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처장 조의섭)가 최근 발간한 ‘고등교육 재정지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재정지원은 2010년 7.5조원에서 2021년 16.3조원으로 증가했으나, 2020년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1만2225달러로 OECD 평균인 1만8105 대비 67.5% 정도다. 정부지출 대비 고등교육 지출 비율은 2.4%로 OECD 평균인 2.7%보다 낮았다.
고등교육과 달리, 2020년 초·중등교육 1인당 교육비는 1만5148달러로 OECD 평균인 1만1352달러 대비 133.4% 정도다. OECD 38개국 가운데 고등교육 1인당 교육비가 초·중등교육 1인당 교육비보다 낮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그리스 2개국뿐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달러로 표시된 수치는 미국 달러에 대한 구매력평가지수(PPP, 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이다.
보고서는 2012년 이후 계속된 등록금 규제 및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재정이 열악해진 상황에서 교육의 질 저하 등에 대한 우려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정책 추진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대학이 4차 산업혁명, 국가균형발전 등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략적·중장기적 재정배분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등록금 규제 이후 사립대학 등록금 수입 대비 경상경비(인건비+운영비) 비율은 2011년 77.8%에서 2022년 98.5%로 증가했다.
또한 보고서는 국립대학 육성·대학혁신 지원 사업에 대한 성과관리·평가 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대학별 성과평가 인센티브 배분액 차이가 줄어드는 등 성과관리 유인이 감소한 만큼 교육혁신 성과와 관련된 지표를 새롭게 개발해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 RISE, 기존 사업 효과성 분석 선행돼야”
국회예산정책처의 이번 보고서는 교육부가 올해 발표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RISE, 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사업에 대해 기존의 유사한 사업인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RIS, Regional Innovation System)’의 시행성과 및 효과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RISE 추진계획상 지자체-대학-교육부의 역할 분담 모호, 지자체의 대학지원 역량 한계 등 현행 RIS 사업에서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보고서를 통해 “5개 대학재정지원사업(RIS 사업, 산학협력, 직업교육 등)을 통합한 후 대학지원의 행·재정 권한을 지자체에 위임·이양할 계획이나, 어떤 권한을 위임·이양하는지, 5개 사업이 추구하는 각 사업목적을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통합해 나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미비하다”며 “2025년부터 지자체에서 각 부처의 다양한 사업목적의 대학재정지원사업까지 고려·연계해 지역 내 대학에 총괄적·체계적으로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IS 사업은 ‘인재양성-취·창업-정주’에 이르는 선순환 지역발전 생태계 구축하기 위해, 지자체-대학의 플랫폼 구축, 지역 핵심분야 교육체제 개편, 지역 인재양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5년부터 산학협력, 직업·평생교육, 지방대 육성 등의 사업과 ‘RISE 사업’으로 통합될 예정이다.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의 50% 이상을 지역 주도로 전환해 시·도 지정 전담기구(RISE 센터)에 예산을 지원하고, 지자체는 수립한 계획에 따라 대학에 재정을 배분할 계획이다.