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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달19일 경기청곡초에서 이색적인 교통안전 연합캠페인이 열렸다.이번에 실시한 교통안전 캠페인은 녹색어머니회, 용인동부경찰서, 모범운전자회가 연합하여 실시한 행사이다. 학생들의 안전한 등굣길 마련을 위해 운전자들에게는 교통법규를 바르게 지키고, 학생들에게는 안전한 보행을 하도록 피켓을 들고 홍보하는 것이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는 캠페인이다. 청곡초에서 이루어진 캠페인은 학생들이 교통안전, 일상생활에서의 안전한 생활 등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 표현하고 그린 작품을 등굣길에 게시하여 다양한 학생들의 생각을 나눈 행사로 행사와 수업이 연계된 모범적인 사례이다. 그림을 그리고 피켓을 들어 의사를 표현한 것 이외에도 경찰차와 경찰 오토바이를 운동장에 배치하고 함께 참여한 경찰들과 아이들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는 활동을 하였다. 함께 사진을 찍은 정시우(6학년) 학생은 "경찰들이 우리의 생활에 가까이 계시고 늘 도와주시는 고마운 분들이고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참여 소감을 말하였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한 이영희 청곡초 녹색어머니회장은 "학생들이 그림으로 표현하고 경찰분들과 이야기 나누며 마음속으로 안전한 보행을 하자는 오늘의 마음이 계속 이어져서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북교총(회장 김영식)은 8일 글로스터호텔 청주(대표 노종호)와 호텔사용 MOU을 체결했다. 교총 회원의 복지증진을 위해 진행된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교총 회원은 글로스터호텔 청주 및 제주 객실 이용 시 조식 및 부대시설 사용 등에서 할인 혜택을 받게 됐다. 김영식 회장은 “회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실현될 수 있도록 신규 업무협약은 물론 기존 협약 업체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20여 년간 초등 글쓰기 지도해 순수한 글 읽으며 되레 위로받아 “어린이가 아니었던 어른은 없어 현재의 나, 다정하게 대해주길” 읽고 쓰는 게 좋았다고 했다. 한창 공부해야 할 때 문예 동아리에 들어가 활동할 정도로 좋아했다. 자연스럽게 ‘국어’ 교사를 꿈꿨지만, 좌절했고 그 길로 글쓰기를 놓아버렸다. 앞으로는 절대 글을 쓰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수십 년간, 쓰지 않던 그의 마음을 돌려세운 건 코로나였다.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20여 년간 함께 한 아이들이 글감이 됐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아이들과 단절됐던 그때, 아이들이 쓴 글이 유난히 크게 보이더군요.” 그렇게 엮은 글은 카카오 브런치가 주최하는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았다. 어린이의 문장의 저자 정혜영 경기 청수초 교사 이야기다. 어린이의 문장에는 정 교사가 아이들을 글쓰기의 세계로 안내하면서 마주한 ‘때로는 엉뚱하고 때로는 뭉클하며 때로는 호기로운 어린이들의 문장’으로 가득하다. “일상의 루틴이 깨져 스스로 위축돼있을 때 아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요동쳤고 위로받았다. 지나면 사라져버릴 아이들의 문장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썼다”고 했다. 특히 그의 마음을 흔들었던 건, ‘학부모 공개수업’을 주제로 쓴 글들이다. ‘내 부모님이 안 오실까 봐 걱정했다.’ ‘수업을 듣는데 난 자꾸 엄마 쪽을 힐끗힐끗 보았다.’ ‘계속 엄마만 보고 싶었다. … 뒤에 계신 엄마를 보니 눈썹이 약간 길어진 것 같았다.’ “부모에 대한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글에 울컥했다. 아이들은 그 짧은 순간에도 모든 촉각을 곤두세워 엄마, 아빠를 바라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8년째 2학년을 담임하다 보니, 자리를 비울 수가 없었어요. 저학년은 교사의 부재에 영향을 많이 받거든요. 그래서 정작 우리 아이의 공개수업에 거의 가보지 못했어요. 반 아이들의 글을 보면서 우리 아이의 마음이 어땠을지 알고 나니… 미안했죠.” 교직 23년 차인 그는 초임 시절부터 아이들과 글쓰기를 지속하고 있다. 그 이유를 책에 이렇게 썼다. ‘아무거나, 아무렇게 써도 시인이 되고 작가가 되는 순수한 글쓰기를 이때 안 해보면 언제 맘껏 해볼 것인가’라고. ‘가랑비에 옷 젖듯이’ 쓰게 한다. 3월 한 달 동안 매일 한 줄 쓰기로 거부감을 줄이고 나서, 4월부터 두 줄, 세 줄로 길이를 늘인다. 대신 일주일에 두 번 쓴다. 글감은 아이들의 경험을 반영해 함께 정한다. “기존에 하던 것에서 하나를 더했을 때 배울 만하다, 도전할 만하다고 느낀다”며 “마음속으로 정한 최종 목표는 한 페이지 쓰기”라고 귀띔했다. 철칙도 있다. 첫째, 아이들의 글은 내용만 본다. 즐겁고 자유롭게 쓰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둘째, 아이들의 글에 꼭 코멘트를 남긴다. 교사가 궁금해할수록 아이들은 더 용기 내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셋째, 아이들의 글을 읽어준다. 아이들은 ‘나와 너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만 쓰는 것과 교사나 부모가 함께 쓰는 것은 천지 차이”라고 했다. 쓰는 마음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어서다. 시간이 없다, 여유가 없다, 쓰지 않을 이유는 많지만, 한 줄 쓰기부터 시작해볼 것을 권했다. “세상에 어린이가 아니었던 어른은 없어요. 어른이 어린이의 마음을 만난다는 것은 각자의 어린 시절과 만나는 것과 같죠. 아이들의 문장을 통해 각자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현재의 자신을 좀 더 다정하게 대해주면 좋겠습니다. 글을 허락해준 아이들과 자기 일처럼 기뻐해 준 학부모님들께 감사합니다. ”
수학 문제 솔루션 ‘매쓰플랫’이 무료 체험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는 30일까지 한국교육신문 홈페이지(www.hangyo.com)를 통해 신청하면 30일 동안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체험 신청자에게는 커피 쿠폰(스타벅스 아이스아메리카노 기프티콘)도 제공한다. 매쓰플랫은 학교 현장의 부담은 줄이고, 학생 맞춤형·개별화 교육을 가능하게 지원하는 서비스다. 50만 개에 이르는 문제은행과 시중 교과서·교재 문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학습 빅데이트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분석으로 학습 효과를 극대화한다. 특히 ▲교재 및 학습지 제작 ▲오답 관리 ▲분석 리포트 등을 서비스한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사가 원하는 문제를 1분 안에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 단원별·유형별로 문제를 구성할 수 있고, 난이도 조절, 내용 수정도 가능하다. 한국교육신문을 통해 신청하면 최대 77% 할인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관련 문의는 매쓰플랫(010-2282-1930, 010-3944-1930)으로 하면 된다.
연극겟팅아웃 퓰리처상수상작가마샤노먼의희곡으로,8년의복역끝에출소한알린이집으로돌아온하루동안의이야기를그린다.감옥에서낳은딸과재회한그는평범한엄마를꿈꾸며새로운삶을시작하려고하지만마음처럼쉽지않다.알린의개인적인투쟁은관객에게포용과용서의메시지를전한다. 6.23~7.9 세종문화회관M씨어터 연극라스트세션 영국이독일과의전면전을선포하며제2차세계대전에돌입한1939년9월3일.정신분석박사프로이트의서재에젊은교수C.S.루이스가찾아온다.시시각각전쟁과죽음의그림자가그들을덮쳐오는와중에도두사람은종교와인간,고통과삶의의미를넘어유머,사랑등다양한주제에대해지적인논쟁을펼친다.신구,남명렬,이상윤,카이출연. 7.8~9.10 대학로TOM1관 뮤지컬그날들 청와대를배경으로20년의세월을넘나드는영화같은스토리를김광석의명곡으로엮어낸주크박스뮤지컬.2013년초연이후누적관객55만명을기록한대표적인창작뮤지컬이다.올해공연은10주년기념공연으로더욱화려한캐스팅으로돌아온다.유준상·이건명·오만석·엄기준(정학역),오종혁·지창욱·김건우·영재(무영역)가무대에오른다. 7.12~9.3 예술의전당오페라극장 뮤지컬곤투모로우 갑신정변을일으켰으나3일만에실패하고일본으로피신한김옥균의암살사건을모티브탄생한작품.갑신정변부터한일합병까지소용돌이치는역사의순간에당시지식인들의고뇌와갈등을통해비운의시대속아픔을섬세하게담아냈다. 8.10~10.22 광림아트센터BBCH홀
더위와함께다가오고있는여름휴가철.‘엔데믹’이후처음맞이하는휴가인만큼일찌감치여행계획을세우는이들이많다.올여름에는문화생활도조금먼곳으로떠나보는것이어떨까. 음악의숲평창으로 평창대관령음악제 평창을비롯한강원도일대는7월이면거대한클래식공연장으로새롭게태어난다.매년여름마다열리는평창대관령음악제덕분이다.2004년처음문을연음악제는세계적인연주자들과다채로운프로그램으로클래식애호가들의발걸음을불러모으고있다. 올해음악제는‘자연(Nature)’을주제로독주,실내악,오케스트라,성악등다양한장르의공연과연주를선보인다.특히올해는평창대관령음악제가20주년을맞이해더욱특별한프로그램으로채워질예정이다. 참가하는연주자의라인업도화려하다.바이올리니스트박지윤·양인모·이지윤·임지영,피아니스트김정원·문지영·신창용·윤홍천,클라리네티스트김한,노부스콰르텟등세계를무대로활동하는이들이무대에선다.전국립발레단수석발레리나김지영,국립발레단수석발레리노이재우등무용수등도이들과함께특별한공연을준비하고있어기대를모은다.최하영과2021년제네바국제음악콩쿠르우승자인첼리스트미치아키우에노,첼리스트겸지휘자드미트리야블론스키등해외아티스트들도참여를확정지었다. 평창대관령음악제의묘미중하나는‘찾아가는음악회’.평창외에도춘천,강릉등강원도곳곳에서8회의공연이펼쳐질예정이다.시네마콘서트형식의'찾아가는가족음악회'도신설된다.프랑스무성영화와퍼커션,아코디언연주가어우러지는색다른공연을펼칠예정이다. 올해축제의예술감독으로는첼리스트양성원이위촉돼기대를더한다.그는오스트리아무지크페어라인,뉴욕링컨센터,카네기홀등에서크리스토프에셴바흐,정명훈등세계적인아티스트와호흡을맞춘바있다.그는이번음악제를'자연'을주제로한프로그램을기획했다.그는“평창대관령음악제는대도시에서의스트레스에서벗어나순수한마음으로음악을들을수있는자리”라며“프로그램기획에는축제의사회적인역할에대해서도고민했다”고말했다.이를통해전쟁으로어려운시간을보내고있는우크라이나의연주단체키이우비르투오지스트링오케스트라를음악제에초청해뜻깊은공연을펼칠예정이다. 7월26일-8월5일 알펜시아및강원도일대 지상낙원하와이로알로하,나의엄마들 '지상낙원'이라고불리는하와이로떠나보는것은어떨까.뮤지컬알로하,나의엄마들은하와이를터전으로살아가는세여성,버들,홍주,송화의이야기를그린다. 그러나그들의현실은낙원과는거리가있다.이들의공통점은경상도김해의작은마을어진말출신의'사진신부'라는점.사진신부는1910년대부터미주에정착한미혼한인남성들과사진만교환한뒤결혼이민을떠나온여성을일컫는다.의병활동으로아버지를여읜가난한양반집딸버들,결혼하자마자과부가되어집으로돌아온홍주,무당손녀라는이유로수많은돌팔매질을당해온송화.이들은자신만의꿈과희망을쫓아중매쟁이가가져온사진한장에운명을걸고길을떠난다.이내도착한낯선땅에서고된현실에부딪히지만,굴하지않고서로의지하며독립운동에도힘을보태며꿋꿋이삶을이어간다. 작품은작가이금이의동명소설을원작으로한뮤지컬.지난해11월초연에서100여년전이민자들의이야기안에동시대적인메시지와감동을담아내관객에게호평을받았다.창작진은이번공연의완성도를높여오래사랑받을수있는레퍼토리로발전시키겠다는포부를전한다.연출가심새인은"인물들의정서와감정이한층강화된무대를선보이겠다"고말했다.특히이야기가하와이를배경으로펼쳐지는만큼시각적으로도여름에걸맞는시원함을선사할예정이다.무용가한선천이안무가로참여해이전공연보다더욱풍성한퍼포먼스와안무를선보일예정이다. 작품에는서울뮤지컬단단원들과함께새로운얼굴들이참여해기대를모은다.버들역에는뮤지컬배우이예은과우주소녀유연정이,홍주역에는헬로비너스출신의이서영이출연한다.송화역은초연에서같은역을맡은배우주다온과우주소녀박수빈이맡는다. 7월15일~8월19일 국립극장해오름극장
배경지식이 있어야 하는 책은 읽어나가기가 쉽지 않다. 가령 나폴레옹 러시아 원정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가 그렇다. 물론 소설을 읽을 때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무시하고 줄거리 위주로 즐길 수도 있지만 확실히 배경지식이 풍부하면 작가가 그 작품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고 행간 속에 숨겨진 묘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그런데 배경지식이 없이 ‘몸만 오면’ 된다고 손짓하는 친절한 작가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이 2012년 중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모옌이다. 그가 2009년에 발표한 개구리야 말로 천재 작가가 쓴 친절한 소설이다. 천재 작가의 친절한 소설 평소 중국 문학에 관심이 없다가 중국 현대문학에 발을 들여놓고 싶은 독자에게는 개구리만 한 소설이 없다고 자신한다. 이 소설은 시골 산부인과 의사인 완신이 오십 년 동안 무려 1만 명이 넘은 아기를 받은 영웅에서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1가구 1자녀를 규정한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인 ‘계획 생육’ 관리가 되고 정관 수술과 임신 중절 수술에 앞장서면서 급기야 ‘살아 있는 염라대왕’으로 비난과 저주를 받는 존재로 변모하기까지의 일대기를 그린다. 출산과 가족 문제를 다루는 소설인 만큼 중국의 고유한 가족관이나 풍습이 자주 등장하지만, 독자들은 아무런 제약 없이 편안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중국 문화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는 구성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개구리라는 재미난 제목을 정한 이유도 저자는 친절하게 소설 속에서 설명한다. 단순히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을 다룸으로써 대략 최근 60년간의 현대중국사회의 한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소설은 우선 초반부터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입력과 재미가 엄청나다. 읽다가 너무 재미나서 아껴 읽게 되고 재미난 부분을 다시 돌아가 읽어나가기 일쑤다. 게다가 유머, 슬픔, 감동, 기괴함까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재미나면서도 슬프고 슬프면서도 감동적인 소설이다. 중국 사회의 변화 보여줘 ‘계획 생육’을 무섭도록 잔인하게 실행하는 산부인과 의사 완신이 탄 쾌속정의 추격을 피해 허술한 뗏목에 만삭 아내를 태우고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시골 가족을 보면서 많은 독자는 눈물을 흘리기 마련이다. 뗏목을 따라잡은 ‘계획 생육’ 전용선이 추월하지 않고 뗏목을 강둑 쪽으로 밀어붙이려고 할 때 삿대를 쥔 사내는 산부인과 의사를 향해서 ‘고귀하신 의사 선생님, 우리를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라고 절규한다. 이 장면을 지켜본 이웃들은 모두 한마음이 되어서 뗏목 가족을 응원한다. 심지어 자신이 익사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일부러 물에 빠져서 뗏목 가족에게 시간을 벌여주려는 ‘계획 생육’ 간부의 행동은 모두를 감동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뗏목 추격 장면 하나만으로 저자 모옌은 1960~70년대 개발도상국 중국의 생생한 모습을 마치 인간 극장처럼 독자에게 잘 보여준다. ‘계획 생육’이 허용하지 않는 임신을 한 가정에 대해서 무시무시한 벌금을 부과하며 끝까지 추적해서 강제로 중절 수술을 시행한 1960~70년대였다면 ‘계획 생육‘을 비판한 개구리는 출간 자체가 불가능했을 터였다. 그러나 2009년이 되어서는 모옌도 중국 정부도 더 이상 산아제한이 중국의 미래를 밝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음이 분명하다. 지나친 산아제한으로 인해서 중국은 늙어가고 있으며 인권 존중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나라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는 각성이 일기 시작했다. 개구리는 중국 사회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은 소설이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화양초(교장 윤미경)에서는 6월을 작가와의 만남의 달로 지정하였으며, 이번 작가와의 만남은 작가와 이야기하며 도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학교 내 독서 문화를 조성하고자 추진되었다. 행사 진행 전 참여 학생들에게 작가의 주제 도서를 미리 증정하여 사전 독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준비하였다. 먼저 7일 1~2학년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조경희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였다.베스트셀러 <엄마 자판기>, <아빠 자판기>의 저자 조경희 그림책 작가와 함께 그림책 제작과정을 알아보고, 일상생활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책 씨앗 화분으로 표현하여 그림책 작가가 되어보는 독후활동으로 진행하였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실제로 읽었던 책을 쓰신 작가님과 이야기하면서 책과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을 더 많이 읽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남은 작가와의 만남은 14일 3~4학년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욕 좀 하는 이유나' 도서의 저자인 류재향 작가, 29일 5~6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불량한 자전거 여행' 도서의 저자인 김남중 작가를 초청해 진행할 예정이다. 윤미경 교장은 "작가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책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독서 능력도 향상 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음악과 우리 생활과의 관계는아주 밀접하다. 이 둘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다. 음악이 없다면 우리 생활은 얼마나 삭막할까? 우린 아침부터 밤 잠자리에 누울 때까지 음악과 함께 한다. 기상과 동시에 음악을 듣는다. 하루 시작이다. 일하면서도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많다. 음악이 생활화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저녁 7시, 수원시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하는 ‘시민농장 뮤직블러썸’이 탑동시민농장 잔디광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주요 출연진은 수원시립합창단원. 일요일 시민농장에서 농작물을 가꾸던 도시농부와 서수원시민 300여 명이 음악을 들으며 하루 피로를 완전히 씻었다. 힐링 공연 80분이 후딱 지나갔다. 서수원에 살고 있는 필자, 탑동시민농장에 곧잘 들린다. 작년엔 토종작물 교육을 받아 채종에 성공했고 올해는 여기서 30시간 양봉교육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밀랍에 담긴 꿀을 시식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다. 이곳 경관지역에서 지난 4월 핑크색 꽃잔디와 노란색 수선화, 하얀 꽃사과꽃의 장관을 보았다. 얼마 전에는 붉은 꽃양귀비 물결을 보았다. 조금 있으면 연꽃이 방문객의 시선을 잡을 것이다. 저녁을 일찍 챙겨먹고 버스킹 장소로 향했다. 여러 곳에 산재한 주차장은 만차에 가깝다. 잔디광장으로 가니 관객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무대 앞 중앙에는 주최 측에서 준비한 돗자리가 깔려 있다. 관객석 가장자리엔야외용 의자가 놓여 있다. 무대와 출연진 대기 천막도 보인다. 무대와 관객을 잇는 것은 공중에 늘어선 오징어잡이용 전등. 손님맞이가 끝난 것이다. 오늘 버스킹 반주는 4명으로 구성된 DSM 밴드가 맡았다. 진행은 합창단의 하지영 팀장. 하 팀장은 목소리와 진행 수준이 전문 MC 같다. 오프닝 연주에 이어 중창과 독창으로 귀에 익은 ‘수고했어 오늘도’ ‘I Believe’ ‘인연’이 나온다. 관객들은 박수를 치거나 손을 흔들며 음악 속으로 빠져 든다. 익숙한 멜로디의 팝송도 나온다.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인데 감미롭기만 하다. 진행자가 '라이온 킹'에 나왔던 음악이라고 알려준다. 4중창의 ‘Stand by me’에 이어 KBS 열린음악회 출연 경력이 있는 색소폰 김정렬 연주자의 색소폰 독주가 두 곡 있었다. ‘낭만에 대하여(최백호)’는 신중년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밤의 열기가 점차 뜨거워지고 있었다. 여성 3중창 ‘신호등’, 혼성 6중창 ‘이 밤이 지나면’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앵콜곡에 이어졌다. ‘슈퍼스타’ ‘여행을 떠나요’ ‘붉은 노을’에 이르러서는 누가 관객이고누가 출연자인지 모를 정도였다. 열심히 호응한 관객에게는 주최 측에서 준비한 작은 선물도 전달되었다. 출연진은 관객의 호응도에 따라서 열창의 정도가 달라지게 마련인 것이다. 프로그램 안내서를 보니 ‘연주자의 사정에 프로그램이 변경될 수 있다’고 했다. 오늘 실제 연주된 곡을 세어 보니 무려 18곡이다. 오늘 참석한 관객들은 초여름밤 하늘을 바라보며 잔디 위에서 펼쳐지는 가요와 팝 등 귀에 익은 노래를 맘껏 즐겼다. 따라 부를 수 있는 것은 맘껏 따라 했다. 흥이 넘치는 관객은 춤을 추기도 했다. 멋지고 아름다운 밤이었다. 필자는 수원시립합창단과 인연이 있다. 동대표 회장 시절인 2012년 5월 24일 합창단을 초청하여 가족행복 음악회를 일월초에서 가졌다.100여 명의 아파트 주민들이 행복감에 젖었다. 사실 서수원 시민들의 불만 중 하나는 문화적 혜택이 소외되고 있다는 다. 서수원의 자연환경은 다른 지역에 비해 우수하지만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문화행사는 적었기 때문이다. 오늘 그 불만이 조금은 해소되었다. 음악은 우리의 감정과 건강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힐링 요소임에 틀림 없다.
공무원 출장 여비가 17년 만에 오르게 됐습니다. 지난 3월 2일 「공무원 여비 규정」이 개정돼 숙박비·식비 등이 상향됐습니다. 공무 출장의 효율적인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물가 수준에 맞춰 여비 지급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려는 것이 정부의 개정 취지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현행 물가 수준에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개정된 여비 지급 금액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국내 여비 지급표 ■ 구분 기준표 출장 여비 QA Q. 근무지 외 출장 시 숙박시설 부족, 성수기 요금 부과 등의 불가피한 사유로 실비상한액을 초과해 지출한 경우 숙박비 지급은 어떻게 되나요? A. 공무상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될 경우에는 상한액의 30% 범위 내에서 추가 지급이 가능하나, 그 이상으로 지출한 금액에 대해서는 개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Q. 기상악화 등으로 당초 출장일정을 초과해 숙박한 경우, 숙박비·일비·식비 등의 여비를 추가 지급해야 하는지요? A. 공무 형편상 또는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늘어나는 일수는 출장일수에 포함해야 합니다. 부득이하게 출장 일정을 초과해 추가로 숙박을 한 경우에도 실비를 고려해 추가 지급할 수 있습니다. Q. 출장지가 아닌 출장 경로상에 있는 지역에서 숙박했을 경우에 숙박비 지급이 가능한지요? A. 출장 이행을 위해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숙박비 지급이 가능합니다. 다만 출장지보다 숙박비 실비상한액이 더 높은 지역에서 숙박한 경우라도 출장지를 기준으로 숙박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또한 기관 담당자가 출장수행에 필요한 숙박이 아니라고 판단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숙박비 지급을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Q. 근무지 내 출장 중에 업무수행과 관련한 만찬이 포함된 경우 출장 여비 지급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A. 식사를 제공받은 것이 명백해 소요비용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를 고려해 1식에 해당하는 금액(식비 2만 5천 원 × 1/3)을 감액한 후에 지급할 수 있습니다. Q. 개인 철도 마일리지를 사용해 철도승차권을 구매해 근무지 외 출장을 간 경우에 운임 지급을 어떻게 하나요? A. 공무상 출장 시 운임은 실비 정산을 원칙으로 하며 철도 이용 계약을 통해 할인된 요금으로 철도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개인이 보유한 철도 마일리지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운임을 지급할 수 없습니다. Q. 자가용을 이용해 근무지 외 출장을 간 경우 운임 지급방법은? A. 개인 자동차를 이용해 근무지 외 출장을 간 경우라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근무지와 출장 목적지 간의 대중교통 요금을 지급합니다. 다만 공무상 부득이한 사유로 자가용을 이용한 경우(산간오지 등 대중교통 수단이 없는 경우, 출장경로가 복잡해 대중교통 이용이 곤란한 경우, 심야시간 대 이동 또는 긴급한 사유가 있는 경우, 무거운 수하물 운송, 기타 업무 특성을 고려해 소속기관장이 정한 사유)로 인정받은 경우에는 연료비·통행료·주차료를 지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비 정산이 원칙이므로 영수증을 증빙해야 합니다. Q. 시험감독으로 감독수당을 받을 경우, 운임·식비·일비 등의 여비를 지급할 수 있는지요? A. 시험감독업무가 복무상 인정되는 출장이라면, 근무지 내 또는 근무지 외 출장 여비를 시험감독 수당과는 별도로 지급할 수 있습니다.
학교 외곽부터 시작되어 복도까지. 어느 순간부터 학교에 설치된 CCTV는 너무나도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학생들을 외부의 위험에서 지키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생활지도 영역, 학생들 사이에 발생한 학교폭력 문제까지 활용되고, 갈수록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2023년 4월 발표된 정부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는 학교폭력 조기 감지체계 구축이라는 계획하에 교내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의 신속 감지를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CCTV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목표가 들어있다. CCTV에 의한 초상권, 프라이버시 침해와 같은 다양한 논란에도 불구, 학교 내 CCTV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이렇게 설치된 CCTV의 관리 책임이 개별학교에 부여된다는 점이다. 이미 CCTV는 교내에서 학교폭력이 벌어졌을 때 학생과 보호자가 가장 먼저 찾는 자료가 되었고, 경찰도 마찬가지다. 학교는 잘잘못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학생과 학부모 측에게 객관적인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CCTV 영상을 제공하여 다툼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고 싶겠지만, 촬영된 영상이 한쪽에게만 유리한 것이어서 마치 공개가 일방의 편을 드는 것 같아 꺼려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또 CCTV 공개로 불리하게 된 쪽에서 개인정보가 침해되었다며 학교에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 CCTV가 학교에 설치되어 있고, 자동으로 영상이 촬영된다는 점에서 학교가 촬영된 영상을 보관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문이 없지만, 이렇게 촬영된 CCTV 영상을 외부에 제공할 수 있는지, 가능한 범위와 제공을 위한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많이들 궁금해한다. 이번 호에서는 학교폭력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학생 측이나 수사기관 등에서 요청하였을 때와 관련한 법령과 업무처리 요령을 준비해 봤다. CCTV 영상 공개와 관련한 다양한 규정들 학교에서 CCTV로 촬영된 영상과 관련하여 업무처리를 곤란해하는 이유는 관련된 법령과 지침이 너무 많고 복잡해서 정확한 정보를 찾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보호법」부터 시작하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과도 밀접하게 관련되고, 이러한 법률 외에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표준 개인정보 보호지침,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 교육부의 개인정보 보호지침,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마련해 둔 개인정보 보호지침 또는 영상정보처리기기 운영·관리 방침 등 다수의 규정이 난립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대부분큰 틀에서는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디테일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학교가 혼란스러운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르면 CCTV는 ‘영상정보처리기’로 불리며, 설치와 운영에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고(「개인정보 보호법」 제25조, 예컨대 임의로 비추는 부분을 조정하거나 녹음기능을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촬영된 영상 역시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보호된다. 한편 촬영된 CCTV 영상은 공공기관이 직무상 취득하여 관리하는 영상물이어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 적용되는데, 이 법은 정보의 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비공개 대상 정보를 별도로 규정하여 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공개를 제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정보공개법」 제9조). CCTV에 촬영된 사람들의 동의가 필요한가? 학교폭력 상황이 담긴 CCTV에는 공개를 요청하는 학생 측 외에도 상대방 학생이 촬영되어 있고, 옆에서 구경하거나 지나가는 다른 학생들은 물론 교원 등의 모습이 담긴다. 공개를 요청하는 학생 측에게 본인의 영상을 제공해 줄 수 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모습도 촬영되어 있으니 그들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만 제공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개인정보 보호법」은 공공기관(사립학교 포함)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하며(「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3호), 이렇게 수집한 개인정보를 특정한 조건하에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규정한다(「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 제1항). 이러한 제3자 제공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정보주체(영상에 촬영된 사람)의 동의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CCTV 영상에는 주변에 있던 다수의 사람이 찍히고, 이들이 누구인지 식별할 수조차 없거나, 일일이 이들의 동의를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법」은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또는 공공기관이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등에는 동의와 무관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 범위 내에서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규정하였다(「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 제1항 제2호). 학교에서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하는 근거가 되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에 학교폭력 사안의 조사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이를 위해 학생이나 학부모에 대한 사실확인과 상담이 필요하며, 이는 법에 근거한 학교의 소관 업무이다. 또한 각급 학교에 CCTV를 설치하고 촬영하는 목적은 다소간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 학생의 안전사고나 학교폭력예방 등의 이유이고, 이를 위해 영상이 수집된다. 이러한 사실들을 조합하면 CCTV 영상에 공개를 요청하는 학생 측 외에 다른 사람의 모습이 촬영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촬영된 자들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더욱이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보유하는 정보에 대하여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정보공개법」제3조). 또보유한 정보 중 개인의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더라도 공개하는 것이 공익이나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다목), 촬영된 자들의 동의 없는 공개가 충분히 가능하다. CCTV 영상의 공개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하지만 이 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CCTV 영상을 반드시 공개해야 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간혹 CCTV 영상을 관련 학생 측에게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분쟁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CCTV 영상은 객관적인 사실을 담은 영상이지만, 그 내용을 해석하는 것은 사람인지라 보는 사람의 주관이 강력하게 개입된다. 영상 전체가 아닌 특정 부분을 강조하거나, 사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 각자에게 유리한 대로 판단하기도 하고, 주변에 있던 학생들 역시 학교폭력 가해자라고 하거나, 상황을 모르고 지나가던 교원의 모습을 보고 학교폭력을 방임한다며 트집을 잡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예상된다면 학교는 CCTV 영상을 비공개할 수도 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 사안에 관하여 외부로 누설될 경우 분쟁당사자 간에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음이 명백한 사항을 비밀로 정하고 있다(「학교폭력예방법」 제21조, 같은 법 시행령 제33조 제3호). 정보공개 청구를 한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이 나온다는 점에서 이들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CCTV 영상 공개를 거부할 수도 있는 것이다(「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한편 CCTV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더라도, 공개 방법이 영상파일 사본을 교부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파일의 사본이 제공된다면 학생이나 보호자를 통해 본래의 목적 외로 사용될 우려가 크고, 이를 이용하여 추가적인 학교폭력 등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하는 측에게 사본 파일을 교부하기 보다는 일시와 장소를 정해 해당 영상을 함께 확인하며 열람하는 방식을 권하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모자이크해서 제공해야 할까? 학교가 CCTV 영상을 제3자의 개인정보 보호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하였을 때, 관련 학생 측에서 다른 사람들을 모자이크하여 제공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한다. 학교는 이러한 요청에 따라야 할까? 먼저 「정보공개법」은 공개 대상 정보에 비공개 대상 정보가 혼합되어 있으면 이를 분리할 수 있는 경우 분리하여 공개하여야 한다고 하므로(「정보공개법」 제14조), 모자이크 처리를 통해 요청자에게 반드시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는 녹화된 영상이 자동적으로 모자이크 처리되는 것이 아니고,편집기술을 가진 자가 수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은 원본 자료를 편집하여 새로운 동영상을 ‘생성’하는 것이므로, 위에서 말하는 ‘분리’와 다르다는 취지로 판결하였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두25729 판결 참조). 즉 모자이크를 통한 공개에 응할 의무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할지라도 학교에서 정보공개 청구자의 요청에 따라 모자이크 처리하여 제공하는 것도 가능은 하다. 이를 위해 소요된 비용은 실비의 범위에서 공개를 요청한 자가 부담하게 할 수 있다(「정보공개법」 제17조 제1항). CCTV 영상을 제공하는 절차는? 앞서 설명한 내용을 잘 숙지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막상 학교폭력으로 인해 흥분된 상태의 학생과 보호자가 CCTV 영상을 제공해달라며 학교로 찾아왔을 때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먼저 학교폭력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의 존재 여부 확인, 자녀 외에 다른 사람들이 촬영된 부분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판단하는 절차가 있고, 이를 통해 공개·비공개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을 설명한 후, 행정실에 비치된 정보공개 청구서를 작성하도록 안내한다. 이때 정보공개 청구서의 ‘청구내용’ 부분에는 요청하는 CCTV의 설치장소, 확인하고 싶은 시간이나 상황, 요청하는 사유 등을 작성하도록 안내하고, 공개 방법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열람·시청 부분을 선택하도록 권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정보공개 청구서가 접수되면 학교는 청구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공개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부득이한 경우 10일 범위에서 연장 가능), 판단 결과 공개로 결정한다면 그로부터 10일 이내에 공개일시, 공개장소 등을 명시하여 통지하면 된다. 만일 비공개로 결정한 때에는 비공개 사유 등을 명시하여 통지한다. 경찰이 제공을 요청한다면? 근래에는 학교와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 외에도 학교폭력을 경찰에 신고하여 진행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경찰에서 학교로 CCTV 영상 등 관련 자료 제공을 요청해 오기도 한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이렇게 수사를 위해 개인정보와 같은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7호), 수사기관은 공사단체에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요청할 수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199조), 학교에서 경찰에 CCTV 영상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때 역시 촬영된 자들의 동의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이럴 때는 경찰에 공문을 통해 제출 요청을 할 것을 요청하고, 해당 공문에 대한 회신으로 제공하는 편이 적절하다.
생성 AI 챗GPT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분야도 올 상반기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학교 교육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교육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AI의 진화와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챗GPT의 지혜로운 활용이 관건인 셈이다. 본지는 챗GPT로 상징되는 AI 활용교육이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교육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전문가 의견을 싣는다. 글 싣는 차례는 1. 챗GPT 등장과 교육의 변화 2. 챗GPT가 바꿀 교수학습 과정 3. 챗GPT 시대의 교사와 학생 순이다. 편집자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교육포럼에 다녀왔다. 최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챗GPT를 교육현장에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는 교육자들의 모임인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챗GPT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교원이 88.9%,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교사도 70.1%로 나타나 초·중·고 교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1. 챗GPT의 학습량은 인터넷 정보 챗GPT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용어 그대로 채팅할 수 있는 언어모델이다. 챗GPT 돌풍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동안 전문가의 도구라고 여겨졌던 인공지능 모델을 누구나 쉽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챗GPT 용어를 살펴보면 어떤 목적으로 개발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챗GPT는 무언가를 생성(Generative)하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채팅을 목적으로 말(글)을 생성한다. 말을 생성할 때 사전에 학습된(Pre-trained) 정보와 지식을 사용하는데, 인터넷에 있는 대부분의 정보를 학습했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사람이 사용하는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2의 글을 모두 학습했고, 전문가들이 써 놓은 인터넷의 글들을 대부분 학습했다고 한다. 또한 트랜스포머(Transfomer)라는 단어 사이의 연관성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해서 말을 만들어 준다. 이전에도 자연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많았지만, 성능이 좋지 못했다. 트랜스포머 기법은 단어 관계를 파악해서 맥락이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사람에 가까운 말을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챗GPT를 다른 말로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학습했기 때문이다. 챗GPT가 만들어 내는 말의 수준은 체감적으로 판단할 때 각 분야의 준전문가 수준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박사과정 학생 정도의 답변을 주는 것 같다. 필자가 모르는 분야에서는 챗GPT의 답변이 전문가 수준에 근접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챗GPT도 단점이 있는데, 대표적인 문제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다. 챗GPT의 목적 자체가 사람처럼 말을 생성하기 때문에 말의 사실성을 검증하지 않는다. 즉 거짓말도 그럴싸하게 해준다는 얘기다. 얼마 전 발표된 유네스코 보고서3에서도 진실이 중요한 문제에서는 신중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내용의 사실성이 중요한 경우 반드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챗GPT 답변은 2021년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했기 때문에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한 질문에는 엉뚱한 답을 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개발한 검색엔진인 Bing에서는 질문 수준을 사용자가 설정하도록 옵션을 제공한다. 대화 스타일에서 ‘보다 창의적인, 보다 정밀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답변의 근거가 되는 출처도 제공한다. 구글에서 개발한 Bard는 다른 초안을 제시해 주고, 출처도 표기해 준다. 이렇듯 챗GPT의 단점을 보완하는 도구는 계속 개발될 것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본다면 챗GPT의 경우 무료버전과 유료버전의 답변에 질적인 차이가 발생하여 정보의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유료버전은 4.0버전을 사용하지만 무료버전은 3.5버전만 사용 가능하다. 또한 답변 속도도 유료버전이 훨씬 빠르다. 이런 양상은 빈부의 격차에 의해 정보의 격차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빈부 격차가 정보 격차로 이어질 수도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용연령에 대한 점이다. OpenAI에서는 챗GPT의 사용연령을 13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18세 미만인 경우 부모 또는 법적보호자의 허가를 받아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4. 원칙적으로 초등학생들은 사용이 불가하며, 중학생 이상도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단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해(Understand) → 결정(Decide) → 모니터(Monitor)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먼저 현재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챗GPT가 무엇인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챗GPT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목적에 맞게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행결과 검증과 공평한 사용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교육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고등교육에서의 챗GPT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지만, 초·중·고 교육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OpenAI에서 제시한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 문서5에서는 수업설계, 교수·학습자료 개발, 퀴즈 및 과제출제, 학생들의 결과물 평가 등 다음과 같은 교수·학습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수업계획 및 기타 활동을 위한 초안 작성 및 브레인스토밍 •퀴즈문제 또는 기타 연습문제 설계에 대한 지원 •맞춤형 튜터링 도구 실험하기 •다양한 선호도에 맞게 자료 사용자 지정(언어 단순화, 다양한 읽기 수준에 맞게 조정, 다양한 관심사에 맞는 맞춤형 활동 만들기) •글쓰기 부분에 대한 문법적 또는 구조적 피드백 제공 •글쓰기 및 코딩과 같은 영역의 기술 향상 활동(코드 디버깅, 글 수정, 설명 요청)에 사용 •AI가 생성한 텍스트 비평 좀 더 근본적으로 챗GPT를 초·중·고 교육에 도입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초·중·고 교육이 무엇이고,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제시된 방향을 보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며,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을 지향한다고 되어 있다. 결국 초·중·고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알려주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과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챗GPT가 이런 초·중·고 교육의 목적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살펴보면 도입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먼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과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힘을 길러줄 수 있는가이다. 전통적인 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배움의 불씨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교사의 몫이었다. 또한 학생들의 성취도와 성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피드백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교사가 하는 일이었다. OpenAI의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에서는 학생들의 에세이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는 일도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최근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에서는 챗GPT를 적용한 온라인 튜터 칸미고(Khanmigo)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였다6. 칸미고는 학생들이 공부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볼 수 있는 보조교사 역할을 한다. 이제 지식을 전달해 주고 학생들을 격려하거나 다음 단계를 추천해 주는 일은 챗GPT에게 맡길 수 있게 되었다. 유네스코 보고서에서는 이런 역할을 Collaboration coach, Personal tutor, Study buddy로 설명하면서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자기 소질과 적성을 찾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자녀들의 신상과 흥미·취미·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정보를 알려주고, 어떤 진로나 직업을 선택하면 좋을지 질문해 보라고 하였다. 학부모들은 일반적인 진로상담 수준의 답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진로지도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키면 아이들에게 적합한 진로상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특정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켜서 그 분야에 특화된 답변을 하게 만드는 것을 파인튜닝(fine tuning)이라고 한다. 최근 파인튜닝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의료’분야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생성 AI 해커톤에서도 의료분야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개발한 팀이 우승했다7. 이런 추세면 교육분야에서도 파인튜닝한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의 데이터와 정보를 입력받아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주고 원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까지 조언해 준다면 두 번째 목적도 달성하게 될지도 모른다. 챗GPT는 현대 교육시스템과 교육방식, 교육자의 역할 등 전방위에서 질문을 던진다. 현대 교육에서 하고 있는 대부분의 역할을 내가 대신할 수 있다면 학교·졸업장·교사와 같은 제도가 정말 필요한지 묻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자 주체성(Student agency)을 길러주는 것이 미래 지향적인 교육목표라고 한다면 챗GPT가 아닌 인간 교사가 그 역할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유네스코 미래교육 보고서8에서는 전 세계 교육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 세가지다. 이 질문을 빌어 챗GPT의 활용에 대해 답한다면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아이들을 사랑과 존중의 태도로 대하고, 챗GPT가 주지 못하는 배움의 불씨를 일으키는 일, 수업설계의 주도권과 결정권을 위임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일 2. 우리는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챗GPT를 사용하더라도 데이터로만 아이들을 평가하지 않는 일, 챗GPT를 맹신하여 교육 전반에 종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일 3.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AI 리터러시를 함양하는 일, 교사들도 주변의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는 일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미래교육에서 교사들은 설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도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생성 AI 챗GPT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분야도 올 상반기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학교 교육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교육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AI의 진화와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챗GPT의 지혜로운 활용이 관건인 셈이다. 본지는 챗GPT로 상징되는 AI 활용교육이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교육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전문가 의견을 싣는다. 글 싣는 차례는 1. 챗GPT 등장과 교육의 변화 2. 챗GPT가 바꿀 교수학습 과정 3. 챗GPT 시대의 교사와 학생 순이다. 편집자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교육포럼에 다녀왔다. 최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챗GPT를 교육현장에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는 교육자들의 모임인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챗GPT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교원이 88.9%,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교사도 70.1%로 나타나 초·중·고 교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챗GPT의 학습량은 인터넷 정보 챗GPT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용어 그대로 채팅할 수 있는 언어모델이다. 챗GPT 돌풍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동안 전문가의 도구라고 여겨졌던 인공지능 모델을 누구나 쉽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챗GPT 용어를 살펴보면 어떤 목적으로 개발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챗GPT는 무언가를 생성(Generative)하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채팅을 목적으로 말(글)을 생성한다. 말을 생성할 때 사전에 학습된(Pre-trained) 정보와 지식을 사용하는데, 인터넷에 있는 대부분의 정보를 학습했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사람이 사용하는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글을 모두 학습했고, 전문가들이 써 놓은 인터넷의 글들을 대부분 학습했다고 한다. 또한 트랜스포머(Transfomer)라는 단어 사이의 연관성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해서 말을 만들어 준다. 이전에도 자연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많았지만, 성능이 좋지 못했다. 트랜스포머 기법은 단어 관계를 파악해서 맥락이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사람에 가까운 말을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챗GPT를 다른 말로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학습했기 때문이다. 챗GPT가 만들어 내는 말의 수준은 체감적으로 판단할 때 각 분야의 준전문가 수준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박사과정 학생 정도의 답변을 주는 것 같다. 필자가 모르는 분야에서는 챗GPT의 답변이 전문가 수준에 근접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챗GPT도 단점이 있는데, 대표적인 문제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다. 챗GPT의 목적 자체가 사람처럼 말을 생성하기 때문에 말의 사실성을 검증하지 않는다. 즉, 거짓말도 그럴싸하게 해준다는 얘기다. 얼마 전 발표된 유네스코 보고서에서도 진실이 중요한 문제에서는 신중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내용의 사실성이 중요한 경우 반드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챗GPT 답변은 2021년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했기 때문에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한 질문에는 엉뚱한 답을 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개발한 검색엔진인 Bing에서는 질문 수준을 사용자가 설정하도록 옵션을 제공한다. 대화 스타일에서 ‘보다 창의적인, 보다 정밀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답변의 근거가 되는 출처도 제공한다. 구글에서 개발한 Bard는 다른 초안을 제시해 주고, 출처도 표기해 준다. 이렇듯 챗GPT의 단점을 보완하는 도구는 계속 개발될 것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본다면 챗GPT의 경우 무료버전과 유료버전의 답변에 질적인 차이가 발생하여 정보의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유료버전은 4.0버전을 사용하지만 무료버전은 3.5버전만 사용 가능하다. 또한 답변 속도도 유료버전이 훨씬 빠르다. 이런 양상은 빈부의 격차에 의해 정보의 격차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빈부 격차가 정보 격차로 이어질 수도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용연령에 대한 점이다. OpenAI에서는 챗GPT의 사용연령을 13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18세 미만인 경우 부모 또는 법적보호자의 허가를 받아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초등학생들은 사용이 불가하며, 중학생 이상도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단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해(Understand) → 결정(Decide) → 모니터(Monitor)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먼저 현재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챗GPT가 무엇인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챗GPT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목적에 맞게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행결과 검증과 공평한 사용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교육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고등교육에서의 챗GPT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지만, 초·중·고 교육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OpenAI에서 제시한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 문서에서는 수업설계, 교수·학습자료 개발, 퀴즈 및 과제출제, 학생들의 결과물 평가 등 다음과 같은 교수·학습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수업계획 및 기타 활동을 위한 초안 작성 및 브레인스토밍 •퀴즈문제 또는 기타 연습문제 설계에 대한 지원 •맞춤형 튜터링 도구 실험하기 •다양한 선호도에 맞게 자료 사용자 지정(언어 단순화, 다양한 읽기 수준에 맞게 조정, 다양한 관심사에 맞는 맞춤형 활동 만들기) •글쓰기 부분에 대한 문법적 또는 구조적 피드백 제공 •글쓰기 및 코딩과 같은 영역의 기술 향상 활동(코드 디버깅, 글 수정, 설명 요청)에 사용 •AI가 생성한 텍스트 비평 좀 더 근본적으로 챗GPT를 초·중·고 교육에 도입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초·중·고 교육이 무엇이고,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제시된 방향을 보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며,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을 지향한다고 되어 있다. 결국 초·중·고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알려주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과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챗GPT가 이런 초·중·고 교육의 목적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살펴보면 도입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먼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과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힘을 길러줄 수 있는가이다. 전통적인 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배움의 불씨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교사의 몫이었다. 또한 학생들의 성취도와 성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피드백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교사가 하는 일이었다. OpenAI의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에서는 학생들의 에세이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는 일도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최근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에서는 챗GPT를 적용한 온라인 튜터 칸미고(Khanmigo)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였다. 칸미고는 학생들이 공부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볼 수 있는 보조교사 역할을 한다. 이제 지식을 전달해 주고 학생들을 격려하거나 다음 단계를 추천해 주는 일은 챗GPT에게 맡길 수 있게 되었다. 유네스코 보고서에서는 이런 역할을 Collaboration coach, Personal tutor, Study buddy로 설명하면서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자기 소질과 적성을 찾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자녀들의 신상과 흥미·취미·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정보를 알려주고, 어떤 진로나 직업을 선택하면 좋을지 질문해 보라고 하였다. 학부모들은 일반적인 진로상담 수준의 답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진로지도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키면 아이들에게 적합한 진로상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특정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켜서 그 분야에 특화된 답변을 하게 만드는 것을 파인튜닝(fine tuning)이라고 한다. 최근 파인튜닝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의료’분야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생성 AI 해커톤에서도 의료분야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개발한 팀이 우승했다. 이런 추세면 교육분야에서도 파인튜닝한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의 데이터와 정보를 입력받아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주고 원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까지 조언해 준다면 두 번째 목적도 달성하게 될지도 모른다. 챗GPT는 현대 교육시스템과 교육방식, 교육자의 역할 등 전방위에서 질문을 던진다. 현대 교육에서 하고 있는 대부분의 역할을 내가 대신할 수 있다면 학교·졸업장·교사와 같은 제도가 정말 필요한지 묻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자 주체성(Student agency)을 길러주는 것이 미래 지향적인 교육목표라고 한다면 챗GPT가 아닌 인간 교사가 그 역할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유네스코 미래교육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교육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 세가지다. 이 질문을 빌어 챗GPT의 활용에 대해 답한다면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아이들을 사랑과 존중의 태도로 대하고, 챗GPT가 주지 못하는 배움의 불씨를 일으키는 일, 수업설계의 주도권과 결정권을 위임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일 2. 우리는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챗GPT를 사용하더라도 데이터로만 아이들을 평가하지 않는 일, 챗GPT를 맹신하여 교육 전반에 종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일 3.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AI 리터러시를 함양하는 일, 교사들도 주변의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는 일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미래교육에서 교사들은 설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도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나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한 장의 그림을 잊지 못한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딱 보기에도 첩첩산중인 험난하고 깊은 산과 큰 나무로 둘러싸여진 고립된 집. 집에서 시작된 길은 다리로 이어지지만, 돌더미에 가로막혀 있다. 단절된 길 때문에 가지 못한 밭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강물에는 사람이 떠내려가고 있다. 잘 그린 풍경화 속에는 현실이 어떻게 아이의 꿈을 빼앗아 갔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는지, 내가 뭘 할 수 있겠냐는 자포자기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한 장의 그림에 담긴 심리적 정보, 풍경화구성법 풍경화구성법은 종이에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이라는 열 가지 항목으로 풍경화를 완성하는 미술치료기법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신의 내면세계가 도화지에 펼쳐지고,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내면세계는 더욱 구체화된다. 풍경화구성법의 최대 장점은 이야깃거리를 풍부하게 던져준다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그린 그림에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답하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심리적 정보를 하나둘 꺼내놓는다. 풍경화구성법은 이전에 소개했던 심리검사보다 실시방법이 조금 복잡하지만, 어렵지는 않다. 물론 전문적인 해석까지는 무리가 있지만, 어려움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다. 풍경화구성법은 내용이 다소 많기 때문에 여러 번에 나누어 설명한다. 이번 호에서는 실시방법과 풍경화 구성요소 중 강·산에 대해서 살펴본다. ● 준비물과 실시방법 - 준비물: A4 용지(8절지 도화지 가능), 사인펜·색연필 혹은 크레파스 - 실시방법 ① A4 용지에 검은색 사인펜으로 테두리를 그린 후, 필기구와 함께 제시한다. ② 다음 지시사항에 따라서 그림을 그리게 한다. “지금부터 풍경화를 그릴 거예요. 그림을 잘 그리거나 못 그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풍경화에 필요한 10개의 항목을 차례대로 불러드리면, 생각나는 대로 편안하게 그려주시면 됩니다.” ③ 풍경화에 필요한 10개의 항목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을 순서대로 불러준다. “먼저 강을 그려주세요” “자, 강을 다 그리셨으면, 다음은 산을 그려주세요.” …(중략)… “자, 마지막으로 돌입니다. 돌을 그려주세요.” ※ 10가지 항목은 한꺼번에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 순서대로 제시해야 한다. ※ “강은 어떤 크기로 그리나요? 호수를 그려도 되나요?”, “동물은 몇 마리 그리나요?” 등의 질문에 “떠오르는 대로 그리시면 됩니다”라고 한다. 최대한 자신에게 떠오른 이미지 그대로를 표현하도록 한다. ④ 10가지 항목을 모두 그리면, 다음과 같은 지시문을 이야기한다. “제시한 항목으로만 풍경화를 그렸기 때문에, 뭔가 아쉬운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더 그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나만 더 추가해서 그릴 수 있습니다.” ⑤ 추가항목까지 모두 그렸다면, 색칠하도록 한다. “다 그렸다면, 색칠을 해주세요.” ⑥ 색칠까지 모두 끝났다면, 그림에 대한 질문을 한다. ※ 필자는 색칠하는 시간을 따로 주지 않고, 색을 칠하는 동안 질문을 한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도 있지만, 색칠하면서 답변을 동시에 하면 더욱 무의식적으로, 생각나는 대로 대답하기 때문에 내면의 생각을 더 잘 표현한다. 이렇게 발문한다. “다 그렸다면, 지금부터 색칠을 해주세요. 색칠하는 동안 그림에 대해서 몇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그림을 그렸듯이, 질문에 대한 답변도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말하면 됩니다. 말이 되는지, 앞뒤 문장이 연결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 떠오르는 대로 말해주세요.” ● 풍경화구성법 순서와 채색의 중요성 풍경구성기법은 구성요소를 순서대로 그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공개한다면, 계획된 구도로 풍경화를 그리기 때문이다. 풍경화구성기법의 목적은 ‘잘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각각의 구성요소가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즉 ‘강·산’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생겨진 공간과 각각의 요소를 이어 줄 ‘길’이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그림검사하면 떠오르는 ‘HTP’, 즉 ‘집·나무·사람’을 어디에 배치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실시방법에서 제시된 것처럼 반드시 순서대로 하나씩 제시해야 한다. 채색 또한 중요하다. 유난히 산에 집착해서 덧칠하기도 하고, 특정 항목에만 색을 칠하지 않기도 한다. 산은 작고 강은 크게 그렸지만, 강은 연하게 칠하고 산은 진하게 덧칠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색칠에는 심리가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색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색칠하는 시간을 따로 줘도 좋고, 색을 칠하는 동안 질문을 해도 된다. 모든 그림검사가 그렇지만 풍경화구성법 역시 기계적인 해석을 피하고, 풍경화가 주는 전체적인 느낌과 그림에 담겨있는 이야기 등을 서로 이야기 나누며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구성요소가 주는 의미 그럼 이제부터 각각의 구성요소에 대해 물어보면 좋은 질문이 무엇이고, 그 질문이 왜 필요하며, 각각의 구성요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1. 강 강은 무의식 세계를 의미한다. 무의식 세계는 자동적으로 나오는 습관적 행동(사고) 패턴이다. 만약 비효율적이고, 잘못된 방식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면 대인관계능력과 적응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문제는 스스로 알아차리지 전까지 계속 반복하며 실패경험을 쌓는다는 것이다. 강과 관련된 다음의 질문들은 아이들의 무의식 세계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 이 강은 얼마나 넓고 큰 강이니? - 이 강을 건널 수 있니? 건너면 무엇이 있니? - 이 강은 깨끗하니? 어느 정도로 깨끗한 강이니? ● 종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큰 강 아이들은 엄청 큰 강을 그리고도 작다고 하고, 작게 그리고도 큰 강이라고 한다. 따라서 강의 크기와 깊이는 질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강은 대부분 그림 2처럼 종이 하단에 1/4가량의 크기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림 3처럼 종이의 2/3가량을 차지하게 그리는 경우도 있다. 풍경화에 필요한 구성요소 10가지를 차례로 불러준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제시된 강을 종이의 절반 혹은 2/3 이상 차지하게 그렸다면, 무의식적인 습관·패턴으로 살고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무의식적인 습관·패턴을 개선하려면 우선 알아차리고, 수정을 다짐하고, 반복해서 연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강이 과하게 크다면 행동(사고) 패턴을 살펴보고, 더 효과적인 행동과 의사결정으로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 건널 수 없는 강 강을 건널 수 있는지도 의미가 있다. 강에 다리를 그려 넣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리지 않는다. 하지만 ‘강을 건널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강이 얕아서 건널 수 있어요’, ‘강 위쪽에 다리가 있어요’ 등의 답을 한다. 물론 건널 수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다. 다리는 대부분 길과 이어진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다음 호의 ‘길’ 구성요소에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강을 건너면 아무것도 없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고, 강을 건너면 또 다른 마을이 나온다는 아이들도 있다. 그 마을에 가고 싶은지, 가기 싫다면 왜 가기 싫은지 등의 추가 질문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구체화해도 좋다. ● 강가에 쌓아 올린 돌 강가에 정성스럽게 돌을 쌓아놓는 경우도 많다. 이는 무의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의지, 즉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다. 아주 강박적이거나, 높게 쌓여있거나, 크기가 매우 크지 않다면 문제 될 것은 없다. 오히려 자신을 지키는 힘으로 볼 수 있어 적당한 경계는 건강한 정서상태로 볼 수 있다. 그림 4와 그림 5는 모두 강에 돌을 쌓았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다. 심지어 그림 5는 길이 강 앞에서 끊어진 것도 모자라 돌로 막아놓았다. ● 물고기가 죽어있는 더러운 강 대부분 아이는 물고기가 살고, 물에 들어가서 놀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고 한다. 하지만 간혹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 때문에 더러워서 악취가 나고 강가에 핀 꽃들도 모두 죽어있다고 하는 아이도 있다. 물의 맑기를 통해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지 알 수 있다. 2. 산 산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장애물, 즉 극복해야 할 어려움을 시사한다. 그래서 산은 얼마나 높은지, 뾰족한지 완만한지, 올라갈 수 있는지 여부, 위험한 동물이 사는지 여부 등을 묻는 질문이 중요하다. 또한 산의 정상까지 올라가 본 적이 있는지, 올라가지 않았다면 왜 그랬는지 묻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얼마나 높은 산이니?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산이니? 끝까지 올라가 봤니? 그럼 올라가 본 사람은 있니? 왜 넌 안 올라갔니? - 위험한(무서운) 산이니? 왜 위험하니(무섭니)? - 이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니? ● 위험한 산, 접근할 수 없는 산 대부분은 등산이 가능한 평범한 산이라고 답한다. 정상까지 올라가 봤다는 답도 많고,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했다는 대답도 종종 있다. 문제는 산 자체가 위험한 경우이다. 그림 7의 왼쪽 산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이라서 아예 돌로 출입을 봉쇄했다. 오른쪽 산은 꽃이 만발했지만, 사실은 무서운 늑대가 산다. 뿐만 아니라 강에는 식인 물고기까지 살고 있다. 아이들은 곧 죽는다는 사실을 모른 채 놀고 있다. 그림 8처럼 산 정상이 암벽으로 되어 있어 일반인은 올라가지 못하고, 전문장비를 갖춰야만 올라갈 수 있는 경우도 있다1. 산이나 강에 배치되는 동물·꽃·돌은 산을 그릴 때 그려지기보다는 ‘동물·꽃·돌’을 그리는 8·9·10 순서에서 등장한다. 자기 삶에 장애물이라고 생각되는 것에 외부요인인 동물·꽃·돌을 첨가하면서 회피하거나 지금의 행동을 합리화하곤 한다. 처음에 소개한 그림 1처럼 깊고 험한 산이라서 오르지 못한다면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포기상태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오를 수 있는 산인지, 정상까지 올라가 봤는지, 왜 오를 수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문제해결방법을 찾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다음 호에서는 자신의 노력 정도에 따라 크기와 수확량이 달라지는 ‘밭’과 산·강·밭·집 등을 연결시켜주는 ‘길’에 대해서 살펴본다.
욕망의 뇌과학 (폴 J. 잭 지음, 이영래 번역, 포레스트북스 펴냄, 320쪽, 1만8,500원) 우리가 특별한 경험을 하면 도파민과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이를 다시 경험하기 위해 행동하기로 설득된 상태를 ‘몰입’이라 한다. 저자는 몰입 시 혈액 내 신경화학물질 변화를 20년간 측정한 결과를 토대로 정보를 오래 기억에 남기는 법, 조직 전체의 능률을 끌어올리는 법, 타인을 설득하는 법 등을 안내한다. 알파의 시대 (마크 매크린들·애슐리 펠·지샘 버커필드 지음, 허선영 번역, 더퀘스트 펴냄, 368쪽, 1만9,800원) 아직 미완성인 알파세대에 대한 다각적 접근을 시도한다. ‘엄마’라는 단어보다 ‘알렉사’를 먼저 말하는 이들에게 현대 사회의 기술이 미친 영향과 앞으로의 삶을 단계별로 조망한다. 알파세대를 자녀나 학생·소비자·구성원으로 접하는 기성세대의 인터뷰도 함께 담아 균형감을 유지하고자 했다. 알파세대를 만족시키기 위한 세 가지 키워드는 무엇일까? 교과서는 사교육보다 강하다 (배혜림 지음, 카시오페아 펴냄, 320쪽, 1만8,000원) 현직 교사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초·중·고 공부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는 21년간 학생들을 지켜본 결과 ‘교과서 한 권을 정확히 이해하는 힘’이 중요함을 깨달았다며, 최상위권 성적을 결정하는 중요한 차이가 ‘교과서 공부’에 있다고 강조한다. 교과서가 어떻게 구성돼 있고, 어떤 내용을 전달하려 하는지 제대로 파악해 ‘교과력’을 갖추도록 안내한다. 유전자 오디세이 (에블린 에예르 지음, 김희경 번역, 사람in 펴냄, 308쪽, 2만 원) 기술발전으로 살아 있는 인간뿐만 아니라 먼 선조들의 DNA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아주 오랜 기록이 누적된 우리 몸속 DNA는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이며, 99.9%의 유전자가 일치함을 보여준다. 우리 조상들은 어떤 이유로 고향을 떠나 지구 전역으로 퍼져나갔을까? DNA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를 토대로 인류의 이주사를 재구성한다. 10대를 위한 관계 수업 (사이토 다카시 지음, 송지현 번역, 또다른우주 펴냄, 172쪽, 1만4,000원) 청소년기는 본격적으로 사회성을 키우는 시기다. 이 책에서는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힘’, ‘마음이 맞는 친구를 사귀는 힘’,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 잘 지내는 힘’을 균형있게 키워나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어른이 되기 전 서로 미숙해서 충돌할 때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용기를 불어넣는다. 한 권으로 끝내는 메타버스 수업 (정철환 지음, 믹스커피 펴냄, 352쪽, 1만7,000원) 메타버스 세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 시대다. 누군가는 메타버스 세상의 주역이 될 수 있고, 누군가는 따라가기도 급급할 것이다. 이 책은 메타, 디센트럴랜드, 에픽 게임즈 등 실제 기업들의 사례와 포켓몬 GO, 젤다의 전설, 레디 플레이어 원,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다양한 게임과 영화를 예로 들어 메타버스를 쉽게 설명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빅터 D.O. 산토스 지음, 안나 포를라티 그림, 김서정 번역, 한빛에듀 펴냄, 48쪽, 1만5,000원)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여러 요소 중 ‘언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인칭 화자가 페이지마다 수수께끼처럼 풀어놓는 언어의 발자취를 통해 모든 언어와 문화가 다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강렬한 삽화가 어우러져 깊이 있는 생각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유네스코가 선포한 ‘세계 토착어 10년’(2022~2032년) 선정작이기도 하다. 모범생이 되는 일곱 가지 방법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박선주 번역, 책과콩나무 펴냄, 72쪽, 1만5,000원) 주인공 콜레트와 모는 모범생이 되기 위한 규칙을 목록으로 정리하고는 하나도 지키지 않는다. 모범생은커녕 쫓겨나지나 않을지 걱정되지만, 가기 싫어하던 학교를 가장 즐거워하는 아이로 변해가는 모습은 진지한 생각으로 이끈다. 훌륭한 어린가 아니더라도 재밌게 학교 다니는 것 만으로 아이들이 제몫을 충분히 해 내는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코로나19가 학생들에게 학력저하 문제만을 초래했다고? 기초체력 저하도 시급하다! 3년 동안 자의가 아닌 강제로 외부활동을 못하게 된 아이들은 어느덧 ‘집콕’ 생활에 익숙해졌다.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여가시간은 게임과 유튜브 시청으로 보내는 것이 일상. 운동장에서 뛰며 친구들과 부딪히고 땀 흘렸던 기억은 잊은 지 오래다. 이에 교육당국에서도 학생들의 기초체력을 일깨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최근 전교생이 참여하는 ‘0교시 운동시간’을 운영한다. 학교 운동장에서 줄넘기는 기본이고, 축구·농구·탁구·티볼 등 다양한 운동을 한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뛰어노는 아이들의 입가에 웃음이 가득하다. 이른바 ‘아침 체인지’로 불리는 운동시간은 참여학교 신청이 쇄도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학교체육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적용된 등교시간 자율화에 맞춰 ‘등굣길 아침운동’을 활성화했다. 각 학교에서 스포츠 동아리를 운영하거나 건강체력교실, 학급·학년별 아침운동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2018년 이후 중단된 ‘경기도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도 부활해 전국대회와 연계되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맞는 2023년 여름. 아이들의 몸속 깊숙이 숨어버린 운동 세포들을 깨워줘야 할 때다. 최근 스포츠를 소재로 개봉한 한국 영화 3편을 소개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도 있어 메시지가 전하는 울림이 더욱 묵직하다. 꼴찌 부산중앙고의 반전 실화 다룬 리바운드 ‘신이 내린 꿀팔자, 윤종신이 임보(임시보호)하고 김은희가 입양한 남자, 눈물 자국 없는 말티즈’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장항준 감독이 기억의 밤(2017) 이후 6년 만에 본업인 영화감독으로 복귀해 리바운드를 들고 돌아왔다. 리바운드는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에서 단 6명의 선수로 출전한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농구 명문 부산중앙고에 부임한 공익근무요원 신임 코치 강양현(임재홍)이 부임한다. 목표는 전국고교농구대회 출전. 해체 위기에 놓인 부산중앙고의 첫 경기 상대는 고교농구 최강자 용산고. 팀워크가 무너진 부산중앙고의 몰수패라는 치욕적인 결과에 학교는 농구부 해체를 논의한다. 하지만 고교농구 MVP 출신 강양현 코치는 영광스러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선수들을 모은다. 주목받던 천재 선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가드 기범(이신영),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규혁(정진운),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괴력 센터 순규(김택),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 포워드 강호(정건주), 농구 경력 7년 차지만 만년 벤치 식스맨 재윤(김민), 농구 열정만 만렙인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안치호)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펼치는 불가능한 도전. 과연 ‘리바운드’라는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리바운드의 여러 장점 중 단연 돋보이는 부분은 실제 경기를 방불케 하는 농구 경기 장면들이다. 캐스팅 과정을 몇 주 동안 진행하면서 수백 명의 배우를 봐왔던 장항준 감독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농구 실력’으로 정했다. 부산중앙고 6명의 선수를 포함해 대부분의 배우가 농구는 기본적으로 잘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거기에 실화의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제 모델이 되는 선수와의 싱크로율을 중요하게 봤다. 어떤 배우는 실제 선수의 체중에 맞추기 위해 10kg을 증량했고, 캐스팅된 배우들은 실제 선수와 만나면서 부산사투리와 농구 경기시 습관들을 세세하게 체크했다. 관객이 알아채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장 감독을 포함해 리바운드 배우와 스태프들이 이 영화를 대하는 자세의 문제였다. 더불어 농구 경기 규칙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즐길 수 있도록 현 아나운서와 해설위원으로 구성된 중계진의 현장감 넘치는 멘트를 더했다. 현역 선수가 영화를 봐도 ‘아, 이 플레이 정말 좋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구슬땀을 흘리며 만든 리바운드. 그래서일까. 한국 농구 역대 최장신 센터이자 NBA 경력을 자랑하는 하승진 전 농구선수는 리바운드를 보고 나서 “미쳤다.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농구 경기가 정말 ‘리얼’하다”라는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사실 이들이 전국고교농구대회에서 8일 동안 일궈낸 이야기는 ‘기적’으로 불리며 당시에도 큰 화제가 되었다. 실화라는 점에서 더 ‘피를 끓게 만들었다’라고 고백한 장항준 감독은, 기획단계부터 개봉까지 무려 11년이란 시간을 인내하면서 아무도 가지 않았던 한국 농구 영화의 길을 개척해 냈다. 한때 선수였지만 꿈을 접은 스물다섯 청년 코치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변방의 여섯 소년의 이야기에서, 불가능하다는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뜨거운 열정과 감동이 느껴지는 영화. ‘홈리스풋볼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한국대표팀 실화 다룬 드림 “집은 없고요, 꿈은 있습니다!” 선수생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은 ‘소울리스’ 축구 선수 홍대(박서준)는 계획도 의지도 없던 ‘홈리스 풋볼 월드컵’ 감독으로 재능기부에 나선다. 여기에 ‘열정리스’ 현실파 PD 소민(아이유)이 다큐 제작으로 합류한다. 운동이라고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노숙인들이 택견인지 축구인지 헷갈리는 실력으로 환장할 팀워크를 보여준다. 포기할 틈도 없이 월드컵 출전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는데…. 드림은 소울리스 감독, 열정리스 PD, 오합지졸 홈리스 국대팀이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10년 홈리스 풋볼 월드컵에 한국팀이 처음 출전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병헌 감독은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잡지 빅이슈의 도움으로 수많은 노숙인을 실제로 만나 사연을 취재했다. 가정불화, IMF로 인한 실직, 사업 실패…. 이를 바탕으로 영화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단, 홈리스 풋볼 월드컵 경기 내용은 100% 실제 내용을 그대로 썼다. 이병헌 감독은 사실 데뷔작인 스물(2015)보다 드림 시나리오를 먼저 썼다. 하지만 ‘노숙인이 축구를 한다고? 집을 못 구하는 것도 재미없는데 축구를 해?’라는 편견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마땅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제작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다른 영화를 먼저 찍게 된 것. 이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나 감동적이고 꼭 필요한, 전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에 10년간 시나리오를 묵혀두면서도 계속해서 도전했다. 결국 이 감독의 뚝심은 아이유라는 톱스타 캐스팅으로 이어지며 한층 더 사이즈를 키운 영화로 탄생하게 되었다. 극한직업(2019)으로 천만 감독에 등극했던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은 드림에서도 여전하다. 영화 초반부에 대충대충 팀을 지도하려는 홍대와 어떻게든 감동과 눈물을 쥐어짜 내려는 소민이 맞붙으며 벌이는 ‘티키타카’ 장면은 그중에서도 백미다. 10대에 가수로 데뷔해 가요계의 큰 기둥으로 자리 잡은 후 연기자로 영역을 확장 중인 아이유는 이 장면에 대해 “감독님이 세세하게 디렉팅을 해주셨어요. 미친 사람처럼 웃고 있는데, 눈은 웃지 않고 입만 웃고 있으면 좋겠다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여기에 이병헌 사단으로 불리는 조연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 홈리스 풋볼 월드컵을 통해 한 번 더 일어서려는 의지를 다지는 모습들은 기어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리바운드 등 다른 스포츠 영화와의 차별점에 대해 “스포츠는 승리가 목표잖아요. 왜, 어떻게 승리하는 것에 대한 목적을 보여주면서, 더 높은 곳을 향해 가는 영화들이 많은데요. 드림은 조금 뒤처진 곳에서 가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승리, 1승, 한 골보다는 우리도 경기장 안에 있다, 그리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느낌인 거죠. 노숙인들이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려고 했기에 여기에 차별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드림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혹시 낙오하더라도 경기장 안에 있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직 경기를 뛰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잖아요. 배우들도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다. “네 인생이 달렸어. 10초 안에” 스프린터 어린 시절 TV에서 보던 올림픽 경기 중 단연 인기종목은 ‘100m 달리기’였다. ‘인간 탄환’, ‘마의 9초 벽’,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등등의 수식어로 언론에도 자주 보도가 되었다. 누가 우승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경기를 보던 내내 조마조마했던 마음만은 여전히 기억난다. 아마도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에서 단 10초 만에 모든 결과가 결정된다는 점이 어린 나이에도 크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단거리 육상에 인생을 빗대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스프린터(최승연 감독)가 주인공이다.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영화제 당시 예매 오픈 5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 한때 한국 신기록을 두 번이나 갈아치웠지만, 지금은 소속도 없이 홀로 훈련을 이어가며 전성기를 지나 선수로서 내리막길에 접어든 30대 현수(박성일).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약물에 손을 대는 위험한 선택을 하는 20대 정호(송덕호), 육상부 해체 위기에 놓인 10대 유망주 준서(임지호)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에서 챕터별로 나뉘어 퍼즐처럼 진행되다가 영화 말미에서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진다. 스프린터는 앞서 소개한 두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에 갑자기 등장한 갈림길로 고민하는 세 선수의 이야기는 우리 인생과 닮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데뷔작 수색역(2016)에서 아무도 편들어 주지 않는 청춘들의 아픔을 섬세한 연출로 풀어내 평단의 찬사를 받은 최승연 감독은 스프린터에서 “우리 일상과 아주 가까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작은 규모의 영화지만 스포츠라는 장르적인 재미가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부담 없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할 이야기들이 많은, 그런 영화가 되면 좋겠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스프린터의 백미는 다름 아닌 대사다. “육상해서 뭐 하니?”, “나도 전국 1등도 해 보고, 금메달도 따보고, 국가대표도 되어 봤어. 그런데 다 우울하게 끝나”, “아, 내가 예전에 여기 다 씹어먹었는데”, “네 인생이 달렸어, 10초 안에”, “내가 유망주 소리도 들어봤지만 결국 정규직 자리 하나 하려고 이러고 산다고, 끝에는 다 울면서 끝난다고”, “저 마지막으로 한 번만 해 볼게요….” 최 감독은 “대단한 고민을 하고 쓴 대사가 아닌데, 이 대사들에 관객들이 많이 이입하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썼는데, 아마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이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가끔 이런 류의 이야기들을 하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영화 후반부에 “넌 최선을 다했어”, “지금까지 한 것만 해도 잘한 거야”라는 대사들에서 관객들은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고 감동을 느끼게 된다. 영화 스프린터 속 세 명의 선수에게 시간이 흐르며 나이가 들고, 기록은 점점 나빠지고, 잘 달리는 후배들은 계속 생겨난다. 노력은 시간을 배신하지 않는데, 영화에서 이들의 노력은 보상받지 못한다. 꿈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들, 어쩌면 구조적인 문제인 것은 아닐까? 최 감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의 마지막 말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겪는, 자연스러운 일 같아요. 영화에서 달리기로 표현했지만요, 달리기에서는 몸이 중요하니 남보다 잘 달리고 더 어린 친구들이 나오는 건 당연한 거죠. 영화에서는 현수·정호·지호가 각자의 자리에서 했던 선택과 그걸 받아들이는 모습이 다른 거고요. 손흥민도 박지성도 언제까지 경기장 안을 누빌 수 없는 거잖아요. 공부를 잘하고 똑똑한 사람의 머리도 언젠가는 굳어가겠죠. 이 자연스러운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휴양지 발리. 특유의 신비롭고 여유로운 분위기로 여행자들의 인기를 얻는 곳이다. 바다를 즐기며 느긋한 시간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발리의 예술도 함께 즐겨보자. # 바다 발리를 ‘신들의 섬’이라고 부른다. 그럴 만한 것이 약 2만 개의 힌두교 사원이 있고, 신과 관련한 다양한 축제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전역이 이슬람교를 믿지만, 발리섬만은 특이하게 힌두교를 믿는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번성하던 힌두교가 16세기경 이슬람 세력을 피해서 발리섬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발리에는 힌두교의 전통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여행자들이 발리를 신들의 섬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히 발리에 사원이 많고 발리인들의 삶에 신이 녹아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발리를 여행하다 보면 신이라는 절대자가 아니고서는 발리의 아름다움과 여유를 창조해 내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신이 이토록 아름다운 섬을 만든 이유는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신이 인간세계를 다스리느라 피곤해진 자신의 심신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섬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데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아마도 쉬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로 발리를 찾았다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친절한 미소로 여행자를 바라보는 사람들, 야자수 사이로 쏟아지는 찬란한 햇살, 석양에 빛나는 아름다운 해변, 맛있는 음식을 내놓는 레스토랑과 세련된 풀빌라로 가득한 곳이 바로 발리이기 때문이다. 먼저 해변에 대해 이야기하자. 발리의 해변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쿠타(Kuta)와 누사두아(Nusa Dua) 해변이다. 발리 남부에 자리 잡은 쿠타 해변은 1960년대 히피와 서퍼들이 몰리면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발리의 최고 번화가로도 손꼽히는데, 현대적인 호텔과 멋진 부티크, 야외식당과 바, 서핑용품 매장, 환전소 등이 5km에 걸쳐 늘어서 있어 늘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특히 쇼핑 마니아라면 이곳에서 샌들·수영복·서핑용품·기념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폴로·리바이스를 비롯해 진짜인지 의심이 가는 베르사체 등의 명품 매장까지 있다. 쿠타의 진면목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지나간 후, 밤이 내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만날 수 있다. 시끌벅적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곳곳에서 발리댄스 공연이 펼쳐진다. 태국 방콕의 카오산로드나 푸켓 빠통비치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열기는 이에 못지않다. 쿠타 해변의 명성을 듣고 이곳을 찾은 이들은 다소 실망할지도 모른다. 쿠타의 바닷물은 생각했던 것만큼 투명하고 깨끗한 곳은 아니다. 지중해나 피지의, 바닥이 훤히 비치는 투명한 바닷물을 상상했다가는 이내 실망한다. 그렇다고 순백의 모래가 끝없이 펼쳐지는 절경의 해안도 아니다. 그런 해안을 꿈꿨다면 오히려 필리핀 보라카이가 더 낫다. 어느 것 하나 특별할 것 없는 이 해변이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하나. 거침없이 몰아치는 파도 때문이다. 호주와 유럽 출신의 서퍼들이 쿠타의 파도에 반해 하나둘 몰려들었고 마침내 쿠타는 세계 최고의 서핑 포인트가 됐다. 쿠타 비치에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친 파도를 즐기는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다. 누사두아 해변은 쿠타 해변에 비해 한적하고 로맨틱하다. 코코넛 나무가 둘러쳐진 3.5km의 백사장을 따라 야외 테이블을 갖춘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또한 고급리조트 단지가 들어서 있어 방해받지 않는 휴가를 보낼 수 있다. 짐바란(Jimbaran) 비치 역시 아름다운 일몰을 배경으로 로맨틱 시푸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누르(Sanur) 해변은 발리에서 처음으로 해변 호텔이 지어진 곳이다. 지금은 전성기를 지나 쿠타와 누사두아 해변의 명성에 가려진 듯하지만, 최근 들어 옛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여행자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이곳은 남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자신만의 편안한 시간을 가지려는 여행객들이 더 선호한다. 발리에 머무는 동안 사누르 해변에 자리한 어느 리조트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옆 방갈로에는 캐런이라는 젊은 캐나다 여인이 묵고 있었다.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다는 그녀와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그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2주를 보내고 발리에 온 지 열흘이 됐다고 했다. 그녀의 휴가는 3개월. 발리에서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당분간’이라며 ‘아마 한 달 정도가 되겠지?’라며 이를 환하게 드러내고 웃었다. 그녀가 이야기했던 대로 발리의 해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일이다. 해변에 누워 음악을 들으며 발리의 상징인 빈탕 맥주를 마시는 일. 그러다 자기도 모르게 낮잠에 빠져드는 일. 인생에는 이런 순간이 몇 년에 사나흘은 필요한 법이니까. # 예술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서른한 살의 주인공 리즈가 성공적인 뉴요커 생활을 집어던지고 달려간 곳이 바로 발리 내륙에 위치한 ‘우붓’(Ubud)이다. ‘발리 예술의 심장’으로 불리며 수많은 사원과 박물관 그리고 미술관이 어울려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인도네시아의 현지 예술가들을 비롯해 외국의 수많은 예술가도 이곳에서 지내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우붓에서의 발리 예술은 16세기, 당시 이슬람 침략을 피해 발리로 건너왔던 왕족들이 예술인들을 함께 데리고 오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네덜란드 식민지시기를 거치며 ‘예술 마을 우붓’이 탄생하게 된다. 1920년대 기얀야르 영주이자 네덜란드 식민정부의 최대 협력자였던 수카와티 부자는 우붓 왕궁 한쪽에 숙박시설을 마련하고 유럽 예술가들을 불러들였다. 당시 발리에 초대된 예술가는 독일인 화가 월터 스피스(Walter Spies)와 네덜란드 화가 루돌프 보네(Rudolf Bonnet). 특히 월터 스피스는 1927년부터 1940년까지 13년간 우붓에 살면서 발리 미술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화가 이외에도 음악가·언어학자·무용가·연출가이기도 했던 그는 현재 공연되는 발리의 유명한 ‘께짝 댄스’와 ‘바롱 댄스’를 확립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구미의 잡지에 발리의 회화와 사진을 발표하며 발리를 세계에 알렸던 그는 서구의 예술가와 학자들이 우붓에 자리를 잡게 만든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우붓 거리를 걷다 보면 왜 이곳이 발리의 몽마르트로 불리는지를 알 수 있다. 1,500여 미터 정도 거리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줄지어 서 있다. 이름난 미술관도 예닐곱 곳 있고, 모퉁이마다 작은 갤러리들도 자리하고 있다. 이들 갤러리는 저마다 독특한 그림을 내걸고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열대 특유의 강렬한 색감으로 시선을 모으는 작품들도 있고, 발리 자연이나 사원·동물·여인 등을 소재로 한 작품도 있다. 난해한 추상회화도 눈에 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세심히 둘러보면 다른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발리회화의 특징은 발리 토착회화와 서양화가 사이좋게 결합했다는 것. 발리의 토착회화에 서양의 원근법과 음영법이 도입되면서 독특한 회화가 탄생했다. 발리회화에는 크게 우붓 양식과 바뚜안 양식이 있는데, 우붓 양식은 발리의 아름다운 자연, 사원 풍경, 농사를 짓거나 과일을 따는 풍경 등을 주로 그린다. 바투안 양식은 우붓 남쪽의 바뚜안 마을에서 그려진 서양화 스타일이다. 발리의 신화적인 세계를 표현하며, 밝고 원색인 우붓 양식과는 달리 검은색과 모노크롬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투안 양식 또한 서양화의 원근법과 음영법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유명하다. 우붓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은 네카 미술관이다. 우붓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자리한,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이다. 회화 수집가인 네카가 설립했다. 발리의 토착 전통회화는 물론 우붓 양식, 바뚜안 양식의 회화들이 연중 전시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전통적인 회화와 발리의 과거를 엿볼 수 있는 흑백사진도 전시돼 있다. 네카 미술관 외에도 스페인 출신의 화가가 만든 블랑코 미술관, 우붓에서 ‘서양미술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아궁 라이나가 지은 아르마 미술관 등도 돌아볼 만하다. 잘 꾸며진 정원과 연꽃에 둘러싸여 있는 루키산 박물관은, 발리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 박물관이다. 현대 전통 발리회화와 목각작품들을 연대순으로 전시해 놓아 발리 미술의 변천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작은 공방과 화방도 많으니 부담 없이 돌아보는 것도 좋다. 나무 조각품, 가구를 만드는 공방, 손바닥만 한 크기의 그림을 걸어놓은 화랑 등이 늘어서 있다. 정교한 목각과 세공품으로 가득한 상점들의 거리를 걷고 있노라면 인사동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근에는 여행객들이 많이 몰려들면서 분위기가 다소 소란스러워졌지만, 조용한 뒷골목 등은 여전히 다정하고 매력적이다. 화랑과 공방을 지나다 보면 걸음은 자연스레 재래시장에 닿는다. 코코아나무로 만든 식기며 대나무로 짠 가방, 울긋불긋한 열대과일 등이 발목을 붙잡는다. 가격도 착하다. 여느 관광지의 시장이 그렇듯 부르는 게 값이지만, 두 눈 딱 감고 흥정에 돌입하면 1/4 정도의 가격에도 물건을 살 수 있다.
우주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닐 암스트롱이 달 착륙을 할 당시만 해도 우주의 시대가 바로 열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돈이 되지 않는 영역으로 치부되었습니다. 우선 달에 있는 자원이 돈이 되는지 알 수 없고, 달까지 가는데 기술과 비용이 상당했으며, 달에 도착했다 하더라도 달의 광물을 우주선에 다시 싣고 오려면 엄청난 크기와 강력한 추진체가 있어야 하는데 손익계산을 단순하게 해도 적자가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후 나사(NASA)는 재사용우주선인 스페이스셔틀을 개발했고, 우주로 가는 비용을 낮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우선 우주를 왔다 갔다 하는 비용이 낮아지면 우주 시장의 경제성이 생깁니다. 경제성이 생기면 민간기업이 들어오게 되고, 투자가 늘고 산업이 발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나사가 개발한 스페이스셔틀은 회당 발사비용이 계획했던 8천억 원보다 훨씬 많은 2조 원으로 일회용 우주선로켓 비용과 별 차이가 없었고, 수십 년간 정체기를 겪습니다. 그래서 일정부분을 민간기업에게 외주를 주면서 나사도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이로 인해 수혜를 얻은 기업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인데 로켓과 우주선을 재사용하는 방법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면서 우주발사비용을 현격히 낮춥니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라는 저궤도 통신위성을 지구에 3만 4천 개를 쏘아 올리는 것이 목표인데 곧 1만 개를 다 채워갑니다. 이 위성을 팰컨9(Falcon9)이라는 다회용 우주선으로 쏘아 올리는데 한 번에 여러 위성을 쏘아올리고, 그 우주선을 반복사용해서 회당 발사비용이 800억 원으로 낮습니다. 100톤을 실을 수 있는 거대 우주선 스타십의 경우 2~3년 후면 회당발사비용을 130억 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용이 낮아지면 여러 가지 우주산업을 해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됩니다. 우주가 왜 돈이 될까? 우주선에 관광객을 태우고 우주로 나가는 산업은 아직까지는 돈이 되지 않지만 발사비용을 낮춘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사업입니다. 1인당 1억만 내면 우주관광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면 수요가 얼마나 될까요? 100억을 내도 우주관광을 가겠다는 대기수요가 상당하고,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가격이 천만 원이 넘지만, 사용자가 많습니다. 두 번째는 통신시장입니다. 그동안 인터넷은 땅속은 지하, 바다는 해저광케이블을 깔아 통신망을 구축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돈이 되는 곳에만 케이블이 설치되어 통신이 가능하고, 인구가 적은 지역은 통신이 소외되어 인터넷·TV·전화가 어려운 곳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궤도 통신위성을 이용하면 전 세계 어디든지 소외되지 않고 초고속 인터넷과 전화를 누릴 수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광물채굴입니다. 달에는 헬륨-3가 150만 톤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1톤당 가격이 4조 원입니다. 스타쉽이 100톤을 실을 수 있으니 한 번에 400조 원어치 헬륨-3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겁니다. 헬륨 1그램이 석탄 40톤과 같은 에너지를 내니 헬륨-3를 모두 지구로 가져오면 1만 년간 인류가 에너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진짜 돈이 되는 것은 소행성입니다. 소행성에는 금·백금·니켈·이리튬 같은 희귀금속이 많이 있습니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 소행성이 100만 개 이상 있는데 여기에다 우주선을 보내서 소행성을 끌고 달에 착륙시킨 뒤 광물채굴을 합니다. 지구로 가져오면 대기로 인해서 소행성이 사라지니 대기가 없는 달로 가져오면 원형그대로 보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달에서 돈이 되는 광물을 분류해 스타쉽에 실어 지구로 보내면 엄청난 이윤을 남길 수 있습니다. 우주를 먼저 선점하기 위한 아르테미스 계획 아르테미스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22년 성공한 아르테미스1은 마네킹 우주인으로 달 궤도를 돌아 지구로 복귀 - 2024년 아르테미스2는 우주인이 탑승해서 달을 돌아 지구로 복귀 - 2024년 달 궤도 정거장 건설 - 2025년 아르테미스3는 달에 사람이 착륙 - 2026년 아르테미스4는 유럽·일본의 우주정거장 모듈을 달궤도정거장에 연결해서 종합 달궤도 우주정거장 건설 이후 2032년까지 1년에 하나씩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것이 아르테미스 계획입니다. 미국은 이 계획에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참여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계획에 참여하고 있고, 일본·프랑스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주개발을 위해서는 우주정거장 등 인프라를 건설해야 하고 이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분담하는 것입니다. 인프라가 건설되고 우주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이때 참여한 기업들은 개발권리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은 돈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국가들과 기업들이 모인 것입니다. 그러면 우주 시장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빠르게 열릴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새로운 투자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달 탐사국만 해도 미국·러시아·중국·일본·유럽·인도·한국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도 우주기술이 뛰어난 국가에 속합니다. 우주 시장 개척에 성공한다면 한국의 미래가 한층 더 밝아질 수 있습니다.
어릴 적 고향 고모네 집 뒤뜰에는 제법 큰 석류나무가 있었다. 여름에 붉은색과 노란색이 묘하게 섞인 석류꽃이 피고, 석류꽃이 진 다음에는 석류 열매가 커지기 시작했다. 주먹만 해져서 붉은색을 띠기 시작하면 신 석류 맛이 생각나 따고 싶은 마음도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꾹 참았다. 추석 즈음 석류가 다 익어 벌이지면 고모가 한 개씩은 줄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소설 토지에서 봉순네가 김 서방댁과 나누는 대화에 석류꽃이 나와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그런데 니 석류꽃은 머할라꼬 줏노?” “아까바서 줏소.” “아깝다니 그기이 어디 쓰이나?” “멍도 안 들고, 시들지도 않고 우찌나 이쁜지.” “미쳤다. 할 일도 없는갑다.” “해가 들믄 시들 것 아니요.” “사십이 넘은 제집이 그래 그 꽃 가지고 사깜(소꿉장난의 방언) 살 것까?” “애기씨 줄라꼬요. 바구니에 수북이 담아놓으니께 볼만 안 하요? 이런 빛깔 다홍치마가 있다믄 한 분 입어보고 싶소.” 토지 3권 석류꽃이 떨어졌으니 6월쯤일 것 같다. 봉순네는 시들지도 않고 떨어진 석류꽃을 줍고 있다. 벌써 바구니에 수북한 모양이다. 그걸 보고 김 서방댁은 나이 들어 소꿉놀이하려고 그러느냐고 놀리고, 봉순네는 애기씨(서희) 주려고 한다고 답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석류빛 다홍치마가 있다면 입어보고 싶다는 봉순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할 때 그 다홍치마다. 봉순네는 봉순이의 어머니로, 젊은 시절 남편을 잃고 최참판댁 침모로 살고 있다. 서희에게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별당아씨 대신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하는 존재다. 하녀 귀녀가 최참판댁 당주 최치수 살인에 관여했음을 가장 먼저 눈치챌 정도로 사려 깊은 여성이기도 하다. 악인 조준구가 말년에 재산을 다 털어먹고 통영 서문고개 너머에 사는 아들 조병수를 찾아갈 때에도 석류꽃이 나오고 있다. ‘돌다리를 지나고 석류꽃이 핀 울타리를 따라 꽤 넓었던 골목길’을 지나 병수 집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처럼 석류나무는 하동이나 통영 등 남부지방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나무다. 하지만 추위에 약해서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는 보기 어렵다. 석류나무는 이란·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과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도입 식물이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초기에 중국을 통해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5~7월 꽃이 피는데 꽃받침이 통 모양이고 육질이며 꽃잎은 6장이다. 9~10월이면 붉은 과육이 터지면서 투명 구슬 같은 씨를 드러낸다. 홍보석 같기도 한 열매는 신맛이 강하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 여성과 관련 깊은 석류 석류는 여러모로 여성과 관련이 깊다. 우선 석류꽃은 6장의 꽃잎이 진한 붉은색이다. 송나라 왕안석(王安石)은 이런 꽃 모양을 보고 ‘짙푸른 잎사귀 사이에 피어난 한 송이 붉은 꽃(萬綠叢中紅一點)’이라고 노래했다. 오늘날 흔히 뭇 남성 속의 한 여인을 가리키는 ‘홍일점’의 어원이다. 또 석류 열매에는 갱년기 장애에 좋은 천연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다. 그래서 석류로 만든 여성음료가 많고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같은 마케팅 문구가 있는 것이다. 석류를 소개하면서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있는 도시 그라나다(Granada)를 빠뜨릴 수 없겠다. 스페인 여행을 가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르는 알람브라 궁전이 있는 곳이다. 그라나다라는 지명 자체가 석류에서 유래한 것이다. 올해 초 그라나다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도시 곳곳에서 석류모양 장식물과 무늬를 볼 수 있었다. 석류를 의미하는 영어 ‘파머그레니트(Pomegranate)’는 그라나다 앞에 사과를 의미하는 ‘파머(Pome)’를 붙인 것이다. 봉순네는 서희가 열 살, 봉순이가 열두 살 때 평사리를 휩쓴 호열자(콜레라)로 윤 씨 부인과 김 서방, 강청댁 등과 함께 허망하게 죽는다. 그 와중에 살아남은 조준구 일가는 최참판댁을 차지하고 마음껏 전횡을 일삼는다. 소설을 읽으면서 봉순네라도 살아남았으면 조준구 일가의 전횡을 어느 정도는 막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또 유일한 혈육인 봉순이가 기생 길로 가는 것도 분명히 막았을 것이다. 연을 쫓는 아이(할레드 호세이니 작)는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 근대사를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는 석류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카불의 부잣집 소년 아미르와 그의 하인 하산은 어릴 적부터 친구처럼 지내며 컸다. 그러나 하산은 목숨을 걸고 아미르를 지켜준 반면 아미르는 하산이 위기에 처했을 때 외면했다. 아미르는 1980년 아프간 공산화를 계기로 카불을 탈출해 미국에 정착했다. 20년 후인 2001년 어느 날 아미르는 하산이 죽고 그 아들이 고아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번에는 아미르가 용기를 내 하산의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탈레반 치하의 카불에 들어가는 내용이다. 아미르와 하산이 좋은 관계를 유지한 시절, 석류나무가 있는 언덕에 올라가곤 했다. 어느 날 아미르는 부엌칼로 나무에 ‘카불의 술탄인 아미르와 하산’이라고 새긴다. 두 아이는 피처럼 붉은 석류를 따 먹곤 했다. 아미르가 하산을 배신한 다음 죄책감에 시달리며 하산과 갈등을 겪는 대목에도 석류가 나오고 있다. 하산을 향해 석류 한 개를 휙 던졌다. 석류가 하산의 가슴에 맞고 터지자 빨간 과육이 튀었다. 하산이 놀라서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너도 던져봐!” 내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중략)… 몇 번이나 그에게 석류를 던졌는지 모른다. 지쳐서 숨을 헐떡이며 멈추자 하산이 총살 집행 군인들에게 총을 맞은 것처럼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지치고 절망해서 털썩 주저앉았다. 아미르가 하산의 아들을 구하러 카불을 방문했을 때 늙은 석류나무도 찾아보았다. 희미해졌지만 여전히 ‘카불의 술탄인 아미르와 하산’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잎이 다 떨어진 시든 나무는 과연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아프가니스탄은 인접한 이란·파키스탄과 함께 석류나무가 많은 곳이다. 시든 석류나무는 탈레반에 신음하는 아프가니스탄 현실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석류나무는 아미르와 하산의 우정과 함께 카불에서 벌어진 탈레반의 만행도 지켜보았을 것이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는 생전 생명운동을 얘기하면서 “인류적 차원에 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작가가 살아 있었으면 아프간에서 벌어지는 탈레반의 만행에 대해 분명히 따끔한 말을 했을 것이다.
서론 미국약물남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젊은 성인에 비해 마약 및 처방약 등을 처음 접했을 때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성장기 10대들의 뇌는 성인과 비교했을 때 중독의 영향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훨씬 더 치명적이고 중독 위험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즉 어린 나이에 실험적으로 마약류를 사용할수록 훗날 마약류 중독 가능성은 더 커진다. 또한 청소년은 마약류 남용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직접적인 손상을 입으며, 다른 범죄를 촉진하고 그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10대 청소년들의 마약류 문제와 관련된 정신·신체적 건강상태는 표 1과 같이 제시될 수 있다. 최근 경찰에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마약류중독재활센터에 의뢰하는 10대 청소년의 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5월 현재 20여 명이 중독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대표적 사례들을 보면 ▲마약류 이외의 문제로 소년원에 갔다가 마약류 구입방법을 배워 사용한 사례, ▲불법 도박사이트에 넘쳐나는 불법 마약광고를 보고 마약을 접한 사례, ▲마약류 문제로 퇴학·전학 조치되었고 전학 간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마약류 문제를 전파한 사례, ▲해외 친척집에서 성장하다가 귀국했지만, 한국에서 그 나라의 젊은이와 계속 접촉하면서 마약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례, ▲초등학교 때 조기유학해서 다양한 마약류 문제를 일으킨 사례,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고 중고사이트에 다이어트약을 구한다고 올려서 적발된 사례, ▲가출한 딸이 가출팸에 들어가면서 마약류를 접한 사례, ▲학생이 불법 마약류를 소지하고 있지만 상담사가 이를 공론화하기 어려워한 사례 등 매우 다양하다. 청소년 마약접촉 경로 불법 마약류를 접하는 첫 요인은 호기심이다. 청소년기는 아동에서 성인으로 매우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성숙해 가는 시기로, 정체성에 대한 혼란, 감정적 어려움, 반항과 방황 그리고 비행이나 마약류 문제에 빠질 수 있다. 대검찰청은 19세 이하 마약류사범이 급증하는 이유로 스마트폰 이용 보편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마약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돼 호기심으로 구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마약 판매자들은 합법적인 물질임을 가장하거나,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거나, ‘기분이 좋아진다’, ‘돈이 되는 사업이다’는 광고로 청소년들을 꾀며 마약을 권장한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청소년들은 어둠의 경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의 영향도 있다고 보인다. 첫째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체적 우울감·불안감 등이 커지면서 마약 취약층이 늘어날 수 있다. 두 번째는 언택트 환경 속에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마약 관련 영상에 접할 수 있게 되는 요인도 작용할 수 있다. 증가하는 청소년 누아르 콘텐츠(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가진 범죄 혹은 스릴러 영화)도 청소년 마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청소년 마약류 실태 가. 남용하는 마약류 청소년들이 남용하는 마약류에는 불법 마약류부터 의료용 마약류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료용 마약류로는 ADHD 치료제와 살 빼는 약(나비약), 졸피뎀 등 수면제류, 펜타닐등 마약성 진통제까지 폭넓다. 의료용 마약류의 경우 치료목적으로 병의원에서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 처벌받지 않지만, 처방받아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받거나, 다른 사람의 명의로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 법적 처벌대상이 된다. 불법 마약류로는 케타민·엑스터시·대마(액상대마)·필로폰·합성대마 등 다양하고, 새로운 불법 마약류들이 인터넷 공간에 넘쳐나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물질에는 주의가 필요하며, 이런 물질에는 호기심도 갖지 않고 접근하지도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 청소년 마약 복용 실태 질병관리청의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이 평생 동안 기분 변화나 환각 등의 경험, 과도한 살 빼기 등을 목적으로 환각흡입물질을 비롯해 각성제·필로폰·마약·신경안정제 등을 섭취한 비율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0.7%를 나타냈고,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0.4%에서 0.6% 사이를 보였으며, 2020년의 경우 0.8%였다. 이를 토대로 2022년도 중·고등학생 266만 명 중 약 2만 1천 명의 학생들이 마약류 등 약물남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전체 마약류 사범 중, 19세 이하 청소년들은 481명으로 비율은 2.6%였다. 2017년 119명에 비해 5년 사이에 4배 증가하였다. 또한 젊은 층의 마약류사범 증가 속도를 감안할 때, 더 심각해지고 있다. 박성수 세명대 교수가 추정한 우리나라의 마약류 사범 암수율 28.57배를적용하면, 1만 6천여 명의 10대들이 불법 마약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해외의 대처방법 및 예방효과 미국에서는 정부가 마약류 예방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배부했고, 대부분의 학교에서 효과가 입증된 이런 예방프로그램을 채택하여 활용하고 있다8. 최근에는 펜타닐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 남용이 사회문제가 됨에 따라, 남용되는 마약성 진통제의 색상 및 모양까지도 교육내용에 포함시켜 다른 물질들과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또한 모든 학교는 마약류 중독 응급치료제인 날록손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직원을 교육시키고 있다. 유엔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마약퇴치 주제를 ‘듣기를 먼저 하자-아동과 청소년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시키는 첫걸음(Listen First-Listening to children and youth is the first step to help them grow healthy and safe)’으로 정하여 캠페인을 전개했다. UN의 2018년도 세계마약퇴치의 날 자료에 따르면, ‘아동이 어린 나이에 약물을 사용하면 할수록 훗날 약물에 의존될 가능성은 더 커진다. 따뜻한 보살핌으로 청소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이것이 청소년에게 기술과 기회를 제공한다. 청소년을 행복과 원상회복력을 갖도록 과학에 근거한 예방을 지원해야 한다. 가족에게 양육 기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사회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21살에 처방 의약품의 비의료적 사용사례를 2/3 예방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원상회복력을 갖춘 아동과 지지적인 환경은 긍정적인 가족·학교·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예방에 투자하면 투자금액의 30배를 절약하게 된다. 즉 사회적 비용과 건강관리 비용을 절약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의 경우, 학교 기반 효과적인 약물예방프로그램에 1달러 투자하면 18달러를 절약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예방에 1달러를 쓰면 미래의 건강과 사회적 및 범죄 비용에서 적어도 10달러는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효과적인 예방프로그램 가족·학교·지역사회에 작동하는 과학적 증거에 근거한 예방전략은 소외되고 가난한 청소년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인기로 성장하는 것을 보장할 수 있게 하였다. UN이 개발한 국제약물예방표준에 따르면, 긍정적인 성과를 낸 개입 및 정책은 ▲개인기술 및 사회기술 향상, ▲일련의 구조화된 세션으로 제공, ▲숙련된 교사나 진행자에 의해 제공, ▲세션은 주로 상호작용,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약물에 대한 접근 및 활용 가능성을 줄이거나 제거하고, 처벌보다는 상담·치료 및 기타 건강 케어 그리고 심리·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할 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