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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한국어' 인기 상종가

45개 초중고 4000여명 등록…대학전공자도 증가
정부 아시아언어진흥정책·한국교육원 지원 주효
교장단 한국방문 성사 등 신설학교 더 증가할 듯

호주학교에 한국어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어 과목을 신설하는 호주초중등학교가 속속 늘면서 올해 신학기에만도 시드니 소재 1개 초등학교와 2개 고등학교에서 각 45명(6개 학급), 71명(4개 학급)이 한국어 과정에 신규 등록했다.

호주 학교의 한국어 보급에 주력하고 있는 시드니한국교육원(원장 조영운) 최근 자료에 의하면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어 신규 신청 학생수가 1000명을 상회, 전국 총 45개교, 4210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수치는 지난 5년간 3300여명을 맴돌던 수준을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호주 정부의 아시아 언어진흥정책의 영향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힘입어 호주 대학의 한국어 전공자도 같은 기간 2배 증가했다.

호주 학교의 한국어 교육 활성화 조짐은 지난 2008년, 케빈 러드 호주 총리가 총 6400만불을 투입, 증가하는 아시아 국가와의 교역 및 인적 교류 증대 등에 기여하도록 4개 주요 아시아언어(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교육을 강화키로 하면서 시작됐다. 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서지만 다민족 언어를 정부차원에서 지원하는 일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해당 커뮤니티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어는 타 3개 언어에 비해 가장 낮은 비중으로 취급되다가 최근 들어 괄목할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

시드니한국교육원은 차제에 호주 학교의 한국어 보급의 급물살을 꾀하기 위해 단계별로 교사 임금의 전액, 혹은 절반을 부담하는 급여지원정책도 펼치고 있다. 3년 기한에 걸쳐 첫 1년간은 교육원 측이, 2년째는 학교 측과 분담을, 3년째부터는 안정된 틀 안에서 학교 측이 교사 급여를 전액 지급하는 전략이다.

또 학교별로 마련된 한국의 날 행사를 독려하기 위해 시드니, 퀸즈랜드, 멜버른 등 각급 학교에 각 2000~2500달러씩을 지원했다. 또 학생들의 한국어 습득력을 고취시키기 위해 7000달러의 예산을 편성, 각 학교의 성적 우수자들 가운데 150명을 선발, 표창 및 시상할 계획이다. 그 밖에 1개교 당 최고 2500 달러 상당의 한국산 와이드 TV와 컴퓨터, DVD 등 한국어 시청각 기자재도 보급할 예정이다.

한편 호주교육부의 한국어 진흥정책과 더불어 저변을 보다 확대하기 위한 별도의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시드니한국교육원이 호주 교육부와 협력하여 한국어 신설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초중등학교 교장들의 한국 연수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 시드니한국교육원은 올해부터 한 해 두 차례, 호주 교장단의 한국 방문을 성사시키게 됐으며 이를 계기로 내년부터 호주의 한국어 신설 학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의 학교장들은 학교 예산 편성이나 교육 과정 도입 등에 실질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알아야 한국어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교육원은 올해부터 연 2회(7월, 10월 예정) 각 20명 규모, 10일 일정으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 경제발전상 견학을 비롯해서 국악, 도예 등 우리 문화를 직접 체험케 하고, 남대문과 동대문 시장도 둘러보는, '한국을 피부로 느끼는'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호주 학교 교장단 한국방문은 주교육부가 연수단 20명의 왕복항공료를 부담하고 교육원에서 체제비와 연수비를 부담하는 협력사업 형태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 올해 연수결과 및 효과를 반영해 5년 연속 호주 주교육부의 지원을 이미 받아놓은 상태이다.

호주 내 '한국어 열풍'은 비단 학교교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호주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좌가 속속 개설되고 있으며 전통 악기를 다루는 국악교실도 열린다. 그런가 하면 호주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말하기 대회의 열기도 높은데, 웅변이나 발표식의 밋밋한 진행을 넘어 한국 음식을 만들면서 동시에 요리법을 한국어로 설명하는 등의 출연자들의 입체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넘친다. 한류의 열풍이 아시아권 국가를 넘어 바야흐로 태평양을 가로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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