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멋진 대상을 보고 여러분은 어떤 표현을 하는가. ‘뽀대난다’고 하는가, 아니면 ‘간지난다’고 하는가? 이럴 때 ‘매초롬하다’라는 말을 써 보자. (1) 매초롬하다: 젊고 건강해 윤기가 돌고 아름다운 태가 있다. (큰말)미추룸하다. (부사)매초롬히 - 그녀는 매초롬해 누구나 부러워한다. - 매초롬히 잘 자라다오. - 그 집 딸이 어느새 미추룸하게 다 자란 처녀가 됐더라. 뽀대단다거나 간지난다고 하기보다는 ‘매초롬하다’고 표현하면 그 사람도 훨씬 더 아름다워 보인다. ‘매초롬하다’와 소리가 비슷한 ‘의초롭다’는 말도 있다. 이 말은 ‘화목해 우애가 두텁다’는 뜻의 형용사다. (2) 의초롭다: 화목해 우애가 두텁다 - 그는 친형제 이상으로 그들과 깊은 정을 나누며 의초롭게 지냈다. - 그 세 자매는 나이가 들어서는 더욱 서로 의지하며 의초롭게 잘 지냈다. - 친구들끼리 의초로이 잘 지내기를 바란다. ‘의초롭다’, ‘의초로이’의 ‘의초’라는 말은 ‘동기간의 우애’나 ‘부부 사이의 친한 정’이라는 뜻이다. (3) 의초(誼-): 동기간의 우애. 부부 사이의 친한 정 - 그 집안은 형제자매 사이에 의초가 두텁다. - 별것도 아닌 일로 의초가 상하고 말았다. - 그…
2015-09-16 15:10스승이 엄하면 그 가르치는 도(道)도 자연히 존귀해진다는 말이 있다. 스승의 권위가 서야 그 가르침도 존귀해진다는 ‘사엄도존(師嚴道尊)’이다. 이는 ‘예기(禮記)-학기(學記)편’에 ‘사엄연후도존 도존연후민지경학(師嚴然後道尊 道尊然後民知敬學)’에서 연유된 말이다. 퇴계 선생은 스승과 제자 사이에 마땅히 예로써 우선을 삼으라 했고, 예의가 없으면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정립되지 않으며,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깨지면 가르침이 될 수 없고 배움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스승이 엄하다는 걸 두고 일부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낡은 교육 방식이라고 오해할지 모르겠지만 진실은 스승으로서의 ‘엄격한 자질을 의미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교육전문가로서 올바른 몸가짐과 마음가짐으로 모범을 보이고 이해와 소통, 공감, 헌신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을 계발시킬 뿐 아니라 제자가 마음으로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실력과 인품을 갖춘, 스승의 권위와 자질을 의미한다. 요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교실을 돌아다니거나 떠들고, 수업시간에 자고, 말이나 행동이 거친 아이들이 적지 않다. 시대가 변하면서 인권을 앞세우는 바람에 학생지도에도 어려움이 많아졌다. 가끔씩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
2015-09-10 20:54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 대다보니 은행 예금이나 적금 금리도 그에 맞춰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기준금리가 낮다는 것은 경제가 생각보다 어려워 마땅한 투자처 찾기가 힘들다는 걸 뜻한다. 지금처럼 수익률이 낮은 시기에는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세(稅)테크’ 이야기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짚어보자. 먼저 아파트나 주택을 부부공동명의로 하면 재산세율을 낮춰 세금을 아낄 수 있다. 특히 고가 주택의 경우 9억 원 이상이면 종부세 대상이지만, 공동명의의 경우 12억 원까지 종부세가 면제된다. 부동산을 매매할 때 6~38%의 누진세를 적용받는 양도소득세도 주택가격을 각자 반으로 나누면 상당한 세금을 아낄 수 있다. 필자도 아파트를 분양받아 잔금을 치르기 전 분양권인 상태에서 부부공동명의로 처리했다. 잔금을 치르고 나서 공동명의를 할 경우, 취득세를 또 내야하는 불이익이 생긴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계획이라면 미리 공동명의를 염두에 두고 세금을 아껴야 한다. 60세 이상이라면 국가시책으로 추진하는 비과세종합저축을 활용해 볼 것을 권한다. 1인당 5000만원까지, 세금우대가 아닌 세금 자체를 면제해준다. 큰 혜택이다 보니 201
2015-09-07 09:14최근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목함지뢰에 이어 포탄 공격까지 감행한 사실에 대해 ‘유감’을 표현했다. 이를 두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보원이덕(報怨以德)의 관용적 입장과,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적극적 입장으로 의견이 나뉜다. 공자는 ‘논어-헌문편’에서, ‘원한을 덕으로 갚는 것(以德報怨)’에 대한 제자의 물음에 “원한은 바른 것으로 갚고, 은덕은 은덕으로써 갚아야 한다(以直報怨 以徳報德)”고 했다. 현실에 입각한 중용적 발상에서 나온 균형 잡힌 공자의 답변이다. 공자의 “바른 것, 즉 정직함(直)으로 원한을 갚는다”는 표현은 언뜻 보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일맥상통하는 ‘원한은 원한으로 갚아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한시외전(韓詩外傳)’에서, “남이 나에게 잘 대해 주면 나도 그를 잘 대해 줄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잘 대해 주지 않겠습니다”는 자로(子路)의 말과 “남이 나를 잘 대해 주면 나도 그를 잘 대해 줄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상황에 따라 적절히 도를 지키겠습니다”는 자공(子貢), 그리고 “남이 나에게 잘 대해 주지 않아도 나는 그를 잘 대해 줄 것이다”는
2015-09-03 19:31청소년 시절 ‘논어’를 읽으면서 많은 깨우침을 얻었다. 일생의 가르침이 된 구절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교사가 되어 가슴속에 깊이 새겼던 것이 ‘학이편(學而篇)’에 나오는 증자(曾子)의 말이었다. “나는 날마다 내 몸을 세 가지로 살핀다. 남을 위해 일을 꾀하면서 진심을 다하지 않았는가? 벗들과 사귀면서 믿음직하지 않았는가? 익히지 못한 것을 남에게 전하지 않았는가?[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여기서 유래한 사자성어가 ‘삼성오신(三省吾身)’이다. 원문 첫 구절의 ‘삼(三)’은 ‘세 번’이라고 직역할 수도 있지만, ‘세 가지’로 옮기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또 끝 구절 ‘전불습호(傳不習乎)’는 ‘스승께 전수받은 것을 복습하지 않았는가?’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으나, 스승의 입장이 된 증자의 말이라는 점에서 앞의 번역문이 더 타당할 것이다. 교단에 첫 발을 내디딘 초임 시절, 나는 이 구절을 무수히 되뇌었다. 그리고 이를 나름대로 해석하며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맡은 학생들을 위해 매사에 최선을 다했는가?’ ‘동료 선생님들에게는 언제나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는가?’ ‘나 자신이 제대로 익히지 못한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지는 않았
2015-09-02 10:44여러 이유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 아이가 줄어들면서 ‘아이’라는 말도 줄어드는 것 같다. ‘아이’라는 말의 자리를 ‘베이비’가 파고들고 있다. 새로운 천년, 즉 2000년이 다가올 무렵 ‘밀레니엄 베이비’를 갖고자 하는 젊은 부모가 많이 있었다. ‘밀레니엄 베이비’는 새천년인 2000년에 태어난 아이를 가리키지만, 좁혀서는 2000년 1월 1일 또는 1월 1일 0시에 태어난 아이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는 잠시 동안의 유행이었다. ‘밀레니엄 베이비’는 새천년에 태어난 아이를 뜻하니까 ‘천년둥이’ 또는 ‘즈믄둥이’가 제격이다. ‘즈믄’은 숫자 ‘천’을 나타내는 우리 옛말이다. (1) 밀레니엄 베이비(millennium baby) → 천년둥이, 즈믄둥이 ‘베이비붐’이라는 말이 있다. 출산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대체로 전쟁 직후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한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을 ‘베이비붐 세대’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전쟁 직후에 출산율이 증가한 때가 있었다. 대체로 1955년생부터 1963년생까지를 ‘베이비붐 세대’라고 한다. 이제 이들의 은퇴 시기가 다가와 여러 고민이 있다고 한다. (2) 베이비 붐(baby boom) → 출산 유행
2015-08-27 16:00부끄럽다. 그리고 너무 감사하다. 우연찮게 교단 수기 공모전 내용을 접한 뒤 호기심으로 보냈던 작품이 은상에 당선됐다. 교단에서 아이들에게 열과 정을 쏟아 붓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음을 잘 알고 있기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밴드 동아리를 결성하고 어렵사리 꾸려나가던 시간들이 눈앞에 새록새록 떠오른다. 마땅한 연습실이 없어 낡은 강당 한 쪽에 있던 창고를 단장하고 연습하던 중, 드럼 소리에 벽이 갈라지는 바람에 다른 곳을 물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심 끝에 찾아낸 곳이 강당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재래식 화장실. 교사 내의 새 화장실 설치로 그곳은 각종 자재들을 넣어두는 창고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모두 들어내고 중간 벽면을 부순 뒤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바닥에 넣고 벽면을 발랐다.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밴드실이 마련된다는 생각에 우리들은 힘들었지만 너무 즐거웠다. 비가 오면 빗물이 들어오고 정화조의 역한 냄새는 가실 줄 몰랐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행복했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나에게 큰 선물이다.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어 올해에는 전교생 6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학교지만 앞으로도 아이들
2015-08-27 15:58전교생이 61명인 중학교에서 밴드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한 지 벌써 10년째다. 이 동아리를 만들던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꿈만 같다. 2004년이 저물어 갈 무렵, 지역교육청에서 연말이면 개최하는 교육 설명 보고회에 참석했다가 축하 공연으로 초등학교 밴드가 연주하는 모습을 봤다. ‘우리 학교에도 밴드가 있었으면….’하는 설렘을 안고 돌아와 몇몇 선생님들과 상의 끝에 밴드를 결성하기로 작심했다. 점점 삭막해져 가는 교육 풍토 속에서 아이들에게 감성을 심어주고 그들의 취미와 잠재력을 이끌어 내 즐겁고 행복한 학교를 선사하자는 취지에서였다. 학교 현장에서 새로운 일을 도모한다는 것은 언제나 갈등과 진행상 어려움이 따르는 법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두려워한다면 아이들에게 해 줄 것이 아무 것도 없고 교사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심사숙고 끝에 우선 교장 선생님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몇 차례 밴드 동아리 결성에 대한 말씀을 드렸다. 끈질긴 설득이 통했는지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허락을 받아냈다. 그리고 겨울 방학 중, 선생님들과 몇 차례 만남을 더 가진 후 본격적인 동아리 활동 준비에 들어갔다. 장비를 구입했다. 예산에 맞추다 보니 그렇게 양질의 장비는
2015-08-27 15:57정년 이후 40년… 연금 보장 옛말 금융·재테크 공부, 선택 아닌 필수 과거에는 수명이 짧아 재테크나 금융에 큰 관심이 없었다. 60세 전후의 삶은 열심히 일하고 소비하며 살면 그만이다. 즉 노후에 대해 특별히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당시 저축이나 재테크가 필요했던 이유는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거나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이유에서였다.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금융전문가들은 요즘 어르신들이 100세까지 장수하는 시대다보니 중·장년층은 120세를 살지도 모른다고 조금 극대화해 바라본다. 보통 20대 중·후반에 교직생활을 시작하다보면 약 35년 전후 퇴직시점에 이른다. 60세 정년인 경우 적게는 40년에서 많게는 60년을 안정된 직업이나 소득 없이 보내야 한다. 결코 가벼이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연이어 개혁되고 있는 연금만 믿고 있을 수도 없다. 자신의 미래는 다른 이도 국가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오로지 본인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금융경제 및 재테크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성경의 인물 중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인물로 요셉이 있다. 요셉은 풍년과 흉년이 각각 7년 동안 이어진다는 바로의 꿈을 해
2015-08-20 20:52교직생활 22년째 되던 해에야 내가 선생님이란 걸 깨달았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은 때였다. 이천의 작은 시골학교에서 교무일을 보다 보니 월요일 아침은 매우 바쁜 시간이었다. 그래서 토요일이면 으레 단골로 내어주는 숙제 하나가 있었으니 그것은 일요일에 있었던 일들 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일을 그림으로 그려 오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날도 각자 그려온 그림을 친구들 앞에서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 수가 적어서 한 사람씩 나와 설명을 하도록 했다. 선생님은 가만히 앉아 있지만 점수를 매기고 있다는 말과 함께 자세히 설명을 하는 사람, 즉 말을 얼마나 길게 하느냐가 점수를 좌우한다고 규칙을 정했다. 그것은 바쁜 월요일 업무를 처리할 한 시간을 확보하는 방편(?)이었기 때문이었다. 한 아이씩 나와서 그림을 보이며 설명하고 손뼉 치는 소리가 들리면 ‘끝났구나’ 하던 그때였다. 누군가에게 아이들이 손뼉은커녕 오히려 야유를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던 업무를 멈추고 누군가하고 보았더니 반장이 아닌가. 여학생이었는데 공부도 제일 잘 했지만 매사 야무지고 특히 그림은 누구도 따를 자가 없었기에 의아해서 말했다. “기원(가명)아! 선생님이 잘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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