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앞둔 어느 날 한 여학생이 찾아와 자신은 시험 기간만 되면 배가 아파서 공부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심지어는 시험시간 중에도 배가 아파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화장실을 가기위해 나오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 이는 시험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신체화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사실 신체화증상을 나타내는 사람은 자신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무의식으로 얻는 이득이 있기 때문에 이런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즉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자신도 모르게 이런 신체적인 증상을 나타내 심리적 갈등을 회피하는데 이때 무의식이 얻는 이득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자신이 숨기고 싶은 것, 예를 들면 자신이 머리가 나쁘거나 노력하지 않아서 시험을 망쳤다는 것 등을 숨길 수 있고 둘째는 주변사람들로부터 위로와 격려 등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의식에서 의도한 것이 아니므로 본인에게 말하면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나는 이 학생에게 일단 건강한 자아방어기제인 ‘예견’을 사용하도록 해봤다. 예견이란 실제적이든 또는 잠재적으로 미래에 생길 수 있는 일이든 내적인 불편감이나 걱정스런 일들을 미리 생각하고 이를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대책을
2014-05-15 15:54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은 지난달 29일 시·도인실련 실무대표자 회의를 개최하고 인실련과 시·도지회 간 네트워크 및 사업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중앙인실련과 시·도인실련 조직 간 연계 및 기부금 활성화 방안, 올해 주요 추진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인실련은 이밖에도 기부금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상시 모금운동을 통해 인성교육 발전을 위한 학교·민간단체·정부의 실천적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 또 학교 중심의 ‘언어생활문화 운동’, 가정 중심의 ‘효 교육 실천운동’, 사회 중심의 ‘100감사 운동’을 시·도 지회와 협력, 공동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안양옥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실무 대표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전국의 인실련 지회들과 중앙 인실련이 보다 공고히 협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하반기에 개최될 인성교육 실천한마당 이전까지 울산, 광주, 충북, 제주인실련을 속속 출범시키고 17개 지회를 모두 조직, 진정한 범국민 운동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그동안 추진했던 사업과 인성실천 발전방안에 대한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서울인실련은 클린콘텐츠국민운동본부와 함께 인성UCC 공모전을 개최하고 홍보사절단 하
2014-04-30 17:48사회나 도덕 교과를 배울 때 단순히 종이 속 지식이 아닌 실제 삶과 연결되는, 살아있는 지식이 되게 하려면 학생 자치법정을 운영해보는 것이 좋다. 교실을 실제 재판이 벌어지는 법정으로, 학급 학생을 국민이라 생각하고 국민 참여 배심원제 모의재판을 실시하는 것이다. 재판의 주제는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해 정한다. 친구와 사이좋게 놀이하는 것을 방해한 사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컴퓨터 사용에 관한 생활 규정을 위반한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 학교 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주제로 할 수 있다. 현재 상황에 맞게 세월호 침몰 사건을 일으킨 선장과 선주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재판을 할 수도 있겠다. 주제가 정해지면 가상으로 법을 위반한 학생을 설정하고 다른 학생들은 판사, 검사, 변호인, 증인, 배심원 등의 역할을 맡는다. 일반 형사재판은 검사의 공소, 증거조사, 피고인 신문, 검사의 의견진술, 변호인의 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 순으로 진행된다. 재판장은 이러한 절차가 끝나면 심리를 종결하고 판결을 선고한다. 검사는 피고인이 어떤 죄를 저질렀고 어떤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말을 하고 변호인은 피고인의 사정을 최대한 참작해
2014-04-30 17:16친구에 대한 애착 강해져 소외되는 것 두려워해 자신을 받아들이는 훈련 통해 자아정체감·가치관 갖도록 상담실을 찾는 학생들 중 가장 많은 상담건수가 친구문제인데 그 내용의 대부분은 친구들로부터 느끼는 소외감이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가졌던 애착이 청소년 시기에는 친구에게로 전이되기 때문에 발달적으로도 친구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이 느끼는 시기이긴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한 학생들이 많다. 즉 어린 시절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안정적이었던 경우 청소년 시기 친구관계에서도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지만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불안정했다면 친구관계 역시 불안한 관계를 만들기 쉽다. 늘 친구들이 자신을 버릴까봐 두려워하는 아이나 반대로 지나치게 친구에게 무관심한 아이들이 그런 경우다. 한 여학생의 경우 상담실을 찾아와 “친구와 사소한 문제라도 생기면 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라고 호소한 적이 있다. 자세히 들어보니 현재 친구가 없는 게 아니라 친구도 많고 아무문제도 없는데 그냥 불안하다는 것이다. 집에 가서 혼자 있으면 계속 핸드폰만 만지고 공부도 안 되고 친구생각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만약 친구가 없다면 무엇이 가장 두려울 것 같
2014-04-24 10:50시험을 앞둔 어느 날, 한 남학생이 상담실을 찾아와 “공부를 하려고 해도 집중이 안돼요”라고 했다. 교과교사 시절의 나는 그런 학생들에게 “누구는 집중이 잘 돼 하냐? 다들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거야”하면서 좀 더 노력하라고 다독이곤 했다. 하지만 상담교사가 된 지금 그런 말들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게 됐다. 대화를 해보면 학생들이 공부할 때 집중이 안 되는 원인이 참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그 아이에게 “왜 집중이 안될까? 공부를 하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니?”라고 물었다. 그 아이의 답은 엉뚱하게도 “신발을 닦고 싶어져요”였다. 참으로 황당한 대답이다. 하지만 그 대답 속에 답이 있다. 이 아이는 시험불안을 신발을 닦으며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공부뿐 아니라 운동을 하다가도 잘 안되면 신발을 찾아 닦는다는 것이다. 나는 학생의 심리를 ‘반복강박적인 무의식적인 행동’이라고 판단했고 원인을 찾아 의식에서 인식하도록 하면 잘못된 행동도 없어지고 공부에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 행동의 원인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학생의 말에서 어린 시절 신발과 관련된 무슨 큰 사건이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 계속 이리저리 물어보았지만 아이는 쉽
2014-04-17 15:43많은 아이들이 상담실에 와서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 “선생님, 전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공부는 적성이 아닌 것 같고요”라고 말한다. 요즘은 중1만 돼도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데 좀 더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의 고민이기 보다는 부모의 요구에 의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고민을 하는 대부분 아이들의 특징은 음악이나 미술 등 뭔가 특출난 재능이 없다는 것이다. 대중매체를 통해 예체능 쪽으로 뛰어난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을 초라하게 느낀다. 그렇다고 공부를 특별히 잘하는 것도 아니니 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낀다. 공부를 잘하면 공무원이나 의사, 판사, 외교관 등 부모님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잘하는 능력도 적성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공부를 하는 목적이 오직 직업을 갖기 위한 것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난 이런 아이들에게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먼저라는 것과 직업세계에 대한 탐색,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 후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수립해 실행해야함을 알려준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2014-04-10 15:09달리고 차는 체육만 좋아하는 학생들 정서, 감정, 느낌 등 신체적 표현 취약 체조동작으로 글자 만들며 창의력도 “남고생들에게 체육시간은 ‘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팍팍한 학교생활에 한 줄기 샘물이자 한 여름에 먹는 얼음 한 조각과도 같은 존재예요. 티셔츠가 젖어서 찝찝하든, 발 냄새가 진동하든 단 10분이라도 자율체육 시간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4년 동안 체육교사로 지내며 느낀 남고생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아이들과 교과 진도를 나가고 표현활동을 진행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죠.” 이승현 인하대사범대부속고 교사는 남학생들을 ‘목석’같다고 표현했다. ‘체육’하면 뛰고 차고 땀 흘리는 것만 생각하는 학생들…. 이들에게 체육교과의 한 부분인 표현활동영역을 가르치겠다며 정서와 감정, 느낌을 신체로 표현해보라고 한다면 분명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것이 뻔했다. 그렇다고 부채춤이나 발레를 가르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가 고민 끝에 찾아낸 활동은 ‘몸으로 표현하는 한글’이었다. MBC 예능 ‘무한도전’ 달력특집에 나왔던 한글표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교사는 “정적인 체조동작을 통해 근력 및 균형감을 키울 수 있음은 물론 동작을 구상하면서 창의
2014-04-03 19:27학교에서 발생하는 사고 유형화 민법·형법 망라한 해설·판례분석 교육 당사자들의 권리·의무 밝혀 법 지식 부족한 교육계에 필독서 서울 ○○고 2학년 A학생이 점심 식사 후 의자에 앉아 있었다. 같은 반 B학생이 장난으로 A가 앉아있던 의자를 손으로 잡고 의자다리 뒷부분을 걷어차 뒤로 넘어지면서 뒷머리를 콘크리트 교실 벽에 부딪쳤다. A는 이 사고로 뇌좌상, 기억상실증의 상해를 입었다. 이런 경우 교장이나 담임교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교사에게 책임은 없다. 가해학생의 성행 등으로 보았을 때 사고를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적이고 우연한 사고였을 경우 담임교사에게 보호감독 의무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 이처럼 학교 현장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사건·사고의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이럴 때 학교에서는 누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까. 책임의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할까. 학교폭력, 교권침해 등 교육현장의 갈등이 늘어나는 요즘, 법률 지식이 부족한 교원들에게 갑자기 이런 문제가 생기면 막막할 따름이다. 이와 관련 최근 교사·학생·학부모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법질서, 권리와 법적 책임, 권한 상충에 따른 갈등,
2014-04-03 19:23국가 정전 사태로 우리는 생활에서 전기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됐다. 수술을 앞둔 병원에서는 수술을 못 할 처지가 됐고, 중환자실에서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의료기기가 멈춰 섰다. 엘리베이터 속에 갇힌 수많은 사람들이 구조요청을 했으며 시내 곳곳에서는 신호등이 꺼져 혼잡하고 혼란스러웠다. 전기가 없으면 얼마나 힘들고 불편한지 모른다. 오늘날은 전기 없이는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살면서 부족함을 잘 모르는 요즘 학생들에게 발전소 견학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발전소 견학으로 학생들은 전기의 소중함과 절약의 필요성을 느끼고 배울 수 있게 된다. 수력·화력·원자력·풍력·조력·태양력·지열로 전기를 일으키는 발전소가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한 덕분에 우리는 전기를 마음껏 편안하게 쓸 수 있다. 학생들에게도 이를 통해 묵묵히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우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는 발전소를 직접 찾아가서 창의적으로 깊이 있게 조사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잊지 않으며 전기를 아껴 쓰려는 생각을 갖도록 잘 지도한다. 친환경 발전소를 만들려면 어떻
2014-04-03 15:31선생님이나 부모님과 갈등이 있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도록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말해봤자 들어주지도 않고 대든다고 혼만 나요’라는 말을 종종 한다.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아이들은 억울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들의 입장에서 보면 형평에 맞지 않거나 차별적인 발언으로 인한 감정적 상처인데 이를 선생님이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학생들은 평소에 잘못된 행동으로 이미 믿음이 깨져 있거나 자신들은 의견을 말한다고 하지만 공손하지 않는 공격적인 말투로 인해 선생님의 감정을 상하게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고 계속해서 선생님의 잘못만을 말하곤 한다. 이런 때일수록 선생님은 침착하게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주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선생님도 감정이 상한데다가 이야기를 길게 들어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명령조의 말이나 비난의 말로 끝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이렇게 감정이 상한 아이들은 더욱더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고 때로는 수동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한 예로 어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평소에 담임선생님께 불만이 많았던 아이가 수업시간에 친구들과 쪽지를 돌려가며 선생님을 비난하는 욕을 썼다. 결국 이 쪽지
2014-03-26 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