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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시험과목 다양…대학입시 한달간 실시

NSW주, 수험생 적성고려해 선택과목만 80여개
30년간 제도 큰 수정없이 수험생 혼란 최소화
한번 받은 성적으로 1, 2년 후에 학교선택 가능

호주의 대학입학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호주는 주별로 대학응시방법이나 선발 기준이 다르지만 9월 말 경이면 대부분 주에서 대학입학을 위한 원서접수나 학력고사를 대비한 서류전형에 들어간다. 퀸스랜드 주는 11, 12학년(고 2, 고3생) 때의 내신성적으로 대학에 응시하지만 시드니가 속해 있는 뉴사우스 웨일즈 주는 한국처럼 대학입학 학력고사를 별도로 부과하고 있다.

호주의 대입시는 매년 10월 중순경부터 11월 중순까지 약 한달 동안 치러진다. 따라서 우리처럼 시험당일 컨디션이 나쁘거나 사고 등 뜻하지 않은 일로 시험을 망치고 나서 운을 탓하며 몇 년 공부를 헛수고가 되게 하는 일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대입시험기간이 한 달이나 되는 것은 수험생들의 선택과목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영어, 수학 등 필수과목을 제외하고 수험생들의 적성과 소질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제 2외국어인 각 나라의 언어를 포함하여 경영, 물리, 역사, 음악, 종교 등 수험생 별 선택과목은 무려 80개에 달한다. 응시자가 단 1명일지라도 그 과목이 대입시에 반영이 될 수 있도록 허용하기 때문에 한 달 시험기간 동안 사, 나흘 간격으로 안배된 날짜에 자기가 선택한 과목의 시험을 치루고 되는 것이다.

일례로 동구 유럽권 국가인 라트비아 어(Latvian)나 우크라이나어 등 희소 언어 영역의 지원자는 매년 1, 2명에 불과하지만 중국어나, 일본어 등 다수 선택 언어와 동등한 자격으로 대학입시과목에 출사표를 던진다. 종교나 철학, 고대사 등 고교생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되는 깊이있는 수준을 요하는 순수 학문 영역의 과목도 몇몇 소신있는 수험생들의 선택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2005 뉴사우스 웨일즈 주(NSW) 대입수능시험(High School Certificate, 이하 HSC)은 오는 10월 17일부터 필수과목인 영어를 시작으로 경제와 드라마 시험을 치루는 11월 11일까지 결전에 돌입한다. 올해 HSC 시험에는 주 내의 12학년 학생과 해외 유학생 등 총 6만5000 여명이 응시한다. 결과는 대개 크리스마스 전에 우편으로 개별 통보되거나 인터넷과 전화문의를 통해 알 수 있다. 지난 1967년에 정착된 NSW 주의 대입제도는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수정없이 존속되고 있어 자주 바뀌는 제도로 인해 수험생들이 갈팡질팡하는 일은 없다.

한편 퀸스랜드 주의 경우 11, 12학년 내신성적이 대학입학 여부의 당락을 결정한다. 80개에 달하는 대입 선택과목으로 수험생들의 적성을 최대한 고려하는 뉴사우스 웨일즈 주와는 대조적으로 퀸스랜드 주는 난이도에 차별을 둔 총 6개로 선택과목을 압축해서 대입의 기준이 되는 내신 성적을 산출한다. 6개 입시과목의 개인 성적과 학교별, 지역별 수준차를 객관적 기준으로 나누기 위한 편차시험을 실시한 후 이 두 가지 결과를 가지고 총 25 단계로 내신 등급을 분류하는 것이다.

결국 한 나라에 두 가지 대학입학제도가 공존하는 셈인데, 이처럼 각기 다른 평가방법으로 얻은 성적이지만 비교 가능한 기준에 의거해 수험생들은 전국 어느 대학이나 원하는 곳에 응시할 수 있다. 한 나라의 고교 졸업생들이 사는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학에 들어간다는 것이 우리로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재수에 대한 개념도 우리와는 다르다. 호주에는 재수를 하는 학생, 엄격히는 졸업 후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은데 그 이유는 1, 2년 정도 취업이나 해외여행 등으로 사회경험을 쌓거나 입학금을 스스로 마련하고, 당장 확신이 서지 않는 진로결정에 대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학력고사 성적을 받아 놓은 상태에서 기술이나 직업교육을 받아 취업전선에서 목돈을 만들거나, 그간 미루어 두었던 다른 일을 해본 후에 원하는 대학에 늦깍이 입학을 하는 일 등이 낯설지 않다. 물론 언제 입학을 하든지 재시험을 치를 필요없이 졸업하던 해에 받은 성적으로 응시하면 된다.

호주의 수험생들은 대학 입시를 앞두고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을까. 한국 학생들보다 대학진학에 대한 주위의 압박이나 심리적 부담이 덜한 것은 사실이지만 호주 학생들 가운데도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려 자살을 하는 경우가 이따금 있다. 특히 10명 중 1명 꼴은 시험을 치르는 기간 중에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을 하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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