐름에 따른 교육변화에 물러섬이 없다. 최근엔 기존 입시위주의 교육과정을 탈피해, 학생의 창의성을 높이는 과정중심평가로의 연착륙에도 성공했다. 청출어람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수한 학생 뒤엔 더 우수한 교사가 있었다. 대청중학교의 새로운 도전 이야기를 들어본다. “답이 틀려도 과정이 올바르다면 옳은 길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 평가다.” “노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과정중심평가를 도입한 서울대청중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다. 1987년 개교한 대청중학교는 함께 성장하는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만들고 있다. 학생들의 실력 또한 출중해 명문 중의 명문으로 손꼽히는 학교다. 특히 2018년 백미원 교장이 부임한 이후, 학생·교사·학부모 3주체가 학교 교육활동에 대해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면서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또한 교사들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맞춤형 연수를 적극적으로 운영해 과정중심평가 도입과 창의적인 수업혁신을 이뤄내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대청중은 지난해 자유학기제 교육부 장관상과 진로교육 우수학교 표창을 받았다. 아울러 과정중심평가 도입 등의 교육활동은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백 교장은 “학교는 배우고 가르치는 기쁨이 중요한 곳”이라며 “학생은 창의적 역량을 길러 세계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교사는 전문성 향상을 통해 수업혁신을 이뤄내며, 학부모는 신뢰를 통해 학교 교육활동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 77%가 만족한 온라인 수업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수업’을 통해 개학을 맞이한 가운데, 대청중은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성공적인 온라인 수업을 이뤄냈다. 가장 먼저 매년 2월 진행하는 신학년 연수주제를 ‘구글 클래스룸’으로 정했다. 교사들에게 각 플랫폼의 장단점에 대해 토론하도록 했으며, 대부분 구글 클래스룸이 중장기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운영하기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전부터 영상편집 등 미래교육을 위한 연수에 적극적이었던 대청중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영상을 직접 제작했다. 토크쇼 형식으로 학생들이 흥미 있게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각 과목별 특성에 맞는 영상을 구성했다. 수업 중간에는 랜덤으로 퀴즈를 제시해 수업내용을 수시로 확인하도록 했다. 온라인 수업 전에는 ‘온라인 수업 이렇게 합니다’라는 OT를 진행해, 과제 제출 방법과 수업 듣는 방법 등을 영상으로 안내했다. 학부모 설문조사를 통한 의견수렴도 빼놓지 않았다.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들은 자녀의 얼굴이 비치는 쌍방향 수업을 부담스러워했다. 그래서 수업은 교사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을 보는 일방향으로, 출결과 수업내용 확인은 과제와 댓글을 통해 진행했다. 온라인 수업 후 일주일 뒤, 중간평가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를 분석하여 개선점을 찾으려 노력한 점도 차별성으로 손꼽힌다. 평가 결과, 학생 77%가 원격수업에 대체로 만족했다. 구글 클래스룸 접속도 원활했다고 평가했다. 수업 난이도 역시 보통 수준, 학습량도 절반 이상의 학생이 적당하다고 답했다. 학부모 만족도 역시 높았다. 한 학부모는 “자녀의 학습 정도를 알 수 있고, 언제든지 수업을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선생님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민주적 학교문화를 통한 수업혁신 백 교장이 학교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수업혁신’이었다. 창의적 민주시민으로 학생들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수업혁신이 가장 필요했다. 그는 부임 이후부터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수업컨설팅을 진행했다. 과목별로 수석교사를 초빙해 연수는 물론 토론을 통해 교수·학습방법과 평가방법을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매년 2월 신학년 집중준비연수와 수업공개를 통해 단계적으로 교사들이 수업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교사 수업나눔방 ‘on수방’을 운영해, 온라인상에서도 수업내용을 공유토록 했다. 교장과 교감은 교사들이 공개수업을 하면 항상 참관해, 수업자료에 대해 학생들이 쉽게 수용할 수 있도록 화면 구성·내용·글씨색까지 세세하게 평가해 해당 교사에게 전달했다. 피드백을 들은 한 교사는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며 “한발 앞서서 좋은 연수를 듣는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고 말했다. 백 교장은 “교사는 수업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민원이 줄고, 학생들도 따라올 것”이라며 “학교장은 전문성 지원을 위한 연수, 수업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정중심평가 도입으로 줄어든 사교육 대청중이 수업혁신을 통해 이룬 가장 큰 성과는 ‘과정중심평가’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창의력 향상은 물론 시대 변화에 맞는 교육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했으며, 교사들 역시 이에 동의했다. 물론 강남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중간·기말고사 대신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방법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를 위해 학생·교사·학부모가 모두 참여하는 학교발전협의회를 5차에 걸쳐 진행했다. 구성원과의 협의를 통해 1학년 수학과 기술·가정, 2학년 영어와 한문, 3학년 기술·가정 등 5개 과목에 과정중심평가를 도입했다. 교사들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교과별로 2~3명의 멘토단을 구성해 수시로 컨설팅을 받도록 했으며, 관련 예산을 편성해 원활한 운영을 지원했다. 또한 과정중심평가를 도입한 과목 교사들이 업무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수업시수를 감축하고, 전보시기에 해당 교과교사를 보충하기도 했다. 2019년 과정중심평가를 도입한 후 1학기 중간평가를 진행한 결과, 2학년 학생 64.7%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돋보이는 평가결과는 사교육이 줄었다는 점이다. 학생 61.2%, 학부모 50% 정도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학원가에서도 “단순히 교과서 내용을 토대로 익히고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좋은 문제”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고 한다. 학부모의 높은 교육 신뢰도 대청중이 수업혁신을 이룰 수 있는 배경에는 학부모 소통도 한몫했다.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다양한 교육 민원을 교장이 나서서 해결한 것이다. 백 교장은 학년별, 보안관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4회에 걸쳐 수업공개와 학부모 간담회를 진행해, 학교 경영 방안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학교의 다양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전담 변호사를 채용하기도 하는 등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적극적으로 표출했으며, 학부모들에게 교육에 대한 신뢰를 심어줬다. 백 교장은 “소통을 통해 학교경영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를 통해 민원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학년말 학교평가에서 학부모들은 창의적 경영, 민주적 학교경영, 학생참여, 의사소통, 학부모교육 참여 등에서 좋았다며 긍정적 평가를 남겼다. 또한 등·하교, 점심시간 교통안전지도 등을 담당하는 대청보안관, 시험감독 명예교사, 급식검수단, 급식모니터링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백 교장은 지난해 교내에 마련된 메이커스페이스인 ‘강남 아올(our all)학교’를 더욱 활성화시켜, 학생들이 로봇·드론 등을 체험하며 혁신적인 창작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한 노후화된 학교 인프라를 더욱 적극적으로 개선해 학생과 교사들의 수업의 질을 높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학생과 교사가 교육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적시에 줄 수 있도록 판단하고 지원하는 역량이 필요하다”며 “늘 공부하는 교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요즘 아이들은 ‘힘들다’, ‘귀찮다’, ‘짜증난다’, ‘모르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라며 ‘리셋(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조차도 거부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대박자(대가리 박고 자살하자)송’을 흥얼거릴 정도로 삶의 만족도는 낮다. 도대체 배고픔도 없고, 사달라는 것 다 사주고, 하고 싶은 것 맘껏 누리며 살면서 뭔 불만이 그렇게 많은지 어른들은 이해하기 힘들다. ‘나는 돈이 없어서…’, ‘나는 형제자매가 많아서…’ 양보하고 포기하며 살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고생 없이 커서 어려움을 모른다고, 악바리 정신과 간절함이 없으니 정신력이 저렇게 약해 빠진 거라며 혀를 찬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외롭고, 무섭고, 불안해한다. 정신력이 약해서가 아니다. 어른 세대가 경험했던 고단함과는 질적으로 다른, 그들만의 ‘힘듦’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중간고사 성적표’ ‘행복감’은 ‘배부름(물질적 풍요로움)’에만 있지 않다.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것이 ‘중간고사 성적표’라며 마스크를 끼고 카페에 앉아, 전쟁 치르듯 공부하는 아이들에겐 ‘배고픔’보다 더 고통스러운 ‘정서적 결핍’ 즉, 심리적 배고픔이 존재한다. # ‘정서적 관계’에 배고픈 아이들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학교를 다녔고, 공부를 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유난스럽게 고단해한다. 이유가 뭘까? 너무 빨리 ‘경쟁’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교육 시작 평균 연령은 만 4세가 되기도 전인 평균 39.2개월이다. 말을 시작하면서부터 영어조기교육이 시작되고, 어딘가 숨어있을지 모를 ‘영재끼’를 발굴하기 위해 각종 예체능 학원을 다니며, 엄마가 가장 받고 싶은 선물 1위인 ‘전교 1등 성적표’를 가져가기 위해 쉼 없이 공부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님을 만족시킬 수 없음에 좌절하며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지만,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느라 밤낮없이 일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차마 입이 안 떨어진다. 있는 힘껏 용기 내어 “힘들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는 고민을 털어놓으면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지 그렇게 정신머리가 약해빠져서 사회생활은 어떻게 할 거냐”, “너만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런 생각할 시간에 공부를 더 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학교생활은 어떤지’ 보다 ‘성적’을, ‘내가 원하는 것’ 보다 ‘사회적 잣대’를, ‘힘들다는 고백’에 공감하기보다 ‘참고 버티라’는 질책과 독려를 쏟아내는 어른들 앞에서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닫는다. 그렇게 부모와의 정서적 관계, 교사와의 정서적 관계는 단절된다. 자식에게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해주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종거리며 일하고, 부족한 것 없이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지만, 정서적으로는 더 멀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 ‘꿈 고문’과 함께 무너지는 자신감 ‘자신이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모르겠다’며 상담실에서 소리죽여 우는 아이들을 자주 만난다. 공부도 못하고, 잘하는 것도 없는 자신을 한없이 깎아내린다. 우리나라에서 공부를 포기하려면 ‘빼어나게’ 잘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야속하게도 대부분의 아이는 평범하기 짝이 없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발견되지 않은 영재끼’는 아이들을 끝없이 무너뜨린다. 가뜩이나 불안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향해 어른들은 ‘꿈이 뭐냐’고 자꾸 묻는다. 우물쭈물 거리면 회심의 일격을 날린다. ‘아직까지 꿈도 없어서, 뭘 해 먹고 살 거냐?’고. 어른들의 ‘꿈 고문’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아직 사회생활을 해본 적도 없고, 전문적인 기술을 배워본 적도 없으며, 다양한 경험을 해본 적도 없는 아이들을 현실의 벽 앞에서 주저앉게 한다. 청소년 시기는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시기이지, 완성된 자신을 발견하는 시기가 아니다. 어쩌면 아직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자신의 미래가 두렵고, 혼란스럽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런 아이들을 향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지도 않고 포기부터 한다’며 혼내면 아이들은 할 말이 없다. 그냥 답답할 뿐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다 큰 척하지만, 사실 아직 어리다. 모르는 것 투성이다. 충분한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 능력 밖의 일이다. 그래서 어른들의 힘이 필요하다. # 사라진 정서적 쉼터, 어디 하나 마음 둘 곳이 없는 아이들 과거에는 대부분 집에 엄마가 있었다. 학교생활은 어땠는지 묻고, 혼내고, 잔소리해댔다. 친구 같지는 않았지만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각오가 되어있는 아빠도 있었다. ‘나’를 기억하고, ‘나의 안부’를 묻던 이웃집 아줌마와 동네 슈퍼 아저씨, 학교 앞 문방구와 분식집 등 일상생활 곳곳에 ‘의미 있는 공간’이 존재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적 관계맺음’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정서적 쉼터’였다.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전문매장이 들어찬 요즘, 아이들의 오프라인 세상은 한없이 작아졌다. 아이들이 갈 곳이라고는 기껏해야 코인노래방과 PC방, 편의점뿐. 그나마도 정서적으로 기댈 공간은 아니다. 마음 둘 곳이 사라진 아이들은 스마트폰 속에 정서적 쉼터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일상생활을 업로드하자마자 달리는 댓글에 위로받고, ‘좋아요’ 숫자와 리트윗 횟수로 존재감을 확인한다. 다양한 SNS로 친구들과 소통하며 일상의 소소함을 즐긴다. 그러니 손에서 스마트폰을 뗄 수 없다. 아이들에게서 스마트폰을 빼앗는다는 것은 ‘세상 전부’를 빼앗는다는 것과 같다. 온라인 속 관계마저도 단절되면, 마음 붙일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정서적 쉼터의 상실보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 속 세상의 관계맺음이다. 본인과 비슷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로 이루어진, 어쩌면 다양한 사람들의 모임이라기보다 자신의 복제판일 수도 있는 ‘유유상종의 집단’ 속에서 아이들은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는 인지구조가 형성된다. 사고체계는 점점 협소해지고, 편협해지며, 혐오감정으로 치닫는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배제한다. 친구의 상황을 공감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상황을 강요한다. 공감, 이해, 배려, 나눔… 등을 머리로는 아는데, 정서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감정을 제어해줄 어른다운 어른이 그 세계엔 없다. 심지어 ‘신조어’로 소통하는 그들의 언어조차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이해받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 슬프고 절망적인 일이다. ‘누군가 한 명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상담실을 찾아왔다는 아이들의 얼굴에선 간절함이 느껴진다. 아이의 고단함을 공감해준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먹고 사는 일’이 우선순위였던 어른 세대는 마음을 챙기며 살지 못했다. 성과·성공·결과물이 중요할 뿐 개인의 감정이나 욕구, 의미 따위는 ‘사치스러운’ 감정으로 여겼다. 하지만 기본적인 욕구가 부족해 본 적이 없는 요즘 아이들은 감정에 민감하고 예민하다. 마음을 알아주지 않으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정욕구’와 ‘동기부여’가 그 어느 세대보다 중요하다. 집도, 학교도 모두 마음 둘 곳이 없다는 아이들의 고백을 그저 철없는 어리광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세히 들여다보려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 ”뭐가 힘드냐?”가 아니라 “지금도 잘하고 있다” 인정은 아이들을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결과가 아닌 과정을 인정해주는 것은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와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준다. 힘들다고 말하는 아이에게 “네가 뭐가 힘드니?” 대신 “지금도 잘하고 있다”라고 말해주자. 무엇하나 확실한 것 없는 이 세상에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불안해하는 지금, “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어른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인정받는 최고의 위로이다. # “넌 틀리지 않았어. 노력도 때론 배신할 수 있단다” 열심히 했지만 성과가 없을 때 우리는 힘이 빠진다. 실패 경험이 반복되면 시작하는 것조차 겁이나 쉽게 포기하게 된다. 트라우마는 삶을 뒤흔들 만큼의 큰 사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반복되는 부정적 경험은 고스란히 아이들이 마음속에 엉겨 붙어 ‘스몰 트라우마’로 남는다. 자신감은 떨어지고, 무기력해지며, 현재의 삶을 불만족스럽게 한다.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결과에 실망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네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니까”라고 말하는 대신 “노력도 배신할 때가 있다”고 얘기해주자. 어른들보다 더 상심이 클 아이들의 마음을 챙겨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그래야 지금이 노력이 ‘다음’을 준비하는 밑거름으로 사용될 수 있다. 더불어 노력하는 과정 자체를 인정해주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 깨닫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알려준다면 아이들은 더 성숙해질 수 있다. 그 어떤 행동도 의미 없는 행동은 없기 때문이다. 마음을 빨리 알아채야 하는 직업임에도 가끔 벅찰 때가 많다. 그만큼 아이들의 ‘힘듦’은 아이들 숫자만큼 많고, 고단하다. 우리학교 아이들을 만나면서 ‘딸내미’에게 한 말과 행동을 반성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키다리 아줌마’가 되길 소망하지만, 여전히 ‘잔소리 대마왕 아줌마’인 듯싶다.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비교과 수상, 창체, 봉사 미반영해야 쉬운수능 2회 실시, 대학공동선발 제안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 사태로 극심해진 취약계층의 학력 격차 문제 등이 대입과정에서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방안, 수시 등록 후 추가 충원 기간을 최대한 확보해 정시 이월 인원을 최소화하는 방안, 현행 수능에서 절대평가로 평가되는 영어와 한국사 영역의 난이도들 하향 조정해 학업부담을 줄이는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한 2021학년도 대학입시 공정성과 형평성을 위한 긴급토론회’가 지난달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김현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지원실장과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가 발제했다. 김경범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것을 전제로 2022년 이후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설정을 금지하고 재학생에게 불리한 정시 확대 추진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시·정시 선발비율을 대학 자율로 전환하고 새로운 고교 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재설계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심리적 안정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고교학점제 추진 원칙에 따라 과목별 성취도평가(절대평가)를 실시하고 학교에서 교사의 평가권과 자율권을 확대해 고교-대학 연계에 따른 대학입시가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진규충남 서령고 교사는 “세 달 가까운 원격수업으로 학생활동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조치와비교과의 수상, 창체, 봉사실적의 미반영 원칙이 필요하다”며 “반수생을 포함한 졸업생은 이미 학생부 비교과 기록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된 상황에서 재학생을 상황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비교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재학생의 학습 공백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재학생에게 불리할 수밖에없는 상황”이라며 “수시전형의 비중이 큰 만큼 수시에서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거나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학생의 수능 경쟁력 저하에 따른 반영 교과목 축소와 비율 조정도 제안했다. 그는 “재학생과 졸업생의 수능 성적 가운데 가장 큰 차이가 있는 수학과목의 경우 반영 비율을 낮추고 다른 과목의 비중을 늘리거나 아니면 네 과목 중 세 과목을 선택해 반영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재학생들의 수능 공부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법정 수업시수 조정을 통해서라도 여름방학을 일정 시간 이상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윤경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고교 졸업 자격고사 개념의 쉬운 수능을 2회 이상 실시하고 대학 공동선발이나 내신과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정부의 정시·수시 권장 비율 백지화 등 대 변혁이 필요하다”며 “아니면 재학생과 재수생의 전형을 구분하거나 학생부 교과 3학년 부분의 반영 비중을 축소하고 3학년 과정만 P/F 또는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등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강민정 의원은 “코로나 사태 지속에 따라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와 대학이 더욱 신속하고 일관성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입시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대학들의 입시요강은 학교별로 변경 폭이 달라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예기치 못한 역차별을 방지하는 대입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