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업무수첩에 담긴 비밀 그의 업무수첩은 화첩(花帖)이다. 반듯하게 써 내려간 울긋불긋 글씨들이 잘 정돈된 교정의 화단을 연상케 한다. 서울가곡초등학교 이태구 교장의 업무수첩은 남다르다. 교장실 책상엔 검정·파랑·빨강·초록색 필기구가 항시 놓여있다. 그날그날 있었던 일들은 4색 펜으로 빼곡히 적는다. 여기엔 원칙이 있다. 학교 내외 행사는 검정색 펜으로 쓴다. 교직원 출장 복무관련은 파랑색이다. 학생·학부모·교사들에게 알려야 할 보고사항은 붉은색. 꼭 강조해야 할 내용은 녹색 형광펜으로 표시해 둔다. 5월 어느 날 업무수첩. ‘열화상 카메라가 온다더니 아직 안 왔다. 내일로 연기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그 아랫줄엔 오늘 원격수업 준비상황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얼마 전 결혼한 선생님의 출산휴가 예정일도 붉은 글씨로 쓰여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주요 지시사항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뿐 아니다. 인근 학교 코로나 확진자 발생 현황과 대응책도 수첩에 담겨 있다. 업무수첩을 편 순간 오늘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어제 어떤 일이 있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는 교감으로 승진한 이후부터 줄 곳 4색 업무수첩을 작성해 왔다. 교장…
2020-11-05 10:30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인류는 또 한번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사회·경제·문화 곳곳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너나 할 것 없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교육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대면수업과 등·하교 등 평범한 학교생활이 사라지고,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원격수업이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고 하더라도, 좌절하거나 정상화될 때까지 교육활동을 미룰 수만은 없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교과서 개념과 기능의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 교육의 가장 큰 변화는 교육환경이나 여건이 매우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시대·사회적 변화에 따라 교수·학습방법이 다양화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수업이 본격화되었다. 이러한 교육변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제도와 교과서 내용 역시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교육환경이나 여건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교과서 개념과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학생들이 성장하는데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현대적 의미의 교과서 제도는 광복 이후
2020-11-05 10:30
얼마 전 인천교육청에서 올해 2학기부터 고등학교에서 인공지능(AI)을 가르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을 담은 교과서 ‘인공지능과 피지컬 컴퓨팅’의 최종 승인을 마쳤다는 소식이 들렸다. 인공지능과 피지컬 컴퓨팅의 목차를 살펴보니 ‘1부 인공지능’에서는 인공지능의 개념과 발전 방향 및 알고리즘, 그리고 지도학습·딥러닝·비지도 학습 등 AI의 학습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2부 피지컬 컴퓨팅’에서는 다양한 센서를 활용한 예시와 이를 활용한 AI 프로그램 실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교과서는 보통교과 진로선택과목 인정도서로 채택되어 2학기부터 고등학교에 정식 도입된단다. 이렇게 고등학교부터 시작된 인공지능교육은 곧 중학교, 초등학교로 내려올 예정이다. 인공지능교육을 위한 다양한 AI 도구 이렇게 공교육에서도 인공지능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미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SW/AI 교육 선도학교를 중심으로 인공지능교육에 대한 연구와 일반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시작되는 교육이다 보니 각 학교급에서 인공지능의 어떤 내용을 어느 범위까지 다뤄야 할지 고민이 적지 않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어린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쉽고 재미있게 인공
2020-11-05 10:30
들어가며 교원은 교장·교감·수석교사 및 교사를 통칭하는 용어이다(「초·중등교육법」 제19조 제1항). 국가교육회의가 발표한(2020.7.30.) ‘「교원양성체제 방향」 집중 숙의 계획(안)’에는 교사양성에 대한 것만 들어 있으므로 교원이 아니라 교사라고 명확히 하는 것이 옳다. 이하에서는 법적으로 타당한 용어인 교사양성체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 이 글에서는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가 제시한 교사양성체제 결정 과정 보완 방향, 그리고 향후 논의 시 초점을 맞춰야 할 이슈에 대해 간략히 논하고자 한다. 교사양성체제 결정 과정 보완 필요 1. 국교위가 제시한 결정 과정 국가교육회의는 교사양성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양성체제 결정을 위한 과정을 제시하였다. 국가교육회의가 거치겠다고 하는 과정은 학교·교원의 역할 변화 관련 1) 교원·학생·학부모간담회(7~8월), 2) ‘교원양성체제의 당면 과제와 발전 방향’에 대한 지역 순회 경청회(8월 3회), 3) 일반국민·학부모·교사·학생 등 4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전반적 국민여론조사(9월), 4) 예비교원·교원단체·교원양성기관 등 핵심 당사자와 일반국민 등이 참여하는 정책 집중 숙의(10~11월
2020-11-05 10:30
“TPO에 맞는 옷차림 좀 하세요.” TPO는 때(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의 약자이다. 줄임말이 낯설다 느낄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초등학교 실과 시간에 배웠을 옷차림의 기본 원칙이다. 실제로 실과 교육과정에는 ‘옷의 기능을 이해하여 때와 장소, 상황에 맞는 옷차림을 적용한다’는 성취기준이 있다. 교사에게 TPO란 ‘수업시간에, 학교에서, 학생들과 만난다’이다. 어린 학생을 만나고 그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특수성이 교사의 옷차림에 영향을 미친다. 해리 왕·로즈메리 왕의 좋은 교사 되기에서는 좋은 교사를 만드는 조건에는 긍정적인 기대가 있으며, 그 기대 요소 중 하나가 교사의 옷차림이라고 했다. ‘성공하는 교사의 옷차림’이라는 챕터에서는 교사는 옷을 잘 입는 만큼 인정받을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 ‘옷으로 말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전문적이고 신뢰감 있는 옷차림에 신경 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옷으로 말하는 메시지가 있다는 점은 2020년에도 변함없다. 그러나 이 책이 미국에서 The First Days of School: How to be an Effective Teacher이라는 제목으로…
2020-11-05 10:30
01 1950년대 후반, 내 초등학교 시절은 가난이 대한민국 전체를 관장하던 시대이다. 궁핍이 일반화한 생활 생태가 되니, 살기는 고단해도 마음이 불편한 일은 드물었던 것 같다. 너나없이 모두 가난했으므로 누구랑 비교하여 원망하거나 불평할 일은 적었다. 시골일수록 그러했다. 내가 자란 마을은 100여 호 되는 가난한 농촌 마을이었는데, 아침 등굣길에 보면 꼭 몇몇 아이들은 울면서 학교에 간다. 등 뒤로 들려오는 어머니의 한탄인지 야단인지 모를 모진 고함을 뒤로하며, 학교를 울면서 간다. 눈물을 훔치며 집을 돌아보면, 가난에 찌든 어머니는 빨리 학교나 가라고 아이를 다그친다. 사정은 한결같다. 학교에 꼭 가져가야 할 학용품을 돈이 없어 못 산 아이들이다. 연필이나 공책이 없는 아이들이 수두룩했으니까. 오늘도 이런저런 준비물을 못 가지고 학교에 간다. 도화지를 못 산 아이들, 물감을 못 산 아이들, 운동화를 못 산 아이들, 책값을 못 낸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돌아가며 그런 처지에 놓이게 된다. 오늘은 앞집 아이가 그렇고, 내일은 옆집 아이가 그렇다. 조르는 아이와 졸라도 줄 돈이 없는 엄마 사이의 아프고도 딱한 실랑이가 아침마
2020-11-05 10:30
만화 한국전래동화 ‘도깨비 이야기’ (곽기혁 지음, 스튜디오 돌곶이 펴냄, 184쪽, 1만2000원) 한국문화를 재밌게 볼 수 있게 그려낸 어린이 만화 시리즈. 1편 호랑이 이야기에 이어 도깨비와 관련된 전래동화 4편을 엮었다. 무섭고도 친근한 도깨비 이야기를 통해 ‘욕심을 부리면 어떻게 될까? 진짜 친구란 어떤 걸까? 먼저 베풀면 어떤 일이 생길까? 싫은 음식을 좋아하게 될 수 없을까?’ 네 가지 교훈을 다룬다.
2020-11-05 10:30
난독과 경계성 지능, 학습부진에 시달리는 학생들은 교실 속 ‘외로운 섬’과 같은 존재다. 교사들 역시 그들의 고통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 한계에 종종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일년 내내 붙잡고 씨름을 해도 학습능력을 끌어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원격수업 이후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금, 난독과 경계선 지능, 학습부진, 교육격차에 대한 교육현장이 고민을 살펴보고 그들을 위한 효과적 교수 · 학습방법을 모색해 본다. 학습장애는 지능이 정상범주에 속하지만 읽기 · 쓰기 · 수학과 같은 특정 영역에서 학습의 어려움을 크게 보이는 학생을 말한다. 즉, 지능이 IQ85 이상이지만 읽기 또는 쓰기, 수학 중 어느 특정 영역에서 자기 학년 수준보다 2학년 이상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경우다. 실제로 5학년 이지만 읽기 쓰기 수준이 3학년 수준이면 학습장애로 생각해 볼수 있다. 학습장애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기본적인 신경정보처리과정상의 어려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언어 이해 및 사용과 관련된 결함을 주고 가지고 있다. 반면 경계선 지능 학생은 기본적으로 인지능력이 평균 이하 수준을 나타낸다. 기억, 주의, 지각
2020-11-05 10:30
참새를 따라가면 (김규아 지음, 창비 펴냄, 44쪽, 1만3000원)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시에서 외로운 마음을 달래는 아이와, 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아주는 참새들의 우정 이야기를 그렸다. ‘내가 학교에 있는 동안 참새들은 무엇을 할까?’, ‘내가 참새가 되면 어떨까?’ 하는 아이의 물음에 공원에서 지저귀던 참새들은 같이 놀자고 손짓한다.
2020-11-05 10:30
난독과 경계성 지능, 학습부진에 시달리는 학생들은 교실 속 ‘외로운 섬’과 같은 존재다. 교사들 역시 그들의 고통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 한계에 종종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일년 내내 붙잡고 씨름을 해도 학습능력을 끌어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원격수업 이후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금, 난독과 경계선 지능, 학습부진, 교육격차에 대한 교육현장이 고민을 살펴보고 그들을 위한 효과적 교수 · 학습방법을 모색해 본다. 학습장애는 지능이 정상범주에 속하지만 읽기 · 쓰기 · 수학과 같은 특정 영역에서 학습의 어려움을 크게 보이는 학생을 말한다. 즉, 지능이 IQ85 이상이지만 읽기 또는 쓰기, 수학 중 어느 특정 영역에서 자기 학년 수준보다 2학년 이상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경우다. 실제로 5학년 이지만 읽기 쓰기 수준이 3학년 수준이면 학습장애로 생각해 볼수 있다. 학습장애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기본적인 신경정보처리과정상의 어려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언어 이해 및 사용과 관련된 결함을 주고 가지고 있다. 반면 경계선 지능 학생은 기본적으로 인지능력이 평균 이하 수준을 나타낸다. 기억, 주의, 지각
2020-11-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