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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2020 수능 변별력 확보-난이도 조절 성공해야

최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KICE)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수능 시행계획’과 함께 6월 ‘수능 모의평가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주관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0 수능과 수능모의평가 세부 계획을 밝혔다. 올해 수능 모의평가는 6월4일, 본 수능은 11월14일 각각 시행된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이 같은 계획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www.kice.re.kr), EBSi 홈페이지(www.ebsi.co.kr), 대학수학능력시험 홈페이지(www.suneung.re.kr) 등에 게시했다.

 

2020학년도 수능과 수능모의평가는 지난해와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실시됨에 따라 큰 차이가 없다. 시험 교과목(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사회ㆍ과학ㆍ직업탐구, 제2외국어ㆍ한문 영역으로 구분된다. 한국사 영역은 모든 수험생이 반드시 응시해야 하는 필수 영역이고, 나머지 영역은 전부 또는 일부 영역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올 수능 출제범위는 국어ㆍ영어ㆍ한국사의 경우 전 범위를 포함한다. 사회탐구 영역 및 물리ㆍ화학ㆍ생명과학ㆍ지구과학Ⅰ, 직업탐구, 외국어ㆍ한문도 전 범위가 시험에 출제된다. ‘수학 가’은 미적분Ⅱ은 전 범위, 확률과 통계는 확률 단원까지, 기하와 벡터는 평면벡터 단원까지다. ‘수학 나형’의 경우, 수학Ⅱ는 전 범위, 미적분Ⅰ은 다항함수의 미분법단원까지 확률과 통계는 확률 단원까지다. 과학탐구Ⅱ 과목 역시 일부 단원만 출제범위에 포함된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한국사와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를 유지한다. 한국사 영역은 필수과목인 만큼 응시하지 않으면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되며 성적통지표도 제공되지 않는다.

 

금년 6월 4일 시행되는 모의평가 역시 EBS 수능교재, 강의와 모의평가 출제의 연계를 문항 수 기준으로 70% 수준으로 유지한다. 평가원은 기본 개념과 원리에 충실하고, 추리, 분석, 종합, 평가 등의 사고력을 측정하도록 출제할 방침이다.

 

수능 모의평가 접수 기간은 4월 1일부터 11일까지이며, 재학생은 재학 중인학교에서, 졸업생은 희망에 따라 출신 고등학교 또는 학원에서, 검정고시생 등 출신 학교가 없는 수험생은 현 주소지 관할 86개 시험지구 교육청 또는 응시 가능한 학원에 신청하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본 수능은 11월14일 실시되는데, 8월22일부터 9월6일까지 응시원서를 교부·접수한다. 성적은 12월4일까지 통지할 예정이다.

 

모의평가 시 점자문제지가 필요한 시각장애 수험생은 희망하면 화면낭독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와 해당 프로그램용 문제지 파일을 받을 수 있다. 수학영역 시간에는 점자정보 단말기를 쓸 수 있다. 실제 수능처럼 통신ㆍ결제 등 블루투스 기능이나 전자식 화면표시 시계나 이어폰, 전자담배 등은 반입 금지된다. 단, 시ㆍ분ㆍ초침만 있는 아날로그 시계는 휴대할 수 있다.

 

이번 수능 모의평가는 작년 숙명여고 평가지 유출로 부모와 자녀 간 상피제(相避制)가 시행되는 등 평가 관리에 엄정을 기하기로 천명한 가운데 시행되는 전국 단위 시험이다. 이번 수능부터 평가 보안 관리가 엄정하게 실시돼 문제 공개 전 유출, 유포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받는다. 2017학년도 6월 모의평가 출제 내용 유출 사건을 계기로 고등교육법이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각 학원은 반별로 반드시 100명 미만이 되도록 인원을 편성하고, 반과 번호를 철저히 구분해 동일한 수험번호가 부여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평가원은 지난해 치러진 수능이 '불수능' 논란과 함께 난이도 조절 실패 지적이 빗발친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올해 수능 난이도를 지난해 평균 수준을 유지하기로 밝혔다. 특히 고난이도 문제 평가 출제를 지양(止揚)하기로 했다. 지나치게 지문이 길거나 복잡한 사고를 요구하는 초고난도 문항은 출제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소위 ‘킬러(Killer) 문항‘을 가급적 출제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평가원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는 지양하되, 갑자기 난이도가 떨어질 경우 학교 현장의 어려움도 예상 되는 만큼 난이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평가원은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EBS 수능 교재·강의와 수능 출제 연계율은 70%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평가원의 2020 수능 계획과 모의평가 발표는 학교교육과정 정상화에 방점이 찍혀있다. 다만, 교육부와 평가원은 해마다 이와 같은 원론적 발표를 해왔으나 복수 정답 등 이의 신청이 쇄도해 왔다. 작년 국어 31번 문항 등 불수능 논란과 함께 역대 최다인 991건의 이의신청이 제기된 바 있다. 평가의 공신력이 극도로 실추된 것이다.

 

이와 같은 논란의 일소시키기 위해서 교육부와 평가원은 문제를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해야 하고 고급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을 파악하는 문제라도 교육과정의 내용으로 진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출제, 검토, 선제, 인쇄 등 평가 관리를 엄정하게 수행해야 할 것이다.

 

물론 평가원은 올 수능에서 검토위원 사전 연수를 1박 2일에서 2박 3일 정도로 늘리기로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검토위원 입소 기간을 늘려 정답률 예측 훈련을 강화해야 하고, 지진 등 유사 시에 대비해 예비 문제를 출제해 놓아야 할 것이다.

 

특히 교육부와 평가원은 2020 대입수능에 즈음하여 전국 단위 평가의 공신력 확보와 함께 변별력과 난이도 조절의 균형을 맞추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대입수능은 보통 교육의 총 결산과 같은 역할을 하는 무게 있는 시험이다. 그런 시험이 복수 정답, 무정답 논란과 이의 신청으로 공신력을 잃으면 안 된다. 현재 6:4인 교수와 교사의 참여 인원 수를 증원하는 한이 있더라도 평가의 신뢰도, 타당도, 객관도 등 공신력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변별력 확보와 난이도 조절은 양날의 검이다. 누구나, 아무나 정답을 맞출 수 있는 문제는 문제로서의 기능이 없는 평가다. 또 모두가 정답을 맞출 수 없는 문제도 좋은 문제가 아니다. 이 두 상반되는 평가 기능의 균형에 2020학년도 수능의 지향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그 안에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정상화의 정답이 내재해 있자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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