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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구교육’, 혹은 ‘헌교육’에 대한 ‘새교육의 반란’은 미군정과 함께 시작되었다. 3년간 지속되었던 ‘새교육의 반란’을 진압하고 ‘구교육의 복원’을 꾀하려 했던 최초의 인물은 정부수립과 함께 초대 문교부 장관에 임명된 안호상이었다. 그는 백과사전에서 민족사학자, 철학자, 대종교인, 정치가, 그리고 파시스트라는 다양한 명칭을 부여할 만큼 경력이 화려했다. 그는 1920년대 초에 일본에서 영어학교를 졸업한 후 중국을 거쳐 독일에서 유학하였다. 독일 예나대학교에서 철학과 법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이 1929년이었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일본 교토제국대학교, 독일 훔볼트대학교, 경성제국대학교에서 연구생으로 경력을 쌓은 후 1933년에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학교)의 교수가 되었다. 이듬해에 이광수의 소개로 시인 모윤숙과 결혼하였으나 후일 헤어졌다. 1942년 조선어학회사건으로 조사를 받기도 하였다. 해방과 함께 민족주의 계열의 다양한 학술단체, 문화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던 중 이승만 정부가 들어서자 초대 문교부 장관이 되었다. 초대 문교부 장관 안호상의 일민주의 안호상은 단군을 숭상하는 민족종교 ‘대종교(大倧敎)’의 열렬한 신도였다. 단군의 피를 이어받은 ‘하나의 백성’이란 의미의 ‘일민주의’를 이론화하여 제시함으로써 이승만이 외치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정치 구호를 학술적으로 공고히했으며, 교육을 정치적 도구로 삼기 시작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안호상은 민주주의 출발점이 서양이 아니라 우리나라라는 파격적 주장을 함으로써 새교육에 대한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부 수립 직후 행한 한 연설에서 “민주주의는 신라식 민주주의요, 신라에서 발달한 것이 구라파로 넘어가 이것이 또다시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고 주장하였다. 신라의 화랑도 이야기에 나오는 화백회의를 민주주의의 기원으로 해석한 것이 분명하다. 안호상을 따라 많은 교육자가 새교육에 대한 비판에 참여하였다. 예컨대 서울청계공립국민학교장 최윤수는 새교육의 정신적 지주인 듀이가 한국인이 아니고 미국인이기에 개인주의에 기초한 교육이론을 발전시켰고, 우리나라는 미군정 3년 동안 이를 학습하였는데 이는 흡사 ‘유아에게 철학을 강의하는 꼴’이라고 비유하였다. 결국 새교육은 엄청난 피해를 이 강산, 이 민족에게 입혔다는 점에서 이것은 ‘민주주의 교육’이 아니고 ‘미친주의 교육’이었다고 평가절하 했다.(새교육 2권 2·3호) 민족주의 진영의 새교육 비판은 미국 유학파 출신 백낙준 2대 문교부 장관의 등장으로 중단되었다. 그리고 전쟁으로 잠시 주춤했던 새교육 운동은 이른바 커리큘럼 개조운동의 형태로 전쟁 중이던 1951년에 부활한다. 이후 1955년 8월 1일 제1차 국가교육과정의 공포에 이르기까지 현장 교사 중심의 커리큘럼 개조운동은 아동중심, 생활중심, 그리고 경험중심 철학을 배경으로 우리나라 교육이 봉건적 색채에서 벗어나기 위한 힘든 노력을 기울인다(이 시기 커리큘럼 개조운동의 교육사적 의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요청된다). 국가교육과정 공포가 주는 의미 1955년 8월 1일의 국가교육과정 공포는 한국 교육의 발전 과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국가권력에 의한 교육독점의 제도화 선언이었다는 의미가 있다. 이후 국가권력에 밀착된 지식인들이 교육을 지배하고 현장교사들은 국가의 교육 아젠다(agenda)를 맥없이 실천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하기 시작하였다. 교육자치제, 학원의 자유 등 1950년대에 추진되고 있던 교육의 민주화를 위한 현장의 다양한 시도들이 하나둘씩 소멸되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새교육은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하였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서 새교육에 대한 체계적이고 이론적인 비판, 그리고 새교육 이후의 미래 교육에 대한 탐색을 주도한 것은 다름 아닌 잡지 새교육이었다. 그 시작은 미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진보주의 교육의 퇴조에 대한 관심과 소개였다. 새교육은 1957년 6월호에서 ‘3R로 돌아갈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에 게재되었던 기사 ‘Back to the 3Rs : Change in the Schools’를 번역 소개하였다. 이는 진보주의 교육의 퇴조를 가져온 스푸트니크 쇼크(Sputnik Shock) 4개월 전이었다. 이 기사는 미국의 공립학교들이 진보적 관념에서 벗어나 기초적인 교과 과정으로 돌아가려는 경향, 그리고 훈육을 강조하는 경향을 조사한 일종의 보고서였다. 학력에 대한 관심의 부활, 숙련된 과학자와 기술자 부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우려, 그리고 학생들의 풍기문란에 대한 학부모들의 걱정이 점차 확대되면서 읽기·쓰기·셈하기 등의 중요성이 다시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약간의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PART VIEW]195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새교육은 다시 위기를 맞았다. 새교육 실천의 대표적 인물이었던 부산사범부속국민학교장 김두성의 말처럼 1950년대 후반에 이르자 새교육의 상징이었던 생활커리큘럼·경험커리큘럼·코어커리큘럼 등의 용어들이 사라져 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었다. 미군정기 후반부터 시작된 비판은 1950년대 후반에 이르자 극에 달하였다. 대표적인 존 듀이(John Dewey) 비판가였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이해남은 “미국에서는 이미 1938년경부터 듀이즘(Deweysm)은 철학도 아니요, 교육도 아니다”는 주장과 함께 듀이즘을 미국 사상의 왕좌 자리에서 몰아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듀이즘이 끝났다고 선언하였다. 이해남은 듀이즘이 과거 10년간 우리나라에서 새교육을 지도하는 중요한 역사적 사명을 이미 다하였고 이제는 우리의 자연·지리적 배경과 사회적 유산을 고려하면서 세계 문화의 주류 위에 우리식 교육이론을 세울 때임을 주장하였다(새교육, 1958년 11월호). 듀이즘에 대한 비판과 새교육의 고민 이러한 의식은 새교육의 가치와 한계에 대한 종합적 검토,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교육의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고민을 이끈 것 또한 새교육이었다. 새교육은 새로운 10년, 1960년대의 시작을 앞둔 1959년 9월호에서 ‘새교육 운동의 반성’을 특집으로 구성하였다. 이 특집은 다른 어떤 분야와도 달리 우리나라 교육계가 정부수립 이후 10년간의 교육경험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비판,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우리식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1950년대의 새교육 운동이 그랬듯이 1960년대의 교육운동 또한 서구식 교육이론의 무비판적·맹목적 모방에 그칠 수 없다는 우리 교육자들의 자의식이 매우 철저하고 진지하였음을 보여준다. ‘무엇이 소위 새교육이었나? 새교육의 본질과 이제까지의 새교육’이란 글에서 김두성은 “많은 비판과 저항에도 불구하고 새교육 운동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이 민주주의 교육을 향해 비약적인 변화를 이루었고, 비록 열기는 사라졌지만 그 정신이나 생명은 살아 있으며, 새교육의 매력은 잊혀진 것이 아니다”고 보았다(새교육, 1959년 9월호). 새교육 운동은 첫째, 학력 또는 실력 저하에 대한 우려, 둘째, 입학시험이 요구하는 것과의 상충, 셋째, 도덕적 성장에 대한 관심의 미흡, 넷째, 정서 또는 기능 교과의 불철저 등으로 인해 암초를 만나게 된 것으로 김두성은 해석하였다.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새교육의 잘못으로는 첫째, 우리나라의 역사·사회적 현실의 무시, 둘째, 경험과 문화의 균형 유지 실패, 셋째, 교사들의 능력 부족과 시설 환경의 미흡, 넷째, 학습에서 차지하는 계통성과 연습의 중요성 간과, 다섯째, 전인교육의 어려움, 마지막으로 학교 교육에 대한 국가·사회적 지원의 결여 등을 언급하였다. 결론적으로 새교육 주장자들이 보여주었던 경험주의의 과잉의식이나 보수주의 교육자들이 드러낸 아동 경험에 대한 과소평가 모두 한국 교육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았다. 이들은 1960년대 한국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면서 “교과 형식과 경험 형식은 빙탄불용(氷炭不容)하는 모순관계가 아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것을 주문하였다. 이화여자대학교의 안인희 교수는 중등교육 분야에서 새교육의 영향을 다루었다. 그는 1950년대 후반의 새교육을 “뿌리가 잘린 꽃처럼 아름다우나 불안스런 느낌”으로 표현하였다. 안 교수는 새교육이 비록 “새것인 동시에 남의 것”이었지만 큰 효과를 거두었다고 보았다. 특히 과학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가져온 것이 가장 큰 공적이라고 해석하였다. 반면 새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도의교육의 실패를 꼽았다. 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서 도의 과목의 신설을 주장했지만 일제강점기 수신(修身) 교육을 회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장기적 안목에서 과학적이고 민주주의적인 교육을 실시하여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진보교육의 퇴조와 본질주의 교육 등장 이와 관련 창덕여자고등학교 교사 심재형은 ‘교육학자에게 드리는 글’에서 해방 10년 만에 권태기를 맞이한 우리 교육이 과거의 지식중심교육으로 환원하지 않고 다시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의 교육계획을 주도하는 교육학자들이 책이나 이론에 그치지 말고 현장의 다양한 모습에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하였다(새교육, 1959년 9월호). 서울 충무국민학교 교사 심경석은 ‘교장을 위한 학교냐, 아동을 위한 학교냐’라는 글을 통해 “새교육은 복잡한 그 무엇이 아니고 시대사조에 따라 교육의 계획, 조직, 내용, 방법, 시설 등을 개선해 나가는 움직임이며 이런 성과가 부진한 것은 교육학자, 교육행정가, 교사 등이 공동으로 져야 하지만 특히 학교행정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심 교사는 특히 교장의 민주적 학교경영을 촉구하였다. 이 특집에서 1950년대 새교육의 경험과 의미를 정리하고, 1960년대 한국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을 가장 설득력 있게 제시한 것은 수원 매산초등학교 교장 황기익이었다. 황기익은 진보주의에 바탕을 두고 전개되어 온 새교육의 장점과 한계, 그리고 193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본질주의(문화유산의 전승을 중시하는) 교육의 장점을 통합하는 방향에서 당시 우리나라 교육이 지향해야 할 지점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다. “개인의 욕구를 중요시하되 이기적 방향에 떨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욕구로 방호해야 하며, 교육과정에는 반드시 인간의 문화적 전통 중에서 인간생활에 기여하는 근본적인 것은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그 요소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진보주의 교육의 결함을 보충하여 개인과 사회를 같이 중요시하며 자유와 통제, 흥미와 노력을 강조하고, 기본 지식과 이해를 동등한 자리에 놓도록 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오늘날 교육계의 지배적인 생각입니다” (새교육, 1959년 9월호) 지금의 시점에서도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이었다. 황기익은 새교육을 비방하는 사람들이 제기하는 “새교육으로 인해 기초 학력의 저하됐다”는 지적에 이의를 제기하며 새교육에는 거기에 맞는 새로운 학력관이 확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학력관은 “주지주의에서 벗어나 태도, 습관, 기능 등의 정의적 방면에도 중점을 둬 하나의 완전한 전인적 인격체를 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교육에 의한 새교육 비판, 그리고 새로운 학력관이 제안된 지 어언 57년, 그 동안 우리 교육은 여전히 낡은 학력관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신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본다.
인간의 긍정적 발달과 행복은 몰입(flow)에서 나온다. 몰입은 재미(fun)와 흥미(interest)를 전제로 한다. 흥미를 뜻하는 영어 ‘interest’는 ‘사이(inter)’와 ‘있다(est)’가 결합한 단어이다. 즉, 거리가 있는 두 사물을 관련짓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무엇인가에 흥미가 있으면, ‘나’와 ‘그 무엇’ 사이의 거리는 짧아진다. 이는 ‘너와 나의 하나 됨’ 즉, 물아일체(物我一體) 현상이다. 꿈에서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았던 장주(장자의 본명)는 꿈에서 깨어난 뒤 “내가 지난밤 꿈에 나비가 되었다. 날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는데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내가 나인지도 몰랐다. 그러다 꿈에서 깨어버렸더니 나는 나비가 아니고 내가 아닌가? 그래서 생각하기를 아까 꿈에서 나비가 되었을 때는 내가 나인지도 놀랐는데 꿈에서 깨어보니 분명 나였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가? 내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가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昔者莊周夢爲胡蝶 ??然胡蝶也 自喩適志與 不知周也 俄然覺 則??然周也 不知 周之夢爲胡蝶與 胡蝶之夢爲周與 周與胡蝶 則必有分矣 此之謂物化)” - 장자 내편의 ‘제물론’ 중에서 물아일체는 ‘호접몽(胡蝶夢)’에서 제시된다. ‘장자와 나비는 하나’라는 내용이다. 인간관계로 보자면 마틴 부버(M. Buber)의 ‘너와 나’의 만남 사상이다. ‘너와 나는 하나’라는 것이다. 하나 됨은 ‘나와 그것’의 만남이 아닌 ‘나와 너’의 만남을 의미한다. 상대방(物)과 나(我)의 하나 됨(一體)은 인간관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을 ‘너’가 아닌 ‘그것(es)’으로 본다면 서로를 이용 대상(Gegenstand)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중심적인 대화만이 난무하게 되며, 진솔한 대화가 나올 수 없다. ‘나와 너’는 어느 것이 더 우월하고 열등한 것이 아니라 서로 비교의 접점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통합은 가능할까? 물아일체는 대통합의 원칙이다. 원효의 일심(一心) 사상 역시 대통합의 철학이다. 우리가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게 되면 그로 인해서 싸우게 된다. 부부일심동체(夫婦一心同體)에서 보듯이 한마음을 가질 때 화합이 되어 조화를 이룬다. 즉, 싸움(諍)이 일어나지 않고 화합(和)하게 된다. 이것이 화쟁(和諍) 사상이다. 밀러(J. Miller)의 홀리스틱(Holistic) 철학 또한 대통합의 철학이다. Holistic은 라틴어 Holos에서 유래하였다. Holos은 ‘하나 됨, 화합, 통합, 완전함’을 의미한다. 인간과 세계, 자연은 하나이며 서로 간의 갈등을 조화시키고 통일을 추구하는 것이다. 남북한의 갈등이 조화를 이루어 화합될 때 통일을 기대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헤겔의 변증법적 대통합 칸트(Kant)는 인간을 이분법적으로 ‘도덕적인 나’와 ‘비도덕적인 나’로 나누었다. 이런 상태에서 정(正)과 반(反)은 갈등을 초래한다. 그러나 헤겔(Hegel)은 ‘하나로의 통합’을 주장했다. 그 하나로의 통합 주체는 ‘사랑’이다. 헤겔의 변증법적 발전 측면에서 ‘나와 너’의 하나 됨은 영원히 발전되는 사랑을 보장한다. ‘나와 너’의 만남에는 갈등이 없다. 여기서 진정한 ‘이해(Verstehen)’가 이루어지며, 이해가 바탕이 될 때 비로소 진정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철학적 의미에서 이해(understanding)의 반대는 명령·지시·감독의 속성을 갖고 있는 overstanding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절대로 상대방을 이해하여 ‘네가 나인 듯’ 대하지 못한다. 따라서 서로 거리가 생겨 점점 멀어지게 된다. 장자의 ‘물아일체’는 이런 면에서 상징적 상호작용론이며 교육현장 등 모든 조직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이버인성이 뭐지?’ 고민 끝에 얻은 결론은 ‘인성’과 ‘사이버인성’은 하나라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인성이 함양된다면 온라인에서도 인성이 함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학교폭력은 현실 공간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사이버공간에서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교육부, 2016). 사이버블링(cyber bullying)이라고 일컬어지는 사이버폭력은 ▲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접속할 수 있어 24시간 학교폭력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 ▲ 익명성으로 인해 과격한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한다는 점 ▲ 가해자가 누구인지 알기 어렵다는 점 ▲ 온라인상에 일단 한 번 게시된 욕설과 비방은 많은 사람이 복제를 하면서 순식간에 퍼져나가 2차, 3차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 등으로 인해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 따라서 사이버공간에서도 인성교육은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개인의 도덕성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공교육을 통해 사이버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해주어야 한다. 다음은 사이버공간에서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와 올바른 정보를 선택·분석·활용하는 리터러시(literacy)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본교에서 실시한 사이버인성 교육프로그램이다. 너와 나, 우리가 함께하는 사이버인성교육의 필요성에 적극적으로 공감한 것은 교사들이었다. 자발적으로 교사 T/F팀 및 교과협의회를 조직하여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교과별 주제 요소를 추출하여 학생 참여 중심의 ‘사이버인성교육 프로그램 수업모형’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았다. 도덕 시간에는 ‘사이버 인성신문’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사이버공간의 특성과 도덕적 책임을 강조하고, 영어수업에서는 짧은 만화 그리기를 통해 지적재산권의 의미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학생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각 교과 간 연계성을 살려 언어폭력, 사이버블링을 주제로 한 융합수업모델도 개발해 적용하였다. 미술과 역사 교과의 융합 수업시간에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풍속화를 패러디하여, 현대사회의 익명성이 갖는 위험성을 인식하는 소재로 활용했다. 이같은 실천위주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와 학생 모두는 사이버 예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올바른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 방법을 알게 되었다. 이와 함께 전교생을 대상으로 사이버인성교육과 연관성이 깊은 교과인 정보와 도덕, 그리고 사이버상의 리터러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과학과 사회 교과 등을 자유학기제와 연계하여 ‘인터넷 리터러시반’을 운영하였고, ‘창작미술반’, ‘뮤지컬반’을 개설하여 학생 활동 중심의 수업모형을 적용하였다. 특히 올해부터 자유학기제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교과 연계형 수업을 통해 사이버인성교육이 쉽고, 심도 있는 내용으로 다뤄질 수 있게하였다. 또한 학생이 직접 기획하고 선택할 수 있는 동아리형태로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여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나눔·성찰·실천 통해실현 아름다운 인터넷·스마트폰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학생동아리인 ‘아름누리지킴이’와 함께 정보화 역기능 예방 및 홍보활동, 지역사회 나눔 캠페인 활동, 선플달기 운동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사이버폭력없는 행복한 학교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다. 또한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사이버인성을 실천할 수 있는 교육활동과 학부모의 자발적 참여 및 분위기 조성을 위한 ‘학부모동아리’를 구성·운영하였다. 스마트 기기 사용시간을 줄여 가족 간의 대화시간을 늘일 수 있도록 학습 활동지를 제작하여 각 가정에 배부하였고, 가족끼리 약속을 정해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을 계획·점검·실천하면서 올바르게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 밖에도 ‘고운 카톡 주고받기’, ‘선배에게 선물하는 사랑의 책갈피 만들기’, ‘노래 개사하기’를 통한 사이버상의 문제점 알리기, ‘사이버인성 5행시 대회’, ‘힐링캠프’ 등 전교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실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정보화의 역기능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정보화 순기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는 개인적인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학교 전체로 퍼져나가 ‘건전하고 건강한 정보 문화’를 조성하게 되었고, 2015년에는 ‘학교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교과전문성으로 교육현장에 새로운 활력소 올해로 교직 3년 차인 A 교사, 누구나 선망하는 선생님이 됐지만 마음 한구석 회의감을 느낄 때가 많다. 수직적 학교 문화 속에 학부모에 치이고 학생들에게 시달리다 보니 임용 시험 때의 패기와 열정은 오간데 없이 무력감에 빠져있다. 교과 수업은 갈수록 어렵고, 각종 교수법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어떤 것이 우리 반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것인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할 뿐이다. A 교사처럼 수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학교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찾고 싶은 교사들이 ‘광주 초등수석교사회’로 몰려들고 있다. 창의적인 수업방법과 다양한 수업기술, 그리고 교직생활의 어려움을 함께 풀어나갈 멘토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이들은 새내기부터 40대 후반의 고경력 교사까지 다양하다. 회장을 맡고 있는 송미나 수석교사(광주 수문초)는 “교직생활의 새로운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전문성 향상을 통해 보람과 만족을 찾고 싶은 마음에서 수석교사들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4월 광주초등수석교사회 주최로 열린 수업혁신 위크숍에서 그대로 그러났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광주지역 초등교사 2백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는 ‘역량 중심 2015 교육과정 개정 설명’부터 ‘하브루타를 적용한 초등영어수업’, ‘아카펠라를 활용한 음악수업’, ‘액션리서치로 수업 전문가 되기’, ‘사회 이슈를 활용한 배움 중심 도덕수업’ 등 요즘 각광받는 수업기법들이 소개돼 주목을 끌었다. 이뿐 아니다. 6월에는 수석교사와 일반 평교사가 멘토와 멘티 관계를 맺고 함께 수업 개선을 모색하는 멘토링 사업을 실시하고 이어 목요연수회, 요청수업, 수업나눔 행사 등이 줄줄이 예약돼 있다. 특히 ‘수석교사 멘토링’은 올해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수석교사가 영어나 수학 등 멘토 과목을 공개하면 일반 교사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분야를 수강 신청하는 방식이다. 수업내용은 교과 수업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학급 경영과 교직생활 전반까지 폭넓게 다룬다. 일회성에 그치는 컨설팅 장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폐쇄적인 학교 문화에 ‘소통’이라는 활력소를 불어 넣기 위해 마련됐다. 그래서일까? 멘토링 신청서에는 ‘올해 교과전담을 처음 맡았는데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두려움이 앞선다는 교사부터 수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연구활동을 하고 싶다는 교사, 새로 옮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걱정이라는 교사들까지’ 속 깊은 사연들이 담겨있다. 김동군 수석교사(광주 치평초)는 “교과 전문성 뿐 아니라 학생지도와 학부모 응대법 등 학교생활의 모든 영역을 조언하게 된다”며 “쉽게 드러내기 힘든 교사들만의 고충을 함께 해결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별로 선후배 교사들 간 멘토링 시스템이 있기는 하지만 서로가 부담을 느끼는 탓에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는데 착안했다면서 “직접 면담은 물론 전화나 문자로 피드백을 해주다 보니 교사들이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탄탄한 실력으로 최고 전문가 집단 자리매김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마다 일반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목요연수회’도 흥미롭다. 처음에는 수석교사들의 자기역량강화를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유익한 정보를 우리끼리만 공유하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에서 일반교사들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요청수업’은 광주초등수석교사회의 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교사들이 원하면 수석교사들이 학교를 방문,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방식이다. 경우에 따라 전체 교사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거나 담당교사와 팀티칭도 하는 일종의 ‘출장 수업’인 셈이다.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신청이 늘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수석교사가 일선 교사들로부터 환영을 받는 데는 ‘실력’이라는 확실한 보증수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뛰어난 교과 전문성과 풍부한 교직 경험을 바탕으로 세미나와 공개수업, 문제 해결 리서치 등 끊임없는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다. 실제로 광주초등수석교사회 구성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공부하기 좋아하는 선생님들의 모임이라는 점이다. 교재연구하고 학생들 가르치는 것이 좋아 수석교사가 됐다는 정유경 수석교사(광주 하백초)는 “후배 교사들에게 유익한 ‘수업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수석교사가 교직사회의 새로운 도전과 희망이 되고 있다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얼마 전만 해도 교장, 교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뒤처진다는 인식이 교직사회에 팽배했지만 이제는 수업 전문가로서 열심히 아이들 가르치는 것만으로도 대우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송 수석교사는 “관리 직렬과 교수 직렬이 학교에서 서로 윈윈하며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 교육현장이 열린사회로 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수석교사 절대 부족”… 정부가 정원 확보 나서야 ‘선생님의 선생님’으로 불리는 수석교사들. 이들은 요즘 우리 실정에 맞는 수업기법을 개발하는 데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외국의 교육이론들을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다 ‘열린교육’ 열풍처럼 한순간에 사라져 버릴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좋은 수업’이란 본질적인 고민은 뒤로 한 채 각론만 쫓아다니는 ‘연수 쇼핑’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긍지와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수석교사들이지만 정부의 지원정책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수석교사들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정원 문제를 꼽았다. 현행 제도상 교감과는 달리 수석교사는 정원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은 데다 시·도교육청의 재량에 따라 선발토록 해 놓다 보니 정책의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 특히 부족한 수석교사 정원은 이들의 역할 수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광주지역의 경우 초등학교는 154개이지만 수석교사는 22명에 불과하다. 송 수석교사는 “직급은 있는데 정원은 없는 기형적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학교 교육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수석교사 정원 확보가 가장 시급한 선결과제”라고 호소했다. 수석교사제는 유·초·중·고교의 교사가 교감이나 교장 등 관리직으로 승진하지 않고도 일정한 대우를 받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지난 2008년부터 4년간 시범 운영을 거쳐 2012년 법제화됐다.
2015년 10월 17일 토요일은 특성화고 대상 공업기계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을 시행하는 날이다. 이제 10일 남았다. 오늘은 학교장 재량 휴업일(가을 방학)이 시작되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11명의 기계직 공무원반 학생들이 등교해 지도교사인 나를 보고 인사한다. 5명은 기계과 학생, 5명은 자동차과 학생, 1명은 자동차과를 졸업한 공무원 3수생이다. 매일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우리 아이들, 오늘은 아침부터 서너명이 졸고 있어 약간 힘이 빠진다. 그래서 한마디 했다. “여러분들, 어제 내가 말했죠. 이젠 잠자는 시간을 줄이라고. 잠이 오면 여러분도 이젠 성인 몸과 같으니까 커피 한잔 정도 마시라고. 몇 그램도 되지 않는 눈꺼풀, 위로 들어!” 깜짝 놀라 잠을 깬 한 아이가 “선생님, 어제 잠이 많이 와서 커피 한 개를 타서 먹었는데, 계속 잠이 와서 또 먹고 또 먹었는데도 계속 잠이 와요. 커피 3잔 먹어도 잠이 오는데, 잠 안자는 방법 없나요?”란다. 어이가 없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갑자기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해 줄까? 넌센스 퀴즈나 유머도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10일 동안 아이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얘기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수업을 멈추고 두 제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동차 정비사를 꿈꾸던 찬호 먼저 2006년 2학년 자동차과 1반 담임을 맡았을 때 부반장이였던 제자 용찬호에 대한 이야기다. 찬호는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증을 1학년 때 혼자 공부해서 취득하고 성적이 항상 1등이었다. 키도 작은 편이고 머리카락이 이현세 만화의 주인공 ‘설까치’처럼 쭈뼛쭈뼛한 직립모의 학생. 찬호를 보고 있으면 ‘정말 열심히 생활하는 놈이구나’라는 느낌이 들어 하루는 찬호를 불러 이것저것 물어보게 됐다. “너는 뭐가 되고 싶니?” “최고의 자동차정비사가 되고 싶어요.” “아니야, 너 정도의 의지와 실천이라면 공부해도 돼.” “아니에요, 선생님. 시간 나는 대로 영어공부하고 있는데, 몇 년을 쉬었더니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공부는 내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너는 공부해도 돼. 10여년 교직 생활하면서 보니 진짜 대학 공부해서 성공할 수 있는 애는 너같은 애들이더라. 너같이 공부를 소처럼 뚜벅뚜벅 하다보면 네 삶을 더 밝게 열어갈 수 있어.” “선생님, 저는 꼭 자동차 정비사가 될 겁니다. 중학교 입학하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방황하고 있을 때, 담임이 하루 결석했다고 엄청나게 야단치셔서 또 결석했더니 엄마를 학교에 모시고 오라고 하고. 학교가기가 싫어 자꾸 결석하게 됐어요. 그때 엄마가 오산의 아빠친구로부터 일자리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고 인천에서 전학을 오게 됐어요. 전학해서도 어영부영 놀다가 중2학년 여름방학 때 우연히 엄마가 일하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36℃가 넘었던 한여름에 엄마 직장을 찾아갔는데, 엄마가 절단기로 자동차를 자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엄마는 항상 ‘일하는 곳에서 사무도 보고 다른 분을 조금 도와준다’고만 말했는데, 너무나 다른 광경을 보고 엄청 놀랐죠. 가슴이 너무너무 아팠어요. 그래서 자동차 정비사가 돼 돈을 엄청 벌거라고, 엄마에게 다시는 이런 일 하지 않게 할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최고의 자동차 정비사가 제 삶의 목표입니다.” 찬호가 끝까지 고집을 부려 어머니께 전화드려 사정을 이야기하고 학교에 오시라고 했다. 교무실에 셋이 앉아서 ‘대학가라’고 아무리 부탁하고 달래도 찬호의 생각은 변화가 없었다. 한참을 조용히 계시던 엄마가 말문을 열었다. “찬호야. 네 인생은 네 인생이다. 어느 부모도 자식의 앞길을 막지 않는다. 엄마를 위한 삶을 살지 마라. 너에게 엄마가 어떻게 보일지라도 자동차 기름 묻은 옷에 가스 절단기로 철을 자르는 엄마의 모습은 엄마의 인생이다. 네 인생을 뚜벅 뚜벅 걸어가라. 이 엄마는 네가 엄마를 위해 사는 것이 싫다. 너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살았으면 해.” 엄마의 이 길지도 않은 몇 마디에 찬호의 눈에는 눈물이 금세 고였다. 찬호 엄마의 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찬호 엄마는 끝까지 눈물은 흘리지 않으셨다. 바라보고 듣고 있던 나도 무엇에 얻어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 찬호는 숭실대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군 전역 후에 찾아온 찬호에게 ‘앞으로 찾아오지 마라. 찾아오려면 성공한 걸 보여줄 수 있을 때 오라’고 했다. 가끔 핸드폰에 있는 찬호엄마의 메신저 사진을 보면서 찬호가 잘 해내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보디빌더에 빠진 승빈이 이번에 이야기 할 제자는 2009년에 담임을 맡게 된, 항상 빡빡머리를 하고 다니는 안승빈 학생 이야기다. 2009년 2월 겨울방학 때 당직 근무를 하고 있는데, 물려입을 헌 교복이 없냐는 학부모 전화가 왔다. 학교로 오시라고 했더니 바로 오셨던 그 어머니는 교복을 고르면서 남편 회사의 부도로 아들 둘인데 생활이 너무 어렵다고 말씀하셨다. 자동차과 신입생 담임으로 내정돼 있던 터라 내가 그 학생의 담임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에 관심을 갖고 들었다. 어머니는 승빈이가 중2때 보디빌더에 빠지기 전까지는 공부도 아주 잘했었다고 말씀하셨다. 정말 승빈이는 우리반 학생이 됐다. 1학년 기말고사 전까지 승빈이에게는 특이사항이 없었다. 그런데 기말고사를 코앞에 두고도 아침부터 계속 졸기만 하는 일이 반복돼 승빈이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알고 보니 승빈이는 동네 체육관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 새벽에 일어나 6시에 체육관 문을 열고 손님 맞을 준비를 다한 다음, 등교하면 좀 피곤해서 잠이 오는데 앞으로는 조심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면서도 승빈이의 얼굴은 너무나 밝았다. “선생님, 보디빌더로 저를 지도해줄 스승님을 찾았는데 제자로 받아 주지 않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제 맘대로 몸으로 때우기로 했지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체육관 문을 6시 정각에 열고 방과 후에도 체육관에 가서 운동도 하고 11시부터 2시간 정도 청소를 하고요. 이렇게 몇 달을 했더니 보디빌딩에 대해 조금씩 지도해 주고 계세요. 스승님 한마디 한마디가 제게 너무 도움이 돼서 힘든 건 전혀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인데요.” 담임으로서 도와줄 수 없어 가엽고 안타까웠지만 승빈이는 내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웃고 있었다. 승빈이에게 보디빌더는 근육만 잘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지도자가 되려면 인체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대인관계를 위한 심리학 등도 틈틈이 공부해야야 된다고 말했다. 그 뒤로 승빈이의 손에는 인체, 심리 등에 관련된 책들이 항상 들려 있었어다. 졸업할 때까지 몇 권 읽었냐고 했더니 학교 도서관에 있는 인체나 심리 관련 책은 거의 다 읽었다고 했다. 승빈이는 전국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으로 입상하더니 결국 한국체육대학교에 입학했다. 한국체대에 입학이 확정되던 날, 승빈이 엄마는 전화를 하셔서 “선생님, 승빈이 우리 아들이라 자랑이 아니라 정말로 대단한 아이에요. 자신이 정한 시각에 정확히 일어나고 운동 없는 시간이나 휴일에는 컴퓨터로 자신이 궁금한 인체에 관한 내용을 모두 찾고 이해하려고 했어요. 이해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출력해서 방 벽에 붙여 놓고 매일 보더니 어느새 한 방 가득 채우더라고요. 다 이해한 부분은 떼고, 새로운 것을 다시 붙이고를 여러 번 했지요.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의 승빈이를 보고 아이 아빠도 ‘내 아들이지만 존경스럽다’는 말까지 하더라고요”라고 말씀하셨다. 두 제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니 공무원반 아이들의 눈이 커져 있었다. 갑자기 7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하루에 3시간씩 한결같이 함께 공부한 이 아이들의 모습이 찬호와 승빈이랑 겹쳐 보였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사자성어에 나는 다른 의미를 붙여 주고 싶다. 주머니와 같이 닫혀있고 캄캄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자신의 의지와 행동을 일치시켜 정성을 다한다면, 송곳처럼 능력을 발휘해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된다는 의미로 말이다. 우리 공무원반 아이들 모두가 이번 시험 합격을 통해 어느 곳에서나 송곳처럼 빼어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가 되기를 바란다.
지난 일요일 저녁, 한 아이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 아이는 2학년 ○반의 한 남학생이었다. 문자에서 그 아이는 기말고사 영어 공부를 하던 중,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 있다며 그것에 대해 한 번 더 설명해 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사실 그 문장은 워낙 복잡해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수업시간 여러 번 반복하여 설명을 해주기도 하였다. 그런데도 일부 아이들이 이해가 안 간다며 교무실을 찾아와 재차 물어보곤 했던 문장이기도 했다. 전 교과목 성적이 상위권인 그 남학생은 여타 과목보다 영어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늘 고민이 많은 아이였다. 그리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수업 시간 활동 참여도가 그다지 많지 않은 아이였다. 가끔 질문을 던지면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져 오히려 질문한 내가 더 미안한 적도 있었다. 월요일 저녁, 일찌감치 저녁을 먹은 녀석이 교무실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며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조심스레 손에 쥔 교과서를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선생님, 어제 말씀드렸던 문장입니다." 녀석은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빨리 설명해주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설명을 다하고 난 뒤, 다른 궁금한 사항이 없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녀석은 머뭇거리며 속에 담아둔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둘씩 꺼내 놓았다. 그런데 그 아이의 가장 큰 고민은 성적이었다. 최선을 한 만큼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시험 때가 되면 늘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열심히 외운 내용도 문제지만 받으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영어 시험에 콤플렉스가 심했다. 그래서 영어를 포기할 생각까지 한 적도 있었다고 하였다. 특히 가고자 하는 대학이 영어 성적이 필수인지라 합격을 위해서는 최소 석차 ○등급까지 올려야 한다며 본인의 심정을 허심탄회 이야기했다. 그리고 영어 성적을 올릴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것도 감수하겠다며 좋은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녀석의 안타까운 마음은 충분히 이해 가지만 기초가 없어 아예 영어를 포기한 학생(일명 영포자)들과는 조금 차원이 다른 상황이었다. 사실 영어를 포기한 대부분 아이들은 수업시간 내내 엎드려 자거나 딴짓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쑤이다. 물론 모든 영포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반드시 영어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에서인지 수업시간 그 녀석의 집중력은 남달랐다. 그리고 녀석의 교과서는 수업시간 배운 내용으로 빼곡히 적혀 있어 가끔 교사인 내가 놀랄 때도 있었다. 매시간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될 정도로 녀석은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난 아이들 면전에서 이 아이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 그 아이는 칭찬에 수줍어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리고 스승의 날 내게 쓴 편지에서 자신 또한 수업시간 몰래 존 적이 많았다며 용서를 구한 적이 있었다. 우선 영어 교사로서 이 아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녀석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기로 하였다. 영어 시험을 망치면 대학에 합격할 수 없다는 지나친 강박관념이 그 아이의 문제였다. 그리고 그 강박관념이 결국 시험 내내 그 아이를 공황상태로 만들었던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녀석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먼저 생각하여 지레 짐작 겁을 먹은 것이 분명한 듯했다. 그리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 결여 또한 제 실력을 발휘하는데 큰 장애가 된 것이 분명했다. 우선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에 수업하기 전 아이들 앞에서 그날 배울 영어 지문을 큰소리로 읽으라고 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만든 문제가 머릿속에 오래 남는 만큼 하루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문제를 만들어 올 것을 주문했다. 단 문제는 인터넷에서 배겨오거나 타인이 낸 문제를 절대로 표절해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처음에는 내 요구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선생님,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영어 성적 올리고 싶지 않으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돼." 나의 단호한 답변에 녀석은 장난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영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해답을 찾았다는 생각에서인지 교무실을 빠져나가는 녀석의 발걸음이 왠지 모르게 가벼워 보였다. 기말고사가 채 십 여일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 방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오늘 녀석의 얼굴에서 그 어떤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아무튼 시험을 끝내고 나오는 녀석의 얼굴에서 환한 미소가 지어지길 기대해 본다.
동족상잔이라는 말을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dog-eat-dog’이다. 개가 개를 잡아먹는다는 뜻이다. 우리말 사전에는 ‘같은 겨레나 혈족끼리 서로 싸우고 해치는 일’로 나와 있다. 6.25 전쟁이 바로 이러한 형국이었다. 통일의 미명 하에 김일성이 일으킨 전쟁, 이 전쟁의 와중에는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사상 선택을 강요받아야 했다. 사상 선택의 강요를 피하려면 자신이 원하는 진영으로 떠나야 했다. 정든 집과 고향, 친척과 형제를 멀리하고 피난의 행렬에 들어서야 했다. 도망자의 신분이 된 것이다. 그것도 눈에 띄지 않는 시간을 이용하여 말이다. 그렇지 않으려면 거짓으로 지지 의사를 나타내야 했다. 그러나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종교인, 지주, 공무원 등은 사상 강요가 막히지 않는 계층은 감시를 당해야 했다. 전쟁이 극심하여 진영이 자주 바꿀 때는 손바닥 조사까지 당해 궂은살이 있고 없는 정도로 사상 분류를 했다. 가족 중 한둘이 남측 진영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더욱 심한 감시를 당했다.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상 선택 강요는 우리 군에서도 일어났다. 사상 강요의 피해자가 또 다른 사상 강요의 피해자를 만든 것이다. 예를 들어 빨치산에 가담한 집안, 의용군에 가담한 사람, 적에게 정보를 제공한 사람 등은 우리 측에서 감시와 재판을 했다. 이러한 일은 전쟁 초기부터 일어났다. 어느 날 갑자기 북의 군대(인민군)가 들어왔다. 사람들은 원하든 원치않던 북의 기를 들고 나가거나 박수로 환영해야 했다. 그리고 사상 강요 교육을 받아야 했다. 전쟁이 계속되면서 인민군을 위한 전쟁 물자 수송과 전투에 동원되어야 했다. 이런 일은 우리 군대(유엔군)가 서울이나 평양을 수복했을 때도 비슷했다. 그러나 거기는 진심이라는 표정의 차이가 있었다.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 진정으로 고맙다고 느끼는 마음이다. 그것은 1.4 후퇴 때 우리 군을 따라 나온 피난의 행렬의 수가 말해준다. 그런데 북은 전쟁을 피해 떠나는 피난의 행렬에도 위장한 정찰병을 보내 군사 정보를 빼앗거나 이동의 수단으로 삼기도 했다. 유엔군은 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며 때로는 전세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숨어있는 북의 정찰병과 북군을 막기 위해 싸우다 피난민까지 다치게 만들었다. 6.25로 인하여 우리 국민은 몇 번이나 사상 선택을 강요받으며 살아야 했다. 특히 북의 치하로 되었을 때 사상 선택 강요는 극심했다. 남한 땅에 들어온 북의 군대는 주민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심어주기에 애썼다. 그리고 인민위원회를 조직하여 사상 선택 강요를 하기 시작했다. 매일 저녁 학교나 마을회관 (때로 마을에서 가장 넓은 공터)에 주민을 불러내어 김일성 노래와 충성맹세 구호, 전쟁 구호를 외우도록 했다. 북의 사상 교육은 민족을 둘로 나누는 일부터 시작되었다. “남조선 동무들, 수고 많습네다. 우리 북조선은 미 제국주의들과 친일 이승만 앞잡이들에게 시달리는 동무들을 해방시켜주기 위해 왔습네다.” 이른바 남조선 해방전쟁의 취지를 설명하며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두 계급으로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노동자(주로 머슴, 때로 공산주의를 추종하는 지식은)을 앞잡이로 세우고 지주들은 일제에게 나라를 팔아먹은 매판자본으로 분류하여 자산 압류를 하였다. 이들은 자아비판이라는 형식으로 자신들의 사상에 동의하지 않은 종교인, 지식인, 지주들에게 인민재판을 수시로 벌였다. 인민재판이란 북조선에서 처음 사용한 것이 아니다. 마오쩌둥이 문화혁명을 일으킬 때부터 인민에 의한 재판이 시작이다. 기소 대상은 지주(부르주아), 지주에 빌붙어 인민을 세뇌시키고 풍기를 어지럽혔다는 논리로 지식인, 자본가를 심판했으며 공산당원(내무서원)이 참관하여 배심원이 되어 판결을 내리는 재판이다. 그런데 누구나 고발이 가능하고, 사람들을 선동해서 판결을 이끌어 내면 그만이기 때문에 결과가 과격했다(결과에 따라 총알이 아까워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까지 하였다고 한다). 때로는 재판 결과를 정해놓고, 재판 당일에는 선동하는 사람(옳소 부대)까지 동원해서 공산당이 정한 사람이 죽도록 조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희생자가 더욱 많았다. 6.25는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다.
철저히 교원 편의 맞추려 노력 정책자문단에 교원 참여시켜 ‘에듀넷 20주년’ 대대적 개편 한국형 칸 아카데미 구축 준비 알파고쇼크 ‘필요한 변혁’ 될 것 소프트웨어교육 등 차분히 준비 “저는 밤하늘이 될 테니 여러분은 별이 돼 주십시오.”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하 케리스) 원장은 올해 1월 말 취임 당시 직원들에게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조직과 분위기를 만들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저마다 특유의 빛을 내며 조화롭게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의 모습이야말로 케리스가 지향해야 할 이상향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케리스가 대구로 이전한 지 4년째, 정착기를 마치고 도약기를 준비하는 시기에 부임한 그는 어깨가 무겁다. 그 어느 때보다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 된 케리스에 교육계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어느새 ‘20세 성인’이 된 에듀넷은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고, 소프트웨어 교육과, ICT 활용 미래교실 구축, ICT 교육 해외원조 등을 구체화하고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다. 또 학업 중단 학생이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형 ‘칸 아카데미’(Khan Academy)도 추진해야 한다. 한 원장은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케리스가 미래교육을 보다 주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전임 원장님의 노력으로 케리스가 대구에서 잘 정착한 만큼 이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케리스는 그동안 초중등 교육에 치중한 측면이 있는데 앞으로는 교육부에서 대학지원실장을 지낸 경력을 살려 고등교육의 정보화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 원장으로 부임해 반년이 지났다. 어떤 변화를 주문하고 있나. “정보화를 이끄는 기관인 만큼 특성을 살려 페이퍼리스(paperless·종이 없는 사무실) 회의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내가 부임한 후 살린 나무가 몇 그루인지 모르겠다.(웃음) ‘노트북 회의’, ‘태블릿 보고’ 등 젊은 IT전문기업에서나 있을 법한 장면은 이제 케리스에서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물론 나는 종이로 출력해서 보는 것이 더 가독성 있고 편리한데, 작은 불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여긴다. 지나치게 톱다운(Top Down) 식의 강요는 하지 않고 직원 스스로 최대한 자율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케리스는 관료조직과 달라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연구소도 아니고, 그 중간 정도 될 것 같다. 그래서 구글, 애플 등 세계적인 IT기업의 모델과 리더십도 많이 참조한다. 따라서 직원들로부터 창의성 있는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게 좀 더 과감한 의견을 여과없이 내도록 주문하고 있다.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최고의 성과를 낸 운영방식)가 있다면 얼마든지 가져오라고 권하기도 한다. 법과 예산이 허용하는 선에서는 최대한 시도하고 있다.” ― ICT 분야가 생소하진 않은가. 교육부 시절 경험이 도움 되는지. “교육부 초임 사무관 시절 당시, 그러니까 전산화가 막 이뤄지기 시작할 무렵 전산직 업무를 맡았다. 그 때 ‘전산마인드’란 말이 돌기 시작했다. 워드프로세스, 아래하 한글 프로그램이 막 생겨나 장관님께 보고서를 쓸 때 조금 더 잘 정리하기 위해 연구하고 애쓰던 기억이 난다. 다들 명함에 전화번호, 팩스번호까지만 넣을 때 이메일 주소를 기입하면 유식한 사람처럼 보이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교육정보통계국장을 맡아 2000년대 초 나이스(NEIS)를 개통하고 스마트교육 5개년 계획도 공동으로 추진했다. 그런 경험들이 모여 지금의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 지난 3월 알파고가 보여준 사건으로 교육현장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지난 1950년대 미소 냉전시대 때 ‘스푸트니크 쇼크’와 비슷한 것 같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구 소련을 압도하고 있다고 여겼던 미국은 인공위성 발사에 뒤쳐지자 충격을 받았다. 이후 미국은 존 듀이 영향으로 대세였던 창의적, 흥미위주 교육에서 탈피해 기본지식을 보다 탄탄하게 바꾸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10여 년 뒤 세계 최초로 달에 사람을 착륙시킨 나라가 됐다. 소련이 우주에서 공격해 통신망을 두절시킬 것에 대비해 만든 것이 알파넷이고 이게 발전해서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하게 된 것이 인터넷이다. 이번 알파고 쇼크 역시 ‘있어야 할 변혁’으로 보고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공지능(AI)이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하긴 했는데, 위험성이 예견되는 만큼 우리는 AI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 어떻게 대비해야 한다고 보는가. “AI시대에는 교수학습은 물론 교실 형태의 변화도 예고하고 있다. ICT 기술이 교실 안에 스며들면 교탁 앞에 일렬로 책상이 배치된 현재 교실은 점차 사라지고 교탁이 가운데로 오고 학생이 둘러싸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일종의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협업 공간)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컴퓨팅적 사고, 코딩교육, 소프트웨어 교육 등을 두고 일각에서는 소프트웨어 전문가만 양산 하느냐고 오해하는데 결국 논리적 사고와 알고리즘 능력 함양을 통한 문제해결력 증진에 목적이 있다. 교육의 본질적인 측면에 맞닿아 있는 것이다. 지금은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 교재와 교사지침서를 만들고 있는데 미래교육의 디딤돌 될 것으로 본다. 대학 인문계에서도 융합교육의 영향으로 코딩교육이 많이 이뤄지고 있고, 특히 성균관대의 경우 모든 학생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제 초중등 교육부터 탄탄히 해야 한다.” ― 또 바뀌어야 하는 게 있다면.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현재의 교수학습 활동, 평가, 교육행정 등 교육체계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기자들에게 질문을 요구했지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은 동영상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나도 아이오와대 유학 시절 토론을 잘 하지 못했고 상당히 과묵한 편이었다. 그러나 서술형 평가는 누구보다 잘해 ‘이상한 학생’ 취급을 받은 적이 있다. 물론 영어실력이 약했기에 말을 잘 못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 주입식 교육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 ― 교원을 위한 서비스 개선 계획이 궁금하다. “일단 20주년 맞은 에듀넷은 오는 9월 교육 자료와 교육정책이 연결된 통합 교육정보서비스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교원들이 교수학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교원 커뮤니티도 동시에 구축해줄 생각이다. 2017년도부터 도입되는 ‘2015개정 교육과정’의 현장 적용을 잘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자유학기제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등과 관련된 교육정책 정보를 에듀넷을 통해 통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며, 세부적인 내용은 교육부와 협의 중에 있다. ‘나이스’는 상당히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불편함이 없는지 계속 모니터링해 개설할 계획이다. 동시에 개인정보보호를 포함해 사이버 보안 등에 문제가 없도록 대비하고 있다.” ― 선생님들과 소통은 잘 하는가. “에듀넷 개편이 가장 시급한데 이 문제와 관련돼 올해 부임하자마자 곧바로 현장교원들, 시·도교육청 전문직들과 만나 개편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업무 특성상 SNS를 통해서도 많이 소통하고 있다. 일부 선생님들께서 SNS를 활용하는 걸 보면 그 열정에 감탄할 때가 많다. 과연 수업은 제대로 하면서 이렇게 하는 걸까 의심이 들 정도로 활용을 잘 하신다. 회의 때 간부들에게도 강조할 정도다. 아주 인상적이어서 이번에 정책자문단을 구성하면서 생면부지의 선생님 몇 분을 모셔왔다. 우리라도 그 열정에 화답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행복하자는 것이다. 직원들에게도 늘 행복을 강조한다. 교육부 시절에도 행복한 마음으로 일하는 걸 상당히 중요하게 여겼다. 특히 교육에 관한 문제는 행복을 놓쳐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책을 만드는 내가 행복해야 그 정책을 실행하는 선생님도 행복하고 제자들도 행복하게 된다. 교원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중앙정부는 정책을 만들 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고 배려했으면 싶다. 케리스는 교원들이 ICT를 통해 학생들과 함께 보다 재미있고 행복하게 가르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영화 ‘꿈의 구장’에서 나오는 ‘꿈이 이뤄지는 곳, 그곳이 천국’이라는 대사를 참 좋아한다. 우리가 더 노력해 교원들의 꿈을 이루는 역할을 해내겠다.” ▶한석수 원장 약력 △1959년 충남 공주 △한양대 행정학과, 동 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교육학 박사 △행시 29회 △교육과학기술연수원장, 교육부 정책조정기획관, 교육정보통계국장, 대학지원실장
6월 21일(화요일). 교육부 주관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학생 개개인의 성취수준 파악을 위한 2016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전국 5천98개 중고등학교에서 시행되었다. 평가 과목은 국어·영어·수학 교과이며 평가 결과는 4단계 수준(우수, 보통, 기초, 기초미달)으로 학생들에게 개별 통지 된다.
한국교육방송공사(이하 EBS)가 창립 42주년을 맞아 20일 서울 도곡동 본사에서 기념식을 갖고 교육공영방송사로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우종범 EBS 사장은 기념식에서 “EBS는 학교교육 보완 및 평생교육 구현, 민주적 교육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설립된 교육전문 공영방송으로 교육평등 실현과 사교육비 절감에 앞장서야 한다”며 “고품질의 교육콘텐츠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 사장은 “방송 환경 변화에 맞춰 EBS의 콘텐츠를 특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학습 자료를 교사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교사지원센터와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교사 시청자위원회를 통해 고품질의 교육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BS는 그동안 수능강의를 통해 1조 830억 원의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냈으며, 지난해 개국한 EBS 2TV를 통해서는 초‧중등 교육 및 영어 교육 콘텐츠 등을 방송함으로써 교육격차 해소 및 교육복지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 개척에 대한 계획도 내놨다. 우 사장은 “그동안 베트남 교육채널 VTV7 개국, 칠레 교육문화 채널 개국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등 선진 교육시스템을 전 세계에 알리며 교육 한류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런 내용을 반영해 1일 중장기 미래 발전 전략 수립을 위한 ‘미래전략팀’을 신설하고 콘텐츠사업본부 내 ‘글로벌사업부’를 새롭게 편제하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EBS는 올해 중국 상아이미디어그룹, 후난TV, 영국 제작사 블링크필름 등과 함께 공동 프로그램을 제작,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 사장은 “EBS가 평생교육의 동반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가 최우선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 생각한다”며 “세계 최고의 교육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967년, 파독광부 3년 생활 끝에 귀국을 준비하던 내게 당시 수양어머니 로즈마리 여사는 계속 남아 유학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독일어 실력은 물론 등록금 준비, 체류 연장 등 해결해야 할 산적한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얽혀있어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귀국길에 오르려던 나를 만류하기 위해 공항까지 달려 나온 수양어머니의 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달랑 몸만 독일 땅에 남게 됐다. 당시 나의 전 재산은 입고 있는 옷과 신발, 용돈 몇 마르크(당시 독일화폐)뿐이었다. 우선 불법체류자로 강제 추방당하지 않고 신변을 보호받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야만 했다. 급한 대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벨기에 군대내 군수품 보급소에서 임시직 증명서를 발급 받았다. 수양어머니 말씀에 따라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장기체류 절차를 3개월 안에 밟아야했는데, 의외로 도와주는 이들이 많아 순조롭게 진행돼 여름학기부터 수강할 수 있었다. 솔직히 5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아무 것도 없는 외국인 신분의 나에게 대학이 왜 입학허가를 줬는지 모른 채 살고 있다. 지금까지도 스스로 의문을 안고 살아 왔고, 아마 죽을 때까지 이해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외로운 독일 생활에서 얻은 만남과 수확이 많이 있지만 가장 경이로운 인연은 스승님과의 만남이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아 대학교수까지 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프란츠 푀겔러(Franz Poeggeler) 스승 덕분이었다. 독일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도 제자에 대한 지도와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푀겔러 스승님의 도움으로 나는 독일 정부의 학술행사에 여러 차례 초대돼 연구발표 할 기회를 얻기도 했다. 파독광부 3년 생활 마치고 수양어머니 만류로 귀국 포기 “공부해보는 게 어떠냐” 내 인생 바꾼 ‘박사 아버지’ 결실 맺던 날 감격의 눈물 교수님은 21세 때 독일 학계에서 최연소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27세 때는 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수재였다. 영어와 불어 등 여러 언어도 자유스럽게 구사했다.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연구를 맡는가 하면 특강 출장도 많았고, 특히 우리나라 평생교육법과 청소년 기본법 제정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런 스승님께 잘 배운 덕분에 1980년대 미개척 분야였던 평생교육과 청소년 분야에서 헌신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교육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스승님과의 만남으로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고 인간적인 따뜻함,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해하게 됐다. 국내든 외국이든 할 것 없이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지도교수를 만나는 것이다. 훌륭한 지도교수와의 만남은 학문에 있어 절반 이상의 효과가 있다. 훌륭한 교수란 따뜻한 마음과 인간적인 마음으로 학문 지도를 해주는 분이다. 석, 박사학위를 잘 받느냐 못 받느냐는 물론이고, 그 학문 분야의 이념과 비전을 포함해 일생 동안 학문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성공적인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독일 대학에서의 교수 권한은 어느 나라보다 비중이 매우 크다. 지도교수가 사임하는 경우 다시 지도교수를 찾아야 하고 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즉 본인과 전공이 같은 지도교수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지도교수를 찾아 여러 대학을 헤매는 경우도 꽤 있다. 고생 끝에 지도해 주는 교수를 찾았다고 해도 지도교수 밑에서 몇 년간 교수 학문 분야 참여와 인격적인 면에서 인정받지 못할 경우, 다른 대학에 가서 지도교수를 찾아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는 제자로 지도 할 수 없고 능력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거부 행위다. 이래서 지도교수를 못 찾아 몇 년을 이 대학 저 대학 기러기처럼 허송세월 하다 귀국하는 사례도 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지도교수를 ‘박사 아버지’(Doktorvater)라고 부른다. 학문과 인생의 아버지라는 뜻이자 평생 동행한다는 의미다. 독일 사회에서 석사, 박사와 교수의 권위가 어느 정도인가는 일상생활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게 되면 전화국에 연락해 전화번호부 책에 석사와 박사라는 타이틀을 넣는다. 전화를 받을 때도 석사 누구 또는 박사 누구라고 하며 받는다. 그리고 집의 문패에도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표시를 한다. 첫 수강부터 푀겔러 스승님의 강의와 세미나를 단 한 차례도 빠뜨리지 않았다. 스승님은 특별한 강의 노트 없이 칠판에 단어 하나 또는 두 개 정도를 써 놓고 논리적인 방향으로 이끌었다. 본인이 이야기 하는 시간은 가능한 짧게 하는 대신 토론을 많이 하도록 유도하거나 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과제를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내 공부법도 주입식 암기법에서 벗어나 이해하고 요약하려는 논리적 학문 방법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대학 입학 후 첫 시험에서 한국식 암기법으로 외워서 시험을 보자 점수가 굉장히 나쁘게 나왔던 기억이 있다. 교수님은 책이나 강의내용을 암기해서 쓰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작성하라고 친절하게 지도해줬었다. 교수님은 학기 중이나 방학 때마다 독일과 유럽 여러 나라를 순회하며 워크숍에 참석하셨다. 그 덕에 나도 전공과 관련된 평생교육과 청소년시설을 많이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특히 평생교육의 창시 국가인 덴마크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자주 갈 수 있었다. 타지에서의 공부가 너무 힘들어 죽고 싶은 생각도 여러 번 가졌었다. 힘들 때마다 스승님께 찾아가서 상담하면 “권 군은 현재 호수 한 가운데 있으니 그대로 빠져 죽을 것인지 헤엄쳐서 살아날 것인지 스스로 판단하게”라고 말씀하시며 용기를 주곤 하셨다. 논문심사와 구두시험이 끝나고 초조하게 기다리던 내게 스승님은 웃음 띤 얼굴로 다가와 말 한 마디를 건네셨다. “권 박사, 축하합니다.” 권 박사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글로도 말로도 다 표현 할 수 없다. 13년 동안 사제 간의 만남은 그렇게 결실을 맺었다. 나는 스승님의 품에 안겨 한 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롤 모델 멀리서 찾지 말고 가까이서 찾도록 노력하라! 학기 초. 아이들의 영어 어휘력 향상을 위해 좋은 방법을 고민하던 중 생각해낸 것이 일주일에 한 번 단어 시험을 보는 것이었다. 내 결정에 아이들은 불만을 토로하였으나 영어 공부를 하는데 어휘력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난 뒤, 단어 시험을 시행하였다. 하루에 30개 이상의 단어를 제시하고 난 뒤, 매주 금요일에 100단어 시험을 보는 것으로 하였다. 그리고 합격점을 80점으로 정하고 합격한 아이들에겐 거기에 상응하는 상을 주기로 하였고 80점 미만인 아이들에겐 소량의 과제가 주어졌다. 아이들 대부분은 과제를 하지 않기 위해서 매일 부여된 단어를 열심히 외우는 것 같았다. 물론 시험 하루를 남겨놓고 벼락치기 공부를 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았다. 학급마다 이런 식으로 단어를 외우는 아이들 중 단어 시험을 통과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매번 단어 시험을 볼 때마다 100점을 맞아 다른 아이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2학년 ○반 ○○○이었다. 순간, 그 아이의 단어 외우는 방법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수업에 앞서, 그 아이에게 단어 암기 KNOW HOW를 친구들에게 공개해 볼 것을 주문하였다. 내 요구에 ○○이는 자신의 공부 방법에는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다며 말하기를 꺼렸다. “얘들아! ○○이의 공부 방법이 궁금하지 않니?” “네∼, 선생님.” 내 질문에 아이들은 환호하였고, 그 소리에 ○○이는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교단 쪽으로 걸어 나왔다. 그리고 자신만의 공부 비법을 털어놓기 시작하였다. 아이들은 ○○이의 공부 비법에 귀를 기울였고 중간 중간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다. ○○이의 공부 비법은 다름 아닌 자투리 시간의 활용이었다. 자투리 시간만 잘 활용하면 단어를 외우기 위해 별도의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의 생각이었다. 그러고 보니, 가끔 복도나 교정에서 우연히 마주칠 때마다 ○○이의 손에는 늘 단어장이 쥐어져 있었다. 매일 아침 아버지의 차로 등교하는 ○○이는 그 시간도 단어를 외우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야간자율학습시간에 단어를 외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학교생활 중 자투리 시간(쉬는 시간, 점심시간, 저녁시간 등)을 최대한 활용해 볼 것을 조언하였다. 특히 벼락치기는 공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가능한 하루하루 계획을 세워 실천할 것을 주문하였다. 지금까지 고3 담임을 역임하면서 느낀바, 상위 5%에 해당하는 대부분 우수한 학생들의 공부 비법이 자투리 시간의 최대 활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수업 시간 집중력은 내신 성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대학에서의 모든 전형이 학교생활을 충실한 학생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그들은 이것을 실천해 온 것이었다. 아이들 대부분은 자신의 롤 모델을 멀리서 찾으려고만 한다. 2학년 ○반의 ○○이야말로 아이들의 롤 모델로 부족함이 없는 학생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는 내신 성적이 최상위권이면서 수업시간 집중력 또한 나무랄 데가 없는 아이이다. 사실 가장 훌륭한 롤 모델은 항상 가까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름지기 학급에는 공부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분야에 뛰어난 아이들이 많이 있으리라 본다. 우선 롤 모델이 친구라서 자존심이 상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어쩌면 그 친구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 놓을 수 있는 훌륭한 스승이 될 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롤 모델을 통해서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자주 가져보라. 그러면 분명 어제와 다른 오늘을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이의 공부 비법 발표 이후, 2학년 ○반의 학생들에게 작은 변화가 생겼다. 단어 시험을 보면 늘 합격자가 10명도 채 되지 않았던 합격자 수가 무려 20명 이상이 넘어 나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그리고 자투리 시간 우연히 마주치는 아이들의 손에는 늘 단어장이 쥐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통일은 나의 ‘미래’…공감대 형성을 자신의 꿈과 관련해 생각하면 도움 교‧사대서 관련 교과 필수 수강해야 전체 교사 통일의식 고취할 수 있어 문화‧예술공간 전시, 학부모 교육 등 ‘손에 잡히는’ 통일교육 펼쳐나갈 것 교원들의 적극적 관심과 협조 필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통일을 자신의 미래로 받아들이고 마음속으로 원할 때 진정한 통일한국을 이룰 수 있습니다.” 8일 서울 수유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금순(사진) 통일교육원 원장은 청소년들이 점점 통일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현실을 우려하며 그 원인으로 일방적이었던 통일교육을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게 ‘마음의 씨앗’을 심어주는 통일교육, 손에 잡히는 통일교육을 펼쳐나가겠다”며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오랜 시간 북한과 통일 관련 연구를 하면서 깨달은 것 중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었나. “통일문제, 북한관련 연구를 하면서 늘 새롭게 깨닫는 것이 있다. 국가든 사회든 공동체가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공감대를 확산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특히 40여 년 동안 남북으로 갈린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가 2004년 UN 중재로 국민투표를 실시했으나 남키프로스 국민들이 재통합을 반대해 통일이 무산됐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일.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청소년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통일을 왜 해야 하나요’다. 분단이 장기화되면서 적잖은 청소년들이 근본적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이에 답하는 것으로부터 통일교육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이산가족들이 더 이상 헤어지지 않기 위해’, ‘민족의 번영을 위해’ 등 많은 대답이 나올 수 있지만 통일을 해야 하는 가장 분명한 이유는 ‘우리 청소년들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통일을 자신의 미래와 관련지어 생각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와 닿지 않는 것 같다.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청소년들이 통일문제에 관심 없는 것은 통일과 자신 사이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찾지 못하는 데 있다. 때문에 통일을 ‘나의 일’, ‘나의 일상’, 나아가 ‘나의 미래’로 느끼게 해주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생활 속에서 통일을 배우고 생각하고 체험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초등의 경우 자신의 꿈을 통일과 연결 지어 생각해보도록 하는 것이다. 통일된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어떻게 펼칠 것인지 글이나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중‧고교에서는 동아리 활동 등 관심 분야에 통일을 접목해 활동해보게 하면 효과적이다.” -통일 이후 사회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인가. “단순히 통일의 당위성만 설명하고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기존에 해왔던 통일교육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는 지금껏 그런 과정 없이 내용전달만 해온 것이다. 학생들에게 마음의 씨앗을 심어주고 그것을 스스로 키울 수 있게 하면 통일 교육은 저절로 완성된다. 스스로 동력이 생겨야 정보도 찾아보고, 행동할 거리를 찾을 수 있게 되지 않겠나.” -북한의 실상은 어느 수준까지 알리는 것이 적당한가.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북한은 폐쇄된 사회이기 때문에 어느 지역, 어느 계층이었느냐에 따라 경험이 천차만별이며 이동도 제한적이다. 언론에서 탈북자 이야기들이 종종 나오는데, 관심을 끌기는 좋지만 한 사람의 이야기가 마치 북한 전체의 실상인 것처럼 오인할 우려가 있다. 특히 학생들이 자극적인 이야기 위주로 북한을 접하게 되면 오히려 더 이상 관심 갖고 싶지 않다는 식으로 반감을 갖게 될 수 있다.” 통일교육원은 다양한 분야의 민간 전문가와 상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 통일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크게 찾아오는 교육인 ‘원내 초청교육’과 찾아가는 교육인 ‘원외교육’으로 나뉘는데, 초청교육은 교사‧공무원‧사회지도층 인사 등 통일교육 핵심 전달자를 대상으로 하며 원외교육은 청소년 통일교육과 성인 대상 사회통일교육으로 구분해 진행한다. 이밖에도 교사들이 균형 잡힌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의 눈높이를 감안해 인기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영상교재도 제작‧배포하고 있다. 특히 2013년부터는 매년 5월 넷째 주를 통일교육주간으로 지정‧운영한다. 1년에 한 번이라도 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이 원장은 “올해부터 통일교육 관련 연간 권장 시수가 10시간으로 확대됐다”며 “보다 내실 있는 통일 교육이 가능해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수 확대 등 중요성이 강조되고는 있지만 작년 실태조사를 보면 ‘통일교육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초중고생 20%가 없다고 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입시와 무관하기 때문에 건너뛰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고학년일수록 입시 및 취업과 무관한 교육으로 수업시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교육부‧교육청과 협업해 학교 교육과정에서 통일교육이 내실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왔다. 덕분에 실태조사 결과에서 2014년에 비해 2015년에는 의미 있는 변화들이 있었다. ‘통일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교사들의 응답도 57.9%에서 62.8%로 상승했고 ‘교육 이후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학생들의 응답도 30%에서 54.2%로 높아졌다.” -제대로 된 통일교육을 하려면 가르치는 교사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관련 연수를 못 받는 교사도 많다고 한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이 부분 역시 교육부와의 협업이 중요하다. 현재 원내교육으로 연간 약 1800여 명의 교원에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부 차원에서도 중앙교육연수원과 시도교육연수원에서 지난해 7000여 명에게 교육을 실시했고 교장‧교감‧교사 자격연수 과정에도 통일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전국 교원 수를 고려하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교육부와 협업해 사이버 교육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확대해나가겠다.” -교사 양성과정에서부터 통일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연수만으로는 충분치 않기 때문인가. “사범대학 및 교육대학에서 통일 관련 교과를 필수적으로 수강토록 한다면 교사들의 통일교육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 같다. 도덕‧사회‧역사 등 통일 문제를 직접 다루는 교과 외에도 전체 교사의 통일 의식이 고취돼야 범교과 학습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청소년들이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 -통일교육에 이념적 문제가 개입돼 수업내용 등에 논란이 뒤따르는 것 같다. 어떻게 접근해야하나. “통일교육은 헌법 정신과 통일교육지원법에 따라 미래지향적 통일관, 건전한 안보관, 올바른 북한관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통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런 통일교육의 목표나 방향은 정권 교체나 남북관계의 부침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 통일교육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통일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은 통일교육원의 전신인 ‘통일연수소’가 1972년 창설되면서부터다. 70년대 후반부터 통일교육 과목의 각급 연수기관별 표준 시간수가 확정‧시행됐다.” -독일은 어떻게 했었는지 궁금하다. “독일도 교육이 통일의 원동력이었다. 통일교육이라는 명칭을 쓰지는 않았지만 서독 주민들은 다양한 형태의 정치교육,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통일 의지를 고양하고 통일시대를 대비했다. 현재는 이런 교육이 통일 이후 독일의 통합에 기여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임기가 1년 정도 남았다. 앞으로 어떻게 꾸려나갈 계획인가. “통일 ‘공감대 확산’에 주력할 것이다. 이제는 통일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주입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는 문화예술 공간에 통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이고 싶다. 통일 하면 무겁고 어려운 주제라 생각했던 편견을 깨자는 것이다. 최근 예술의 전당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매년 열리는 동요 콘서트에 통일 노래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또 올해는 청소년 통일문화 경연대회 개최는 물론, 학부모 대상 통일교육도 신설해 가정에서, 학교에서, 문화‧예술 공간 어디서나 부담 없이 통일을 생각해보고 상상해보게 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끝으로 한 가지 홍보하고 싶은 사안이 있다. 현재 국민들의 통일 염원을 고취하기 위해 이산가족들의 ‘북녘 고향 그림 모으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북한이 고향인 어르신들의 옛 기억 속 고향의 모습, 상상 속 고향의 모습 등을 모아 벽화작품을 만들어 8월 15일에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영구 작품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강익중 씨와 함께하는 ‘그리운 내 고향’ 프로젝트다. 한국교육신문에서도 그림 모으기에 힘을 보태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금순 통일교육원장 약력 △서울대 영어영문학 학사 △미국 마켓대 정치학 석사 △미국 퍼듀대 정치학 박사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소장(前)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前) △통일준비위원회 전문위원(2006~2007) △통일부 정책자문위원회 자문위원(2006~2007)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정책자문위원(2008) △납북피해자 보상 및 지원심의위원회 위원장(2007~2009) △북한이탈주민연구학회 회장(2006~2007) △통일연구원 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2006~2007)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지난 4월과 5월에 걸쳐 교원과 교육전문직으로 구성된 특별장학팀이 사립 초등학교 영어교육을 조사한 결과, 불법 영어교육이 아주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경종을 울리고 있다. 특별장학팀이 서울시내 39개 사립초등교를 전수 조사한 결과 그 상황과 실태가 아주 심각할 것으로 드러났다. 즉 서울 39개 사립초등학교 중 절반이 넘는 21개 학교에서 여전히 ‘불법’ 영어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심지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게도 불법 영어 교육이 판을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전수 조사는 지난 2월 초등학교 1, 2학년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 없도록 규정한 교육부 고시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교육당국의 첫 실태조사 결과다. 이번 특별장학팀의 조사 결과 적발된 21개교에서 1, 2학년을 대상으로 영어골든벨과 영어 일기쓰기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육정상화법과 교육부 고시 등이 초등 1, 2학년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위반, 변형이지만 사실상 영어 수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 분반이나 수준별 수업을 하기 위해 1, 2학년에게 영어 레벨 테스트를 실시한 학교는 8곳이었다. 이러한 영어 수준 테스트는 유치원 때부터 영어 선행학습을 하도록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정부의 선행학습 금지 정책을 정면에서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교육과정의 영어 수업시수를 초과해 운영한 학교들도 적발됐다. 4개 학교에서 3∼6학년 영어 연간 최대 수업시수로 규정된 162시간을 훨씬 초과해 평균 200시간이 넘게 영어 수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한 학교는 영어 수업시간을 340시간이나 편성하기도 했다.형식상 교육과정이지 정규 교육과정을 위반하여 별도 심화학습 형식으로 운영한 것이다.정규수업시간 시간표에 방과후학교 과목을 넣어 영어 선행학습을 한 학교도 5곳 있었다. 방과후학교에서 예외적으로 선행학습이 허용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가령 1교시까지만 정규수업으로 하고, 2교시부터는 방과후학교 수업으로 편성해 기형적인 시간표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교묘하게 불법 교육ㅇ르 지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위반 유형을 2개 이상 복수로 위반한 학교도 있었다. 초등학교 불법 영어교육이 심각한 수준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학교가 방과후학교 과목을 영어 위주로 편성하고 있고, 방과후학교 참여율도 10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의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특별장학티의 조사는 작년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측이 문제를 제기한 사립 초등학교 영어교육의 위법 실태 5가지를 토대로 진행됐다. 한 학교가 2개 이상의 위법 실태에 중복 적발된 경우가 많았지만 최소 21개 이상의 사립초에서 불법 영어교육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특별장학팀은 장학의 측면에서 조사와 점검을 했기 때문에 비율이 낮았지, 만약 감사 측면에서 면밀하게 접근했다면 상당히 더 높은 비율로 사립 초등학교의 불법 영어교육의 민낯이 드러났을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교육청은 위법 사항이 적발된 학교들에 7월까지 시정을 요구하고, 2학기가 시작되기 전 까지 시정 여부를 점검해 시정이 안 된 학교들을 대상으로 특정감사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대부분이 학교에서 영어교육을 방과후 학교 교육과 연계하여 실행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를 전면 근절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일부 하교에서는 당해 학교의 특장점으로 영어교육을 불법으로 자행하기 때문에 이를 중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사립 초등학교의 불법 영어교육은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인 선행학습 금지에 정면 위배된다. 아울러,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에도 배치된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까지 불법 영어교육을 자행한 사립 초등학교에서는 이를 이번 기회에 반드시 철회해야 마땅할 것이다. 아울러, 교육 당국은 앞으로 이와 같은 불법 영어교육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한 점검과 지도가 요구되고 있다.
전남의 제철도시인 광양시에 위치한 광양제철초등학교(교장 임종현)는 1984년 설립 인가를 받아 31회 졸업생을 배출하였고 경관이 뛰어나게 아름다운 학교이다. 우리나라의 학교 건물 배치가 대부분 큰 차이 없이 성냥곽 쌓아 놓은 모습인데 비하여 단층 건물로 숲속에 단정한 모습으로 배치되어 있다. 이 학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직원 구성이다. 전국에서 공채한 우수한 교사진의 열과 성을 다하는 지도로 영어, 수학, 독서토론, 전산(SW), 관악, 인라인롤러 등 각 분야의 국제대회,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실력을 발휘하는 명문 사립학교이다.교육과정은 智德體를 모두 갖춘 전인교육을 위해 특별한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 모든 영어 시간은 15명 이하 소인수 그룹별 반편성, - 미래의 인재 육성을 위한 수학영재교육, - 사회적 감성을 기르기 위한 토론교육(하브루타, 독서토론 등), - 멀티미디어실과 스마트교실에서 전교생 주 1시간 전산(SW)교육, - 배려와 협동, 아름다운 마음을 기르는 관악교육을 실시하여어린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과 미래의 행복을 위한 지향하고 있다. 6월 3일(금) 오후 2시 15분부터 한 시간 동안 사라사랑 교육을 실시하였다. 학생들의 발표력은 뛰어나면 듣는 자세 또한 단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기본 교육을 잘 하는 것이야말로 나라사랑 교육의 핵심이라 믿는다. 시간이 갈수록 학생수가 감소되어 언젠가는 사라질 가능성까지 보이는 이 시점이다. 전남의 경우 30년 후에는 17개 군이 사라질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보도가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오늘 나라사랑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랑스런 국민으로 성장하여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잘 만들어 가기를 기원하여 본다.
교육은 책상머리서만 이뤄지지 않아 교실 밖 세상서 품성 키우는 게 목표 입시, 안전 탓에 활동 위축 안타까워 취임 후 학교·기관 찾아 협조 설득 외국은 명문대 입학 시 필수 요건 ‘외줄교육’ 지향 현실, 이제 바꿀 때 예산 확보, 교사 지원 강화 나설 것 날카롭지만, 따뜻했다. 교육 문제를 꼬집을 때는 눈빛과 말투가 매서웠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그릴 땐 얼굴에 온화한 미소가 퍼졌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사무실에서 만난 함종한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회장(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의 머릿속에는 교육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가득해 보였다. 특히 몇 년 사이 청소년단체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해병대캠프 사건, 세월호 사고, 메르스까지… 불안감이 커진 학부모들은 학교 밖으로 아이들을 내보내려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2013년 취임 이후 위축된 청소년단체 활동을 활성화 시키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가 지난해 창설 50주년이었다. 학생들에게 청소년단체 활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교실과 학교, 교육의 붕괴,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어린 시절, 교실의 모습을 떠올리면 눈을 반짝이면서 판서를 보고 열심히 공부한 기억이 난다. 요즘 교실에 가봤더니 책상 위로 뛰어다니고 수업 시간에 마음대로 화장실 들락거리는 건 예삿일이더라. 통제가 안 되는 모습이었다. 과거에는 상벌제도가 있어서 학생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애들이 왕이라고? 천만에. 아이들이 왕이 돼선 안 된다. 교실은 지식과 기능을 배우는 곳이자 그보다 더 높은 차원의 교육, 예절을 배우는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옛날에는 가족끼리 함께 식사하면서 밥상머리 교육이 이뤄졌다. 요즘은 식구마다 식사 시간이 다르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달라서 밥상머리 교육 자체가 불가능하다. 기계화 된 삶이 우리 생활을 얼마나 삭막하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가정과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예절 교육, 청소년단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단체는 어떻게 운영되나. “청소년단체 활동은 ‘인성교육의 장’이다. 자연과 훈련장에서 모험심과 예절, 호연지기를 기른다. 품성 바른 아이들로 키워내는 게 목표다. 야외 활동은 그동안 책상머리에서 배운 것들을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교실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면서 더욱 성숙한 인간이 되는 데 도움을 준다. 청소년단체 활동은 인증 받은 정식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교사, 청소년지도사 등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지도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보습, 입시교육 하는 데 초점을 맞춘 학원에서 아이들이 뭘 배울 수 있겠나.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더 많은 걸 배우고 익힌다고 확신한다.” -회장 취임 후 많은 일을 했다고 들었다. “안타깝지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청소년단체 활동이 많이 위축됐다. 알다시피 청소년단체 활동은 야외활동이 주가 되기 때문이다. 이후 학교 현장과 관련 기관을 찾아가 설득했다. 교육은 문 밖 미지의 세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교육의 기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설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위축된 청소년단체 활동이 활성화 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청소년단체 가입, 활동이 위축된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에는 학교에서 1인 1청소년단체 가입을 권장했다. 청소년단체 활동의 교육 효과를 학교 현장에서도 체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교원들이 자신감을 상실했다. 학부모 간섭이 심해져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학 다니는 자식의 학점이 낮다고 교수를 찾아가 항의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한다.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일인가. 가정에서 못하는 교육을 학교에서 대신 해주면 교사가 알아서 끌어 나가도록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 학부모는 그저 곁에서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데 교실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입시제도도 문제다. 객관식 문제를 내놓고 누가 더 많이 푸는지를 겨루게 한다. 교육이 ‘시험 선수’를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교사들도 어쩔 수 없이 이를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짜게 된다. 이런 상황인데 청소년단체 활동에 관심이나 둘 수 있겠는가. 열정 있는 교사들의 교육 활동을 지원해주지는 못할망정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니까 손을 놓게 되는 것이다.” -학교와 교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청소년단체 활동에 열심인 교사들을 만나보면 그 열정과 노력에 깜짝 놀란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그들을 보면 ‘아이들에게 미쳐 있다’는 게 느껴진다. 이런 열정 있는 교사들이 마음껏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어도 출장비 정도는 지원해줘야 하지 않겠나. 가산점을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실정을 파악해봤더니 지역마다 주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더라. 학교 관리자의 이해도 절실하다. 청소년단체 활동에 나서는 교사들을 지원하고 도와주셨으면 한다. 청소년단체 활동은 교육과 훈련을 겸하는 활동으로, 전인 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활성화를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청소년에 대한 예산이 제로에 가깝다. 유아, 노인을 위한 예산에 비교하면 소홀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정부로부터 1억 원 정도를 지원받지만, 우리 협의회에 소속된 단체만 72개다. 또 회비를 내지는 않지만, 협의회의 도움이 필요한 단체가 1000여 개에 이른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대학 입시의 패러다임도 변화가 필요하다. 외국의 경우, 단체 활동을 하지 않은 학생은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명문대에 입학할 수 없다. 학력 못지않게 리더십과 사회성을 강조한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대학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어제 살아있던 지식도 오늘은 쓰레기가 된다. 이런 세상을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른 품성과 사회성, 리더십이다. 이를 갖춘 아이들을 선발하도록 대학에 요청하고 있다.” -최근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에 연임됐다.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의 새만금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세계잼버리대회는 민족, 문화, 이념을 초월해 국제 이해와 우애를 다지는 스카우트의 세계야영대회다. 이 대회를 유치할 경우, 스카우트 대원 10만 명, 참관인 10만 명, 총 20만 명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된다. 세계잼버리대회가 열리면 무척 재미있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모이기 때문에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몸으로 부딪히고 함께 뒹굴면서 소통한다. 사실 아무리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도 외국인을 만났을 때 입조차 떼지 못하지 않던가. 그런데 세계잼버리대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에게서는 그런 두려움, 망설임을 찾아보기 어렵다.” -세계잼버리대회 유치를 위해 어떤 전략을 구상 중인가. “미래에는 우리 학생들이 사이버 공간과 우주 공간을 무대로 활약하게 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성공한 CEO들도 사이버 공간에서 플랫폼을 개발해 운영한 사람들이다. 우리나라는 IT 기술에 있어서 그 어떤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이를 적극 활용해 프로그램을 구성할 생각이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우리나라의 발전된 IT 기술을 경험하고 훗날 사이버 공간, 우주 공간을 무대 삼아 활약할 수 있도록 관련 부스를 마련하려고 한다.” -교육전문가로서 부모교육도 강조하고 있다. “요즘 부모들은 내 자식의 대단함을 깨닫지 못하고 남의 자식만 쳐다본다.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리 형제라도 절대 비교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서로 달라서 비교 대상조차 될 수 없다. 지인이 오락만 하는 자녀를 두고 하소연 한 적 있다. 당시에는 그렇게 속을 끓이더니 지금은 게임 제작 분야에 두각을 드러내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더라. 내 아이가 영어, 수학은 못할망정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서 바보로 만들어서는 안 되지 않겠나. 본인이 하고 싶다는 걸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부모는 곁에서 지원만 해주면 된다. 학교에서 부모교육을 진행했으면 좋겠다. 교사들이 직접 하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외부강사를 초빙해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교에서 교사들과 소통하다 보면 어떤 부모가 돼야 하는지 배울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과도 관련 있는 이야기 같은데. “지금 우리는 ‘외줄교육’을 지향한다. 하지만 국어, 영어, 수학에는 흥미가 없어도 미술 시간이면 펄펄 나는 아이가 있다. 그 아이에게 장을 열어주는 게 교육이다. 인간은 누구나 1등 할 수 있는데 못하는 줄에 세워 등수를 매기고 박수나 치게 하니 문제다. 이제는 아이마다 가진 재능과 흥미를 살릴 수 있는 ‘여러 줄 교육’을 추구해야 한다. 줄을 세울 때도 세로가 아닌 가로로 세워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교육이 아이들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아이답게, 자연스럽게 자랄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주기만 하면 된다. 보호하는 것도 좋지만, 손을 잡아끌고 가서는 안 된다. 갓난아이도 18개월만 되면 혼자 걷겠다고 손을 뿌리치지 않나. 엎어져도 자신의 힘으로, 혼자 걸으려고 하는 게 인간이다.” -교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손 안의 컴퓨터로 모든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세상이다. 혹자는 교사가 할 일이 점점 없어질 거라고도 한다. 하지만 교사는 학생들이 수많은 정보, 지식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주인이 될 수 있다. 또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길 당부하고 싶다. 항상 책을 가까이 해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많이 권할 수 있었으면 한다.” △서울대 농업교육학 학사 △서울대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강원대 명예교육학 박사 △제12, 13, 15대 국회의원 △강원도 도지사(1993) △국회교육위원회 위원장(1998~2000) 한나라당 총재특보단장(2000~2004) △대한걷기연맹 회장(2011~2012)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2012~현재)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회장(2013~현재)
“EBS 교육콘텐츠가 학생들 입시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사교육 없는 입시를 치를 수 있도록 현장의 다양한 요구와 의견을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정수(부산사대부설고 교사) EBS 교사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생‧학부모들이 EBS의 교육콘텐츠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EBS가 최근 입시정보란을 만들어 기출문제, 진학상담 등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대규모 입시학원들에 비해 세부적인 정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현장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BS 교사시청자위원회는 EBS 수능강의 및 교재, 서비스 등 EBS 콘텐츠의 만족도와 학교 현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4월 출범했다. 전국 8개 광역시 교육청에서 추천 받은 고교 교사 8명이 위촉됐으며 올해 말까지 EBS 콘텐츠 및 서비스 전반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조언하게 된다. 총 4차례의 회의를 진행하며 7월에 있을 2차 회의에서는 수능 연계 교재 및 강의를 주제로 개선방안을 논의 할 예정이다. 위촉 교원은 홍수봉 서울 무학여고 교사(국어), 최인섭 경기 백암고 교사(수학), 오세종 인천 계산고 교사(영어), 이주동 경북사대부설고 교사(사회), 최광규 대전 충남고 교사(과학), 고혜진 광주 수완고 교사(국어), 김정수 부산사대부설고 교사(수학), 최희정 울산강남고 교사(영어)다. 김 위원장은 “특히 고3의 경우 전적으로 EBS 수능교재에 의지하고 있는 실정이라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수학의 경우 인터넷강의에서 교재 풀이를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데, 보다 다양한 풀이를 제시해준다면 학생들의 사고력 향상에도 도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는 학습콘텐츠와 충실한 입시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교사 입장에서 꼼꼼히 살펴보고 학생‧학부모들의 의견도 많이 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 6월. 교실 안에서만 영어수업을 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아깝다. 영어 시간은 항상 실내에서 수업해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교실 밖에서 체육수업과 통합수업으로 진행해보자.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 것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변형한 TPR 수업 영어수업과 체육수업을 통합하는 영어과 교수·학습방법 중 가장 효율적인 것은 전신반응(TPR : total physical response)교수법이다. TPR은 미국의 대표적 언어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제임스 애셔(James Asher) 교수가 1970년대 말에 고안한 교수법으로 신체의 모든 감각을 동원해 외국어를 익히는 학습법이다. 그는 “단순 암기식 언어학습은 비효율적이며 신체감각을 활용하여 학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TPR 교수법을 영어수업에 적용하면 학습자가 주어진 언어에 대해 몸으로 반응하면서 해당 언어를 터득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신체 움직임과 인지적 과정이 조화를 이룰 때 효과적으로 목표 언어를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쉽고 많이 하는 TPR 활동은 ‘What time is Mr. Wolf?(늑대야, 몇 시니?)’이다. 이 활동은 우리나라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를 약간 변형한 게임이다. 학생들과 시간을 묻고 답하는 표현을 배우기에 적합하다. ≫ 활동 방법 ‘What time is Mr. Wolf?’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Mr. Wolf(늑대)’를 정해야 한다. Mr. Wolf가 다른 친구들을 등지고 선 상태에서 게임은 시작된다. 다른 친구들이 Mr. Wolf에게 “What time is Mr. Wolf?(늑대야, 몇 시니?)”라고 물어보면 Mr. Wolf는 “It′s o′clock(몇 시)”이라고 답한다. 만약 “5 o′clock(5시)”이라고 말하면 친구들은 5걸음 앞으로 간다. Mr. Wolf가 말하는 시간만큼 걸어가다 보면 Mr. Wolf와 점점 가까워진다. Mr. Wolf는 친구들이 어느 정도 가까워졌을 때쯤 잡기 위해 뒤돌아 달려갈 수 있다. 물론 친구들은 잡히지 않기 위해 재빨리 도망간다. 잡힌 학생은 새로운 Mr. Wolf가 된다. 이 활동을 반복하다 보면 학생들은 What time is it? It′s o′clock 표현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PART VIEW] 만약 새로운 Mr. Wolf를 정하는 방법을 ‘It′s time for(~하는 시간)’로 변형시킨다면 더 많은 표현을 익힐 수 있다. 예를 들면 ‘It′s time for Dinner time(저녁시간) / Lunch time(점심시간)’일 경우에만 다른 친구들을 쫓아가 잡는 것으로 규칙을 정한다면 “It′s time for class(수업시간)”, “It′s time for bed(잠자는 시간)”, “It′s time for TV(TV 보는 시간)” 등 다른 대답을 할 경우에는 쫓아가 잡을 수 없다. 반복되는 게임 속에서 학생들은 ‘It′s time for’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낙하산을 활용한 TPR 수업 낙하산을 활용하여 다음과 같은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낙하산 활동의 경우 게임이 끝난 후 정리 활동으로 ‘팝콘(Popcorn)’을 하면 좋다. 팝콘이란 낙하산 위에 공을 올려놓고 가장 많이 튕기거나, 오랫동안 튕기게 하는 활동이다. ≫ 활동 1 _ 낙하산 술래잡기(parachute tag) 작은 무지개 낙하산에는 각 색깔 부분에 손잡이가 있다. 미리 학생들에게 색깔을 하나씩 정해주고 자신의 색깔이 무엇인지 확인시켜 준다. 학생들이 무지개 낙하산 손잡이를 잡고 “What is your favorite color?(무슨 색깔을 좋아하니?)”라고 묻는다. 선생님이 “My favorite color is yellow(나는 노란색을 좋아해)”라고 대답하면 노란색 손잡이를 잡고 있던 학생이 낙하산 안을 뛰어서 통과한다. 다른 학생들은 낙하산 손잡이를 이용하여 지나가는 학생을 태그(tag)한다. 태그된 학생은 새로운 술래가 된다. 나머지 학생들은 다시 “What is your favorite color?”라고 묻고 새로운 술래는 질문에 답한다. 같은 방법으로 반복한다. ≫ 활동 2 _ 숫자 바꾸기(number switch) 활동 1과 비슷한 방법이지만 이번에는 같은 숫자를 갖고 있는 학생들끼리 자리를 바꾼다. 교사는 게임에 앞서 학생들의 번호를 지정해 준다. 각각 같은 번호는 2개씩 있다. 학생들이 “What time is it?”라 묻고 교사가 “It is 2 o′clock”이라고 말하면 2번인 학생 2명이 다른 학생들이 낙하산으로 태그하기 전에 자리를 바꾼다. 뉴스포츠활동을 영어 수업 속으로 끌어들이자 초등학교의 체육 시간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최근에는 피구, 축구와 같은 전통적인 체육활동에서 벗어서나 티볼(teeball), 축볼(tchoukball), 플로어볼(floorball), 킨볼(kinball) 등 새로운 기구들을 사용한 다양한 ‘뉴스포츠’ 활동이 소개되고 있다. 이러한 뉴스포츠 활동을 영어 수업, 특히 TPR 수업에 적용해보자. 영어 수업이 더욱 활기차고 풍성하게 될 것이다.
서산 서령고등학교(교장 김동민)는 5월 23일(월) 충청남도 국제관계 대사 주복룡 씨를 초청하여 특강을 들었다. 이 행사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세계 속의 한국인을 육성한다는 교육목적에 따라 타 국가에 대한 이해증진과 글로벌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실시된 것이다. 특강은 외교관의 역할 및 진로조언에 관한 내용과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주복룡 대사는 자신이 외교관이 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이야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강연은 쌍방향 소통으로 진행됐으며 퀴즈와 유머, 대화를 적절히 섞어 학생들의 흥미를 돋웠다. 강사는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외교관의 역할과 대사로 일했던 경험 등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외교관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며, 외교관이 되고 싶은 학생들에게 외교관으로서의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또한, 우리나라 외교의 변천사를 설명하며 과거에는 강대국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국제적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로서 성장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민 교장선생님께서는 “이번 행사는 국제화 시대에 다양한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또 다른 비전을 심어주었고, 국제사회의 주역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할 수 있는 또 소중한 경험의 장이 되었다.”고 말했다. 참고로 주복룡 대사는 전직 대통령(10대 최규하 대통령) 비서관 1999. 2. 외교통상부 재외동포과장, 2000. 3. 주 프랑스 대사관 참사관, 2003. 8. 주 폴란드 대사관 공사, 2006. 2. 통일 교육원 통일 미래지도자 과정 교육 연수, 2007. 2. 재외동포재단 검사역, 2009. 3. 주 삿포로 총영사관 총영사, 2012. 3. 주 튀니지공화국 대사관 특명전권대사, 2015. 7. 충청남도 국제관계대사 등을 역임했으며 구사 가능한 외국어로는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이 있다.
학생들과 지적장애인 자립 지원 봉사 전교생 6명 시골 분교서 '동고동락' 기념식에서는 참된 스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사제 간의 미담을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함께 발맞춰 걸어가요’를 주제로 발표한 김효정 전남조리과학고 교사는 직업교육과 창의인성교육을 결합해 학생들과 장애인 창업 맞춤형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유대인 속담에 ‘물고기를 잡아주면 하루를 살 수 있지만,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면 평생을 살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속담을 전남 곡성에 있는 전남조리과학고에서 학생들과 함께 실천하고 있습니다." 김 교사는 지난해부터 학생들과 지적장애 학생들의 장애 극복 의지를 길러주기 위한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한국요리, 서양요리, 제과제빵, 커피 등을 만들어 전달하는 형태였다가 장애인들의 자립의지와 기능습득을 도와주자고 의견을 모았다. 김 교사와 학생들은 매 월 장애인들을 학교로 초청해 방울유과, 크림파스타, 멜론팥빙수 등 다양한 음식과 음료를 직접 만들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지적장애인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면서 재능을 연마함은 물론 자신의 작은 도움이 장애인들의 자립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무척 뿌듯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활동이 알려지면서 올해에는 다문화가정지원센터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제과제빵 교육 등 봉사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지역주민, 장애인, 다문화가족 등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이 학교를 믿고 함께할 수 있도록 발맞춰 걷겠다"고 밝혔다. ‘알럽티처와 흘리분교 6남매’를 주제로 발표한 박진우 속초청봉초 교사는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강원광산초 흘리분교장에서 전교생 6명인 학생들과 가족같이 지내온 이야기를 소개했다. 흘리분교는 진부령 고갯길에서도 더 올라가야 하는 해발 752m 두메산골에 위치했다. 때문에 현장체험학습을 나가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문화적 혜택을 못 받는 것이 안타까워 지난해 아이들과 초등영어연극대회에 참가했어요. 대회 참가 겸 춘천시내도 구경하고 닭갈비도 먹자고요. 재미삼아 시작한 것이 도시 학생들을 제치고 대상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어요. 가족 같은 끈끈한 유대감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교사는 학생들에게 ‘선생님’이라는 말 대신 ‘알럽티처’로 불린다. 아이들이 교사를 부르는 이름을 달리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는 "학생들이 친구같이 편하게 다가오면서 우리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생겼다"며 "알럽티처를 ‘알티’라 줄여 부르기도 하면서 교사로서 하나의 브랜드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사로서 세 가지 목표가 있었는데 하나는 분교에서 근무해보기였고 다른 하나는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기였는데 둘은 벌써 이뤘다"며 "앞으로는 후배 교원들에게 교사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획일적인 모습에서 탈피하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