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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쟁력 키우려면 아시아 알아야”

뉴사우스 웨일즈 주 亞 4개국어 제도권서 교육
“아시아 언어 구사못하면 기술인력 위기에 봉착”

‘영어, 영어’ 하는 한국에서 볼 때는 영어만 잘 하면 만사가 형통할 것 같지만 영어권 국가의 교육현장에는 영어 한 가지만 가지고는 국제적 경쟁력을 기르기 어렵다는 고민이 늘 존재한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과 지정학적으로는 물론, 인적, 물적 교류가 빈번한 호주로서는 2세들에게 아시아 언어를 보급해야 하는 실질적 필요성과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막상 일선 교육기관에서 이중 언어를 가르치는 일은 교사수급 및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커리큘럼 등 제반 여건상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더구나 이른바 인기 있는 외국어 그룹에 속한다고 보기 어려운 한국어의 경우는 호주 현지 학생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대학입학시험의 외국어 영역에서 한국어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로서 속칭 ‘점수 따기 과목’에 속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영어 실력이 ‘달리는’ 유학생들로서는 어느 교과목도 수월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단 한 과목, 제2외국어 영역의 한국어만은 ‘그저 먹는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 어중간한 실력의 교포자녀들로서는 아무리 모국어라해도 입시과목으로 한국어를 선택하는 것은 호주 현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호주 학교의 한국어 과목은 한국 학생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학교별로 한국어를 선택하는 학생 숫자도 한 반을 구성하는 적정 인원수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아 토요일 등 주말에 모두 한 곳에 모여 별도로 수업을 받는다거나, 아니면 교육부가 인정하는 사설 한글학교에서 수업진행을 대신하는 형태로 운영되기도 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뉴사우스 웨일즈 주 교육부가 주축이 되어 4개 아시아 언어를 제도권 내에서 집중 교육할 방침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버리티 퍼스 교육부 장관은 우선적으로 주내 4개 공립초등학교를 선정하여 한국어를 비롯, 중국어, 일본어, 인도네시아 어 등 주요 4대 아시아 국가의 언어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2009~10 회계연도 주정부 예산 가운데 향후 4년간 225만불이 투입될 예정인 획기적인 이중언어 교육 프로그램은 호주가 당면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의 중요성을 특별히 인식한 결과, 맺어진 열매라고 할 수 있다.

호주의 경제적, 사회적 번영의 주요 지표는 아시아 국가와의 연관성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며 특히 미래의 노동력은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 인도네시아 어 등 주요 아시아 언어를 얼마나 유창하게 구사하느냐에 중점적 훈련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일치한 결과인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제 2의 언어를 배우는 시기는 어린 나이일수록 유리하다는 전제하에 빠르면 유치원에서부터 아시안 랭귀지 중심의 이중 언어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일일 수업량은 한 시간 30분 정도가 될 것이며, 수업내용은 직접적 언어 교육을 비롯해서 다른 과목을 아시아 언어로 진행하는 방식도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즉 기술과목이나 아트, 보건 과목 등을 해당 언어로 배우면서 다양한 영역의 어휘력을 키워나가는 기회를 제공하고 실제적 활용에 익숙해지도록 훈련할 계획이다.

교사수급은 초등교육 훈련을 받은 전문 언어교사(원어민 또는 준원어민 대상)들을 중심으로 하며, 해외 대학 교육학과 졸업생들을 자원 봉사 형태로 모집, 담당 교사의 지도하에 보조 교사 역할을 맡기는 것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중언어 교육 프로그램은 4개 초등학교를 일차 선발하여 각 학교마다 1개 언어씩, 4개 언어 교육을 시범적으로 실시할 예정인데, 정부의 이같은 특별조치로 인해 아시아 언어 연구 관계자들은 그간 여간해서 학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던 자국의 언어가 관심있는 학업 영역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마련되어 학과목으로서 안정적 지위를 확보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퀸즈랜드 주 그리피스 대학 아시아 연구소는 호주가 타국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시아 언어를 연구하는 학생 수를 현재의 4배로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040년까지 호주 인구의 절반이 아시아 언어를 구사하지 못할 경우 기술인력 위기에 봉착할 위험에 처할 것이며, 나아가 호주의 국가 위신도 떨어져 국제적 지위 하락에 처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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