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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새내기 대학 중퇴율 20% 육박

“학교 그만두고 사회 도전하자” 분위기
경제호황으로 취업시장 ‘활짝’
대학들은 학위과정 단축 나서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맞아 결국에는 휴학을 택할 수밖에 없는 한국 대학생들의 딱한 사정을 신문 보도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때다. 방학은 물론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마련하느라 고생하는 학생들을 보면 자식들 공부시키기 위해 등골이 휘는 것은 비단 부모들만의 몫은 아닌 듯하다.

호주 대학에도 사정상 휴학을 하거나 아예 학교로 돌아오지 않는 중퇴자들이 많은 편이다. 학교를 그만 두는 학생들은 특히 1학년 신입생들이 주를 이룬다. 대학 새내기 5명 가운데 1명꼴로 1년 학사과정을 마친 후 학업을 중단하며, 학과에 따라서는 2학년 과정에 복귀하지 않는 학생들이 절반에 달하고 있다.

2005년 입학생을 기준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웨스턴시드니대의 경우 1학년생 가운데21%(1670명)가 다음해 2학년 과정에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가장 높은 중도 하차율을 기록했다. 이어 찰스스터트대 20.8%(1572명), 뉴잉글랜드대 19.8%(713명), 시드니공대 16.2%(755명)의 순으로 1학년들의 중퇴율이 높았다.

학과별로 보면 웨스턴시드니대의 사회복지학 학사과정은 1년 과정을 마친 신입생 28명 가운데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15명이 학교를 그만두었으며, 뉴캐슬대 약초요법 학사과정은 15명 중 6명(40%)이 1학년을 마지막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호주 최고 명문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시드니대학도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진급하지 않은 간호학 및 조산학부 학생들의 비율이 32%에 달했으며, 농업·식품·자연자원학부에는 특히 유학생들의 감소율이 33%에 달했다.

물론 이들 가운데는 선택한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 같은 대학 내에서 전과를 하거나 사정상 몇 년이 지난 후 복학을 하는 사례도 있지만 새내기들의 중도하차는 2, 3학년들의 휴학이나 중퇴와는 구분되는 일면이 없지 않다. 상급학년이 대학을 그만 두는 경우는 학비와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느껴 어쩔 수 없이 학업을 포기하는 것이라면, 신입생이 대학을 떠나려는 결심은 등록금에 대한 부담보다는 개인적인 사유가 보다 많이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호주대학협의회도 1학년생들의 미진급율이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이 같은 기록적인 중도하차 현상의 원인은 학위과정의 질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 학생들의 개인적인 사유나 생활환경 탓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 내 대학들의 학생 재학율 상황을 분석한 호주언론의 최근보도에 따르면 대학 신입생들의 중퇴율은 조기 취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취업하는데 큰 어려움 없이 본인이 원하는 직장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학업을 마치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호경기를 누리고 있는 호주는 기술 인력난의 부족 현상으로 인해 고등학교 졸업자들의 즉각적인 취업을 유도하기 위해 전문대학 진학을 독려하고 있는 형편이다. 일반 대학의 경우도 조기졸업이 가능하도록 학위 과정을 압축하거나 계절학기 등을 개설해 학위 기간을 단축시키는 일이 최근 들어 유행처럼 자리 잡고 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젊은이들을 기술 및 실업과정으로 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물’을 1년 정도 먹어본 학생들 중에는 학위를 위해 흥미 없는 대학생활에 연연하기보다 과감히 사회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게 되는 것이다.

경제 호황으로 인해 대학 졸업장에 목을 매지 않고 학업을 중단하는 호주의 대학생들, 그리고 대학을 나와도 여전히 장래는 불투명하지만 당장 치솟는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중도에 포기하거나 휴학을 해야 하는 한국 대학생들의 현실이 대조적인 자화상으로 비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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