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연예계를 넘어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낙마사태까지. 학교폭력 관련 뉴스가 연일 화제이다. 최근에는 학교폭력과 그에 대한 복수를 담은 드라마까지 인기를 끌면서 학교폭력이 문화적 콘텐츠로 소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과 보호자 역시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아져 있음은 당연하다. 학교에서는 예전 같으면 담임교사의 생활지도 정도로 마무리할 정도의 사안들이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는 일이 늘고 있다. 신고를 당한 학생과 학부모는 학생들 사이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일을 왜 학교폭력으로 처리하냐는 식의 민원을 넣는다. 이런 문제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학교는 갈수록 더 힘들어져 간다. 어떤 사안을 학교폭력으로 접수해야 하고, 어떤 사안을 학생들에 대한 생활지도 차원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 애초에 학교에서 이를 임의로 판단해도 괜찮은 걸까? 업무담당자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번 호에서는 학교폭력 사안접수와 관련하여 현장에서 고민해온 사례들을 살피고,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지, 왜 그렇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수록된 사례와 파생되는 예시 상황들이 독자들의 눈에는 다소 극단적
2023-05-08 10:30항공기 승무원, 홍보도우미, 휴대폰 판매원, 아나운서, 콜센터 상담원. 이 직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감정노동(感情勞動)이 심한 직업이라는 점이다.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는 교사 역시 교육대상인 학생은 물론 학부모로부터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상황을 참작한다면, 이제 교사라는 직업도 감정노동자 직군에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감정노동이란 말투·표정·몸짓 등 드러나는 감정표현을 직무의 한 부분으로 연기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수반하는 노동을 말한다. 미국 버클리대 명예교수이자 여성 사회학자인 앨리 러셀 혹실드가 1983년에 낸 책 통제된 마음(The Managed Heart)에 이 용어가 등장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트렌드 지식사전 2013).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을 하는 사람들을 통칭해 감정노동자라고 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2년에 203개 직업에 종사하는 5,66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심각도 5점 만점에 승무원(4.7점), 홍보도우미(4.6점), 휴대폰 판매원(4.5점), 아나운서·리포터(4.46점), 콜센터 상담원(4.38점), 은행 창구직원(4.34점) 순으로 나타났
2023-05-08 10:30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 기술이 교육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교과서가 2025년 도입된다. 영어·수학·정보교과부터 시작이다. 과목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서 학생들에게 개인의 역량, 학생들의 배움 속도에 맞는 맞춤 교육을 제공한다는 게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한 인재로 키우고, 교사들은 학생과의 인간적 연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인성·창의성·비판적사고력 같은 이런 디지털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작됐다. 영국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교원의 업무경감, 학생의 학습성과 향상, 학교의 효율적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도 2019년부터 전국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디지털팍트(DigitalPakt Schule)’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확산 속도가 우리보다 한참 앞서 있다. 현재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의 경우, 수학은 AI 튜터링이라는 맞춤형 학습 제공 기능으로 학생
2023-05-08 10:30
최근 더 글로리(The Glory)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고등학교 시절, 끔찍한 괴롭힘에 시달렸던 주인공이 긴 시간이 흐른 후 가해자들을 처절하게 응징하는 내용이다. 복수의 통쾌함보다는 가해자의 잔인한 폭력성에 대한 무반성과 피해자의 회복되지 않은 깊은 상처 등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드라마를 보는 내내 불편한 감정이 가시지 않았다. 사이버폭력·혐오 등 새로운 사회문제가 대두되며 그 폭력성은 더욱 정교하게 진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교육의 방향은 어떠해야 할까? 정서 문해력이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OECD는 ‘Education 2030’에서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태도와 가치(Attitudes and Values)를 중요한 핵심 구성요소로 보았다. 이는 타인에 대한 존중·공정성, 개인 및 사회적 책임, 자기인식 등 민주시민교육과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키우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정서 문해력 교육이다. 정서 문해력(Emotional Literacy)이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는 능력,…
2023-05-08 10:30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붉은 해가 앙코르와트의 첨탑 위로 떠오를 무렵, 앙크로와트를 찾은 여행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탄성을 쏟아냈다. 앙코르 예술의 극치와 만나다 우리가 앙코르와트라고 부르는 유적은 거대한 앙코르 유적군을 대표하는 하나의 사원일 뿐이다. 흔히 ‘앙코르와트’로 통칭되는 이곳의 원래 명칭은 ‘앙코르’다. 8~13세기에 걸쳐 시엠립을 중심으로 반경 64km에 수도를 세웠던 앙코르제국은 당시 인구 1백만 명이 살았을 정도로 강대한 왕조였다. 앙코르 유적군은 앙코르와트를 비롯해 앙코르톰·타프롬·톰마논·스랑스랑 등 앙코르왕조의 사원·왕궁·무덤 등을 통틀어 일컫는다. 오랫동안 밀림에 뒤덮여 있던 이 유적군은 1860년 프랑스인 식물학자 앙리 무오에 의해 다시 세상에 알려졌으며, 중국의 만리장성과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앙코르와트는 수르야바르만 2세에 의해 1113~1150년에 건설됐다. 연인원 3만 명이 동원됐다. 폭 200m 해자와 5.5km 성벽으로 둘러싸인 직사각형 터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사원 내부로 들어서면 본전 높이가 65m나 되는 중앙사당을 중심으로 5개의 원뿔 탑이…
2023-05-08 10:30
지난 1월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초등 전일제학교를 시행하면서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20시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와 경제위기 이후 심화된 저출산과 돌봄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는 전일제학교 명칭을 늘봄학교로 수정했다. 저출산과 돌봄공백 문제의 국가적 해결방안 교육부는 늘봄학교 추진을 통해 모든 초등학생이 방과후교육과 돌봄을 희망할 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초등 1학년 조기하교와 돌봄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을 비롯 놀이와 체험, 체육과 예술, 코딩 등 미래형·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밝혔다. 또 돌봄유형 다양화(아침돌봄, 20시까지 저녁돌봄 확대 등)와 내실화(돌봄교실 석·간식 지원확대, 돌봄인력 지원강화) 등도 새 정부 교육개혁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통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특별교부금 3,402억 원과 지방비 4.2조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간 9천억에서 1조 원 정도를 순차적으로 투입하여 2025년에는 늘봄학교를 전국에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는 미래형
2023-05-08 10:30
OPEC은 왜 석유를 감산할까? OPEC은 작년 말에 올해 원유소비가 일일 200만 배럴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3달 지나서 일일 160만 배럴 감산을 발표했다. 작년 말보다 지금이 경제전망이 더 어두운 걸까? 아니다. 그때보다 지금의 전망이 더 밝아졌다고 본다. 그러면 원유소비는 더 늘어날 것이다. 유가가 오르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 러시아가 각각 일일 50만 배럴씩 감산한다. 감산을 통해 유가상승을 주도하는 핵심국가라는 뜻이다. 원유감산은 석유의 가치를 더 높이는 일이고, 달러와 석유의 파워게임이 시작됐다는 뜻일 수 있다. 바이든이 빈 살만을 만나서 원유증산을 요청했지만, 거절한 이유가 달러와 석유의 파워게임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네옴시티를 짓기 위해서 사우디 재정이 적자를 보지 않으려면 유가가 90달러는 나와야 한다. 그러면 감산을 통해 유가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중국이 리오프팅까지 했으니 작년 OPEC의 예상보다 원유소비가 늘어날 수도 있고, 유가는 90달러를 쉽게 넘어갈 수도 있다. 현재 유가시장은 이중가격으로 형성되어 있다. 러시아산 원유는 그림자선단을 이용해 음지에서 시세보다 싸게 거래되고…
2023-05-08 10:30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을 맞이했다. 이제는 이 정부의 교육정책을 한번 짚고 넘어갈 때가 되지 않았을까? 지난 1월 5일 교육부는 연두 업무보고를 통해 ‘교육개혁, 대한민국 재도약의 시작’이라는 비전 아래, 부처 4대 핵심 추진과제로 학생맞춤(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개별 맞춤형 교육), 가정맞춤(출발선부터 공정하게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돌봄), 지역맞춤(규제없는 과감한 지원으로 지역을 살리는 교육), 산업·사회맞춤(사회에 필요한 인재양성에 신속히 대응하는 교육)이라는 4대 개혁분야별 과제를 제시하였다. 10대 핵심정책으로는 ① 디지털기반 교육혁신② 학교교육력 제고 ③ 교사혁신 지원체제 마련 ④ 유보통합 추진 ⑤ 늘봄학교 추진 ⑥ 과감한 규제혁신·권한이양 및 대학 구조개혁 ⑦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구축 ⑧ 학교시설 복합화 지원 ⑨ 핵심 첨단분야 인재 육성 및 인재양성 전략회의 출범 ⑩ 「러닝메이트법」·「교육자유특구법」·「고등교육법」·「사립학교법」 등 4대 교육개혁 입법추진 등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사실 교육부의 교육정책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더 나아가서는 대선공약에 기반한 것이다. 대선이든 총선이든 선거철이 되면 각 정당과 후보캠…
2023-05-08 10:30
박완서 장편소설 미망에서 수수꽃다리를 발견했을 때 실제 꽃을 본 듯 반가운 마음이었다. 이 소설 배경이 황해도와 가까운 개성이라 자생지 수수꽃다리가 아닌가 싶어서 더욱 관심이 갔다. 수수꽃다리는 국내 자생지가 황해도·평안남도·함경남도의 석회암 지대다. 4월 파일이 며칠 안 남은 용수산은 한때 온 산을 새빨갛게 물들였던 진달래가 지고 바야흐로 잎이 피어날 시기였다. 그러나 수수꽃다리는 꽃이 한창이어서 그 향기가 숨이 막히게 짙었다. 미망은 19세기 중반부터 6·25 즈음까지 개성의 한 거상(巨商) 일가의 삶을 그린 소설인데, 위 대목은 주인공 태임이 할아버지 전처만과 함께 개성 용수산을 넘을 때 나오는 장면이다. 초파일을 앞두고 있다면 봄이 무르익은 5월 중순이다. 라일락이면 어떻고, 수수꽃다리면 어떠하리, 꽃과 향기를 즐기면 그만 라일락이 만개하는 계절이다. 라일락이 피면 진한 향기 때문에 근처만 가도 알 수 있다. 라일락만큼 향기가 진한 꽃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향기’하면 떠오르는 꽃이 라일락이다. 작가의 다른 소설 그 남자네 집에도 사랑마당에 핀 ‘향기 짙은 흰 라일락’이 나온다. 그런데 미망에 나오는 꽃은 라일락이 아니라 수수꽃다리다. 4월 말…
2023-05-08 10:30
5월 스승의 날을 맞아 우리 시대에 바람직한 스승상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본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대의 말이 되어 버렸다. 요즘 교실에서 선생님을 폭행하고, 선생님을 희롱하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선생님을 고발하는 일이 뉴스에서 전해질 때마다 걱정과 안타까운 마음을 억제할 수 없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일찍 교직을 떠나는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마저 종종 듣는다. 과연 우리 시대에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왜 이렇게 되었고 디지털시대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없는지 고민하게 된다. 20세기 산업화시대의 교육은 정형화된 전문지식의 습득이 제일 중요했다.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처럼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어 공부 잘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목적이 되었고, 학부모들은 유치원부터 선행학습 등으로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고 다른 친구들에게 지지 않는 것을 자식교육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도 지식을 더 잘 전수받기 위한 계약관계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교육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이나 지덕체(智德體)의 교육은 사라졌다
2023-05-08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