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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생 폭력에 교직 떠나

차몰고 교사에 돌진
"소방관보다 더 위험"

교사도 학부모도 어찌해 볼 수 없는 호주 10대들의 방종이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공립학교의 경우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한 교칙이나 규율이 유명무실한 지경에 이른 느낌이다.

단적으로 말해 공립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무단결석이나 조퇴 등은 그다지 큰 문제도 아니다. 가방을 매고 집을 나서지만 등교를 하지 않고 쇼핑센터 등을 배회하는 학생들을 단속하기 위한 미봉책으로 시내 대형 쇼핑센터는 평일 낮 시간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출입을 금하는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고작이다 .

보다 심각한 것은 학내 기물을 부수며 수업을 방해하거나 교사들을 주먹이나 발길로 구타하는 등 학생들의 폭력 실태가 갈수록 과격해지면서 신변의 안전을 염려하여 교직을 떠나는 교사들이 늘어나는 사태로까지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뉴사우스 웨일즈 주 교육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 9월부터 2007년 8월까지 1년 동안 경찰에 신고된 교사 신변 안전 관련 사고는 신체폭력 102건을 포함해 총 252건에 달했다. 학생들의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호신술을 배우는 교사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무방비 상태로 당하거나 난동을 부리는 학생들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호주에는 고등학생들도 자기 차를 몰고 등교를 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심지어는 홧김에 교사들을 향해 차를 돌진시키는 사고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 같은 현실에서 호주교육연합(AEU)이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교직 생활 10년이 채 안되지만 이즈음에서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신문 보도에 의하면 불과 13세 밖에 안 된 학생들이 휘두른 가위와 각목으로 인해 교직에 염증을 느끼고 교단을 떠난 한 전직 교사는 지금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불을 끄는 일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덜 위험하다고 토로했을 정도이다.

이 지경인 상황에서 청소년들의 음주 실태 또한 위험 수위에 달하고 있다. 매주 만취가 될 때까지 술을 마시는 16~17세 호주 청소년들의 비율이 20%에 이르며, 술에 취한 상태로 등교(16%)를 하거나 운전을 하는 청소년(13%)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방종을 일삼는 10대 자녀들을 단속할 길이 없는 학부모들이 마약을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술을 마시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자녀들의 음주 습관에 대해서는 큰 염려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학생들의 음주 비율은 남학생들의 3배에 달한다. 하지만 음주와 마약 복용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알콜 의존도가 높을수록 마약 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아지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의학계에서도 발육기에 있는 청소년기의 과음은 알콜 중독으로 이어지기 쉬우며 뇌손상으로 인한 정신 질환을 일으키고 특히 간에 무리를 줘서 간질환 발생률을 높인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어린 여학생들의 음주는 성인기의 유방암 발병율과 깊은 연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 청소년들 가운데 14세 때부터 음주를 시작하는 비율이 63%(2002년)나 되며 음주로 인한 사망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 음주를 낮추기 위해 최근 정부는 10대들이 좋아하는 주류에 높은 과세를 부과해서 술값을 비싸게 하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주류세 인상이 청소년 음주 예방에 궁극적 해결안이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성세대의 머리 꼭대기에서 날뛰는 10대들을 다잡기에는 사회가 너무 무기력하며, 10대들의 방종을 부추기는 유혹과 충동들로 세상은 너무 악하다는 개탄만이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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