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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업무재해보상금 신청 교원 급증

잡무 스트레스에 학생·학부모는 폭력까지…

정부 '공립학교 수준 높이기'에 초점
파격대우로 '유능 교장' 초빙 등 제안
교사단체․야당 "교육환경 개선이 우선"

호주의 공립학교 교장과 교사들의 업무 재해 보상금 신청이 전례없이 늘고 있어 공립학교 운영에 대한 근본 대책마련이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빅토리아 주의 경우 지난 2004년에서 2007년 3년 동안 학교장과 평교사들이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학생들과 학부형으로부터 받는 언어․신체적 폭력에 대한 보상으로 신청한 산재금은 총 17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공립학교 근무자가 600 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학교라는 일터에서 발생하는 부당한 대우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도저히 감당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하고 있다.

3년간의 산재 신청 건수 분석에 의하면 교사라는 직업 자체에서 발생하는 '업무 스트레스'가 234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학부모나 학생들로부터 부당하고 위협적인 언사를 당한 경우도 26건이었으며, 직접적 폭력(40건)과 학대에 해당(163건) 하는 시달림에 노출된 경우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빅토리아 주 교육부는 공립학교 교장들과 교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뒤쳐진 공립학교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립학교 수준 높이기와 효율적인 시스템을 북돋우기 위한 교육부의 방침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첫 번째 방안은 학교 경영 수행에 대해 우수한 평가를 받은 지도력있는 교장들을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학교로 배치해 그 곳에서 학교 운영의 묘를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안은 학교장 등 학원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하는 역량 훈련 프로그램을 설정, 적극 가동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들 두 가지 방안을 위해 총 1000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정부는 현재 재직 중인 학교에서 뛰어난 운영 능력을 보이고 있는 공․사립학교 교장들에게 스카우트 제안을 보내기 시작했다. 문제가 많은 학교나 제반 수준이 현저히 떨어지는 학교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줄 것을 조건으로 연 12만 7000~20만 달러에 달하는 보너스 패키지 등 혜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정부의 ‘능력있는 교장’ 스카우트 정책으로 인해 주내 학교 가운데 최고의 리더십을 발휘해온 것으로 평가받은 한 학교장이, 운영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학교를 살리기 위해 새로 부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육 관련 전문가들이나 사회 일각에서는 이같은 방안들이 자칫하면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즉 학생들의 읽기나 쓰기능력, 수학 실력 등 가시적인 학업 성적 향상에 치중하거나, 대입 학력고사에서 좋은 득점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본래의 의도가 희석될 수 있다는 염려이다. 문제는 공립학교의 전반적인 수술임에도 ‘교장의 능력 발휘’가 학업 성적 향상이나 교사들의 사기 진작에 관여하는 부분에만 국한된다면 교육부의 원 취지가 흐려질 것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한편 정부의 이같은 시각에 대해 호주 교육 연합회 측과 정부 야당은 문제 학교라는 낙인을 찍기 전에 학원 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교사들이 수업에만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현재의 잡다하고 방대한 업무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교실에는 보조 교사를 배치하고, 잡무처리를 돕는 사무 보조원 지원 등이 문제 해결을 위한 실제적인 배려의 한 예라고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사들이 학부형이나 학생들의 폭언과 시위에 위협을 받거나 신체적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학교 측의 업무 스트레스를 비롯해서 교실로 무자비하게 난입하여 거침없이 난동을 부리는 학부모들과 마주쳐야 하고, 심지어 학교장마저 학부형들에게 맞는 현실에서 수준 높은 학교 분위기를 기대하는 것은 힘든 노릇이라고 반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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