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이맘때 ‘브라질 월드컵 16강 탈락을 보며’라는 칼럼을 썼다. 다시 ‘러시아 월드컵 16강 탈락을 보며’라는 글을 쓰게돼 유감스럽다.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이자 피파 랭킹 1위의 세계 최강 독일을 2대 0으로 이겨 그들을 80년 만에 조별리그에서 탈락시키는 러시아 월드컵 최대 이변을 연출한 대한민국이 되었어도 그렇다. 한국은 스웨덴전⋅멕시코전 2패후 조별리그 3차전 독일전에서 1승을 거뒀다. 같은 조 스웨덴⋅멕시코에 이어 3위를 기록,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16강 탈락에 비하면 분명 나아진 한국 축구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자타 공인 세계 최강 독일을 이긴 아시아 최초의 국가가 되었으니 4년 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라 해야 할까. 그렇다고 2패의 졸전이 모두 면죄되는 건 아니다. 스코어를 살펴보면 무리한 태클로 패널티킥만 내주지 않았어도 비길 수 있는 경기였음이 드러난다. 물론 엿장수 마음대로인 VAR(비디오판독시스템)이 하나의 변명이 될 수 있다. 가령 멕시코전에서 기성용이 상대방 선수 발에 걸려 넘어졌는데 파울이 선언되지 않았다. 그것은 멕시코의 골로 이어졌다. 득점⋅패널티킥⋅퇴장⋅징계 등 4가
2018-07-09 09:20최근 서울 아파트 옥상에서의 두 여고생의 투신자살 소식은 교사인 내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자살 사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창 꽃피울 나이에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에 의구심이 생겼다. 순간, 지난 월요일 7교시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는데 내 뒤를 따라오던 두 여학생의 대화가 문득 떠올려졌다. 두 여학생은 무엇에 불만이 있는 듯 주위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두 아이는 무엇 때문인지 학교 다니기가 싫다며 연신 누군가를 욕(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내뱉었다. 처음에는 현실에 불만인 아이들이 으레 하는 넋두리라 생각하고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주고받는 아이들의 대화 내용이 갈수록 농후해 내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누군가가 제지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농(弄) 있는 대화가 끝날 것 같지 않았다. 그냥 모른 체하고 지나칠까 생각도 했으나 대화 내용이 워낙 입에 담기가 민망할 정도라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서 아이들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았다. 나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아이들은 서로 얼굴만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이들의 대화는 내가 교무실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
2018-07-05 09:12Ⅰ. 들어가며 우리나라 교육의 큰 문제 중 하나가 국가의 교육에 대한 통제다. 교육과정, 교과서 제작, 교원 선발과 승진, 예산까지 학교 운영의 기본이 되는 핵심 권한들이 교육부에 집중되어 있다. 학교자치의 목표가 학교 민주주의와 교육자치 실현을 통한 학생교육의 질적 변화에 있다. 따라서 학교자치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와 내용, 그 실현 방안을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학교자치의 핵심과제는 민주적인 학교 운영이다. 이를 위한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 등 자치 조직의 법제화,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의 자율권, 교사의 수업교재 제작 및 평가권, 예산 편성의 자율권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 자치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교육행정기관과 학교구성원들의 공동 협력이 필요하다. 시도교육청의 실질적 힘을 가진 교육감들은 자신들에게 집중된 권한을 학교 주체들에게 분산하고 자치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누구도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의 권리를 지켜 줄 의무도 책임도 없다는 말이 있다. 학교 자치를 확보하려면 교육의 주체인 교사들의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자치권 확보를 위한 법령과 규정을 연구하고 국내외의 모범적인 학교자치 사례를 벤
2018-07-03 08:56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달 20일 “정당 당원이 서울 지역 학교의 학교운영위원을 할 수 있도록 한” 조례 개정안이 서울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서울시의회는 6월 29일 본회의에서 조례 개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지난 해 7월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 24명이 발의했다가 교육계 반대에 부딪혀 1년 가까이 계류됐었다. 그런데 6월 말 임기가 종료되는 서울시의회 교육위가 마지막 회의에서 이 안건을 기습 상정해 통과시켰고, 교육계가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운영위원(학운위원) 후보 자격에 정당인 배제 규정 같은 제한이 없는 다른 시⋅도와 맞추려는 시도로 보이지만, 그게 답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시⋅도에서 시행하는 정당인 허용의 잘못된 조례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 실제로 기초의원이 되려면 학운위원부터 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는 실정이다. 우선 유권자인 지역주민, 즉 학부형들을 자연스럽게 만나 사전 접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자연 그것은 인맥으로 쌓이게 된다. 결국 그것이 선거 표심의 향방과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중립이어야 할 교육기관이 정치의 도구로 전락하는 꼴인 셈이다. 학운위원은 선출직이다. 모든 선출직들이 그렇듯
2018-07-02 09:16날씨가 무더워짐에 따라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생활하지 못할 정도로 교실은 찜통이다. 그러다 보니, 등교하자마자 아이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에어컨을 켜는 일이다. 날씨가 워낙 덥다 보니 아이들은 일과 중 대부분의 활동을 교실에서 보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의 건강이다. 요즘 학교 보건실은 기침과 인후통을 호소하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아이들의 이와 같은 증상은 장시간 에어컨 바람에 노출되어 생긴 냉방병이 원인이라고 보건교사는 말했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 차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소 2시간마다 교실을 환기해 줄 것을 보건교사는 각반 담임 선생님에게 주문했다. 가능하다면, 에어컨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특히 신경 쓰는 것도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학교 차원에서 이것을 막기 위해 별도의 가림막을 설치했으나 그다지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다. 냉방병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의 경우,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 때문에 머리가 아파 공부가 집중되지 않는다며 에어컨을 꺼 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더위를 참지 못하는 아이들은 에어컨을 끄자는 요구에 반색하며 에어컨 끄는 것을 극구 반대했다.…
2018-07-02 09:14얼마 전 일월도서관 세미나실과 일월공원 텃밭에서는 아주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모인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 눈에 익은 지인들은 일월공원 텃밭을 운영하는 분들이다. 그런데 오늘의 세미나 주제는 ‘뜨거워지는 지구를 살리는 텃밭’이고 부제가 ‘도시농업과 탄소 네거티브’다. 쉽게 이야기하면 도시농업, 도시텃밭이 지구 온난화를 막아준다는 이야기다. 그럼 여기 모인 분은 단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는 위대한 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세미나를 주관하는 생태지구 앙상블은 ‘미래도시의 생태, 종다양성, 지속가능 스마트관광, 기후변화 대응 등 다양한 도시의 생태적 고민’을 각 분야 전문가들과 시민사회와 함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018 생태지구 세미나는 이번을 시작으로 모두 7회차로 구성되어 있다. 매월 1회 12월까지 이어진다. 다음 7월에는 ‘수원 청개구리 복원과 종다양성’, 8월에는 ‘미래도시와 생태’를 주제로 이야기 한다. 오늘의 강사는 김태현 대표다. 그는 인비트로플랜트 대표이고 수원공원사랑시민참여단 회장이다. 그는 일월공원 행복텃밭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다. 강의 첫 동영상에 지구 때문에 우는 아이가 등장한다. 아파서 신음하고 있는…
2018-06-27 09:02지난 번 모임에 갔다가 참으로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다양한 직업군이 모여 있는 자리였기에 다양한 화제가 오고 갔는데 내가 교사라는 것을 알게 되자 이 번에는 교육에 관한 이슈가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대한민국 학부모 대부분이 자칭 교육전문가라도 생각한다는데 정말 이 말이 실감나는 시간이었다. 저마다 어찌나 교육과 관련해서 할 말이 많은지 새벽 4시까지 이야기를 나눠도 끝이 나지 않는다. 초 중등교육부터 대학입시 제도까지 그 날 안 다루어 본 주제가 없을 정도로 밤잠을 설쳐가며 열 띤 토론을 벌였다. 많은 이야기 중 생생하게 기억되는 것이 있다면 대부분 기계로 찍어 낸 듯한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 또한 그런 것 같아 맞장구를 치며 동의를 하긴 했지만 왠지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바로 내가 교사이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선생님께서 칠판에 깨알처럼 작은 글씨로 까마득하게 써 놓은 글씨를 공책에 받아쓰고 원리를 이해하기보다는 무조건 외우고 반복했던 주입식 교육이 대부분이었다. 토론식 수업이나 창의성 교육과는 거리가 먼 교육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루가 다르게 교수-학습 방법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여 수없이
2018-06-26 11:2620일. 교육부의 ‘2018년 대학 기본역량 1단계 진단’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대학 간 희비가 교차하였고 거기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특히 2단계 평가대상으로 선정된 대학에서는 2019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냈다. 퇴근 무렵.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수도권 소재 대학을 포기하고 지방 모(某) 대학 4년 장학생으로 합격한 한 제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제자는 등록하여 다니고 있는 대학이 교육부 발표 2단계 평가 대상으로 선정된 소식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이 대학을 그만두고 2학기에 있을 대학 수시 모집에 다시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수시 모집 3개 대학(수도권 소재 2개, 지방소재 1개)에 합격한 제자는 최종 등록을 앞두고 나를 찾아와 고민을 상담한 적이 있었다. 사실 제자가 등록을 원하는 대학은 서울 소재 대학이었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비를 포함해 매월 부담해야 할 생활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가 문제였다. 반면, 4년 장학생으로 선발된 지방 소재 대학에 등록할 경우 제자는 학비뿐만 아니라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제자에게 여러 상황을 설명해주고 난 뒤 고민해 보라고 하였다. 결국 제자는 현…
2018-06-26 11:25유권자 앞에서 자신을 알리기 위한 몸짓과 후보자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에 후끈 달아오른 6.13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가 끝나고 당락이 결정되면서 승리의 환호를 외치는 후보자가 있는가 하면 이루지 못한 결과에 바윗덩어리 같은 아쉬움에 짓눌린 후보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며 세상살이에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 단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후보자이건 유권자이건 모두가 한 번 돌아보아야 할 일이 있다. 그건 바로 사람의 자질이다. 선거 운동 기간 후보자들은 인도나 교차로 등 시선이 머물 수 있는 곳이면 수많은 절과 허리 굽힘으로 한 표를 호소하였다. 이 허리 굽힘과 고개 숙임의 절은 부탁의 어미와 함께 자신을 더 낮추고 섬기며 살겠다는 표현이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처음과 끝이 같지 않다. 선거전 무수히 낮춘 허리 굽힘의 마음이 당선되고 그 위치에 오른 후에도 계속될지 의문이다. 혹시 절값(?)을 받으려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된다. 아마 지금껏 봐온 우리의 정치 현실이 던진 모순이 아닐까 한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 자신이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는지 그 일을 잘…
2018-06-19 09:04짙은 초록의 유월이 숨 가쁘게 성장을 향하여 달음질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땅 위에 불과 한 뼘 정도 될 듯한 죽순은 며칠 사이에 폭풍 같은 자람으로 하늘을 찌를 정도다. 기다림의 임계점을 지나 땅껍질을 뚫고 자람을 시작하는 죽순의 모습을 보니 숙연해진다. ‘지금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수능을 준비하는 둘째 아이의 방에서 마주치는 문구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보고 되뇌며 변화를 위한 채찍으로 삼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울고 실망할 일이 무수히 많을 것이지만 결과는 아직 모른다. 단지 쉽게 포기하지 말고 그렇다고 과욕도 부리지 말며 알고 즐기고 행하는 마음으로 시간의 길을 가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세상 모든 사람은 성취를 위한 삶을 살고 있다. 수험생은 수험생대로 정치가를 꿈꾸며 선거에 뛰어든 후보자들도 절실한 마음으로 뜻을 이루려 한다. 하지만 성취는 그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대가를 요구한다. 그것은 임계점을 향하는 준비의 시간이 요구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임계점이란 어떤 물질의 구조와 성질이 바뀔 때 온도나 압력 즉 상태변화를 가지는 지점을 말한다. 임계점을 향한 기다림의 시간으로 대표되는 식물이 대나무중
2018-06-18 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