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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류층도 사립초중고 진학 러시

수입 절반 학비…가정경제 휘청

자녀교육을 위해서라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아낌없이 투자하기는 호주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비싼 대학 등록금 때문에 몸살을 앓는다면 호주는 오히려 초중등학교에 다니는 자식들의 학비로 허리가 휜다.

대학 학비는 정부의 학자금 융자 지원책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고등학교까지는 전적으로 부모가 부담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립학교를 보내기보다 조금이라도 수준 높은 교육을 기대하며 무리를 해서라도 자녀들을 사립학교에 보내려고 하기 때문에 학비에 대한 압박감이 점점 가중된다는 점이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사립학교 학부모의 과반수가 자녀들의 학비로 인해 큰 재정적 부담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싼 수업료를 내야 하는, 이른바 명문 사학이 더 이상 일부 부유층 자제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뜻을 의미하는 것이며, 가계 지출의 다른 부분을 희생하고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사립학교에 보내려는 중산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 있는 일부 사학재단에는 출생 신고와 동시에 입학 대기자 명단에 자녀의 이름을 올려놓는 일이 공공연히 행해질 정도이니 후발 학교들도 덩달아 입학 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여기에 학교 수준을 놓고 비교하는 경쟁심도 한 몫을 한다.

호주의 초중등학교는 학비가 가장 비싼 일반 사립학교와 그 다음 단계에 해당하는 가톨릭계 그리고 수업료 부담이 없는 공립학교 세 부류가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일반 사립학교 학부모의 53%, 가톨릭계 학교 학부모의 47%가 교육비 때문에 가정 경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일반 사립학교나 가톨릭계 학교 학부모의 10% 정도는 가정 전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쏟아 붓느라 허덕이고 있고, 3분의 1가량은 소득의 15%를 자녀교육에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적지 않은 압박을 받고 있다.

한편 이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비 명목으로 실제 지출에 관계없이 무조건 소득의 절반 정도를 떼어놓고 건드리지 않는다고 응답한 것에 비추어 심리적 부담이 과중함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실상 자녀들을 사립학교에 보내게 되면 학비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례로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거리가 먼 지역이나 외국 등지로 가는 일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당연히 공립학교 보다 비용을 더 많이 내야한다. 뿐만 아니라 학교의 전통과 상징에 맞추어 교복이나 가방 등을 갖추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일반 사립과 가톨릭계 학교의 1년 평균 학비는 1만 4201달러가량이며, 일반 사립학교의 학비는 가톨릭계 학교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여기에 앞서 말한 대로 학비 외에 교복이나 기타 특별활동비, 교과서, 학용품 구입비로 연 평균 2300달러를 추가 지출해야 한다.

자녀들을 사립학교에 보내려고 애를 쓰는 부모들 가운데는 자신들의 출신 학교에 집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도 흥미롭다. 즉, 가톨릭 학교 출신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도 일반 사립학교가 아닌 가톨릭 학교에 보내고 있으며, 일반 사립학교를 다닌 부모들도 일반 사립학교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학부모들의 연령대를 비교해보면 미미한 차이이지만 부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사립학교에 집착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사립학교 학부모의 평균연령은 44.6세, 가톨릭계 학부모는 42.3세 그리고 공립학교 학부모는 41.4세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부득이 사립학교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부모들은 대부분 공립학교보다 높은 교육수준과 엄격한 학교 규율,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마디로 지식적인 면을 포함한 인성 및 종교 교육, 사회성 및 가치관 교육에서 사립학교가 공립학교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지원을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명문 사립학교를 나오게 되면 자식들의 사회 진출에 유리한 인맥관계를 구축하게 되어 그로인해 부모들끼리도 사회적으로 ‘끈’을 엮게 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를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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